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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언자
칼릴 지브란 지음, 류시화 옮김 / 무소의뿔 / 2018년 1월
평점 :
예언자
칼릴 지브란 지음/류시화 옮김
칼릴 지브란의 [예언자]에 나오는 영성으로 가득한
문장들을 어느 책에서 마주한 적인 많다. 특히 부모라면 아이들에 대한 시를 여러 번 접했을 것이다. 아이들을 내 의도대로 강요하던 부끄러움을 깨닫게 해주기 때문이다.
그의 시는 아름답고 경건하며 영성으로 가득해서 명상 종교적 지도자라고 생각했지 대문호이자 화가인줄은 알지 못했다. 류시화시인이 번역한 칼릴 지브란의 [예언자]를 난생 처음 처음부터 끝까지 읽으면서 왜 이 작품이 그렇게 위대한지 그리고
4차산업으로 세상이 급격하게 변하면 변할수록 더욱 추구할 수 밖에 없는 정신적인 목마름을 촉촉하게 적셔줄 작품이라고 생각된다. 21살이란 비교적 젊은 나이에 [예언자]를 구상할 수 있었던 배경은 무엇일까? 예언자의 배경인 신성한 계곡은
바로 칼릴 지브란의 유년 동안 살았던 레바논의 지역으로 삼나무가 가득하고 초기 기독교 수도원의 정착지여서 종교적인 영성성과 자연의 신성함이 가득한
곳이다. 기독교신부의 딸이었던 엄마의 헌신과 종교적인 영향 그리고 레바논의 아름다운 자연을 품은 계곡은
문학적인 영감의 원천이며 [예언자]에 고스란히 녹아있다. 예언자는 사원에 머물며 죽기직전의 예언자가 근처에 사는 주민들과 여사제의 물음에 그가 깨달은 진리를 전수하는
내용으로 국가, 성별, 직업을 떠나 사람이 살면서 일정 시기마다
마주하는 삶의 과제인 결혼, 자녀, 우정, 사랑, 기쁨, 고통, 죽음, 성공, 선과 악
등의 고뇌에 대해 답하고 있다.
우정에 다른 어떤 목적도 두지 말라. 영혼을
깊게 하는 것 외에는. 자신의 신비를 드러내는 것 외에 또 다른 무엇을 추구하는 사랑은 이미 사랑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것은 다만 던져진 그물과 같은 것. 오직
무의미한 것만이 걸려드는. 86쪽
누구도 그대에게 무엇을 가르쳐 줄 수 없다. 왜냐하면 한
사람의 통찰력은 그 날개를 다른 사람에게 빌려줄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누구나 신의 깨달음 속에
홀로 서 있듯이, 그대들 각자는 홀로 신을 깨닫고 대지를 이해해야만 한다. 83쪽
우정과 깨달음에 관한 부분의 일부를 옮겨왔는데 직관적이며 사색적이고 탐구적이면서 아름다운 글들로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게 한다.
감상
레바논에선 글을 쓰는 화가로 미국에선 그림을 그리는 작가로
명성을 날리던 칼릴 지브란은 화가를 꿈꾸었던 작가다. 칼릴 지브란이 직접 그린 그의 그림이 이번 [예언자]에 수록되어 종교적이면서 신비적인 그의 작품과 글을 동시에
맛볼 수 있다.
앞부분은 예언자 작품이 들어있고 뒷부분은 칼릴 지브란의
생애와 류시화의 예언자에 대한 해석들을 접할 수 있는데 칼릴 지브란의 생애와 작품에 대한 평은 조지 키랄라와 류시화님 두 사람의 글을 수록하고
있어 칼릴 지브란에 대한 이해를 돕는다.조지 키랄라의 글에선 칼릴 지브란의 생애를 좀 더 미화한다면
류시화님의 글에선 좀 더 사실적이다. 칼릴 지브란의 아버지에 대한 부분과 지브란 칼릴 지브란이 오늘날의
칼릴 지브란으로 불리게 된 연유에 대한 비교만 해도 류시화님의 글이 더 사실에 가까울 것으로 추정된다.
아무리 악인이고 약한 자일지라도 그대들 각자의 내면에 있는 가장 낮은 것보다 더 떨어질 수는 없다. 나무 전체의 묵인 없이 나뭇잎 하나가 갈색으로 변하는 것이 불가능하듯이 59쪽
촛불집회로 박근혜를 감옥에 보낸 우리는 전과가
이미 있던 이명박을 대통령으로 뽑았다. 상상할 수 없는 그의 범죄가 드러날수록 국민을 총받이로 중동에
보내려는 비밀각서까지 작성하면서 돈을 챙긴 사이코패스 같은 범죄자의 범죄행각에 경악을 금치 못하면서 동시에 오롯이 그 혼자만의 잘못일까? 그만 처단하면 우리는 괜찮은 것일까? 묵인하거나 강렬한 물질적 부의
욕망들이 투영되었던 것은 아닐까? MB를 법의 판단으로 처벌해야하겠지만 동시에 MB를 뽑고 비트코인에 열광하는 한국인들의 내재된 욕망의 근원도 알 필요가 있다.
가난함과 병약함, 연인과의
이별, 그의 성공을 위해 뒷바라지하다 죽은 사랑하는 가족들에 대한 부채, 부담감이 삶을 갉아먹거나 그를 억누르지 않고 그는 자유로운 영혼의 샘에서 이성과 감정의 균형을 잡으며 현실의
고통과 슬픔을 통합하여 정제된 아름다운 글로서 우리에게 더 높은 차원으로 이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