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 안녕이라 그랬어
김애란 지음 / 문학동네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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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이라 그랬어] - 김애란
- 돈과 이웃

(홈파티) 눈에 그려지는 생동감. 타인의 말에 움츠려드는 느낌까지 전해진다.
그 전에 읽은 소설이 쌈마이였어서 그런지 갑작스러운 고급 느낌에 흐뭇해진다.

(숲 속 작은 집)
"자기 방의 벽지를 바꿀 수 없을 땐 남의 집 현관이 더럽다고 생각하면 많은 위안이 되니까"
- 우리보다 경제적으로 어려운 나라의 사람을 대할 때,
우리가 (어떤 이유로든) 해를 끼치거나 억압한 역사가 있는 나라의 민족을 대할 때 느끼는 묘한 감정.
그게 우월감의 한 종류가 아닐까, 해서 오히려 입 밖에 내기 힘들어지는 그 어색하고 불편한 감정.
갑자기 그들의 입에서 원망과 저주의 말이 쏟아질까봐,
그런다해도 변명도 화도 낼 수 없을 것 같다는 상상의 상상을 혼자 펼치게 하는 그런 기분.
설명하기 어렵고 설명할 재주도 없는 그 감정을 언제나 조용하고 명징하게 설명해줘서, 맞아 그런거야, 하고 안심하는 마음을 들게 하는 작가.
김애란 작가는 정말 그런 듯 하다.

(좋은 이웃)
타임머신이 있다면 돌아가고 싶은 때. 십수년간 같은 대답을 내놓았었다. 5살 친척언니와 함께 놀던 유치원 그네 앞.
이후 십수년간은 딱히 돌아가고 싶은 날이 생각나지 않았는 데, 소설 속 남편의 말에 깜짝 놀랐다.
겨우 그거라고? 겨우 그거?
하지만 나라면 어느 순간일까...반성 아닌 반성도 해 본다.
나한테도 그런 순간이 존재했고 금방 떠올랐으니.

나에게도 좋은 이웃이 되고 싶었던 적이 있었을까?
아니, 나는 좋은 이웃이 되고 싶다는 욕망을 가진 걸 자랑스러워했을 뿐.
내가 그래도 낫다고 생각하는 건, 그걸 인정한다는 것 뿐이다.

(이물감)
실제 역류성 식도염이 있는 나로써는 기태가 자꾸 삼키는 그 태도가 내심 신경쓰인다.

(안녕이라 그랬어)
"안녕"의 뜻-아무 탈 없이 편안함
큰 교훈 없는 상실. 삶은 그런 것의 연속이라고.
보다 정확히는 네가 아니라 너의 부재로부터 무언가 배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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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쓰지 않아도 마음산책 짧은 소설
최은영 지음, 김세희 그림 / 마음산책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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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쓰지 않아도] - 최은영
소설을 읽으면 애쓰지 않고 살아도 될 것 같은 평온한 마음이 든다.
평화는 아니다. 평온이다.

그리고 생각이란 걸 하게 된다.

재밌는 데, 전작만큼 좋진 않아서 별 세 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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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쓰지 않아도)
고등학교 때의 일이다.
A라는 친구가 내가 좋아하는 B에게 물었다.
"걔가 니 꼬붕이냐?"
"그래, 걘 내 꼬붕이지!"
정말 그렇게 말했는 지는 모르겠다. 전해들었으니까.
뉘앙스가 어떠했는 지도 모른다, 아주 짧게 전해들었으니까.
그래도 나는 상처받았다. 그것도 심하게.
걔가 나를 그렇게 생각했다는 것에, 그렇게 생각하는 것도 모르고 내 마음이 그렇다는 것에,
그걸 입 밖에 낸 B를 미워할 수도 없어도 나는 속이 까맣게 탔다. 악몽을 꿨다.

애쓰지 않아도, 지금은 B가 그럴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어렸고, 대화 자체가 장난이었을 거라고 믿는다.
백번 양보해서 정말 걔가 나를 그렇게 생각했어도 이제는 아무렇지 않다.

지금은 애쓰지 않아도 되는 일이
그 때는 왜 그렇게 어려웠던지.
세상 모든 일보다 크게 느껴졌지.
애쓰지 않아도 그런 일들이 아무렇지 않게 느껴지는 날이 온다는 걸 알았다면 마음이 평온했을까?
아니었겠지. 애썼겠지...

(숲의 끝)
- 내면의 오래된 의문, 질문. 나라도 만남이 두려울 것 같다.
- "난 그 자리에 있었어."

(한남동 옥상 수영장)
- "마음이란 건 하도 걸어 물집투성이가 된 발바닥 같았다. 예쁜 눈물이 흘러내리는 얼굴이 아니라."

(저녁산책)
- 여자는 왜 (성당의)복사가 될 수 없는가? 왜 신부가 될 수 없는가?
- "언젠가는 다시 갈 거야. 하지만 생각할 시간이 필요해"
다시 갈 줄 알았지만, 여전히 돌아가지 못하고 있는 나를 본다.

(호시절)
- 모두에게 친절한 사람의 의도치 않은 이면을 대할때. 의도치 않아 이면에 대해 인식하지도 못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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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술 - 오늘의 술을 피하기 위해서 우리는 늘 어제 마신 사람이 되어야 한다 아무튼 시리즈 20
김혼비 지음 / 제철소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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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술] - 김혼비

얼마전 읽은 김혼비의 [우아하고 호쾌한 여자 축구]를 너무 재미있게 읽었다.
작가이름을 외우려고 노력했다(필명이긴 하지만).
그건 책에 대한 존경이었고 다른 책을 찾았을 때, 이런 훌륭한 책이 있다는 걸 알았다!

우호여축만큼이나 재밌고 신나서 맞장구치면서 재미있게 읽었다.
아무튼 시리즈 중 단연 최고이다. 에피소드가 다 생생하고 공감간다.

술을 사랑한다고까지는 못하지만, 술을 완전히 끊지 못해 괴로운 내 영혼을 달려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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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이 인생을 바꾼 순간)
이렇게 담백하고 재밌는 연애담이라니!
"삶은 선택의 총합이기도 하지만 하지 않은 선택의 총합이기도 하니까.
가지 않은 미래가 모여 만들어진 현재가 나는 마음에 드니까"

(지구인의 술 규칙)
술=헵타포드어(컨택트)

(이상한 술 다짐)
전작들을 읽는 데, 침 나온다.
다 내가 좋아하는 것들이잖아!

(와인, 어쩌면 가장 무서운 술)
이걸 읽는 데 생각나는 두 장면.
Hen과 헤어지고 여러사람과 함께 만난 어색하지만 아무렇지 않았던 밤, 마셨던 데킬라 맥주.
그걸 보며 술은 조심해야 하는 거라고 느꼈다. 맨날 1인칭으로만 겪었지 3인칭으로 겪으니, 못 볼 꼴이더라.
나머지 하나는 초임지에서 아저씨들과의 술 자리.
노래방에서 (지금은 유명한) 꼬추폭탄주에 대한 설명을 들었는 데, 그걸 마신 건 아니고 맥주에 양주를 섞은 폭탄주를 건네받았는 데
진짜 딱 한잔 마시자마자, 아~ 집에 가야 한다, 위험하다, 집에 가야 한다, 는 느낌이 와서 바로 일어나서
집에 가야한다며 나가버렸다.
누군나 그런 순간들은 가슴에 품고 사나보다.

(혼술의 장면들)
"앞으로도 언제 또 마주칠지 모를 사람들 떄문에
언제 또 마주칠지 모를 냉채족발과 반주를 놓치지 않는 삶을 살아야겠다고도 생각했다."
나도 그렇게 살아야겠다고 다짐했었는 데! 그걸 (일부라도)지킨 건 일본에 있던 한 철.
그래서 그렇게 그 때가 그리운갑다.

(술피부와 꿀피부)
미치겠다. 술과 나는 디폴트인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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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술을 좋아하는 편인 데, 작가처럼 다양한 술을 즐기지는 못하고 주로 맥주를 마신다.
90%는 맥주고 나머지 10%는 레몬사와나 하이볼 정도.
나이가 들어 술을 끊는 게 좋다는 건 알겠지만,
그 톡 쏘는 맛과 평온함이 좋아서 도저히 끊지는 못하겠다.
맥주는....맥주 자체 보다는 오늘의 일과가 끝났다는 안도감, 준비된 맛있는 음식, 재미있는 TV프로그램 등등과 연결되어 있는 이미지다.
심지어 어쩔 때는 맥주 자체의 맛이 그리워지기도 한다.

아...어쩌자고 이런 책을 읽은 걸까.
심지어 지금은 건강검진을 앞두고 있어 마실 수도 없는 데.
매번 이런 저런 이론적인 이야기, 논리적인 이야기로 술을 줄이고는 있지만,
지난했던 일주일이 끝난 금요일, 떡볶이나 회 같은 음식과 편안한 소파가 기다리는 집으로 향할 때면
도저히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해버릴 때도 있다.
아무튼, (떨쳐버리려 해도 완전히 떨칠 수는 없는, 그 이름) 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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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cebo 2026-08-21 21: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케잼나? 올만에 뷱플들어왔다 ㅠ

송아지 2026-08-21 23:20   좋아요 0 | URL
나는 됴음! 하지만 공감가능하실까요? ㅎㅎ
 
매듭의 끝
정해연 지음 / 현대문학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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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연 작가의 "홍학의 자리"를 재밌게 읽었다.
사실 중간부터 반전을 눈치챘지만 나름 후반까지 재밌었고, 반전도 (대한민국의 사정을 고려할 때) 나름 신선했다.
그래서 선택한 정해연의 최신작 "매듭의 끝"

초등학교 시절 캠핑을 갔다 아빠가 자살한 사건으로 엄마를 살인자로 의심하여 살아온 "인우"
살인을 저질렀다는 아들(진하)을 지키기 위해 더한 짓을 해 버리는 엄마, 희숙.
뭐뭐 그런 이야기이다.

근데 왜 난 이렇게 지루하지, 이 이야기가?
너무 뻔하지 않나?
아들이 살인자로 남는 것을 막으려는 엄마나
엄마의 살인을 의심하는 아들이.
그냥 고루하고 옛날부터 있어온 이야기 같아서 재미가 없었다.
마무리까지도 한 25년쯤 전에 읽었음직한 그런 소설.

홍학의 자리를 떠나고 정해연과 멀어질 것 같은 기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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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체 0 : 구상섬전
류츠신 지음, 허유영 옮김 / 다산책방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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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체 1, 2, 3의 거대서사는 정말 대단했다.
0가 나왔는 데 안 읽을 수 없지....만 삼체 시리즈의 방대한 양에 한번 질렸던 나는 책을 들기까지 시간이 좀 걸렸다.
하지만 책을 잡자 이틀만에 읽어버렸다.
원 시리즈보다 내용이 가볍고 읽기 쉬웠다.
깊지 않고 다루는 시간대도 짧았고 생각보다 삼체가 크게 연관되지 않아 안 읽어도 무방하겠단 생각은 들었다.

천박사는 어릴 때 구상섬전(ball lightning)에 부모를 잃는다.
그 장면에서 나는 저거 외계인이 보낸 메신져구나~했는 데, 정말 현생에 존재하는 자연현상이었다!
아마 우리나라에서는 주로 도깨비불이라고 부르는 것 같더라.

이후 구상섬전에 매료된 천박사는 여러가지 과정을 거치며 구상섬전을 채집(?)하고 무기화하고 포기하는 여러 과정을 겪는다.
과학적인 요소를 물론 다 이해할 순 없었지만, 삼체 시리즈에 비하면 그래도 꽤 수월(?)하게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이었다.

이 책은
"가시화된 양자역학"을 잘 보여준다.
직관적으로 이해되는 건 아니지만 미시적인 세계에서만 통화는 이론이 눈으로 보여지고 과학적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되면서 양자역학을 조금 더 이해하게 해준다.
물론 양자역학은 여전히 말장난같다.

중첩상태와 관찰자.
그럴 수가 있을까 싶었다. 구상섬전으로 죽은 이들은 죽거나 죽지 않거나의 줃첩상태로 존재하고 있었다. 그거...유령아냐? 쩝
어쩌면 동양의 귀신을 과학적으로 풀이하면 저렇게 표현할 수도 있지 않을까 싶었다.

더 놀라운 건 관찰자였다.
볼 떄와 보지 않을 떄가 달라지는 실험결과.
그런데 아무도 보지 않았는 데 실험결과가 다르다!
결국 그들은 생각하고야 만다. 우리말고 다른 존재가 있다! 그 존재가 관찰하고 있는 거다.(나라면 양자역학 이론을 의심할텐데!)
그렇게 삼체 1과 연결되며 소설은 마무리된다.

원 시리즈보다는 놀랍지 않고 재밌지 않았지만
그래도 여전히 매력적인 류츠신 작품.

빨리 넷플릭스 드라마 나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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