투 파라다이스 2
한야 야나기하라 지음, 권진아 옮김 / 시공사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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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읽은 책 중 아마도 가장 많은 눈물을 흘리지 않았을까 싶은 책은, 리틀 라이프.
사실 별로 안 울었는 데, 마지막에 오열해버렸다.
그 사람의 다음 작품이라 안 읽을 수 없는, 투 파라다이스. 이번에도 굵다. 2권으로 약 1,000페이지 정도 되는 듯.

- 작품은 3부작의 형식을 취하는 데 독특하다.
하나 하나의 이야기가 억압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는 데,
작품에 등장하는 이름이 동일하게 반복되고 있어 마치 가족이나 누군가의 환생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이어지는 것도 같고 이어지지 않는 것도 같은 이야기 구조.
짧았던 1, 2부가 좀 더 흥미있고 길었던 3부가 깊이가 있다.
막 무언가 일어나려고 하는 찰나에 작품이 끝나는 개방형 결말이라 더 상상하게 하는 거 같다.

☆ (1부) 워싱턴 스퀘어(1834년)
- 주인공의 데이비드에 대한 메모를 썼다 지웠다 썼다 지웠다, 하며 혼자 웃었다.
그런 설정인 줄은 상상도 못 하고.
- 연약하고 소심하지만 대부호인 할아버지(빙엄 가) 밑에서 장남으로 키던 데이비드는,
약간의 정신병 혹은 착란증을 겪은 바 있다.
대부호인만큼 15살 나이차이가 나는 찰스 그리피스와 중매를 보지만 그다지 끌리지 않고
가난한 음악선생인 에드워드 비숍을 만나는 데, 비숍은 새로운 미래를 꿈꿔보자며 서부로 떠날 것을 제안한다.
데이비드는 파라다이스로 갈 수 있을까? 떠나려는 곳이 과연 그런 곳일까? 속는 걸 알고 있지만 떠나는 걸까?
흥미진진한 서부영화 혹은 미스터리 스릴러를 읽는 것 같은 느낌.

☆ (2부) 리포-와오-나헬레(천국의 숩/1994년)
- 주인공은 또 데이비드. 하와이 이름으로 카위카로 불리는 데이비드는 주니어 법률 보조원.
30살 차이나는 시니어 파트어인 찰스와 연인사이로 동거중이다.
정확한 병명은 나오지 않지만 에이즈로 추정되는 병에 대한 공포가 가득한 분위기.
찰스의 절친인 피터는 조력사망예정이다.
- 또 다른 주인공, 데이비드의 아빠인 위카.
그는 하와이 왕국의 마지막 왕이지만, 현재는 왕이었던 사람이고,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다.
어느 날 자기 가문의 영토인 리포-와오-나헬레를 발견하고 그 곳에서 새로운 파라다이스를 만들 계획을 세운다.
그 파라다이스를 위해 점점 많은 걸 잃어버리고, 데이비드 또한 잃어버린다.
그가 바란 파라다이스는 무엇, 어디였을까?
-˝누군가를 알게 되고 사랑하게 된다는 것은(...) 그를 기억할 임무를 가지게 된다는 것이었다.˝

☆ (3부) 8구역(2093년)
- 가장 길고 복잡한 구조로 이루어진 소설로, 최소 중간정도는 읽어야 인물의 관계도를 알 수 있다.
등장인물의 이름도 꽤나 늦게 알게 되서 메모 필수.
2093년으로 서술되는 나(찰리)는 8구역에 거주하며 남편과 살고 있다.
소중했던 할아버지는 돌아가셨다.
2043년부터 시간순으로 보여지는 편지가 겹쳐지는 데, 그 시대를 번갈아 읽으며 내용을 파악해야 한다.
나중이 되면 편지 내용은 할아버지인 찰스(그리피스 박사)가 쓴 걸 알게 되는 데,
어렸을 때 하와이에서 나와 미국에서 감염병 연구를 하며 너대니얼이라는 남편과 데이비드라는 아기와 함께 산다.
단란했던 초반과 다르게 여러번의 감염병과 몇 번의 팬데믹을 거치며
정부의 수용소 정책에 동조 혹은 도움을 주게 되고 이를 계기로 많은 사람과 척을 지게 되고, 가족들과도 멀어진다.
하나씩 권력을 잃어가는 과정을 현실감 있게 담아냈다.
주거, 직장, 통행(이동), 결혼과 출산까지.
- 나중에는 미국만 이런 곳이고 영국은 그렇지 않다는 내용도 나오는 데, 이건 마치 마가렛 애트우드의 작품을 떠올리게 했다.
- 여러 디스토피아 세계관을 만났지만, 꽤나 구체적이어 그런지 공포감마저 느끼게 됐다. 이런 사회에서 살 수 있을까. 이전 사회를 모르는 세대는 당연하게 살겠지.
나이가 들어서인지 디스토피아를 즐기지 못하고 괴로워하는 거 같다. 당분간 피해다녀야겠다, 디스토피아.

- ˝나이가 들면, 살아남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뭐든 해.˝
˝무슨 일이 벙러지건, 지금이 내 인생으 끝이었다.
어쩌면 진짜 끝일테고, 어쩌면 내가 알던 인생의 끌일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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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 (개정판)
박민규 / 위즈덤하우스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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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

- 예전에 이 책에 대한 언급을 몇 번 봤을 때는 "표지"가 허들이었다.
디에고 벨라스케스의 "시녀들" 작품이 실린 표지가 뭐랄까 유명작에 기댄 이류작품 같은 느낌이라 패스.
이번에 강렬하게 읽고 싶은 욕구가 인 것은 배우 박정민의 추천 때문이었다.
가장 좋아하는 책이고, 20대때 끌어안고 살았다고.
그런 평가를 받은 책은 무조건 읽고 봐야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다.

- 제목은 "시녀들" 보다는 라벨의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라는 클래식 음악과 동명이다.
특정인이 아닌 어느 왕녀가 궁중에서 파반느(르네상스 시대에 유행한 느리고 우아한 궁정 무곡) 를 추는 장면을 상상하며 쓴 곡이라고 한다.
피아노곡이랑 오케스트라곡 다 들어봤지만, 큰 감흥은 없었다.

- 한가지 실수라면, 얼마 후 개봉하는 영화 "파반느"의 예고편을 책을 읽는 도중 봐 버렸다는 것이다.
잘 생긴 청년과, 못 생긴 여자아이, 그리고 신비롭고도 철학적인 그 아이의 비쥬얼이
내가 상상하던 것과 다르게 예고편의 그 아이들로 고정되어 버려서...
내 상상이 날개를 돋지 못하고 가라앉아버린 듯한 느낌. 그게 아쉽다.
(특히 변요한/심지어 극중 이름도 요한이다)

- 1986년 자본주의가 판을 치던 그 시절의 이야기 .
-"부끄러워하고 부러워하는" 그 시대의 잔상.
하지만 모두 그러지 않을까, 20대 초반이라는 존재들은.
- “우리는 모두 죽은 왕녀 곁에 들러리 선 시녀와 마찬가지였다.”

- 초반의 요한의 말들은 철학책을 방불케 했다.
우리는 계속 부끄러워하고 또 부러워한다, 는 그 말이 내내 가슴에 걸린다.
그래, 나도 내내 나를 부끄러워했고, 타인을 부러워했지.
내가 가지고 있는 것을 불에 데인 듯 못 견뎌했고,
내가 가지지 못할 거라고 생각했던 것에 대한 열등감으로 내내 고개를 숙여야 했던.
그게 지금은 옅어졌지만 없어졌다고 할 수 없고. 그 감정이 강렬했던 시절에 대한 생각이 나서 끼고 살았다는 박정민 배우의 말이 이해됐다.
어떨 때는 한 문장이 모든 걸 말해줄 때가 있으니까.

- 잘 생긴 남자와 못 생긴 여자의 연애담.
왜 사랑에 빠졌을까?, 라는 질문은 무의미하다. 그런 게 사랑이니까.
근데 호기심에 사랑에 빠질 수는 있다. 의심하려는 순간, 남자의 설렘이 글마다 느껴져 의심을 거둔다. 이 남자, 진짜다!
그 남자가 잊지 못하는 세계. 하나 하나 잊지 못하는 그 마음을 읽으며, 나도 설렌다.
누가 나와의 순간을 이렇게 기억해준다면...잊지 못할 거라 되뇌인다면...상상으로도 행복 도파민.

- 잊을 수 없다, 잊을 수 없다를 반복하며 잊을 수 없다를 강조한다.
결국 잊힌다는 걸 알기 때문일까. 잊을 수는 없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함일까.
나는 잊었을까? 잊을 수 없다고 생각했던 그 것을.

- 고백의 편지를 읽는 데, 숨이 턱 막힌다.
"못 생긴 게" 뭐 어때서...라고 생각했는 데, 그건 팔이 없는 것, 다리가 없는 것, 지능이 모자란 것과 진배 없었던 것.
어쩌면 더 가혹했던 걸까.. 상처입는 과정이 너무나 실감나서, 마치 나도 같이 괴롭힌 거 같아서 막막한 기분이 들었다.
이렇게 까지 가혹하게 느껴야 하는걸까? 근데 그 답은 이미 앞에 나와있었다. 그렇게 태어난 아이니까.

- 그렇게 오랜 시간이 지나고나서도 다시 만나고 싶은 마음.
난 잘 모르겠다. 보고 싶기는 하다, 만나고 싶지는 않다. 나는 그렇던데.
20살에 좋아했던 사람과 35살에 만나면 어떨까. 진짜 할 말이 없을 것 같다.
그 시절을 사과해야 하나, 좋았던 시절을 추억해야 하나, 일상대화를 나눠야 하나. 그렇게 고민하다 안 만났을 거 같다.
그런데 "무사"하기 위해 만났단다.
당신이 무사하다는 걸 알고 그래야 내가 무사할 수 있으니까. 그걸 확인하기 위해서 만나길 원했던 거라고.
그렇다면. 역시 나도 만날 수 밖에 없다는 생각을 한다.
"무사"한지 알고 싶어서, 그걸 확인할 수 없다는 게 괴로워서 지새운 밤들.
뒤돌아 보며 아픈 것과, 그럼에도 이제 아프지 않다는 큰 차이점을 알 것 같기도 하다.

- 또다시 이렇게 헤어지진 말아요.
ㅠㅠ(살짝 글썽)
- 독일어는 배우기 어려워?
ㅠㅠ(흐뭇)

- 그런데 마지막.......을 읽는 데 육성으로 소리를 질러버렸다. 이거 뭐야??
거짓말이라고 말해줘 ㅠㅠ

- 뒷 이야기는 마지 "라이프 오브 파이"를 보는 듯 했다.
이런 이야기와 저런 이야기가 있어. 어떤 이야기를 믿을 지는 너에게 달려있다, 와 같았다.
물론 같은 의미는 아니었지만 내게는 그렇게 받아들여졌다.
해피앤딩이냐 아니냐 하는 문제는 아니고, 실존과 상상의 문제일 수도 있겠다.
행복하길 바란 건 아니지만, 행복하게 끝나서 울컥 했는 데, 또 그게 마지막이 아니고 결국엔 내가 정하는 것이 결말일지니.

- 작가의 말은 중언인 것 같아 처음엔 좀 짜증이 났는 데, 읽으면서 설득됐다고 할까. 깊은 감동을 받았다.
오타루에 살고 있는 그들을, 정말로 상상해버리고 만다.
여운이 오래 남는 소설이다.
"잊을 수 없다"는 말을 입버릇처럼 하던 주인공의 말처럼 잊을 수 없을 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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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의 스프링 캠프 블루픽션 (비룡소 청소년 문학선) 22
정유정 지음 / 비룡소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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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정의 청소년 문학.
어찌어찌
1986년 8월에 같이 길을 떠나게 된
나(준호), 승주, 정아, 할아버지, 루스벨트.

여정을 통한 성장을 담고 있는데
정유정 특유의 유머가 있다.
간혹 수필에서 본것같은 느낌의 유머.

강렬하고 재밌지만
역시 청소년문학은 별로.

아직 성장을 완료하지 못한 어른의
성장을 시작하려는 아이에게 보내는 글.
나한테 스프링캠프가 있었으면, 바로 그때였겠지, 하는.

스프링캠프는 캠프일 뿐이지만,
캠프는 추억도 되고 연습도 되니까.

역시 정유정은 스릴러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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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다

근데 읽지 않기로 했다
무섭고 음침해서.
그래서 읽는 책인데
더 이상 읽으면 안될거같다고 내면의 내가 말한다.

그만두는 게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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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문학자는 별을 보지 않는다
심채경 지음 / 문학동네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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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2월부터 읽다말다 반복하다보니, 3년째에 겨우 마쳤다.

- 이 작품을 읽고 싶었던 건, 알쓸별잡에 나왔던 심채경이란 과학자에 대한 호기심이었다.
자기 주관이 뚜렸해보이는 데, 강하지 않게 얘기하고, 목소리를 높이지 않고 조곤조곤 얘기하는 게 맘에 들었다.
외모도 꽤 맘에 들었고 (ㅋㅋㅋ)
- 자원봉사 점수가 필요해서 도서관에서 서가 정리 봉사를 할 때
책 정리하는 척 하면서 책의 일부를 읽었다. 두근두근하면서 읽어서 더 재밌게 읽혔던 것 같기도 하다.
그게 아마 2023년일테니까, 거의 2년만에 못 다 읽은 부분을 읽으려고 책을 다시 빌렸다.
재밌었던 책은 잊지 않고 찾는다.
- 인간 심채경, 과학자 심채경, 여자 심채경, 엄마 심채경 등이 등장하는 데
뭐 하나 거슬리지 않는다. 여성적 시각으로 다가갈 때도 지나치지 않으면서 날카롭고
문장 하나가 세심하게 느껴져서 마음 편하게 읽을 수 있었다.
거슬리지 않는 문장과 내용으로 글을 쓴다는 건,
정말로 결코 쉽지 않은 일임을 알기에 대단하다고 칭찬해주고 싶었다.
- 그리고 작가가 아주 섬세한 사람이라는 것을 알고는 기뻤다.
섬세함(혹은 예민함)이 주는 고통을 알고 있는 사람,
그렇지만 무디지 않아 그 감정들을 느끼는 사람,
나는 그런 사람이 좋다.
(물론 그건 꽤 괴로운 감각일 수 있어서, 내가 겪는 건 이제 사양하고 싶지만,
그래도 여전히 예민한 감각을 유지한다는 건....사람에게 호감을 갖게 한다.
어쩌면 대면하지 않는 사람에게 한정일 수도 있다.)

- 그래도 타이탄(작가의 주 전공)을 관측하는 내용이 가장 흥미롭긴 하다.
관측자도 막 망원경을 직접 만지는 건 아니고, 오퍼레이터라는 직업군의 사람이 만져주면 관측만 하는 구조인가보다.
신기하다. 직업의 세계는 이제 너무 세분화되어 있는 듯 하다.

- 우리처럼 '인류'가 되지 않고 조금 다른 진화의 길을 따라간 영장류도 별을 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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