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초반 갑작스러운 아킬레스 건염으로 잠시 쩔뚝거리며 걸어 다녔다.

그 다음 해인가는 햄스트링 부상과 무릎 근육 통증으로 며칠간 목발을 짚고 다녀야 할 정도였다.

다행히 자가운전이라 대중교통을 이용하지 않았지만 만약 대중교통을 이용해야 했다면 생각만으로도 끔찍했었다.

<난치의 상상력>의 저자 안희제씨는 이름도 특이한 '크론병'을 앓고 있다.

크론병은 과도한 면역 억제로 인해 내부 장기들을 공격하는 병이다. 겉은 정상인처럼 보이지만 일반인이 상상할 수 없는 고통과 싸우고 있다. 그렇다 보니 가짜로 아픈 척한다는 오해를 받기 일 수이다. 하지만 수능 시험 전까지는 배드민턴 전국 대회에 나갈 만큼 체력엔 자신 있었다.

정상인이었다가 질병과 장애를 얻었기에 기존의 장애를 보는 시각과 달리 자신의 의견을 펼쳐나간다.

우리 사회는 건강한 사람을 기준으로 만들어져 있다.

모두는 건강해야 하고, 건강에서 벗어나는 사람은 어떻게든 건강한 상태로 '되돌려'져야 한다고 믿는다. 이런 기준에 충족하지 못하는 사람을 일명 '장애인'이라 분류하여 그들을 동정하는 시각으로 바라본다. 문제는 그들을 동정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필요와 그들도 우리와 같은 인간임을 인정하는 것이다.


사실 이 책을 읽기 전까지 이 정도면 우리 사회가 장애인에 대해 무척 잘 해주고 있다고 생각했다.

심지어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 천천히 오르거나 이동하는 노인이나 장애인들을 보며 속으로 욕했던 적도 있다. 역시 사람은 자기가 그러한 상황에 처하기 전까지 상대방을 이해하지 못한다.

역지사지! '장애인의 반대말은 정상인이 아니라 예비 장애인'이란 문구가 생각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