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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알고 있는 걸 당신도 알게 된다면 - 전세계가 주목한 코넬대학교의 "인류 유산 프로젝트"
칼 필레머 지음, 박여진 옮김 / 토네이도 / 2012년 5월
평점 :
절판
토네이도 |
2012.05.3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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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알고
있는
걸
당신도
알게
된다면
칼
필레머
지음 |
예전에 회사에서 일할 때
60살이 넘으신 조선족과 일했는데 문화 대혁명 때 그분도 지식인이라는 이유로 가족과 떨어져 피난가야 했던 역사적인 사건을 책이
아니라 생생한 육성으로 듣고 있노라면 그 사건이 얼마나 한 개인에게 큰 아픔을 주었던 일들인지 피부로 절감하게 된다.
[내가 알고 있는 걸 당신도 알게 된다면]은 현자들의 삶을
통해 지혜를 전달해 주고 싶어서 저자는 5년에 걸쳐
1000명의 현자들과 인터뷰한 결과를 책으로 내놓았다.
여기서 말하는 현자는 유명한 철학자나 정신적인 스승인 종교인들이
아닌, 바로 70평생 이상을 살아온 노인들이다.
너무나 빨리 급변하고 새로운 기술이 쏟아지는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는
세대간의 문화적 단절을 오늘 날 만큼 크게 느껴본 적은 없다.
3세대가 함께 살지도 않고 명절이나 특별한 날에만 만나기에 유대감이 과거만큼 강하지 못하다.
또한 과거에는 농사를 지면서 함께 일하고 직접적으로 아버지나 어머니를
통해 배웠지만 지금은 학교와 직장을 통해서 기술을 익히고 부모 때에는 없었던 기술들을 배우기도 한다.
앞으론 더욱더 부모가 자식에게 직접적으로 가르쳐줄 기술들은 없을
것이다. 직접적으로 미래의 직업도 선택해 줄 수 없다.
어떤 직업이 사라지고 새로 생길지 예측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한 사람의
인생의 사이클은 지난 삶을 먼저 살아왔던 노인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미래의 직업선택,
결혼, 양육, 은퇴기는 삶을 살아가면서 누구나
겪을 수 밖에 없는 삶의 문제들이다.
전쟁과 대공황의 시대적인 어려움을 극복하고 살아온 노인들의 삶 그
자체는 관념적인 철학보다 더 깊이가 깊을 수 밖에 없다.
현재 내가 직면한 문제들과 앞으로 겪거나 고민해야 할 질문들을
현자들의 직접적인 목소리를 통해서 전달해준다. 개별적이고 산발적인 조언들이 아니라 공통적인 목소리를
뽑아서 한 주제에 5개정도의 굵직한 삶의 지혜를 전달해 주고 있다.
그 내용 중에는 결혼
10년차에 접어들면서 어렴풋이 깨달아 가는 지혜도 있고 미처 생각해 보지 못했던 조언들이 있어서 뜻밖의 수확(?)에 밑줄을 그으며 읽어나가게 되었다.
부모이다 보니 양육부분에 관심이 가게 되고 특히 편애부분은 몹시도
공감이 갔다.
가운데 아이로 태어나 언니와 여동생 사이에서 특출한 재능이 없었던
나는 노골적인 부모의 편애로 마음에 상처가 남았고 고집스러운 아이로 성장했다. 부모는 안 아픈
손가락이 없다고 하지만 나는 그렇게 느꼈고 마음 깊숙이 상처를 가지고 있다.
현자들을 보니 분명 자신과 닮은 아이를 더 좋아하지만 자식들에게
드러내지 않게 세련되게 양육한 부분은 꼭 배우고 싶다.
노골적인 편애가 형제사이의 우애와 사회생활에 나쁜 영향을 끼친다는
연구결과를 보더라도 부모로서 자식의 편애를 드러내지 않게 행동하는 일은 쉽지 않지만 반드시 자녀교육에서 명심해야 할 부분이다.
또 훈육법 중에서 체벌에 대한 논란은 여전한데 학교와 학원에선 체벌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요즘 아이들은 너무 버릇이 없어 선생의 말을 잘 듣지 않고 훈육이
안되어 불가피하게 체벌을 해야한다는 주장들이 설득력을 많이 갖는데, 체벌을 받은 아이들이 더
공격적이고 반사회적 성향을 지니는 연구결과를 보면 가정과 학교에선 체벌로 훈육하는 법은 피해야 한다고 다시 한번 확신하게 된다.
우리가 나이를 한 살 더 먹는다고 해서 그 자체를 축하할 수는
없다. 나이를 먹는 건 살아있는 생물이면 다 겪는 일이기 때문이다.
특히 무조건적인 존중을 받고 우대받고 싶어하는 한국사회의 가부장적인 문화와 유교질서 속에서 왜곡되고 아집에 사로잡힌 노인들도
많다. 조언이랍시고 잔소리를 하시는 분들, 공감할 수 없는
과거이야기를 되풀이하여 젊은이를 지치게 하고 어른이라고 젊은 사람들의 말을 우습게 여기는 노인들이 많은건 사실이다.
단지 우리가 젊기 때문에 ‘청춘’이 아닌 것처럼 노인들도 노인으로서의 품격과 젊은 세대에 대한
깊은 이해를 수용하는 자세는 분명 필요하다. 허나,
70~80평생을 살면서 우리보다 더 많은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살아온 지혜 속에는 우리가 책이나 전문가한테는 들을 수 없는 통찰력들이
숨어있다.
동네 노인분들,
부모님, 조부모님께 좀 더 조언을 구할 수 있는 자세로 삶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져본
적이 없음을 솔직하게 고백한다. 성공하신 삶이든 후회하는 삶이든 부모님과 진지하게 이런 대화들을
나눠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