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행복해지는 그림책 - 39가지 따뜻한 일상 수채화
원미나(viichae) 지음 / 책밥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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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행복해지는 그림책

원미나 지음

39가지 따뜻한 일상 수채화

집에 고양이 한 마리를 기른다. 함께 산지 4년차에 들어선 고양이. 겁많고 기억력 좋은 암컷 고양이다. 겁이 많아 깜짝 놀라 우리를 다치게 하는 것 말고는 먼저 괴롭힌 적은 없다. 아이를 기르면서 읽게 된 그림책에 내가 더 빠져 수집하듯 읽게 된 그림책!

고양이와 그림책은 언제나 관심 있는 대상이다.

그림책과 고양이 소재의 그림만으로 보고 싶은 책인 <마음이 행복해지는 그림책>은 내 시선을 잡아 당긴다.

특히 은은한 색감의 일상의 수채화란 부제를 달고 나온 이 책은 수채화 도구부터 오프라인 온라인 파는 곳까지 정보부터 종이의 종류와 재질부터 전문가가 아니면 잘 모르는 정보들을 준다.

보통 단기 특강을 배우러 가면 선생님이 추천하는 제품들을 그대로 사용하거나 화방도 함께 운영하시니까 일괄구매를 하므로 잘 모르는데 도구에 대한 정보를 주면 도움이 된다.

일상의 소재를 따라 그려볼 수 있다

달달하고 따뜻한 디저트와 온기를 품어주는 털을 가진 목화솜, 털모자와 같은 겨울 소재, 무엇보다 나른하며 여유로운 고양이 그림이 압권이다. 하루의 절반이상을 잠자는데 쓰고 햇빛과 따뜻한 곳을 좋아해서 일광을 하는 고양이. 출렁출렁 늘어진 배로 높은 곳을 가볍게 도약하는 고양이는 바쁘고 초조한 사람에게 순간의 여유를 준다. 고양이의 자연스런 일상의 포즈들을 담고 있어 보는 것만으로도 흐뭇하다.

! 어렵다!

회화와 디자인을 전공한 사람답게 편안한 그림을 쉽게 쉽게 설명하면서 행복을 주지만 막상 해보니 쉽지 않다. 특히 전문가와 비전문가의 특징은 붓터치와 형태일 것이다. 전체 비율이 비대칭적이며 부자연스럽다. 붓터치도 음영에 따라 자연스럽게 농담으로 조절해야 하는데 경계가 다 보이며 얼룩덜룩하다. 조색도 많이 해봐야지 설명만으론 동일하게 재현할 수 없다.

   

하고 나면 뿌듯하다

할 때는 보고 그리는 그림조차 똑같지 않아 과정이 그리 즐겁지 않지만 하고 나면 달라도 나름 뿌듯하다. 작가의 그림속 고양이처럼 귀여운 감은 없지만 고양이 같다.

   
   

내가 고양이를 그리고 있자 함께 고양이를 그린 아이의 작품도 함께 수록함

 

감상

책은 보면 쉬워 보인다. 그리고 행복하다. 이 그림을 해보고 싶다~ 저 그림을 해보고 싶다 의욕을 고취시킨다. 막상 스케치부터 해보면 처음의 의도와 달리 지우개로 지웠다 닦았다 하며 선긋기부터 다시 해야 하나? 난감하다.

동일한 재료가 아니라서 그런 걸까? 재료부터 신경 쓰인다. 반짝이는 눈동자가 탁해진다. 선명한 흰색을 위해 화이트 펜이 필수다. 큰 아이는 미술학원을 다니지 않았지만 스스로 반짝이는 흰눈을 위해 화이트 펜으로 눈동자처리를 하는데 저자도 화이트 펜으로 선명하게 표현하였다.

참 쉬워 보이는데 막상 해보면 쉽지는 않다. 그래도 혼자서 했으면 더 엉망이었을 텐데 저자의 스케치설명과 채색 설명이 많은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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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일 - 아이스너 상 수상 Wow 그래픽노블
레이나 텔게마이어 지음, 원지인 옮김 / 보물창고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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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일

레이나 테게마이어 지음

표지를 보면 차이교정기를 착용한 스마일 캐릭터가 있다. 만화 속 주인공 레이나는 저자 자신이다.넘어져 앞니가 빠지고 뼈 손상으로 의치가 달린 치아교정기를 착용하고 치료하는 과정들을 세밀하게 보여주며 주인공 레이나가 느끼는 감정들을 잘 드러낸다. 12살에 시작해 4년반을 교정하는 동안 레이나가 성장하는 과정들을 재미있고 실감나게 나타낸다. 점핑플레이를 하다 의치가 빠져 모래에서 의치를 찾는 사건들, 이상적인 남자친구를 사귀는 상상들을 통해 사춘기 아이들의 고민, 상상, 소망들을 엿볼 수 있다.

성장하는 사춘기 아이들의 모습이 잘 나타나있다

교정기 착용에 대한 타인의 시선집중, 여드름으로 고민하거나 이성에 대한 관심, 미국 중학생들의 학교생활과 아이들의 일상적인 대화들을 자연스럽게 잘 드러내서 사춘기 아이들의 고민과 성장과정을 볼 수 있다.

기억할 문구

가끔은 좀 외롭기도 했지만, 크게 신경 쓰이지 않았다

내 속도에 맞춰 삶을 산다는 게 행복했다 199

쭉 함께해온 친구들과 결별하는 일은 매우 힘들다. 그러나 주인공 레이나를 존중하지 않는 친들에게 맞서서 결별하는 결단을 내리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감상

치아 교정하는 과정이 매우 사실적이며 가볍게 생각했는데 치아상태와 잇몸에 따라 오랜 시간이 걸림을 알 수 있다. 저자가 경험이 녹아있어 치아 교정을 하는 과정과 고통들이 매우 자세하며 국내 치과도 비슷한지 궁금해진다. 14살 우리 큰 아이는 결손치아가 많아 교정과 임플란트를 해야하고 다른 아이들보다 오랜 시간이 걸린다고 한다.

치아를 가지런이 모으는 과정이 매우 더디며 이질적인 교정기를 착용하고 생활하며 관리하는 일은 번거롭고 힘든 일이다.

외모에 예민하고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하는지 타인을 의식하는 사춘기 아이들의 내면 풍경들을 보면서 우리 딸아이도 비슷하겠구나 아이들의 마음을 헤아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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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아한 건강법 - 생활습관으로 건강을 지키는 동의보감 양생법
김경철 지음 / 소동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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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아한 건강법

김경철 지음

 

프지 말고, 의학으로 강하게 오래오래 사는 법의 줄인말인 우아한 건강법이란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몸과 마음을 위한 건간 양생법에 관한 책이다.

서문이 [우아한 건강법]의 총론적이면 개론적으로 정리했다면 7부의 목차에선 양생에 대한 각론을 촘촘하게 다루고 있다. 1부는 황제내경과 동의보감이란 전통 한의학에 근간을 이루고 있는 양생이란 무엇인지 철학적 틀을 제공하며 이 양생이란 틀이 구체적인 건강법의 사상이 된다.

전통 건강 양생법이란 자연의 변화 이치를 알아서 자신이 생활하는 지역 여건과 기후 변화에 순응하는 삶을 강조한다. 둘째 늘상 마주하는 사람들과의 만남을 원활하게 하는 관계의 삶을 말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인간 내면의 마음, 정신의 행복과 편안함을 강조한다

인간 생활의 구성 요소를 음식 섭취, 거처와 운동, 성생활, 인간관계, 기후 적응이란 여섯 측면으로 유기적으로 연결하여 건강법을 살펴본다.

인간의 보편성뿐만 아니라 개체성을 중시하여 오행에 입각한 체질로 분류하여 사상체질을 기반으로 생명현상을 관찰하여 체질의 특성이란 선천적 한계성을 알고 수행과 양생의 교육으로 육체와 정신을 개선시켜 양생에 힘쓰도록 돕는다.

음식동원, 의식동원처럼 우리가 매일 먹는 음식은 아주 중요하다. 저자 역시 음식을 양생의 정의 다음으로 중요하게 다루고 있다. 마시는 물부터 계절에 따라, 건강한 식사방법, 한방 음식 재료의 유래와 음식재료의 효능, 부작용까지 두루 다루고 있다.

기억할 문구

세상에 절대적으로 좋은 것은 없는 법이다. 만병통치는 없다. 유행에 집착하여 무조건 신뢰하면 위험하다 117

개똥쑥이 좋다고 방송에 나오면 온 마트가 개똥쑥만 유행하다가 쏙 들어가고 지금은 노니가 유행한다. 과잉 홍보된 마케팅에 현혹되지 말고 지혜가 필요하다

건강양생은 우리 각자가 생활 속에서 알고 있는 사항을 얼마나 실천하는가에 달렸다. 137

건강법, 건강음식 등 건강에 관한 책과 요법들이 넘쳐 나서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다. 그러나 많이 알고 있는 것보단 제대로 아는 것이 중요하며 아는 것보단 일상에서 실천하는 일이 중요함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아무리 허약한 사람이라도 평소 무리하지 않은 생활을 하면 건강 장수한다고 할 정도로 과로를 피하는 생활습관을 중요하게 여긴다 153

철학자 칼 야스퍼스는 몸이 매우 허약했지만 자신의 질병과 허약함을 알고 장시간 무리 하지 않는 공부습관으로 오래 살았으며 정신을 많이 쓰는 철학사상을 연구하고 배울 수 있었다.

 

감상

 

자극적이고 맛있는 음식에 대한 탐함이 우리 인체와 정신을 어떻게 병들게 하며 허약하게 하는지,

적당히 움직이며 절제하는 생활이 필요한지를 양생에 기초해서 배울 수 있었다.

잘 안움직며 특정 기호식품을 탐한 내 생활방식과 내가 먹은 음식들을 살펴보고 나타난 증상들을 살펴보면서 국부적인 증상의 개선이 아닌 균형 있는 삶 전반으로 건강을 확장시켜 생각해 볼 수 있는 매우 유익한 책이다. 사상체질과 음양오행이란 우리 전통적인 사상과 건강과의 상호관계를 일상에서 우리가 접하는 음식재료와 운동, 인간관계, 정신수양이란 구체적인 건강법으로 배울 수 있다.

이 약과 음식만 먹으면, 이 운동만 하면 다 개선된다고 하지 않고 오히려 나의 생활습관과 먹는 음식 그리고 내 신체상태들을 면밀하게 살펴보고 불편하고 아픈 곳이 있다면 스스로 개선할 수 있도록 돕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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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 수 없는 나 - 나도 모르는 나의 존재에 대하여
와시다 기요카즈 지음, 김소연 옮김 / 문예출판사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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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는

외사다 기요카즈

 나란 존재는 무엇인가”,” “나만의 고유한 재능은 뭘까나의 정체성을 내부에서 불러보지만 불러볼수록 공허했던 그 연유의 실마리를 [알 수 없는 나]에서 찾을 수 있다.

이 책에선 왜 많은 이들이 과잉적으로 나란 무엇인가에 집착하게 되었는지를 철학적으로 살펴보게 된다.

나의 정체성이란 자기 자신에게 들려주는 이야기는 이야기를 공유해 주는 사람이 있어야 하며 이야기 자체가 우리 개인이 처음부터 만들어낸 특유한 것이 아닌 공동체에 깊이 침투해 있는 의미의 조직 안에 뿌리를 내린 것이다.

정체성을 얻기 위해선 반드시 타자가 존재하며 사람은 지금 존재하는 것과는 별도의 삶의 방식에 대한 상상력을 조금씩 깎아 없애간다.

나를 형성하는 인격을 의미하는 영어 person의 어원은 라티어 ‘persona’이고 무대와 역할에 따라 배우들이 쓰는 가면이 달라지듯 우리 역시 장소와 사람에 따라 여러 모습을 들어낸다.

결국 나의 정체성은 나만의 독자적인 그 무엇이 아닌 타자의 관계들을 통해서 형성된다.

애초에 본질적인, 순수한 나란 존재하지 않는 말장난이다.

나는 누구인가란 질문을 자신에게 던지지만 이런 질문은 역설적이게도 자신의 존재를 자신이 아닌 것으로부터 격리한다.

인상적인 문장들

유니폼이란 개인의 존재를 단일한 속성으로 환원한다. 학교는 사람으로서의 전인격적인 삶의 태도를 배우는 곳이다. 개인의 존엄이 밑바탕이 되는 학교에서 어떤 옷이든 강제되어서는 안된다. 144

중고등학생들은 교복을 입는데 대안학교는 교복을 입지 않는다. 큰 아이가 다는 학교 역시 두발이나 옷에 대한 강제가 없다. 부모입장에선 혹은 교사입장에선 자녀가 교복을 입는 것이 속편하지만 아이들 입장에서 그리고 학교라는 배움터에선 부적절할 수 있으며 교복을 입지 않는 학교에 대해 더욱 감사하게 된다.

그 자리에 있어주는 것이 적극적인 의미를 갖는다 142

나는 집에서 아이들을 기다린다. 일명 우리나라에게만 있는 직업란의 주부다. 여지껏 나를 규정하는 주부란 를 지우는 상태라고 생각했으며 누군가를 치다꺼리하는 주부 에 다른 고유한 직업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런 생각은 남편의 은퇴 날이 다가 올수록 심리적 압박으로 다가왔으며 가정의 경제적인 부분을 고려함도 중요하지만 주부를 사회적인 직업적 경력 단절로 축소해서 바라보는 사회적 시선들을 그대로 수용한 내 마음이 투영되었기 때문이다.

그림책 작가이자 정원사로 유명한 타샤튜더는 자신을 소개할 때 정원사라거나 화가라거나 그림책 작가로서 소개하지 않고 당당하고 기쁘게 주부라고 말했는데 나는 예비 인력, 잉여인력처럼 부끄러워했다.

감상

랭이란 철학자의 에피소드를 소개하면서 자타 관계의 네가지 유형으로 나와 내 자녀와의 관계을 되돌아 볼 수 있었다.

아들과 엄마 관계의 네가지 유형이란 사례를 통해 상호적인 좋은 관계와 병적인 왜곡된 관계들을 가족간의 관계에서 살펴보면서 내가 자녀를 지우고 결국 나도 지우게 된 과정들을 떠오르게 했다. 지워짐으로 공허해지고 나의 존재의미를 물었던 것은 아닐까?

수란 무엇인가 대한 질문에 수학자는 수는 수체계를 이루는 여러 원소 중 하나이다. 어떤 개체를 정의하기 위해서 그걸 둘러싼 시스템을 이용한다. 그래서 복잡해 보이지만 어떤 개체든지 주위 다른 개체들과의 상호작용에 의해서 정체성이 결정된다. [수학이 필요한 순간] 김민형저 중에서

수학자 김민형이 쓸 저 몇 줄이 [알 수 없는 나]의 핵심이 될 수 있다.

나는 누구인지, 누구에 대한 특정 타자일 수 있는지를 나와 긴밀한 관계인 자녀, 남편, 부모, 지인들의 관계 속에서 살펴봐야 볼 수 있음을 배운다.

나는 누구인가?’ 질문이 의미가 있으려면 내가 아닌 사람을 알아가는 과정을 통해서, 그리고 나를 둘러싼 세계를 알아가는 과정을 통해서 답할 수 있을 때임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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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시 - 외롭고 힘들고 배고픈 당신에게
정진아 엮음, 임상희 그림 / 나무생각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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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외롭고 힘들고 배고픈 당신에게

작년 홍사용문학관에서 시인과 함께 하는 에코산책을 했다. 산의 둘레길마다 시를 걸어두고 시인이 쓴 시를 시인이 직접 읽어주며 그 시의 의미를 소개하며 산책하는 여정으로 나태주 시인과 함민복 시인의 시를 직접 맛볼 수 있었다. 누구나 를 쓸 수 있지만 직업을 시인이라고 할 수 있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 3년을 매일 써도 한 권에 7~8천원으로 판매되며 판매지수를 보니 다른 책보다 인기가 없었다. 배고픈 직업이라고 생각했다. 나태주 시인은 교사였기에 비교적 안정적이었다면 한민복 선생님은 탄탄한 직장을 그만두고 배고픈 시인이 되었다. 나태주 시인의 시적 표현이 참으로 예쁘고 정겹다면 한민복 선생님의 시는 선생님의 삶이 담담하게 흘렀으며 고달프지만 고달픔에서만 끝나지 않는 깊은 감정이 내게 스몄다. 새색시처럼 쑥쓰러워하시면서 말을 아끼시던 선생님의 모습이 인상적이다. 시인이 쓴 시가 만인이 함께 읽으면 더 이상 시 한 개가 아니라 만개며 의미도 만개가 된다고 말씀을 아끼시던 선생님의 시는 진한 맛이다.

중이염으로 고기를 먹으면 고름이 나오는 어머니가 가난한 아들의 여름나기를 염려하며 설렁탕을 먹자 청하고 소금을 많이 넣어 짜다며 국을 더 받아 아들에게 가득 붓는 모습이 생생하게 시로 표현된다.<눈물은 왜 짠가>-함민복 시인

너무나 짜서 맑아진, 너무 오래 달여서 서늘해진, 고통의 즙액만을 알아차리는 ? <어떤 항아리> 나희덕

애지중지 마음을 쓰고 지극정성을 다해야 간장은 제대로 맛이 든다. 맑아지고 서늘해지고 짠맛 속에 감칠맛과 단 맛이 깃든다 107

서로 다른 시지만 지극정성의 마음이 느껴지면서 짠맛 이상의 이 느껴지는 시다.

엮은이의 시선으로 함께 읽어나가는 맛있는 시

라디오 <시 콘서트>의 방송 원고를 쓰면서 매일 아침 시를 읽으며 하루를 시작했다는 저자가 고른 시들은 상처받은 마음을 다독여 준다. 소재가 음식이 들어가는 그림이 어울어진 시들로 고통으로 배고픈 허기를 채워준다.

외로워서 밥을 많이 먹는다던 너에게

권태로우서 잠을 많이 잔다던 너에게

 슬퍼서 많이 운다던 너에게 나는 쓴다.

궁지에 몰린 마음을 밥처럼 씹어라.

어차피 삶은 너가 소화해야 할 것이니까  <> 천양희

 천양희님의 <>은 밥심으로 열심히 살아가는 우리에게 용기를 북돋아준다.

엄재국의 <꽃밥>은 앙상하게 마른 할머니가 아궁이에 불지펴 밥짓는 모습을 꽃밥으로 담아낸다.

장작에 불붙는 형상을 으로 표현하고 그 꽃으로 이팝꽃처럼 하얕게 끓어서 만개한 꽃밥으 피어나는 생명을 이어주는 이 되어가는 과정이 이렇게 아름다울 줄이야……

냄비에 밥을 짓기 때문에 밥물이 흘러 넘치지 않게 불 앞에서도 지켜보는데 때로는 그 잠깐의 시간도 아깝다고 다른 일을 하다가 렌지주변에 끓어 넘친 밥물로 물을 이루거나 밥타는 냄새가 나 가보면 새까맣게 타버린 밥을 만난다. 그 앞에서 세심하게 기울여야지만 꽃밥이 되는데 그런 꽃밥은 밥알이 촉촉하고 통통하게 살아서 가족들이 잘 먹는다.

매일 하는 밥짓는 과정이 의미 있는 시간으로 연결될 수 있음을 한편의 아름다운 시로 만날 수 있었다.

나는 과 관련된 시를 잠깐 소개했지만 이 책엔 커피, 만찬, 냉념,, 김치, 된장, 두부, 등등  우리가 일상적으로 먹는 소재들을 매개로 마음이 투명해지고 가벼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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