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는 초콜릿이다>를 읽고 리뷰를 남겨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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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는 초콜릿이다 - 정박미경의 B급 연애 탈출기
정박미경 지음, 문홍진 그림 / 레드박스 / 2010년 1월
평점 :
이런 류의 책을 읽고 리뷰를 쓰거나
누군가와 얘기를 나눌때 될수있으면 하지 않아야 하는 말이 있다.
그건 바로
"나는 남자치고는 여성주의 운동에 상당히 공감하는 편인데.."
로 시작하는 말투이다.
그런데 이책에 대한 리뷰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것으로 시작해야 하겠다.
나는 대학교 시절부터 여성주의에 상당히 호의적인 시선을 가지고 있고
여성주의에 관심을 가진 여학우들과도 상당히 건설적인 토론도 해보았다고 내심 생각하는 편이지만
이 책을 읽는 내내 참을 수 없는 불편함을 느꼈다.
책은 제목과는 어울리지 않게
전혀 초콜렛스럽지 않은 남자들과 여자들의 F급(나에게 B급이라는 것은 정말 높은 학점이었기에 나는 이 책의 연애담에게 감히 B급이라는 높은 점수를 줄 수 없다) 연애를 실어놓고
저자의 연애에 대한 가르침으로 마무리를 하고 있다.
그 일곱가지 총천연색 연애담들은 정말 찌질한 남자들이 나오기도 하며
그런 찌질한 남자들을 구분하지 못하는 여자들이 나오기도 하고
정말 이해할 수 없는 여자가 나오고 그런 여자를 좋아라 하는 남자가 나온다.
여기까지는 괜찮다.
이런 저런 연애 얘기를 마치며 이렇게 해서는 안된다고,
충분히 가르쳐 줄 수 있다.
그런데 저자는 여기 나오는 F학점의 연애담을 B학점으로 미화하기 시작한다.
동시에 네명의 남자를 만나고, 이런 사실을 모른채 자신을 무한히 신뢰하는
남자를 그저 연막을 치기 위한 도구로 결혼할 생각을 하는 여성에게 그 연막을
걷어치우고 자유롭게 될 날을 기대하고,
드라마상의 나쁜 남자와 병신같은 남자를 구별하지 못하며,
앞으로도 그럴 가능성이 매우 농후한 여자의 앞길도 밝기만 하다.
몇년을 함께 산 남자친구와의 집에 연하 남자친구를 끌어들이는
그녀의 행동은 그저 자유스럽고 주체적일 뿐인 연애이며
연애의 일반적인 상도의는 전혀 표시되지 않는다.
잘난 남자는 잘난 여자를 키우지 않는다?
키우지는 않는다. 다만 잘난 여자를 만난다.
다만 이 책에 나온 남자는 잘난 남자가 아닐 뿐이고
그저 여자가 남자를 보는 눈이 잘나지 않았을 뿐이다.
물론 쓰레기 같은 남자들도 나온다.
앞으로는 이런 쓰레기들을 만나지 말라는 의미의 많은 쓰레기들이 나오지만
이 책에 나오는 여성들의 대부분은
다시금 재활용된 쓰레기들을 마주할 것이다.
여기 나오는 여성들은 이러한 연애가 싫다고 하면서도
이미 이러한 연애에 목말라 하고 있다.
내가 마치 비련의 여주인공처럼, 영화의 주인공처럼
버림받고, 버림받는 분위기에 이미 도취되어 있다는 느낌을
이 책을 읽는 내내 지울수 없었다.
저자 또한 남성과 여성과의 연애문제에 대해서 독특한 가치관을 가지고 있다.
우리나라 사회에서 여성은 남성에 비해 기본적으로 약자이다.
사회문화적으로 억압받고 있으며 이러한 부분은 당연히 고쳐나아가야 할 부분이다.
그런데 여기서는 이 문제가 뜬금없이 나온다는 생각을 지울수 없다.
남자와 여자가 데이트를 했다.
물론 더치페이가 가장 좋다.
남자가 내었다. 여성은 그에 상응하는 감정노동을 한단다.
그런데 여자가 더 많이 내었다. 남자는 그에 대한 감정노동을 안하고 그냥 그려려니 한단다.
미치고 팔짝 뛸 노릇이다.
여자는 남자에 비해 월급이 적다.
그러니 여자는 남자를 이용해먹어도 된단다.
어차피 사회구조상 발생한 문제이기 때문에..
죽겠다 정말..
차라리 이런말 말고 어차피 남자 또한 그에 해당하는 만족을 느끼고
이용을 하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인생은 혼자 사는 것이기 때문에
서로 좋아서 만나는 것이기 때문에
그냥 맘편히 이용해라라는 말이 더욱 수긍이 갈 따름이다.
그냥 이건 이것이고 아니면 아니라고 하자
그에 대한 미화를, 합리화를 하지는 말자.
연애는 하면 할수록 늘고 많은 조언이 필요하다는 취지에는 백프로 공감을 한다.
이 책에 나오는 그런 낙제점의 연애는 하지 말아라 라는 얘기도 참 좋다.
그런데 여기 나오는 연애들에게 B학점을 주려고 애쓰지는 말자.
대신 다음연애에는 꼭 B학점 이상은 받을 수 있도록 노력은 해보자.
그래도
앞의 무지개빛 연애 스토리에 이어지는
글쓴이의 연애에 대한 조언은 7장까지를 읽었던 느낌과는 달리
그래도 별한개를 더 줄수 있는 무언가가 있다.
이게 포인트였다면,
이 책의 구성과 기획, 제목까지도 참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