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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바는 100살 - 우리의 바다를 살리는 이야기
라라 호손 지음, 박여진 옮김 / 애플트리태일즈 / 2020년 2월
평점 :
절판
알바는 100살
라라 호손 글 그림
아름다운 것을 좋아하는 물고기 알바의 눈으로 보는 바다생태
볼락 알바는 열대어처럼 화려하거나 예쁜 물고기는 아니다. 횟감으로 종종 잡히는 물고기다.
볼락이 사는 바다는 산호와 알록달록한 다양한 물고기와 생물들이 사는 아름다운 곳이다.
생일에 특별하고 반짝이는 걸 모으는 취미를 가진 알바는 멋진 수집품을 모으며 성장한다.
알바가 몸집이 커지고 해를 거듭날수록 축하해줄 친구들도 사라지고 이상하고 낯선 물건들로 바다는 황폐해진다.
알바가 살아왔던 아름다운 바다도시는 활기와 아름다움을 잃어가고 반짝이고 아름다운 물건을 찾으러 가다 우리가 버린 플라스틱병안에 갇혀 사람이 모여 사는 해안가까지 흘러가서 어른 소녀에게 발견된다.
알바와 소녀의 운명적 만남
아이들은 바다의 반짝이는 모래, 매끄러운 조약돌, 조개껍데기,소라 고둥, 석화된 산호초 조각을 사랑한다. 이 책의 소녀처럼 말이다. 알바와 소녀는 물고기와 인간이지만 둘이 비슷하다.
쓰레기로 뒤덮인 해안가와 그 해안가에서 떠내려온 플라스틱에 갇힌 알바의 우연적인 작은 만남이 아름다운 바다 재생의 가능성으로 이어진다.
다양한 알바 친구들을 찾아보아요
책을 다 읽고 나면 알바친구들의 이름과 학명 및 특징들을 알 수 있어요. 나비고기, 곰치, 흰동가리처럼 아는 물고기는 눈에 띄어서 잘 찾지만 갯민술달팽이나 파란 고리문어도 있었다는 사실을 알고 책으로 다시 돌아가 찾아 보는 즐거움이 있다.
누구나 당장 실천할 수 있는 바다 보호방법도 배우고 생각해 봅니다
바다란 공유지는 누구나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다. 그러나 모두의 책임이라고 생각한다면 바다가 마을주민들처럼 직접 바다에 들어가 쓰레기를 줍지 못하더라도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다. 아이들도 실천할 수 있는 바다 보살피는 법들을 함께 나눌 수 있다.
감상
내 세대의 기대수명은 100살이고 우리 아이들 세대의 기대수명은 130년쯤으로 늘어난다. 어디까지나 기대수명이지만 인간이 기대하는 최고치는 100살이다. 200살 이상을 사는 볼락의 수명을 그대로 썼다면 인간한테는 너무도 먼 시간처럼 느껴질지도 모르지만 100살로 하니 우리들의 수명과 같아서 감정이입이 된다.
왜 100살일까? 알바는 200살도 아니고?
유아들에게 가장 큰 수가 뭐냐고 하면 숫자를 좀 안다는 친구들도 100을 말한다.
100+100은 200이라고 말하는 7살 우리 딸도 내가 가장 큰 수는 뭐야 물으니 100이라고 말한다.
그 이상의 숫자도 100처럼 느껴질 것이다.
사람과 바다생물이 사는 공간을 동등하게 보여준다. 사람이 모여 사는 곳이 마을이라면 알바가 사는 곳은 산호도시다. 우리가 나이를 먹듯 산호도시의 알바도 나이를 먹는다.
이 책은 물고기에겐 알바란 고유한 이름으로 소녀에겐 그냥 익명의 보통명사로 부른다.
고유한 누구가 아닌 우리 모두를 상기할 수 있도록 그리고 그 소녀만이 특별한 행위가 아닌 우리 모두가 할 수 있다는 그 가능성을 생각하게 한다.
언제나 간접적으로 접하는 바다속 물고기에겐 볼락이 아닌 알바란 이름을 통해 우리에게 그 고유한 생명종에 대한 존재를 강렬하게 부각시킨다.
200살을 넘게 사는 한볼락 알바를 통해 우리와 우리 자녀가 건강하게 100살을 살아가는 환경을 원하듯 바다엔 인간의 수명 몇배를 살아가는 다양한 생물종들이 존재하고 있음을 그리고 바다를 오염시킨 주범이 인간이지만 바다를 재생시키는 노력 또한 할 수 있는 존재임을 보여주는 아름다운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