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없이 잡고 있을 바에는 이렇게 풀어헤치는 것도 괜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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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의 물고기
권지예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10년 1월

사실 문학에 대한 깊이가 습자지 한 장보다도 얕은 나는

권지예 작가에 대한 소설을 처음 접해보게 되었다.

처음 접해보는 권지예 작가의 소설은 살짝 기욤 뮈소의 소설을 떠올리게 했다.

마치 영화를 보는 듯 빠른 전개와 눈에 보이는 듯한 영상들의 지나감.

그런데 먼가 조금 덜하거나 과하다는 인상을 지울 수가 없다.

추리소설의 재미를 가미한 운명적 사랑의 이야기
참으로 매혹적이지 않을 수 없는 이야기다. 
 

그런데 이 소설은 추리소설의 재미도, 그안의 사랑이야기도 제대로 담아내지 못했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추리소설이라기엔 떨어지는 개연성과 범인의 행적이 너무나도 뻔한 스토리
그 안에 담긴, 서로의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
자신들이 서로에게 입힌 상처를 서로 치료해줄 수 있는 운명과도 같은 사랑의 진부함. 
 

그야말로 소설을 위해 탄생한, 왜 이렇게 소설 속에서만 보이는 소설 특유의 히스토리를 가진 아픈 과거를 가진 두 주인공. 

그렇지만 이렇게 진부한 주인공들과 살짝 어설픈 추리 소설의 결합은 작가의 이야기를 이끌어나가는 힘에 의해 자못 결말이 궁금하게 만들어 내기는 한다. 

 

전혀 글재주가 없는 나이지만
아주, 아주 가끔 막 무언가를 써내려가고 싶은 때가 있다.

영감을 얻고 막 글쓰기에 도취하려는 찰나, 영감은 마구 떠오르는데 그것을 한올 한올
풀어헤치기가 참 어려운 그 때.

우리는 그 영감을 풀어내기 위해 한참을 애쓰다가,
다시 못내 아쉬운 맘으로 책장을 덮었다가.
다시 그때 그 충만한 영감으로 다시 펜을 집었다가.
다시 또 내려놓았다가.

도저히 이 영감을 풀어내지 않고는 다른 것들을 할 수 없을 것 같을 때.
어찌 됐든 한번의 이야기를 풀어내놓은

권지예 작가의 이번 책이 주는 느낌은 흡사 이런 느낌과 비슷했다.
무언가 떠오른 영감.
그 영감들을 제대로 풀어헤치기가 이상하도록 힘들 때(이건 작가의 필력과 상관이 없는 얘기다) 
 

일단 그  영감을 마무리를 해야 다음 작품을 홀가분히 쓸 수 있을 것 같아서.
일단 풀어헤친 다듬어지지 않은 이야기 같은.

이 책을 읽고 참 좋았다기보다는
왠지 작가가 내내 가지고 있는 생각의 짐 하나를 덜어놓은 듯한 느낌의 책을 읽었기 때문에
권지예 작가의 다음 이야기가 참으로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