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에 걸리지 않는 청소법 - 어차피 하는 청소 힘들이지 않고 확실하게
마쓰모토 다다오 지음, 한진아 옮김 / 느낌이있는책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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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에 걸리지 않는 청소법

마쓰모토 다다오 지음

지난 겨울은 별로 춥지 않아 온도를 많이 높이지 않아서 결로가 크게 걱정되지 않아 겨울에 베란다 창문을 열어두지 않았더니 곰팡이가 가득 펴서 깜짝 놀랐다. 곰팡이가 눈에 보이면 상당히 퍼진 상태이며 더구나 세탁한 빨래를 건조대에 널어서 그 수분에 의해 곰팡이가 서식하기 안성맞춤이었다. 조금만 신경 쓰고 관리했다면 곰팡이가 가득 피지 않았을 텐데 부주의로 아이들이 감기로 시달린 것은 아닌지…….

쓸고 닦는다고 다 같은 청소가 아니다?

쓸고 닦는 청소의 행위가 오히려 병을 유발할 수 있는 먼지를 흩뿌리고 있는 걸 아는가?

젖은 물걸레로 왔다 갔다 하면 기분상 닦아서 깨끗하게 생각되며 더러움도 제거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세균이나 바이러스를 여기 저기 묻히는 것과 같다.

청소기를 사용할 때는 청소기 헤드가 5초 정도에 1m를 움직여 일정한 속도로 천천히 돌려서 먼지가 날라가는 것을 줄이며 저자는 무선을 추천한다. 유선 코드선의 움직임이 먼지를 흩날리게 한다고 한다.

.에어컨 밑은 먼지투성이!

에어컨은 바람을 내보내면서 반드시 같은 양의 공기를 빨아들이기에 먼지가 많이 쌓이게 되는 장소이다. 대부분 에어컨 밑에 침대가 있는데 기관지가 약한 사람들은 곰팡이와 먼지를 흡입하여 병에 걸릴 수 있다.

.장소별 청소법을 알려준다

주방의 오염장소., 오염종류와 소재, 적합한 세제, 청소순서 및 주의점을 사진과 간단하고 알기쉬운 도표로 정리되어 청소할 때 유용하다. 가스레인지를 오래 사용하면 스위치 주변이 잘 닦이지 않거나 벽지와 스위치도 오염되는데 깨끗하게 제거하는 방법을 제공하고 있다.

감상

물건을 꺼내면 서랍에 잘 두지 않아 가출한 물건들이 참 많았다. 그러니 먼지가 많을 수 밖에

고층에 살며 단창이라 외부먼지도 많이 유입되지만 내 청소방법은 먼지를 끌어들여 여기 저기 흩뿌리고 있었다. 특히 미세먼지 심한 날 공기중에 물을 분사하며 먼지를 닦은 걸레로 반대방향을 닦았는데 먼지를 다른 곳에 묻히고 있었다. 먼지를 실질적으로 제거하는 일이 중요한데 다른 곳에 묻히고 있으니 결국 먼지 총량이 청소에 비해 줄지 않았던 것이다.

더구나 남편은 비염을 달고 살아 고생하는데 남편이 사용하는 방엔 전자제품이 가득하다. 그런 곳엔 공장용 선풍기와 커다란 공기청정기를 가동하여 늘 먼지를 확산시키고 있었다. 악순환이다. 전자제품이 많으니 여름엔 너무 더워 에어컨이나 선풍기가 필수인데 선풍기를 두면 먼지가 확산되는 악순환이 발생한다.

부지런하게 자주 청소하면 깨끗하리라 생각했지만 잘못된 청소방법은 균과 먼지를 퍼트려서 가족의 건강을 위협할 수 있음을 과학적인 원리를 통해 알게 된다.

겨울철 감기나 독감예방을 위한 청소법과 습도 조절을 배울 수 있으며 에어컨 필터 청소, 공기청정기 사용 및 유의점을 새롭게 알 수 있다.

장소별, 먼지가 이동하는 공간을 고려한 청소법 및 소독법을 제대로 배울 수 있어 개인적으로 도움을 많이 받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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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 아렌트, 세 번의 탈출 - 한나 아렌트의 삶과 사상을 그래픽노블로 만나다
켄 크림슈타인 지음, 최지원 옮김, 김선욱 감수 / 더숲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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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 아렌트, 세번의 탈출

켄 크림슈타인 글 그림

[전체주의의 기원],악의 비속성을 보여준 [예루살렘의 아이히만]은 한나 아렌트의 대표적인 작품이다. 특히 예루살렘의 아이히만으로 사유하지 않는 모든 평범함 사람들도 잘못이 있을 수 있다고 함으로써 동지와 적에게 많은 비판과 오해를 받았지만 세계에 많은 영향력을 준다.

아이히만은 복수성을 부정하고 유대인이 없는 세상에서 살아가고 싶은 히틀러와 나치의 신념에 철저하게 복무하여 많은 유대인들을 효율적으로 가스실에 보낼 수 있었다.

뿔이 달린 악마도 반사회적 성격을 갖은 소시오패스도 아닌 관료주의적인 공무원임을 찾아낸다.

한나 아렌트는 왜 그렇게 철저하게 사유하기를 선택했을까?

한나의 부모는 진보적이며 사회에 관심이 많았지만 한나 아렌트는 어린 시절 부모의 극진한 보호하에 있지는 않은듯하다. 잦은 여행과 자유분방한 생활을 보낸 아빠는 매독으로 한나가 어릴 때 일찍 죽어 아버지의 부재를 겪는다. 뿐만 아니라 아버지의 질병으로 한나는 역시 환자 취급을 받으며 따가운 눈총을 받는다. 어린 나이에 죽음에 대한 슬픔을 현실로 받아들여 살아가야 했던 한나 아렌트는 근원적인 삶에 대한 의문을 찾기 위해 칸트의 책을 전부 섭렵하면서 깊은 사유의 토대를 형성한다. 대학교에 진학하면서 평생 그녀의 사상과 삶에 많은 영향을 끼친 스승이자 연인인 실존주의 철학자 하이데거를 만난다.

존재의 의미에 목말라했던 한나가 유부남이자 17살의 연상인 하이데거와의 만남과 그들이 연인으로서 지속적으로 이어질 수 없는 비극적인 현실적 상황을 감지할 수 있다. 하이데거와의 이별, 결혼, 재혼 그리고 전쟁과 나치의 박해를 온 몸으로 겪으며 미국의 난민이자 이방인으로서 살면서 철저한 사유를 통해 하이데거와 사상적으로 결별(하고 탄생성과 복수성으로 전체주의의 힘에 맞선다.

당 시대의 철학자들과 예술가, 문인들과의 왕성한 교류가 매우 인상적이다. 남편도 철학자이며 남편의 사촌은 현대에 유명한 철학자이자 비평가인 발터 벤야민으로 발터 벤야민의 개성과 생각을 엿볼 수 있다.

 한나 아렌트가 왜 그토록 개별성과 복수성에 매달렸는지 한나의 어린 시절과 그녀가 유대인으로서 겪은 나치의 박해로 어렴풋이 이해할 수 있었다. 망명할 때는 탐정소설을 읽고 경찰의 의식을 탐구하여 비밀경찰을 피해 탈출하는 기지, 프랑스의 포로수용소에 갇혔을 때 주변을 객관적으로 응시하며 오랜 시간 사유했던 힘으로 용감하게 빠져 나오는 장면에선 그녀의 치밀함과 대담함에 박수를 쳤다.

세월호 유가족의 오랜 단식투쟁 앞에서 피자와 치킨을 먹으며 폭식 투쟁을 한 일베학생들, 세월호 참사 5주기를 하루 앞둔 1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자식의 죽음에 대한 세간의 동병상련을 회 쳐먹고, 찜 쪄먹고, 그것도 모자라 뼈까지 발라먹고 진짜 징하게 해쳐 먹는다며 세월호 유가족 들을 비하하는 발언을 해 파문을 일으킨 차명진 전 의원의 막말들을 보면 사적 공간이라도 도저히 할 수 없을 것 같은 언행들임에도 공적 공간에서 침투하도록 사회가 허용한 것이라 생각하다.

인상적인 글

철저한 사유의 고통보다 순종의 편안함을 바라는 사람은 누구나 그런 결과에 도달할 수 있죠. 평범성은 의미없음을 뜻하는 게 아니라 사유하지 않는 걸 뜻해요 본문 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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넌 뭐가 좋아? 민트래빗 일본 전국학교도서관협의회 선정 도서
하세가와 사토미 지음, 김숙 옮김 / 민트래빗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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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가 좋아?

하세가와 사토미 글 그림

 

주인공 오소리는 친구들을 매우 좋아하고 그 친구들을 위해서 뭔가 하기를 원한다. 사실 어른이고 아이들이고 모두 자기 욕구중심이라 역지사지를 잘 못할 뿐 아니라 자기 중심적으로 사고한다. 여기 오소리는 그 반대다. 넓은 빈 텃밭을 친구들이 좋아하는 채소와 과일을 심으려고 한다. 그리고 친구들 각자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정확히 알며 친구들이 좋아하는 채소를 심는 계획을 짜면서 매우 행복해한다. 그러나 이미 친구들이 좋아하는 작물을 수확해서 오소리에게 갖다 주면서 계획은 틀어지면서 정말 자신과 친구들이 좋아할 만한 것을 계획해서 실행하게 된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동물과 텃밭의 식물을 알아가요

오소리,돼지, 다람쥐,토끼, 고슴도치처럼 아이들이 좋아하는 동물친구들이 나오며 텃밭에 심을 수 있는 채소 모종들이 나온다. 인위적이고 강렬한 윤곽과 채색이 아닌 잔잔하고 편안한 색감과 부드러운 형태가 보는 사람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해주며 정서적 안정감을 준다.

자신의 욕구를 알아가는 과정을 배워요

여러 친구들 중에 한 친구가 좋아하는 것을 심었다면 다른 친구들이 섭섭해할 수도 있었을텐데 정말 오소리가 좋아하는 걸 찾아가는 과정들 그리고 오소리에게 너가 좋아하는 것을 기분상하지 않게 조언하는 친구들의 우정도 알아간다.

감상

오소리는 친구를 위하고 친구들은 수확한 채소를 오소리에게 나눠준다. 심지어 비밀장소까지 오소리와 공유하는 걸 보면 오소리가 친구들에게 평소에 얼마나 잘 했으며 친구들 역시 오소리를 얼마나 좋아하는지 알 수 있다. 친구들이 좋아하는 채소를 함께 나누는 모습이 참으로 아름답다. 나누고 챙기고 함께하는 공동체 안에서도 친구들이 원하는 것뿐만 아니라 자신이 원하는 것을 행해도 다같이 행복해질 수 있는 방법들이 있음을 잘 보여준다. 서로가 진짜 기뻐하는 모습이 참으로 아름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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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 알아두면 사는 데 도움이 됩니다 알아두면 시리즈 1
씨에지에양 지음, 김락준 옮김, 박동곤 감수 / 지식너머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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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 알아두면 사는 도움이 됩니다

씨에지에양 지음

화학제품에 대해 안 좋은 추억이 있다. 난방 밸브 수리를 하면서 사은품으로 받은 마스크팩을 유통기간이 지나서 붙였는데 다음날 얼굴이 크게 붓는 부작용을 겪었다. 그 후 피부를 촉촉하게 해주는 마스크팩의 제조사와 유통경로가 불분명하면 위험할 수 있음을 몸으로 배웠다.

화학성분은 인위적이라 인체에 해로우니 천연제품은 무조건 안전한가? 시중에 파는 천연제품은 좋은 것일까?  화장품회사를 운영하는 화학공학자인 저자는 가정에서 손쉽게 사용하는 화학제품에 대한 일반 소비자의 과도한 공포증과 천연제품에 대해 과장된 기업 마케팅에서 벗어나게 해준다.

쉽고 재미있게 쓴 책!

일반 소비자들의 눈높이에서 소비자들의 궁금증을 중심으로 쉽게 풀어낸다. 복잡한 화학식과 화학이론이나 전문용어에 대한 설명보다는 직관적으로 이해하기 쉽게 명쾌하게 풀어낸다.

가정에서 사용하는 식용유는 튀김유와 샐러드용 처럼 발연점에 맞게 사용해야 아크릴아미드와 같은 발암물질의 생성을 막을 수 있는데 구체적인 온도범위를 구분해서 사용 가능한 기름을 알려주고 있다. 불포화지방산이 풍부한 들기름,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유는 산패가 쉽고 고온에선 부적절한데 고온 튀김을 위해선 포화지방산이 높은 기름을 저자는 추천한다.

아울러 식품첨가물, 화학첨가물이 들어간 제품의 구매 기준을 제시하며 천연제품이든 화학제품이든 어떤 점을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하는지 기업이나 언론에선 알려주지 않는 실제 정보를 제공해주고 있다.

세정력이 낮은 순한 세정제의 문제는?

전성분표시를 확인 후 한살림제품 바디제품을 나와 두 딸은 사용하고 남편은 별로라면서 시중 화학성분이 많은 제품을 사용한다. 이 책을 읽어보니 남편의 선택이 무리는 아니다. 땀과 피지 분비가 왕성해서 순한 유아용 제품이 맞지 않았던 것이다. 큰 아이는 사춘기라 피지 분비가 왕성해서 깨끗하게 씻지 못해 여드름이 사라지지 않고 있어 사춘기 아이에게 맞는 세정제를 준비해야 한다.

인상적인 문구

식품첨가물을 대할 땐 어느 것이 피할 수 없는 필요악이고, 어느 것이 진짜 불필요한 것인지 구분해야 한다. 식품을 잘 보존하기 위해 첨가한 세균 번식 억제 성분은 필요악이다. 식품의 풍미를 더하는 색소와 인공감미료는 피하는 것이 좋다. 71

감상

물도 많이 먹으면 죽는다는 물타기식 내용만 가득했다면 실망했겠지만 이 책은 화학제품에 대한 불안감을 해소하며 제품에 대한 좀 더 냉철하게 생각해 볼 수 있도록 도움을 주었다. 무엇보다 저자는 크게 위험하지 않다고 하지만 시판용 주스보다는 안전하고 건강한 음료를 마실려면 착즙을 권장하고 제철채소를 권한다. 지극히 상식적이다. 이 책을 보면 알겠지만 업체에서 홍보하는 제품 중 소비자들을 만족시킬 만한 드라마틱하게 효과적인 제품이 없음을 알게 된다. 천연 100프로라고 순하다고 무조건 내게 맞는 것도 아니다. 스스로 보호하기 위해 불필요한 화학성분이 들어간 제품은 피하고 제품을 올바르게 사용하는 것이 중요함을 강조한다.

항균제품은 인체에 나쁜 영향을 준다고 의학적으로 밝혀지지 않았지만 강력한 살균작용은 생태계를 위협하여 하천의 미생물과 조류에 악영향을 미친다. 입가 주변에 뾰루지가 나는 이유를 몰랐는데 불소가 함유된 치약은 입 주변에 여드름을 유발할 수 있다는 사실도 알았고 머리를 깨끗하게 씻을 자신이 없는 사람은 2 in 1 제품보다 샴푸와 린스를 따로 사용하는 것이다 좋다.

아울러 레몬수가 디톡스와 비타민 공급에 좋지만 레몬이 햇빛을 만나면 감광성분으로 인해 피부염, 검은 반점, 물집 등이 생기므로 레몬수가 피부에 묻지 않게 조심해야 한다. 미백효과를 보려다 오히려 부작용을 겪을 수 있다. 광고나 기능에 현혹되기 보단 효과적 장점이 단점이 될 수 있으므로 내 몸에 맞게 적절하게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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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마음의 정체 - 마침표 없는 정념의 군도를 여행하다
샬롯 카시라기.로베르 마조리 지음, 허보미 옮김 / 든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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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정체

마침표 없는 정념의 군도를 여행하다

샬롯 카시라기 로베르 마조리 지음

꽃 같은 그녀가 있었다. 부모책모임에서 만났다. 나는 책에서 배운대로 실천하지 못하는 몸따로 마음 따로인 분리되어 그 것을 결합시키는데 많은 힘이 들지만 그렇게 살아가는 사람이라고 생각한 친구였다.

글도 정성스럽고 상대에 대한 배려심이 많았다. 그러나 자신의 틀에 안 맞으면 분노하고 좀처럼 용서하지 못했다. 나 역시 다혈질이라 폭발하고 뒤끝도 오래가지만 당사자와 해결하면 잘 지낸다. 무엇보다 격정적으로 표현하는 만큼 오해를 풀면 불화가 더는 발생하지 않는다고 생각하지만 어디까지나 내 생각이다. 타인이지만 가까운 내 가족은 달리 생각할지는 모르겠다.

2년을 알고 지낸 꽃 같던 그녀의 뱀 같은 마음을 알았을 때 그리고 아름답고 섬세한 문장, 아름답게 작품을 빚어내는 예술적인 모습 이면에 좀처럼 드러내지 않는 증오, 노여움, 혐오 그리고 섬세하다 못해 뒤틀린 날카로운 공격성인 또 다른 본심을 봤을 때는 충격을 받았다. 기묘했다. 그리고 그녀를 높게 봤던 감정이 철저하게 배신당한 기분이라 마음이 시궁창 같았다. 평소에 배려를 강조한 사람의 오해에서 온 불관용, 도덕성과 정의로움을 강조했던 사람의 작은 부도덕성에 사람들이 더 강한 혐오감을 드러내며 돌 던지는 기분을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예전 한 연극인이 착함을 매우 강조하며 자신의 신념으로 삼았지만 그녀는 학력을 위조하여 그녀의 명예가 땅에 떨어지기도 했으며 뒷말이기는 하지만 학력이 낮은 사람들을 유달리 무시하기도 했다. 자신의 콤플렉스가 투사된 사례이지만 착함이란 참으로 모호하며 검증할 수 없다. 그럼, 나는 왜 이렇게 착하다는 단어에 예민하게 반응할까? 사실 나의 어린 시절과 관련이 깊다.

언니와 동생에 비해 두드러지게 능력이 없어 보이는 나에게 한 칭찬이 착하다란 말이었다. 할 말이 없어 내게 한 그 말은 사실 엄마가 억지로 찾은 표현이었고 진실성도 부족해 보였나 보다. 어렸지만 그 말의 진위가 그 말만큼의 무게가 아니었기에 상처를 받았고 내겐 착하다는 무색만큼이나 개성이 없는 단어다. 또한 어른들은 자신이 대상을 조정하기 쉬울 때 착하다라고 한다. 그런 상황을 포착할 때는 착하다어리석고 순진한단어처럼 내게 들린다.

우리는 종종 자신의 감정의 본질에 대해 스스로에게 거짓을 고하기도 하고요. 또 때로는 감정의 원인에 대해 타인을 타인을 속이기도 하고…… “맞아요. 우리는 분명 타인을 속이며 살아가요. 진실과 거짓의 문제는 감정의 문제와도 깊이 관련되어 있죠. 왜냐하면 감정이란 때로 우리를 드러내는 동시에, 고의적으로 타인을 속이거나 호도하기도 하니까요. 중략본문 438

정념이란 언제든 반전을 일으켜 불신은 신뢰, 욕망은 혐오, 고립과 회피는 융합과 열광의 에너지를 충분히 불러올 수 있어요. 그런 점에서 우리는 감정과 그 감정이 보이는 운동을 결부시키지 않고는, 다시 말해 그 감정이 일으키는 정념의 색깔을 이해하지 않고는 절대로 어떤 감정을긍정적이라거나 혹은 부정적이라고는 판단할 수 없는 셈이죠

 이 책엔 인간의 정서에 관한 정념을 철학자와 제자가 묻고 답하는 방식으로 정교하고 아름다우며 마음의 허를 찌르는 주옥 같은 문장들을 인용하면서 정념인 사랑, 우정,형제애, 황홀,기쁨, 피로,슬픔,분노 심술, 증오와 같은 긍정적 부정적 감정과 관련 있는 정념에 대해 문학적으로 철학적으로 집요하게 파고든다.

그렇게 파고들지만 문장이 아름답고 표현이 다채로우며 경구처럼 깊은 울림이 전달되어 매력적이다.

문장이 격조가 높다. 며칠 전에 읽은 심리학자가 쓴 글보다 내 마음을 강하게 흔들며 깊은 사색으로 이끈다. 그렇다고 골치가 아프거나 읽기가 힘들지 않다. 책읽기를 싫어했던 젊은 날이라면 스쳐 지나갔을 책이지만 세포가 왕성하게 성장하는 시기가 아닌 쇠퇴하는 중년의 나이를 향해 달려가는 만큼 이 책에서 다룬 내용들은 내가 여전히 궁금해 하는 질문에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젊었을 때 철학은 개똥이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실용이나 처세술처럼 사람을 단기간에 유혹하는 책을 읽었다. 그 책만 읽으면 그 책처럼 한다면 사회에서 인정받는 능력 있는 사람이 될 수 있으리라고 생각했다. 그럴수록 그런 책에 중독되지만 허기가 졌다. 그러다 소설, 철학, 사상서들을 접하면서 좀 더 복잡하고 미묘함을 느끼기 시작했고 내가 편의상 가르는 것처럼 대상을 분류할 수 없으며 나 자신도 끊임없이 내가 가르는 경계들을 넘나들고 있음을 깨달았다. 심리학자가 내린 분석과 처방보다도 이렇게 마침표 없는 정념의 여행은 사소한 오해가 갈등으로 증폭하여 관계를 단절했던 내가 타인에 대한 분노를 접고 나와 다른 타인에 대해 곱씹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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