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처음 읽어보는 그래픽 노블. 원래 그래픽 노블이 이런건가? 마블같은 영화로만 접해봐서 뭔가 난잡하고 아동 취향일 줄 알았는 데수필 같고 소설 같고 그림체가 독특하고 새로웠다. 스토리도 훌륭했는 데,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야기가 마치 짧막한 철학 에세이를 읽는 듯 했다. - 물론 이동진 평론가의 추천이 아니었다면 읽지 않았겠지만, 새로운 문학작품 뿐 아니라 새로운 조각상에 대해서도 알게 되었다. ˝공간속의 새˝라는 콩스탕탱 브랑쿠시의 작품.이 작품을 읽으면서 몇 년 전 조영남의 재판과 관련한 일련의 사건들이 생각났다. 화가로 활동하던 가수 조영남의 작품을 두고 대작이니 아니냐 말이 많았던 사건. 내가 본 인터뷰에서 조영남은 작품을 ˝직접˝ 그린 건 아니라고 했는 데그렇더라도 작품의 기획, 제작에 참여했고 특히 ˝아이디어˝는 본인의 것이니 본인의 작품이 맞다는 말을 했었다. 현대미술은 현재 그런 식으로 작동한다고. 아무 문제가 없다고.그 인터뷰를 보고 충격을 받았었다. 평소 현대미술을 이해할 수 없는 영역으로 밀어두고 있었지만, 그렇더라도 이 정도로 내가 이해할 수 없는 영역이었구나, 하고.상식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선 분야구나, 라고 생각했다. 이 책은 1926년 미국에서 전시회를 하기 위해 건너온 작가의 작품에 매겨진 관세를 둘러싸고이것이 예술품이냐 실용품이냐는 재판에 대한 내용이다. 청동으로 만든 오브제는 기존의 조각과는 다른 추상적인 작품으로 기존 시선으로는 예술로 인정하기 어려운 작품이었던 듯 하다. 그를 둘러싼 논쟁과 친구들의 반응, 작가의 성찰 등이 담긴짧은 시간 많은 생각을 할 수 있게 하는 그래픽 노블이었다. 그런 식이라면 도전의식이 좀 더 생기는 장르이다. (이래서 내가 이동진을 못 끊어! 파이아키아와 작별이란 최근 유튜브보고 소리를 질러버린 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