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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 감옥 - 생각을 통제하는 거대한 힘
니콜라스 카 지음, 이진원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14년 9월
평점 :
절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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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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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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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감옥
니콜라스 카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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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과 나는 방향치다. 이런 방향 치에게 GPS는 유용한 기술적인 산물이다. 그러나 터널효과 같은 부작용도 함께 겪는다. GPS를 달고 나서는
주변을 살펴보지 않고 GPS 정보에만 의존하기 때문에 막다른 엉뚱한 길임에도 목적지라고 안내한 GPS에 맹신하는 황당한 일도 종종 생긴다. GPS를 보며 운전하지
않는 제 3자라면 그 전에 알아차렸을 상황을 눈치 채지 못한다.
방향치가 GPS에 의존하면 의존할수록 더욱더 방향 감각을 상실하게 되는 역설적인 상황들.
<유리감옥>은 기술문명이 가져온 높은 효율성과 편리함 이면에
놓치고 있는 혹은 몇 세기 만에 상실하게 될 인간의 능력과 문제점들을 조명하고 하고 있다.
<책소개>
분업화로 업무의
효율성을 높이며 적절한 도구의 이용은 생산의 증가를 가져오면서 기계화가 되는 길을 열었고 기계화는 경제를 발전시켜 일정 정도는 양질의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어 내지만 기술이 고도화되면 인간이 하던 업무를 기계가 대신 하게 되며 인간은 기계를 보조하는 정도로 전락하게 된다.
고도로 자동화된
분야인 항공, GPS, 구글검색엔진, 무인자동차, 병원의 EMR 같은 첨단 분야의 사례를 통해 오늘날의 기술발전 정도와
기계가 사람들의 일을 대체해주는 역할을 넘어 일을 하는 사람들의 역할, 태도, 기술을 포함해서 전체적인 일의 성격을 바꿔놓음을 보여준다. -111P 인용
분석하고 판단하고
결정하던 인간의 능동적인 행위들을 컴퓨터가 이미 대신하게 되면서 인간은 데이터를 입력하고 결과를 주시하고 오류를 감시하며 자동화 시스템을 다루는
사무직원으로 전락하게 된다. 자동화가 인간들을 더 고차원적인 일을 하도록 도울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자동화로 인해 인간은 기술습득에서 탈숙련화과정을 거치면서 두뇌와 재능에서 퇴보하게 된다.
우리가 무엇을 습득하여
숙련되기까지는 실제로 해보는 힘든 수고들-사실과 경험들을 개인의 기억 속에 부호화하는 과정- 자동화 시스템은 인간의 이런 힘든 수고들을 생략하게 하여 인간의 학습능력을 퇴화시킨다.
그 뿐만 아니라
자동화 시스템에 의존할수록 인간은 세상에 무심해지고 자동화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할 때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해서 사고가 더 많이 발생하게
한다.
감상
개인적으로 이 책을
읽는 과정 중 왜 문명이 더 발달될수록 인간의 두뇌가 퇴화되고 양질의 일자리가 줄어들고 비정규직의 단순한 일자리로 사람들을 몰아가는지 생각해 보게
한다.
특히 우리나라는 80%의 고등학생들이 대학을 진학하는데 인간보다 빠르게 진화하는 기술발전 추이를 볼 때 기회비용이 많이 드는
대학 진학은 심각한 문제들을 야기할 수 있다.
극 소수의 전문직을
제외하고 대부분 저 임금의 단순 오퍼레이터로 전락하거나 실직을 하면 기업이 저렴하게 대량으로 물건을 찍어도 소비할 수 없어 경제는 침체되게 된다. 경제순환을 생각하면 효율과 속도만을 생각하는 공장이나 기업의 자동화 의존은 기업의 목을 죄는 부메랑이 될 수
있다.
발전된 자동화된
기계가 인간을 노동에서 해방시키고 인간은 좀 더 창의적인 일에 몰입할 수 있게 할 것이란 기술 예찬론들의 희망과 달리 인간의 미래는 암울하기 만하다.
저자는 우리의 힘을
무력화 시키는 기술적인 자동화 힘에 저항하라며 주문하고 있지만 정교하고 조직화된 자동화 시스템 내에서 가능한지 심히 의심스럽다.
오히려 내부가 아닌
그런 자동화 시스템 혜택 밖의 사람들, 아프리카 오지의 사람들이나 기술 문명을 거부한 사람들이거나 자동화
시스템의 문제점을 정확하게 하는 아주 극소수의 창조적인 인간 몇 명만이 가능하지 않을까?
ET처럼 두뇌는 커지고 몸의 근육은 퇴화되는 미래형 인재는 소설에나 나오는 허구에 불과하다.
“생각과 행동은 분리되지 않으며 지적으로 세상을 정확히
파악할 수 있는지는 그 안에서 직접 무엇을 하느냐에 달려있다.”- 본문 223P
뇌와 몸은 같은 물질로 이루어졌을 뿐만 아니라, 그들의
작동 방식은 우리가 생각하는 차원을 훨씬 더 넘어설 정도로 서로 얽혀 있다는 것이다. 본문 225P
지식은 단순하게
뇌에서 취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닌 사물을 다루고 사용하고 돌보는 행동들을 통해서 얻어지는 것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