맡겨진 소녀
클레어 키건 지음, 허진 옮김 / 다산책방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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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번째 클레어 키건.

짧은 소설임을 알기에 조금씩 아끼는 마음으로 읽었다.
작고 귀여운 하지만 말수는 적은 여자 아이.
무심한듯 챙겨주는 킨셀라 아주머니, 아저씨.
큰 사건없이 소소한 일상을 입꼬리 살짝 올리며 읽는다.

˝아빠가 가고 아무 것도 남지 않은 맛˝이라던 소녀는
떠날 날을 알고 양동이에 물을 담아오다 빠져서 오한이 드는데...하나하나 밑줄긋고 싶게 만드는 섬세한 표현에 상상력이 더 활기친다.

90페이지쯤 되는 소설을 읽다가
큰 사건도 없는데,
2-3페이지 남겨놓고 갑자기 눈물이 흐른다.
마치 떠날 날을 듣고 ˝도안이 전부 흐릿해지더니 하나가 되어버린다˝고 회상했던 소녀처럼.

˝여기 올 때보다 더 서두르는 것 같˝은 킨셀라 아저씨를 묘사하는 문구부터 참지 못하겠다.
˝꼭 한 명이 아니라 두 명 때문에 우는 것 같˝은 킨셀라 아주머니.
˝아빠˝라고 부르며 마음을 표현해보는 소녀.

따듯하고 애처롭고 애닯고 그리고 속상하다.
이미 느껴버린 따스함을 소녀는 잊을 수 있을까?
품을 잊고 다시 냉정해질 수 있을까.

맡겨진 소녀, 수채화처럼 아름다운 소설.

우리나라에 출간된 클레어 키건 책 클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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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cebo 2025-05-28 22:0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클리어. 스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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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1년째 읽고있는데,
어쩌면 방치하고 있는데,
안되겠다 싶어 1년만에 다시 손에 들어본다.

[어릿광대]
역시 내 취향과는 거리가 먼..

어릿광대 기질을 타고 난 나는 부모의 유산으로
알뜰하게 자유롭고도 예술적이며 독립적 생활을 영유하며 행복해한다.
그러다 우연히 만난 여자에게 사랑을 느끼고,
맘 속 알 수 없는 불안감과 불행의 예감으로 괴로워한다.

단 한가지로는 행복해질 수 없는걸까?
가장 행복한 길이라 믿었던 선택이 사실은 불행을 조장했다는 불안감을 못 견디는 주인공.

그리고 알듯 모를듯한 감상에 사로잡히는 나;;;;

[트리스탄]
메모하며 읽어도 뭔 소린지...
˝트리스탄과 이졸테˝를 이해하지 못 해서 이러는건지.
졸다가 반짝 한 구간도 있지만, 토마스 만, 나랑 안맞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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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사이코패스는 일상의 그늘에 숨어 지낸다 - 범죄심리학자 이수정과 프로파일러 김경옥의 프로파일링 노트
이수정.김경옥 지음 / 중앙M&B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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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세태에 이수정의 글을 읽는 것은 타당한가?
이성적이고 냉철하여 타 프로파일러보다 신뢰감이 갔던 이수정은 어디 있는가?
내가 보아왔던 이수정은 어디 있을까?
물론 내가 처음부터 혼자 오해하고 잘못 본 것이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읽었다.
최근 비슷한 느낌의 책들을 몇 권 읽어서 서로 비교해 보고 싶었다.
표창원의 [프로파일러 표창원의 사건 추적]
유성호의 [나는 매주 시체를 보러 간다]

유성호가 가장 따듯한 시선으로 사건을 바라본다면,
표창원은 사건으로부터 제도권 변화를 바라는 사회개혁적인 의견들이 눈에 띄었다.
그리고 이수정의 책은 그 중 가장 심리학에 기초를 두고 검사방법이나 진단법 등에 대한 내용까지 담아 공부하는 느낌으로 보기 좋았다.
학자로서 똑똑한 건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사건들은 거의 비슷하다. 바라보는 시선이 조금씩 다를 뿐.

그들은 언젠가는 반드시 우리 사회로 돌아올 것이다. 따라서 그들이 변하지 않으면 우리가 안전할 수 없다. 그래서 우리는 그들을 이해해야만 한다. 나의 안전을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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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cebo 2025-05-22 19:0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수정 수꼴 이라서 그닥..
 
내 심장을 쏴라 - 2009년 제5회 세계문학상 수상작
정유정 지음 / 은행나무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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꽤 많은 정유정 책을 읽어왔으나 땡기지않았던 초기작 2편을 결국 구입했다.
이 책은 [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를 읽고 쓴 책이라는 작가의 말에 꼬심당해 읽었다.

초반이 잘 안 읽힌다.
중간중간 있는 유머가 집중을 방해한다.
정신병원의 미친 사람들과 그들을 관리하는 더 미친 사람들에 정신이 혼미해진다.

그럼에도 뒤로 갈수록 읽히고 이야기가 되어간다.
이해할 순 없지만 공감되는 이야기.

[운명이 내 삶을 침몰시킬 때, 나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라는 작가의 질문에 대한 대답은 소설의 마지막 문장(나야. 내 인생을 상대하러 나선 놈. 바로 나.)이 아닐까 싶다.

어디에 닿을지 알 수 없지만 두려워하지않고 한발 갈 수 있기를 바란다는 2009년의 정유정. 잘 가고 계신듯 싶다.
그나저나 2024년12월 현재 52쇄이니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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