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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만 모르는 그리움 ㅣ 나태주 필사시집
나태주 지음, 배정애 캘리그라피, 슬로우어스 삽화 / 북로그컴퍼니 / 2020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너만 모르는 그리움
나태주 필사시집
시와 캘러그라피 그리고 삽화가 있는 여백
시인이 살아올 수 있었던 근원적 힘을 그리움으로 뽑고 있다.
첵의 제목도 그리움이듯 시인에게 그리움은 나의 길이었고 나의 안내자였고 사랑은 또 동행자였다고 서문에 밝히고 있다
보고 싶다 보고 싶었다 내 일생을 요약하는 두 줄의 문장 238쪽 어떤 문장
나태주 시인의 필사시집은 시인의 신작과 미공개 시 30여편이 수록되어 있고 나태주 시인의 둥글고 부드러운 필사본 시도 수록 되어있으며 감성을 적시는 편안한 일러스트와 배정애 캘리그라퍼의 캘리그라피도 들어있다. 그리고 따라 쓰고 싶게 편지지 같은 여백 페이지가 들어있어 필사도 할 수 있다.
나태주 시인의 [시]처럼 자세히 알려고 하지 않아도 그림보듯 음악을 듣듯 편안한 느낌으로 감상할 수 있다.

편안한 수채화 풍의 그림과 시와 그리고 여백들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꽃을 피우는 풀꽃처럼 평범한 풀꽃같은 나를 지지해주는 시! 참 좋아!
배정님의 캘리그라피 그리고 나도 따라 쓰다
배정님의 캘리그라피는 시에 따라 변화한다. [어린아이로]는 캐릴그라피보다는 좀 더 자유로운 필사에 가깝다. 나도 부담을 덜고 필사할 수 있었다.
나태주 시인의 시는 거의 다 좋아서 몇 편을 고르다가 포기한다.
감상
사랑과 그리움을 언어로 꽁꽁 숨기지 않고 읽었을 때 바로 알 수 있을 만큼 직설적이다.
직설적이면 민망할 듯도 한데 시는 담백미도 느껴진다.
나태주 시인의 시는 참 예쁘고 곱다. 어린아이도 아니고 청년도 아닌 정년퇴임을 오래전에 했음에도 쳇바퀴 같은 일상을 빛나게 바라보는 섬세한 감수성이 있다. 긴 풍랑의 세월을 이겨낸 노년의 노련함에서 묻어나는 느긋함도 아니다. 어디서 오는 걸까?
아이들에게 영감을 많이 받은 시인답게 이미 어른임에도 아이들의 본성,천성을 간직하고 싶어하며 [인생]이란 시에서처럼 화창한 날씨든 소낙비든 날씨 탓을 하지 않고 소중한 나의 하루 나의
인생이라며 받아들이는 긴 인생을 살아오면서 터득한 성숙한 태도들을 접할 수 있다.
그래서 시인인가보다. 누구나 시를 쓸 수 있지만 다 시인인 되지 못하는 것처럼.
어디서 읽었는지 기억은 나지 않지만 시인은 쉬운 걸 어렵게 쓰는 사람이 아니라 어려운 걸 쉽게 쓰는 사람이라고 했는데 나태주 시인의 시가 그렇다.
담백하면서 어린아이 같은 맑은 시어로 조탁된 시들을 따라 써보고 읽어보면서 놓치고 있던 일상에서의 나, 나와 연결된 사람들의 인연을 포착해주며 온기를 불어 넣어주는 시간을 가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