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수야! 안 철수?
신용우 지음 / 작가와비평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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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수야! 안철수?

고 이태석 신부와 안철수 교수의 삶의 통해 두 사람을 친한 평생지기 친구로 설정하여 이야기를 전개하고 있다.

주인공 ‘나’인 안철수의 1인칭화자의 시점으로 그려지는 이 책은 친구인 짝궁 신부의 부고로 장례식장을 내려가면서 어린 시절과 성장과정을 회고하면서 시작된다.. ‘나’와 친구의 어린시절과 성장과정은 단순한 개인의 역사가 아니라 우리나라의 얼룩진 현대사를 고스란히 담고 있다. 6.25동란이후 50년의 한국의 정치,경제의 역사를 고스란이 담고 있다.. 박정희 유신체제의 유산은 전두환의군사쿠데타를 통한 군부독재를 낳았고 학생과 시민들의 저항은 광주민주화항쟁으로 번져나가면서 독재타도와 민주주의 가치를 지키기 위한 저항운동으로 확산된다. 군부독재는 박종철 고문사건으로 6월민중항쟁을 통해 대통령 간선제를 직선제로 바꾸는 민주화에 한발 디딘 성과를 얻기도 한다. 성수대교 붕괴와 IMF사건, 일본의 신한일어업협정, 중국의 동북아공정등의 한반도에 대한 침략적인 제국주의적인 주변국들의 모습들도 함께 보여준다. 그 흐름속에서 짝궁은 의사에서 신부가 되어 아프리카에서 나눔을 실천하고 안철수인 ‘나’는 암담한 현실속에서 어떤삶을 살아야 하는지 번민하고 고뇌하는 과정 중에 컴퓨터바이러스 백신을 개발하여 무상의 나눔을 실천한다.

저자는 소통은 나눔에서 출발한다고 생각한다.

소통을 하려면 무엇보다 먼저 마음을 열고 나를 내려놓는 게 중요해. 내가 가진 것 중에서 상대가 원하는 것이 정신적인 것이든 물질적인 것이든 간에 나누어 줄 각오가 되어 있어야지.- p 266중에서

 MB정권의 4년 내내 화두는 ‘소통’,‘나눔’이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가장 소통이 단절되었던 현정권에게 아주 의미심장한 메세지이며 저자가 우리에게 두 위인의 입을 통해 전해주고 싶었던 작가의 속 뜻이고 생각된다.

이 책은 역사소설이다. 우리나라의 근현대사를 알아보고 싶다면 딱딱한 근현대사 대신 이 소설을 추천하고 싶다. 주인공의 어린시절과 현재를 넘나들면서 우리가 잊고 있었던 사실이나 그 시대에 태어나지 않아서 잘 몰랐던 시대의 아픔을 이 소설을 통해서 알 수 있었다. 한국 근대사가 나와 어떻게 연관되어 있는지 생생하게 느낄 수 있다. 우리의 삶은 개인으로 굴러가는 듯 보이지만 한 국가와 그 시대의 정치경제가 어떻게 날실과 씨실처럼  그 속에 사는 우리들을 엮어내는지 알 수 있다.

 

반면 이 책은 소설책으로서 재미가 없다. 개화기때 나온 계몽소설처럼 계몽적 훈시가 노골적이고 직접적이다. ‘상록수’같은 소설이 떠오른다. 저자의 격한 감정과 사상을 직접적으로 우리에게 강요하는 느낌이 들어서 읽기가 대단히 거북하다. 의도는 좋으나 자신의 생각을 몽땅 글로서 노골적으로 풀었기에 독자의 느낌이 생기지 않는다. 소통을 부르짓는 저자가 자신의 생각만 주입하는 식의 글에서 어떤 공감을 얻을 수 있을까? 나눔과 소통에 인색한 작금의 상황에서 안철수 교수와 이태석 신부를 주인공으로 삼은 이유는 이 두 분은 계산하지 않고 마음으로 우러나와 나눔을 실천적으로 행하는 대표적인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소통이 부재한 정권속에서 사람들에게 다가가서 위로와 희망을 주었기에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모일 수 있었다. 또한 자신의 나눔을 자신이 형편이 좀 나아서 불쌍한 이를 도와준다는 생각이 아닌  누군가 누릴 수 있던 혜택을 자신이 누렸기에 진 빚을 갚고자 하는 마음의 출발이었다.

저자는 가진자가 덜가진자에게 배푸는 종교적인 미덕과 헌신을 바라지만 그런 미덕으로 진정한 연대는 불가능하다고 생각된다. 우리가 소통하려는 궁극적인 목적은 결국 연대와 협동을 끌어내기 위함이므로.

멕시코 사피티스타 여성 농민의 말처럼 "연대란 뿌리가 같은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손을 맞잡고 함께 주체로 나서는 것"- 대한민국 청소년에게 2 49p 인용-이란 말에 적는 동의하는 나로서는 저자의 베품의 미덕에 대해 반대한다.

재미와 감동 모든 부분에 안타까움이 많이 남는 책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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