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청소년에게 2 - 개념 청소년 되기 프로젝트 - 불온한 십대가 세상을 바꾼다 대한민국 청소년에게 2
강수돌 외 지음 / 바이북스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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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3.08

 

대한민국 청소년에게 2

 

 

한국의 10대부터 30대까지 죽음의 사유 1순위가 자살. 그다음이 교통사고와 암이다.

OECD 국가중에 1위이다.

무엇이 그들을 그렇게 자살로 몰아갔을까?

한참 꿈꾸며 열정적으로 세상을 탐구해야 할 젊은 나이에 스스로 목숨을 꺾어야만 했던 이유는 무엇일까?

안타깝고 가슴이 먹먹하다.

어렵고 힘들어도 진취적으로 자신을 삶을 개척하는 영웅적인 사람이 있는가 하면 함께 끌어주고 같이 갈 때 힘을 내는 도종환 시인처럼 늦게 피는 가을꽃 같은 사람도 있다. 빠른 속도와 동일한 방식으로 줄 세우고 몰아붙이면 늦게 피는 사람들은 설 자리가 없다.

  부모세대보다는 물질적으로 풍족하지만 공부를 노동으로 강요받고 현재의 즐거움을 유보한 채 불안한 미래에 대비해 적대적 생존경쟁(강수돌)을 강요받는다.

학교에선 왕따와 폭력이 난무하여 학생들이 동무들을 죽음으로 몰아넣는 지경에 이르렀다.

세계에서 최장시간의 학습을 강요받는 나라, 노동시간이 제일 긴 나라답게 꿈꾸고 배우기를 즐거워할 십대들에게 공부를 노동으로 강요받으며 신자유주의 경쟁을 내면화(강수돌)시킨다.

고도 성장기에 열심히 일하면 부자가 될 수 있었던 부모세대와 달리 대학을 나와도 절반은 비정규로 인생을 살아야할 십대들에게 미래는 더욱더 불안하고 불투명할 수밖에 없다.

이런 우울한 한국 십대들에게 다른 프레임으로 세상을 바라보기를 권하는 이들이 있다.

평소에 내가 존경하던 강수돌님과 홍세화님, 우석훈님과 손석춘님등 16명의 멘토들이 십대들에게 기존세대의 낡은 프레임을 깨라고 주문한다.

 

파트원에선 한국사회의 무한경쟁에 대해 꼬집는다. 학교에선 입시경쟁, 대학 졸업 후엔 취업경쟁으로 정규직과 비정규직으로 노동자를 찢어서 분열시키는 기업들의 모습을 여과 없이 보여주며 우리에게 연대의 중요성을 알려준다.

김종휘씨의 재미에 대한 설명은 인상적이고 신선했다.

“태국말로 재미를 뜻하는 사눅은 자연스럽게 우러나는 자발적인, 근심 없는 즐거움을 뜻한다. 일이건 놀이이건 상관없이 어떤 활동을 할 만한 가치가 있는 것으로 만들어주는 속성이 바로 ‘사눅’이다. “ - 16,17p-

이러한 즐거움은 외부에서 오는 게 아니라 내부에서 오는 주체인 ‘내’가 그렇게 느낄 때인 것이다. 공부에서 재미를 느끼지 못하는 대다수의 학생들에게 공부는 고통일 수밖에 없고 강요는 폭력이 될 수밖에 없다. 그럼 호기심과 상상력의 원천인 재미를 어떻게 찾아낼 수 있을까? 나 자신을 느끼고 이해하는 능력을 길러야 하고 그 능력은 누군가와 만나서 관계를 형성을 통해 의미를 구축할 때 얻어진다.

앞만 보고 달려서 프로가 되기를 강요하는 세계에서 경쟁을 비켜가고 자기식의 공을 치며 야구를 즐겼던 삼미 슈퍼스타즈를 통해 청소년들이 재미있는 삶을 통해 삶의 의미를 발견하기를 바란다.

경제학자이면서 신자유주의 적대적 경쟁을 통렬하게 비판하는 강수돌 교수님은 우리가 내면화한 경쟁의 덫을 자본주의 역사를 통해 까발리며 경쟁을 부추겨서 이득을 챙기는 세력을 찾아내고 연대를 통해 마을공동체를 복원하여 인간성을 회복하기를 희망한다.

저자 자신이 그런 믿음을 갖고 마을 공동체를 만들어 실천하고 있다.

 

파트 2에선 다문화세대와 장애인에 대한 사회적 편견으로 고통 받는 이들의 문제를 다루며 “차이에 대한 존중”을 통한 열린사회로 나아가기에 대해 이야기한다.

파트 2에서 홍세화님의 학생인권조례에 대한 이야기는 한국 교육의 민주성의 정도를 가늠해볼 수 있어서 관심 있게 읽었다. 학생인권조례 법령이 시행되었지만 학교폭력을 빌미로 학생들의 주체성과 자율성을 인정하지 못하고 일부에선 폐지운동을 벌이고 있다. 국민적인 의식이 법을 쫒아가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고 학생들을 미성숙한 존재로 보는 관점 때문이 아닐까 생각된다. 유럽의 수준에 한참 못 미치는 지극히 인간의 자율성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는 조례에 대해 거센 저항을 갖고 있다는 것은 충분한 소통 없이 일부 진보적인 시민단체들에 의한 일방적인 통과가 아니었을까? 학생들의 잇따라 자살한 대구의 경우 인권조례 제정이 논의조차 되지 못했다는 것은 학교단위의 의견수렴이 충분히 반영되지 못한 결과라는 생각이 든다. 홍세화님과는 달리 인권조례의 내용보다는 절차상의 문제가 있었다는 생각이 든다.

 

파트 3에선 SNS시대를 통해 기성언론의 정보왜곡에 맞서서 적극적으로 사회와 소통할 것을 권유하고 실제로 십대들은 SNS를 통해 기성세대들과 열린 대화를 통해 소통해나간다. 고재열 기자는 언론이 정보를 통제하고 진실을 은폐하려고 하지만 소셜미디어의 빠른 속도를 막을 수 없다. 소셜 미디어를 활용한 다양한 사회연계프로그램을 만들어 지역사회를 돕고 연계망을 구축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며 민감한 십대들에게 소설미디어를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유용한 팁도 알려준다.

또한 4대강사업의 허구를 낱낱이 고발하고 강의 생태계 복원이 얼마나 중요한지 학생들의 사회동참을 소망하는 최병성 목사님의 이야기를 통해 막연히 알았던 사대강 사업의 실체를 속속들이 알게 되었다. 한 사람의 집요한 노력이 세상을 어떻게 변화시키는지 그 힘을 느끼면서 그런 분의 노력으로 조금 더 살기 좋은 사회로 나아간다.

 

파트 4에선 ‘더불어 삶’을 인문학에서 배우다라는 큰 목차아래에 철학자, 인문학자, 역사학자, 시인 4명이 청소년들에게 각자의 전문분야인 인문학적 지식을 배경으로 세상을 이해하는 법을 말해준다. 어린 시절의 좌절이 문학으로 자신을 이끌어서 시인이 되었다는 도종환시인의 진솔하고 사적인 이야기는 위대한 시인의 벽을 깨고 인간적으로 다가와서 그분의 시가 왜 그렇게 많은 사람들에게 공감을 받는지 조금은 이해할 수 있었다. 네 분 중에 자신의 상처와 좌절까지 있는 그대로 보여준 시인의 모습을 통해 한국의 십대들도 그렇게 할 수 있으리라는 희망과 격려를 받았다.

 

16명의 멘토의 글은 강연과 칼럼 등의 글을 통해 기고된 원고를 수정해서 비슷한 주제끼리 묶어낸 책이라 일인 저자의 대비 일관성이 조금 떨어지지만 청소년들에게 세상을 다르게 바라보는 관점과 생각하는 힘을 일깨운 책이 아닐까 생각된다.

이전 세대가 만든 제 문제를 청소년들이 떠안았다는 부채의식이 들면서도 한편으론 잘못된 세상에 대해 순응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자신들의 문제를 제기하고 정치에 참여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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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수야! 안 철수?
신용우 지음 / 작가와비평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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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수야! 안철수?

고 이태석 신부와 안철수 교수의 삶의 통해 두 사람을 친한 평생지기 친구로 설정하여 이야기를 전개하고 있다.

주인공 ‘나’인 안철수의 1인칭화자의 시점으로 그려지는 이 책은 친구인 짝궁 신부의 부고로 장례식장을 내려가면서 어린 시절과 성장과정을 회고하면서 시작된다.. ‘나’와 친구의 어린시절과 성장과정은 단순한 개인의 역사가 아니라 우리나라의 얼룩진 현대사를 고스란히 담고 있다. 6.25동란이후 50년의 한국의 정치,경제의 역사를 고스란이 담고 있다.. 박정희 유신체제의 유산은 전두환의군사쿠데타를 통한 군부독재를 낳았고 학생과 시민들의 저항은 광주민주화항쟁으로 번져나가면서 독재타도와 민주주의 가치를 지키기 위한 저항운동으로 확산된다. 군부독재는 박종철 고문사건으로 6월민중항쟁을 통해 대통령 간선제를 직선제로 바꾸는 민주화에 한발 디딘 성과를 얻기도 한다. 성수대교 붕괴와 IMF사건, 일본의 신한일어업협정, 중국의 동북아공정등의 한반도에 대한 침략적인 제국주의적인 주변국들의 모습들도 함께 보여준다. 그 흐름속에서 짝궁은 의사에서 신부가 되어 아프리카에서 나눔을 실천하고 안철수인 ‘나’는 암담한 현실속에서 어떤삶을 살아야 하는지 번민하고 고뇌하는 과정 중에 컴퓨터바이러스 백신을 개발하여 무상의 나눔을 실천한다.

저자는 소통은 나눔에서 출발한다고 생각한다.

소통을 하려면 무엇보다 먼저 마음을 열고 나를 내려놓는 게 중요해. 내가 가진 것 중에서 상대가 원하는 것이 정신적인 것이든 물질적인 것이든 간에 나누어 줄 각오가 되어 있어야지.- p 266중에서

 MB정권의 4년 내내 화두는 ‘소통’,‘나눔’이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가장 소통이 단절되었던 현정권에게 아주 의미심장한 메세지이며 저자가 우리에게 두 위인의 입을 통해 전해주고 싶었던 작가의 속 뜻이고 생각된다.

이 책은 역사소설이다. 우리나라의 근현대사를 알아보고 싶다면 딱딱한 근현대사 대신 이 소설을 추천하고 싶다. 주인공의 어린시절과 현재를 넘나들면서 우리가 잊고 있었던 사실이나 그 시대에 태어나지 않아서 잘 몰랐던 시대의 아픔을 이 소설을 통해서 알 수 있었다. 한국 근대사가 나와 어떻게 연관되어 있는지 생생하게 느낄 수 있다. 우리의 삶은 개인으로 굴러가는 듯 보이지만 한 국가와 그 시대의 정치경제가 어떻게 날실과 씨실처럼  그 속에 사는 우리들을 엮어내는지 알 수 있다.

 

반면 이 책은 소설책으로서 재미가 없다. 개화기때 나온 계몽소설처럼 계몽적 훈시가 노골적이고 직접적이다. ‘상록수’같은 소설이 떠오른다. 저자의 격한 감정과 사상을 직접적으로 우리에게 강요하는 느낌이 들어서 읽기가 대단히 거북하다. 의도는 좋으나 자신의 생각을 몽땅 글로서 노골적으로 풀었기에 독자의 느낌이 생기지 않는다. 소통을 부르짓는 저자가 자신의 생각만 주입하는 식의 글에서 어떤 공감을 얻을 수 있을까? 나눔과 소통에 인색한 작금의 상황에서 안철수 교수와 이태석 신부를 주인공으로 삼은 이유는 이 두 분은 계산하지 않고 마음으로 우러나와 나눔을 실천적으로 행하는 대표적인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소통이 부재한 정권속에서 사람들에게 다가가서 위로와 희망을 주었기에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모일 수 있었다. 또한 자신의 나눔을 자신이 형편이 좀 나아서 불쌍한 이를 도와준다는 생각이 아닌  누군가 누릴 수 있던 혜택을 자신이 누렸기에 진 빚을 갚고자 하는 마음의 출발이었다.

저자는 가진자가 덜가진자에게 배푸는 종교적인 미덕과 헌신을 바라지만 그런 미덕으로 진정한 연대는 불가능하다고 생각된다. 우리가 소통하려는 궁극적인 목적은 결국 연대와 협동을 끌어내기 위함이므로.

멕시코 사피티스타 여성 농민의 말처럼 "연대란 뿌리가 같은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손을 맞잡고 함께 주체로 나서는 것"- 대한민국 청소년에게 2 49p 인용-이란 말에 적는 동의하는 나로서는 저자의 베품의 미덕에 대해 반대한다.

재미와 감동 모든 부분에 안타까움이 많이 남는 책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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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정엄마네 레시피 - 콩나물무침부터 갈비찜까지 엄마가 해주시던 '그 맛'내는 요리 비법
중앙M&B 편집부 엮음 / 중앙M&B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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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책

2012.03.06

 

친정엄마네 레시피

 

이 책도 시작하기 전에 어느 요리책처럼 요리에 필용한 물건들을 소개하고 있다.

그런데 만능뚜껑와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 필러는 처음본다. 필러로 밤까지 깎으면 필러의 칼날부분이 손상되지 않을까 약간의 우려를 하면서도 탐이난다. 

 

 

 

 

마트에서 위에 소개된 솔을 봤는데 뭐할때 쓰는건지 참 궁금했는데 채소의 흙을 털고 씻는데 사용하는 물건임을 처음알았다. 고구마, 우엉등 씻을때 고생했는데 이번에 구입해야 겠다. 

 미역국에 왜 파를 넣지 않는지 궁금해서 주변사람에게 물어보면 잘 몰랐는데 이 참에 알게

되었다.

 

 아이가 좋아하는 굴비를 오래되면 찜찜해서 맛이 없어서 그냥 버렸는데 지금 보니 맛있게 먹을 방법이 있었는데 그동안 버린 굴비가 너무 아깝다.

오래된 굴비도 맛있게 먹을 방법이 소개되어있어서 정말 유용하다.

 

죽집에서 제공되는 장조림은 참 부드럽고 맛있는데 내가 만들면 냄새나거나 너무 딱딱해서 

씹을때 질감이 나빠서 한번 성공하면 두번은 실패는 요리다. 그런데 그 이유를 이번에 안 것이다.

왜 딱딱했는지... 정말 세세하고 자세해서 이 메뉴법대로 하면 절대 실수하지 않을듯하다. 

 

 

 

 

이책의 최고 장점은 앞에는 레시피가 있고 뒷장에는 엄마에게 질문코너란 부분이 있어서 레시피 이외에

세세한 음식과 관련된  tip을 준다는 것이다. 새내기부터 경력이 어느정도 되는 주부라도 음식에 대해 연구하는 사람이 아니라면 잘 모르고 지나가지만 알면 도움을 많이 받을 수 있는 알찬 내용들이 들어가 있다.

이 책은 우리가 쉽게 일상에서 먹는 음식에 대한 레시피지만 일반 레시피는 우리가 이미 안다는 전제하에 생략되어 있는 재료에 따른 손질법과 레시피에 대한 설명이 참으로 상세하다. 내가 찾던 레시피다.

어느 독자는 음식종류가 부족하다고 하는데 나는 여기있는 메뉴만 다 만들어봐도 충분할 듯하다.

단지 특이하다면 일품식이 없다. 카레나 뭐 이런 일품식은 빠져있다. 대신 우리 한식에 맞는 나물요리,제철반찬,국등이 소개되어있어서 일상에서 먹는 음식을 더 맛있게 영양가 있게 먹을 수 있으면서 우리가 실수하는 부분을 친절하게 설명해주고 있어서 너무 요긴하다고 생각된다.

이 책은 요리할때 항상 옆에서 내게 훈수두는 친정엄마처럼 나를 도와서 요리하는 즐거움을 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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빕스의 엉뚱한 소원 비룡소의 그림동화 219
한스 마그누스 엔첸스베르거 글, 로트라우트 수잔네 베르너 그림, 한미희 옮김 / 비룡소 / 2012년 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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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룡소

2012.03.05

 

빕스의 엉뚱한 소원

  

 

 

 

 

 

이 책은 책도 길쭉하고 그림도 길쭉하다. 왼쪽에 글이 오른쪽엔 그림이 들어가 있는데 글들도 위쪽에 배열되어있고 밑에는 작고 아기자기한 본문과 별 상관 없는 그림과 여백이 들어있다.

글씨도 많아서 처음엔 칙칙한 색감과 다닥다닥 붙은 글씨와 철학동화라는 딱지는 솔직히 책을 들여다보기 주저하게 만든다.

곰곰이 생각해 보니, 나도 빕스같은 날들이 있었다. 너무도 속상하고 짜증나서 나만의 방에서 모든게 사라져 버리면 좋겠다고 생각했던 적이 떠오른다. 부모의 간섭에서 벗어나 어서 어른이 되서 내 맘대로 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어른이 되니 모든걸 내 마음대로 할 수는 없었고 오히려 무거운 책임에 어깨가 짓눌리기도 한다.

빕스와 같은 어린아이에서 지금은 빕스같은 또래의 아이를 키우는 부모가 되었다. 그런데 빕스의 마음을 잊고 있었다.

 

 

자전거를 잃어버려서 부모님께 혼나고 비까지 마음 어둡게 내려서 원하는 수영도 못가고 함께 방을 사용하는 형은 방을 더럽게 써서 빕스가 집중할 수 없다.  생일날 자신이 원하는 선물도 못받고 싫어하는 피클을 자꾸 권하니 빕스는 너무도 짜증스럽다. 더구나 학교선생님께 오해까지 받고 너무도 억울하다.

그런 빕스는 세탁실 뒤쪽의 조그만 골방의 빨래 바구니에서 들어가 고래고래 소리를 마음껏 지른다.

 

 

" 이제 더는 그런 일을 당하고 싶지 않아. 이런 세상 따위 없어져 버렸으면 좋겠어.

 온 세상아, 다 사라져 버려라!"

 

 

 

모든게 사라져 버려 춥고 숨도 쉴도 없다. 색깔도 자연도 그 어떤 것도 없다. 빕스는 하나하나 만들어간다. 그런데 자기의 세계는 자기 가 생각하는 대로 곧바로 생기지 않고 하나하나 설계해야 하는 세계다.

잘못 말하면 부드러운 베개대신 날카로운 펜촉들이 날라오는 이상한 세계다.

 하나 하나 만드는 일에 지쳐 잠이 든 빕스는 잠에서 깨어보니 가족이 있는 집으로 다시 돌아와 있다. 빕스한테 자전거를 잃어버렸다고 야단쳤던 부모님은 마당에서 자전거를 발견하고 빕스한테 사과를 한다.

빕스는 부모의 사과에 모든 짜증이 사라져 버린다.

 바뀐건 단 하나도 없는데 빕스의 억울함과 분노는 사라져 버렸다.

 

"이것 해라 저것은 하지 마라" 등의 통제를 더 많이 받을 수 밖에 없는 아이들은 알게 모르게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 부모들은 이미 어린시절이 지나서 그런 아이들의 마음을 잘 모르고 지나칠 수 있다.

빕스는 자기만의 공간에 들어가 자기만의 세계를 창조하며 분노를 표현한다.

아이들도 살아가면서 가족과 부딪치고 스트레스를 받아 분노와 짜증을 받을 수 있다. 이 책에 나오는 빕스처럼 자신의 마음을 푸는 방법을 아는 아이들은 그래도 건강하다. 아이들이 부탁을 다 들어준다고 짜증이 없는게 아니라 빕스처럼 자기만의 분노를 푸는 방법들이 아이들에게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아이들은  자신의 마음을 이해해 주는 부모의 사과를 통해 기분이 풀어지기도 한다. 부모의 오해로 아이에게 상처를 줬다면 부모의 잘못을 시인하고 사과하는 것도 필요하다.

한편으론 부모인 내가 혹 아이입장보다는 나의 입장으로만 아이에게 강제한것은 아닌지 생각해봤다.

아이가 싫어하는 음식을 많이 강요했는데 빕스를 보니 너무 미안해진다. 아무리 몸에 좋아도 아이가 스트레스까지 받으며 먹는게 이롭지는 않을텐데 말이다.

빕스의 엉뚱한 소원이란 책을 통해 아이들의 마음을 들여다 볼 수 있었다.

 

맨 뒷장에는 알고보면 더 재미있는 그림책란에는 작품의 해설이 들어가 있어 잘 이해 할 수 없었던 그림책에 대한 이해를 돕고 있어 그림책을 감상하는데 도움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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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바 : 먹보 옐로우와 개구쟁이 레드 라바 동화 1
최정원 글, (주)투바엔터테인먼트 원작 / 형설아이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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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3.03

 

라바 먹보 예로우와 개구쟁이 레드

 

 

 

 

라바는 순수 국내산 슬랩스틱 애니메이션이다. 색감이 참 예쁘고 개성있는 캐릭터들이 대단히 인상적이다. 내용은 없지만 대단히 재미있고 과장된 모습이 지나쳐 무섭기도 하다.

아동부터 성인까지 다 볼 수 있다.

말이 없고 오로지 우스꽝스럽고 과장된 행동으로 보여주는 애벌레들에 관한 내용을 책으로 다시 만났다.

곤충이 알에서 부화되어 성충이 되기 전단계인 애벌레 상태를 [라바]라고 하는 것도 이 책을 만나고 나서 알게 된 사실이다.

애벌레 옐로우와 레드 바이올렛 장수풍뎅이인 블랙은 숲에서 살지 않고 하수구에 살면서 인간이 버린 플라스틱 병뚜껑에 물을 담거나 통조림캔 안에서 살거나 껌, 치즈조각등의 쓰레기음식물을 먹으며 산다.

 

바이올렛은 무슨 벌레인지 외모는 가녀리고 예쁜데 눈과 한참 떨어져 배 부분에 뾰족뾰족한 이빨을 갖고 있는 무시무시한 벌레다. 바이올렛의 정체는 도통 모르겠다. 혹 유전자 조작된 벌레인가? 이 책에는 나오지 않지만 바이올렛은 인간이 버린 향수병과 사랑에 빠지기도 한다. 자신과 비슷한 향수병의 모습에 반한 것이다. 숲속에서 같은 벌레끼리 사는 게 아니라 저마다 혼자인 애벌레들이 모여서 살고 있다.

벌레들은 풀과 잎사귀나 혹은 다른 벌레들을 먹어야 자연스러운데 우리들이 버린 쓰레기를 가지고 놀고 사람들이 먹다 버린 쓰레기를 먹는 전혀 자연스럽지 않은 벌레들이다. 그 벌레들의 삶이 부자연스러울수록 만화영화도 지나치게 과장되며 우스꽝스러운 움직임을 보여준다.

그런데 아이들은 너무 좋아한다. 우리 아이도 계속 보고 또 본다.

책은 슬랩스틱 애니메이션을 정지된 그림책으로 만들어서 연결이 뚝뚝 끊어져 내 눈으로 봤을 때는 재미가 반감되지만 아이들은 너무 좋아한다. 보는 관점이 다른가보다.

글 중심으로 보는 나는 이야기가 영상에 비해 맥아리가 없어서 별 즐거움을 못 느끼는데 아이는 그림을 보고 깔깔 웃는다.

 

   [핫도그를 먹어서 입주변이 피가 철철 흐르는 모습으로 보이는 옐로우]

 

본문의 QR 코드를 찍으면 본문의 내용을 동영상애니로 볼 수 있다.

 

유튜브에서 라바를 치면 재미난 라바 동영상을 관람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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