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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선비의 서재에 들다 - 고전에서 찾아낸 뜻밖의 옛 이야기
배한철 지음 / 생각정거장 / 2019년 3월
평점 :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 센터의 심사관도 놀라게 한 조선왕조실록.
500여 년의 기록 문화유산은 전 세계를 통틀어 찾아보기 힘들다. 이런 선조들의 기록 유산이 실록과 야사 뿐 아니라 선비들이 펴낸 책으로도 있다. 지극히 개인적인 시각으로 시대와 풍류, 그리고 험담까지 우리가 알지 못했던 당시의 조선 사회를 이야기해 주고 있다. 이런 기록 속에 비친 조선 사회는 어땠을까? 그 궁금증을 책을 통해 알아보자.
우리나라에서 개고기를 언제부터 먹었을까?
조선 시대 이전까지 불교가 국가의 전반적인 사상이었기에 살생을 극도로 싫어했다고 한다.
조선 시대 유학자들의 세상이 되자 공자가 즐겨 먹었던 개고기에 대한 기록을 통해 유생들 사이에 개고기가 퍼지게 되었다고 한다. 심지어는 개고기 중에 으뜸은 누렁이라는 기록도 전하고 있다.
오성과 한음의 주인공 오성 이항복과 관련된 기행들.
도원수 권율 장군의 딸에게 장가들었던 이항복은 장인에게 조용한 곳을 얻어 독서에 전념하게 해 달라고 청을 한다.
이를 허락받은 이항복은 시시때때로 처갓집 여종을 불러들였다. 뒤늦게 내막을 알아차린 권율은 종들을 이끌고 현장을 급습했다. 여종과 한참 정사를 벌이던 이항복은 다급한 나머지 여종을 이불로 감싸 덮었다고 한다.
방을 둘러보던 권율이 '당장 이불을 치워라"하고 명하니, 하인들이 이불을 들어 올리자 여종이 이불 속에서 툭 떨어졌다.
그러자 이항복이 "벌거벗은 여자를 감추는 게 과연 어렵소이다"라고 하며 능청스럽게 웃자 권율도 할 말을 잃은 채 따라 웃고 말았다.
이항복은 임진왜란 당시 병조판서와 영의정까지 오른 인물이지만 당시에 해학과 능청으로 선조의 코미디언이 되었다고 한다.
이런 재치로 위기에 빠진 한음 이덕형을 구한 이야기도 전해진다.
명나라 장수가 이덕형을 보고 '과연 왕이 될 상이로구나!'라는 말을 했다고 한다.
왕 자리에 목숨을 건 선조에게 이는 당연히 제거 대상 1순위였다.
하지만 능청과 재치로 똘똘 뭉친 이항복이 오히려 선조 앞에서 능청스럽게 이야기를 풀어내니 선조의 의심이 사라졌다고 한다.
순 한글인 '사나이'의 어원을 아는가?
이는 고려 후기 문신 이나해(李那海)와 연관되어 있다. 이나해는 판밀직사사 벼슬을 지냈으며 용모와 풍채가 아름다웠다. 그뿐만 아니라 인부, 광부, 춘부, 원부 등 4명의 아들을 낳았는데, 이들 모두 재상이 되어 모든 사람의 부러움을 샀다. 사람들은 아들을 낳으면 모두 이나해의 네 아들처럼 되기를 바라면서 남자를 '사나해(似那海)'로 부르게 된 것이다.
이분들은 나의 조상인 양성 이씨 선조들이다. 하지만 고려 말 신돈의 일파로 억울하게 몰려 사사당하며 가문이 크게 줄어든다.
경기도 안성은 예로부터 양성 이씨의 사패지였으나 조선 시대 들어서며 지명도 양성에서 안성으로 바뀌게 되었다. 지금도 안성에는 양성면이 존재하고 있다.
조선시대 이면에 갇친 이야기를 선비들이 남긴 서책에서 찾아내 세상에 알린 '역사, 선비의 서재에 들다'. 책을 읽으며 소소하고 재밌는 일화와 위인들의 이면을 알 수 있어 재밌게 읽을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