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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로등을 밝히는 사람 ㅣ 지양어린이의 세계 명작 그림책 66
아리네 삭스 지음, 안 드 보더 그림, 최진영 옮김 / 지양어린이 / 2020년 1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가로등을 밝히는 사람
아리네 삭스 글 안 드 보더 그림
어릴 때 텔레비전에서 방영한 영화 스릴러 범죄영화 가스등이 기억에 남는다.
주인공이 청순하고 예쁜 잉그리드 버그만이었는데 밤에는 가스등의 불빛이 희미해지고 다락방에선 이상한 소음이 나서 남편에게 말하면 아내(잉그리드 버그만)를 신경쇠약 정신이상자로 몰아
점점 여주의 심리상태가 불안정해져서 보는 나도 조마조마했다.
가스등을 분배해서 사용하면 밝기가 떨어지는지 전구 등을 상용화되기전에 밤을 밝히던 거리의 가스등!
[가로등을 밝히는 사람]이란 가스등을 밝히는 직업을 가진 사람의 사람에 대한 따스한 마음이다.
가스등으로 보는 18세기와 19세 초까지 유럽의 밤풍경
밤에 켜진 가로등과 실내등이 노란색으로 빛난다.
[과학자·평론가 부부가 들려주는 '명화 속 과학'](4) 고흐 '밤의 카페테라스' 출처
굴렁쇠를 굴리는 아이, 썰매를 타는 아이, 마차가 왕래하고 저녁에도 제법 분주하다.
촛불이나 석유램프보다 더 안전하고 밝아서 밤에도 독서를 할 수 있고 작업을 할 수 있어 노동자의 노동시간이 늘었다고 한다. 에디슨의 전구발명으로 노동자들의 노동시간은 살인적으로 늘어났지만 가스등도 그러해서 밤늦게까지 일하는 아빠를 기다리는 어린 소녀가 나온다.
죽마 위에서 또각또각 걸어서 가스등의 유리를 들어 올려서 심지에 불을 밝힌다. 이 도시의 가스등을 밝히기 위해 추위를 견디고 불을 밝히는 가로등처럼 가로등 켜는 사람은 도시를 돌아다니며 불을 밝힌다.
가로등처럼 사람들의 마음을 밝혀주는 따뜻한 이야기
눈이 내려 추워도 비가 오고 바람이 불어도 늦은 시간까지 가로등을 밝혀야 하는 가로등을 밝히는 사람은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자신의 일을 묵묵히 하면서 도시에 사는 사람들을 지켜본다.
특히 아파서 누군가의 손길이 필요한 사람, 손주를 잃어 슬퍼하는 사람, 아빠를 기다리는 어린 소녀, 언어가 통하지 않는 외국인 이민자, 누군가를 간절히 기다리며 편지를 보내고 답장을 기다리는 아가씨. 사람들의 따뜻한 손길을 필요로 하는 그들을 모른 채 하지 않고 편지들을 보내며 한 도시에 살지만 서로 몰랐던 이웃들을 연결해 준다.
감상
옛 영화나 기록을 읽지 않으면 알 수 없는 18세기 19세기 초에 사용했던 가스등을 누가 밝히는지 이 책을 읽지 않았다면 알 수 없었을 것이다. 지금은 가스등도 가스등을 밝히는 직업도 사라졌다.
이 책의 백미는 가로등이 가난한 사람과 부자인 사람들 모두 밝혀주듯 자신의 일을 묵묵히 하면서 어려움과 고통에 처한 사람들을 사정을 알고 그들을 연결해 준다는 것이다.
어쩌면 우리들에게 필요한 것은 사람과 사람들이 건네는 손길이 아닐까?
고독하고 고통스러웠던 사람들이 서로 모여 이야기와 먹을 것을 나누며 아픈 사람을 가끔씩 돌보면서 서로를 들여다보고 돌보는 모습은 내 마음을 따뜻하게 적셔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