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초반 갑작스러운 아킬레스 건염으로 잠시 쩔뚝거리며 걸어 다녔다.

그 다음 해인가는 햄스트링 부상과 무릎 근육 통증으로 며칠간 목발을 짚고 다녀야 할 정도였다.

다행히 자가운전이라 대중교통을 이용하지 않았지만 만약 대중교통을 이용해야 했다면 생각만으로도 끔찍했었다.

<난치의 상상력>의 저자 안희제씨는 이름도 특이한 '크론병'을 앓고 있다.

크론병은 과도한 면역 억제로 인해 내부 장기들을 공격하는 병이다. 겉은 정상인처럼 보이지만 일반인이 상상할 수 없는 고통과 싸우고 있다. 그렇다 보니 가짜로 아픈 척한다는 오해를 받기 일 수이다. 하지만 수능 시험 전까지는 배드민턴 전국 대회에 나갈 만큼 체력엔 자신 있었다.

정상인이었다가 질병과 장애를 얻었기에 기존의 장애를 보는 시각과 달리 자신의 의견을 펼쳐나간다.

우리 사회는 건강한 사람을 기준으로 만들어져 있다.

모두는 건강해야 하고, 건강에서 벗어나는 사람은 어떻게든 건강한 상태로 '되돌려'져야 한다고 믿는다. 이런 기준에 충족하지 못하는 사람을 일명 '장애인'이라 분류하여 그들을 동정하는 시각으로 바라본다. 문제는 그들을 동정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필요와 그들도 우리와 같은 인간임을 인정하는 것이다.


사실 이 책을 읽기 전까지 이 정도면 우리 사회가 장애인에 대해 무척 잘 해주고 있다고 생각했다.

심지어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 천천히 오르거나 이동하는 노인이나 장애인들을 보며 속으로 욕했던 적도 있다. 역시 사람은 자기가 그러한 상황에 처하기 전까지 상대방을 이해하지 못한다.

역지사지! '장애인의 반대말은 정상인이 아니라 예비 장애인'이란 문구가 생각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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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적 감정 - 나쁜 감정은 생존을 위한 합리적 선택이다
랜돌프 M. 네스 지음, 안진이 옮김, 최재천 감수 / 더퀘스트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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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감정은 생존을 위한 합리적 선택이다"

부제목부터 뭔가 심상치 않다. 진화론에서 인류는 다양한 생물을 거쳐 지금의 사람이 되었다고 말한다.

유전적으로 우성 인자들로만 조합된 현재의 인류에는 그간 거쳐간 동물들의 감정과 습관이 고스란히 DNA에 남아있다.

불안, 우울, 슬픔 같은 감정들은 나름대로 쓸모가 있기 때문에 자연선택 과정에서 살아남아 우리를 보호하고 있다.

하지만 질병은 진화론으론 설명할 길이 없다. 질병은 자연선택에 의해 형성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감정이란 무엇인가?

감정 자체는 아주 자세하게 설명할 수 있지만 그 감정들이 필요한 이유는 여전히 불확실하다. 감정은 우리 자신이 아니라 우리의 유전자를 위해 생겨났다는 사실을 우리는 알지 못하고 있다.

감정은 특정한 '상황'에 대처하는 능력을 키워주는 특별한 상태로 보아야 한다. 일례로 불안을 느낄 줄 아는 개체들은 눈앞의 위험한 상황을 피해 달아나고 앞으로도 그런 상황을 피해 다닐 확률이 높다.

불안을 진화적으로 이해하고 나면 정신과 치료에서도 색다른 변화가 생긴다. 공황발작 때 나타나는 증상들은 생명이 위협당하는 상황에서 달아나기 위해 필요한 것이지만, 이것은 마치 트스트가 탈 때 화재경보기가 울리는 것과 같은 잘못된 신호로 설명할 수 있다.

사회심리학을 창시한 쿠르트 레빈의 사회심리학 제1원칙

"B=f(P, E)" => 행동(Behavior)은 어떤 사람(Person)과 그 사람이 처한 환경(Environment)의 함수이다.

유전자와 성격 같은 개인의 특성은 고정되어 있지만 환경은 수시로 바뀐다. 정신장애를 온전히 설명하기 위해서는 개인의 특성과 환경을 모두 고려해야 한다.

정신과 의사가 진화론과 심리학을 겸하며, 인간의 감정을 분석한 책이다.

인간의 감정은 위험에서 벗어나려는 상황에서 기인한 것들이다.

이런 것들을 이해한다면 지금 벌어지고 있는 다양한 정신질환에 대한 대체 요법들이 생겨날 것이다.

진화 이론과 인간의 감정에 대한 기본 지식이 없기에 500여 쪽에 달하는 책 내용이 조금은 어렵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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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을 혼자 살아갈 너에게 - 서툰 오늘과 결별하기 위한 엄마의 지혜
다쓰미 나기사 지음, 김윤정 옮김 / 놀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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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가 처음으로 부모의 품을 떠나는 시기는 대학 혹은 직장 생활을 시작할 때 일 것입니다.

처음 떠나보내는 것이기에 부모들은 걱정이 앞섭니다. 밥은 잘 먹고 다니는지, 집에는 일찍 들어오는지, 저녁은 뭐를 먹었을지, 친구들과 늦게까지 술 먹고 아무 데서나 잠들지는 않았을지.....

이와 반대로 누군가의 따뜻한 환대와 맛있는 식사가 준비되어 있고, 깨끗하게 치워진 방에 익숙했던 아이들은 이 모든 일을 혼자서 해야 합니다. 서로 변화된 환경에 적응하고 살아내기까지 많은 시간이 필요합니다. 아마 시한부 선고를 받았는지, 아니면 자신의 죽음을 직감했는지 작가 다쓰미 나기사는 혼자 살아갈 아들을 위해 유고를 남깁니다. 책 내용은 부모가 자녀들을 걱정하며 현실의 어려움을 헤쳐나갈 지혜를 잔잔히 들려줍니다.


자립이란 스스로의 힘으로 인생을 더 잘 살아가려고 하는 것


인생을 살다 보면 예기치 않는 상황이 언제든 발생한다.

어떤 어려움을 마주한다 해도 자립해서 사는 능력과 내가 살아가는 공간을 돌보는 능력이 있다면 인생을 살아갈 힘을 얻을 것이다. 자립은 평생 끊임없이 요구되는 것이다.


신용카드는 기본적으로 '생활비에 쪼들리지 않는 사람이 쓰는 것'이다.


뭐니 뭐니 해도 자립을 위한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이 소득일 것이다.

갑자기 돈이 생기면 어떻게 써야 할지 모를 텐데 가급적 계획적인 지출이 필수적이다.

그동안 돈이 없어 눈으로만 봐오던 것들을 이젠 아무렇지도 않게 살 수 있지만 그것이 꼭 필요한지 다시 되물어야 한다. 또한 외상으로 쉽게 살 수 있는 도구인 신용카드는 가급적 멀리해야만 올바른 자립의 길을 걸을 수 있다.

특별한 내용은 없지만 자잘한 생활의 팁과 지혜가 가득하다.

아들을 위한 마지막 유고라 그런지 엄마의 정이 물씬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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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래희망은 이기적인 년 - 날카로운 직감과 영리한 태도로 험난한 세상에서 살아남는 법
캐런 킬거리프.조지아 허드스타크 지음, 오일문 옮김 / 놀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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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로 40대 중반까지 살아왔기에 여자가 살아가기에 이토록 힘든 세상인 줄 몰랐다. 그저 노출이 심한 옷을 피하고, 일찍 일찍 집에 들어오면 될 거라는 막연한 생각뿐이었다. 우리나라보다 범죄와 살인이 훨씬 많은 미국에서 여성이 살아가기란 역시 쉽지 않아 보인다.

서로 다른 삶을 살아오다 30대 중반 방송국에서 만난 두 여성은 범죄와 코미디를 소재로 팟캐스트를 진행하기로 했다. 이들은 범죄에 희생된 여성들이 왜 범죄에 노출되는지에 대해 살펴보았다.

여자들은 알게 모르게 예의를 지켜야 한다는 관념과 거절하면 나쁜 사람이라는 되지도 않는 거짓에 속고 있다. 그렇기에 망할 놈의 예의에 대해, 타인에게 무례해지는 것을 훨씬 더 겁내고 어려워한다.

예의 따위를 집어던지지 못하거나, 거부의 말을 입 밖으로 꺼내지 못해서 일어난 그 어떤 일도 당신 잘못이 아니다. 하지만 여자가 능력과 가치를 '더' 인정받으려면 '나쁜 년'이 되는 걸 두려워하지 말아야 한다.

이런 관념에서 벗어나 나에게 정말 필요하고, 나를 기쁘게 하는 게 뭔지 구체적으로 알아야 관습을 벗어날 수 있다. 우리는 '최고'가 되기 위해 비참해질 때까지 미친 듯이 자기 자신을 몰아붙인다. 하지만 우리 목표는 '진정한 자신'이 되는 것이다. 모든 여건이 완벽하게 준비되기를 기다리지 말고 그냥 무대로 나오자. 일단 무대로 나가면 최선을 다하는 게 낫다고 생각할 것이다.

역경은 두려움에 대항하는 힘을 길러주고, 나를 지켜주고, 나를 성장시킬 것이다. 얼마든지 실패해도 된다. 그동안의 노력들이 내 인생을 만들어간다. 당신이 하는 모든 노력과 시도를 당신이 쓰는 자서전의 한 챕터라고 생각해보자.

인생에 지름길은 없다. 살아가는 데 쉬운 길이란 결코 존재하지 않는다.

나를 책임질 사람이 다름 아닌 나 자신이란 걸 받아들이자.

두 여성의 짧은 삶도 파란만장하다. 도벽, 마약, 중독, 망상 등 평범하지는 않다. 하지만 이들의 삶을 누가 비판할 수 있을까?

나 자신을 책임지고, 자신의 목표를 위해 최선을 다하는 삶, 그게 인생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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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비투스 - 인간의 품격을 결정하는 7가지 자본
도리스 메르틴 지음, 배명자 옮김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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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인간의 품격을 결정하는 7가지 자본"이란 부제목의 <아비투스>

일반인도 최상층에 오를 수 있다는 희망을 주지만, 결론은 일반인은 절대로 상류층이 될 수 없다는 게 작가의 주장이다.

"아비투스"란 세상을 사는 방식과 태도를 말한다. 아비투스는 '가지다, 보유하다, 간직하다'라는 뜻의 라틴어 동사 'habere'에서 파생했다. 부르디외에 따르면 우리가 어떤 가치관 선호 취향, 행동 방식, 습관으로 세상을 맞이하느냐는 이 아비투스에 달려 있다고 한다. 태어나 자라면서 경험했던 모든 것이 지금의 태도를 빚어낸다. 우리가 내리는 모든 결정은 우리가 어떤 사회적 관계 안에서 성장했는지와 관련 있다. 사회적 관계는 문화, 재정, 사회적으로 우리를 앞서게 한다. 출신은 내장된 프로그램이다.

하지만 모두가 출신 아비투스를 뛰어넘을 수 있다. 성공을 드러내는 외형, 고급 취향, 관계에 적응할 수 있다. 그러므로 아비투스를 원하는 방향으로 조종해 올바른 모범에 둘러싸이기만 하면 된다.

우리는 모방을 통해 우리의 롤 모델과 조금씩 닮아간다.

책은 쉽게 우리가 상류층의 행동방식을 닮아갈 수 있다고 희망을 주지만,

책 내용은 우리가 아무리 노력해도 태어나면서부터 금수저인 상류층을 절대 따라갈 수 없다고 한다.

그들의 아비투스에 둘러싸이고 그들을 대표하는 롤 모델을 설정해 닮아가라지만 그간의 차이와 격차를 줄일 수 없다. 역시 세상은 불공평한 곳이라는 것을 받아들일 때 세상을 살아가기 편할 것이라 주장한다. 그것이 인간뿐 아니라 동물의 세계에서도 적용된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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