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십 대를 위한 실패 수업 : 사회.정치.스포츠 편 ㅣ 십 대를 위한 실패 수업 2
루크 레이놀즈 지음, 정화진 옮김 / 청어람e(청어람미디어) / 2019년 7월
평점 :
절판
한국의
10대들의 가장 큰 문제는 공부나 불투명한 미래에 대한 두려움이 아니다.
무기력이다. 부모세대보다 물리적 환경적인 조건들은 더 나아졌음에도 아이들은 일에 지친
근로자처럼 시들시들하다. 다양성의 맛을 알아버린 아이들이 학교란 좁은 울타리에서 옆자리의 친구와
경쟁하며 노동하듯 공부를 하기 때문일까? 왜 해야 하는지 알지 못하기 때문에 무의미한 시간들을
보낸다.
우리 딸은 모험심이 별로 없다. 안정적인 유형에 속한다. 식당에서 낯선 음식은 선택하지 않으며
가보지 않은 방식으로 길을 가지 않는다. 자신이 잘 하는 분야,
이미 칭찬받은 분야만 과제로 선택하려고 한다. 안타깝다.
물론 장점도 많다. 우직한 편에 속하며 변덕스럽지 않다.
심지가 제법 있는 아이니 같은 분야를 좀 더 다양하게 접하고 도전하면 좋겠다 싶어 실패수업이란 책을 꼭 읽게 해주고 싶었다.
10대 20대야 말로 결과를 생각하지 않고 도전해 볼 수 있는
나이임에도 초등 고학년만 되면 적성검사에 진로 지도로 아이들의 세계를 좁혀서 안타깝다.
위인들이 실패를 딛고 앞으로 나아가는 과정을 그린 책
인물에 대한 설명방식이 조금 독특하다. 한 사람의 성공은 그 사람이 성공할 수 있는 요인들을 가지고 있지만 주변 환경과
운도 어느 정도 작용한다. 우리는 성공한 사람들을 접할 때 이미 성공한 결과로 그 인물을 조명하기
때문에 그들이 얼마나 어려운 과정을 겪었는지 좀처럼 이해하기 어렵다. 이 책은 인물들이 매우 순조롭게
성공했을 것처럼 인물의 성공과정을 맨 앞부분에 요약한다. 그리고 반전적인 그들의 어려웠던 과정들을
중심으로 그려나가며 어떻게 이겨나갔는지 실패와 도전을 중심으로 기술하면서 교육학자로서 어린 독자들에게 기억할 부분을 포인트로 알려준다. 실패를 딛고 일어선 인물들의 이야기가 끝나면 노트 페이지가 있어 각자 인상적인 부분들을 적을 수
있다.
인상적인 인물들
나에겐 꿈이 있습니다란 연설로 유명한 넬슨
만델라의 감옥에 대한 일화가 너무 인상적이다.
제약된 수감생활
27년을 어떻게 보냈기에 교도관까지 존경하게 만들면 조언하게 만들었을까? 27년
옥중생활을 알고 싶다. 그날이 그날 같은 매우 제한된 감옥에서도 매우 평범하고 소소한 일에 대한
성취감을 느끼다니 실로 놀랍다. 어쩌면 그렇기에 그 오랜 수감생활에서도 견딜 수 있었으리라.
영화로도 만들어진 시비스킷!
나는 이 영화가 너무도 재미있어 여러 번
봤다. 스파이던 맹의 주인공이 남자 주인공이라 더욱 기억이 남는다.
영화가 더 감동적이라 시비스킷은 영화를 추천한다. 영화에는 나오지 않았던 이야기가
들어있어 관심 있게 봤다. 시비스킷과 판박이의 삶을 살았던 기수 조니 폴라드와 함께 사람들에게 감동을
줬던 일화는 지금도 감동적인데 시비스킷의 가능성을 알아본 스미스와 조교사 찰스 하워드란 인물이 없었더라면 그 가능성은 결코 대중들에게 알려지지
않았을 것이다. 탁월한 재능이 있음에도 과거 2년간의
저조한 실적으로 저평가 되었던 시비스킷의 놀라운 성장은 지금 읽어도 감동적이다.
감동적인 문장들
“마음을 굳게 먹으면 공포가 줄어든다는걸 살아가면서
깨달았어요. 해야 할 일이 확실해지는 순간 공포는 사라집니다.”
로자 파크스의 말
로자 파스크는 남이 이래라 저래라 함부로 하지
못하게 허락하지 않는 성격의 소유자였다.
인종차별로 항상 굴복해야 하는 피로감으로 버스
기사의 부당한 지시를 거부하고 백인에게 자리를 양보하지 않고 자리를 지킨 로자 파스크의 굳은 마음이 보인다.
사람들이 여러분을 단정 짓게 하지 마라. 여러분이
누구인지는 전적으로 여러분이 정하는 것이다. 본문
50쪽
실패란 우리 자신을 정의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사는 동안 일어나거나 경험하는 사건일 뿐이다. 이러한 도전에 맞서는 우리의 대응이 우리를
정의한다. 142쪽
감상
위인에 대한 이야기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그래서 집에 아이들을 위한 위인전기 및 성공한 인물에 관련된 책은 거의 없다. 그런 류의 책은 그들의 업적에 초점을 맞췄으며 지나치게 미화되기 마련이다.
나 역시 젊은 날엔 몇몇 위인들의 자서전이나 언론의 미화로 속았기에 세간에서 너무 조명하면 경계하기 마련이다. 실패를 딛고 크게 성공한 사람들의 이야기는 남들이 가지 않는 길,
험한 길을 가기에 우여곡절이 많아 분명 짜릿하고 감동적이다.
나는 저자의 중학교 1학년때 실제 이야기가 참 좋았다. 대학의 교수니까 어릴 때부터
모범생이었을 것 같은데 중학교 1학년 때의 모습은 문제아에 가까웠으니까 말이다. 평범하다 못해 그 이하인 어린 시절을 솔직하게 고백한 모습이 오히려 아이들에게 더 많은 영향을 주지
않을까?
다소 아쉬운 인물도 있다. 힐러리 클린턴은 왜 넣었을까? 여성이기 때문에? 힐러리 클린턴은 비호감적인 인물이다.(힐러리 부부는 조세회피처에
페이퍼 컴퍼니를 세웠으며 깨끗하고 투명한 정치인이 아니다) 차라리 버니 샌더슨에 대한 일화를 넣었으면
더 좋았을 텐데 아쉽다.
이 책은 일반 처세술과 바라보는 각도가
다르다.
마음속의 공포를 다루는 법, 자신을 남들이 단정짓게 하지 말라고 용기를 북돋으며 평범한 사람이 보면 병적으로 산만해 보이는 질리언 린에게
문제가 없다는 전문가인 의사의 한마디 말이 그녀를 세계적인 춤꾼, 안무가로 이끈 사례처럼 존재 그
자체로 옳다는 저자의 조언은 다루기 힘든 예외적인 자녀들을 키우는 부모에게도 큰 힘을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