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퀴엠
휴버트 셀비 주니어 지음, 황소연 옮김 / 자음과모음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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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레퀴엠 - 죽은자를 위해 드리는 미사곡으로 첫 가사가 '안식을' 이란 단어로 시작합니다.
죽음을 의미하는 검은 표지에 힌 장미에 검은 물감이 흩뿌려진 표지만큼이나 책 내용은 암울합니다.
인간을 굴복시킨 중독이야기, 세명의 젊은이와 중년 부인이 마약으로 인해 삶이 나락으로 떨어집니다.
처음부터 마약이 이들을 파괴시키지는 않았습니다.
좋은 마약을 얻는 순간부터 조금씩 조금씩......
처음엔 마약 장사를 하며 거부가 되어 지긋지긋한 도시를 떠나 멋진 카페와 술집을 만들 계획이었습니다.가
자기들은 마약에 절대 중독되지 않을 것이라고 장담하며 조금씩 맛보는 정도로만 시작을 했죠.
중년의 사라 부인은 우연히 걸려온 tv 출연 제의를 받고 다이어트를 시작합니다.
처방 받은 다이어트 약에 중독되어 그녀의 삶 역시 인간의 존엄을 상실할 정도로 파괴됩니다.
정신병원에 입원해 거식증과 금단 증세로 사지가 침대에 묶인 채 입원해 있습니다.
세명의 젊은이 중 백인의 미모의 여성은 결국 마약을 얻기 위해 몸을 팔기 시작하며 그녀의 삶이 파괴됩니다.
심지어는 마역을 얻기 위해 남자들 앞에서 여자와 몸을 섞으며 마약을 얻었다는 안도감에 수치심을 잃어 버렸습니다.
백인 유태인과 흑인 젊은이는 마약을 구하기 위해 뉴욕을 떠났지만 마약으로 인한 팔의 괴양으로 인해 경찰에 붙잡힙니다.
결국 팔을 잃게 된 백인 유태인과 교도소 노역중에 금단 현상으로 삶을 포기하고픈 흑인 젊은이의 자괴감으로 책은 끝납니다.
 
 책을 읽는 동안 우울감과 좌절감이 몰려오는 책이었습니다.
오늘 우리는 마약이 아닌 무엇에 중독이 되어 있을까요?
성공, 돈, 섹스, 복권, 여자, 시계, 장식품................. 과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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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사는 인생 4 - 미래를 기억하라! 과거로 돌아간 한 남자의 인생 퍼즐 재구성!
마인네스 지음 / 생각정거장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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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을 다시 살 수 있다고만 한다면 과연 당신은 어떻게 할 것인가?
전생의 기억이 안 좋았다면 다시 새로운 인생을 살아 보고픈 강력한 욕망이 솟구치지 않는가?
이 책의 장점은 90년대 IMF와 IT열풍, 그리고 우리가 알고 있는 정재계 인사들이 모두 총동원 된다는 점입니다.

주인공 경환은 40대 후반의 나이에 오성(삼성)엔지니어링 해외 플랜트 사업의 부장으로 명퇴를 당합니다.
또한 사랑 없는 결혼을 통해 아내와는 남남이 된지도 오래, 유일한 희망은 명문대에 다니는 딸 희수 하나입니다.
그런데 마지막 희망인 딸이 편의점 아르바이트 중 괴한에 피살당하며 자살을 시도하러 인적 드문 숲에 들어갑니다.
용기가 없었던 경환은 술의 힘을 빌려 수면제를 먹어보지만, 꿈인지 모를 미모의 여성으로 변신한 마몬과 계약을 체결합니다.
현생의 기억을 가진채 전생으로 돌아가고, 희수도 다시 자신의 딸로 태어나는 계약이지만 경환의 영혼은 마몬에게 종속되는 계약입니다. 이 계약을 통해 승승장구하며 일반인이라면 꿈도 꾸지 못할 정도의 성공을 거둡니다.

 4권에서는 퀄컴과 구글의 지분을 인수하여 SHJ그룹으로 키우는 과정이 진행됩니다.
이 과정에서 외환위기를 해쳐나가기 위해 문민정부에 정보도 흘리고, 오성그룹의 핵심인 휴대폰 사업을 견제하며 조금은 독단적인 오성그룹을 응징하는 모습, MS사의 빌 게이츠와 지분 교환을 통해 IT강자로 발돋음 하고, 잡스의 애플의 코를 납작하게 해 주는 등 많은 부분이 상상만으로도 독자의 마음을 후련하게 해 줍니다.

 이런 성공에 부러워하며 나도 이런 계약을 맺었으면 좋겠다는 부러움도 솔직히 듭니다.
하지만 이런 계약이 효력을 발휘하려면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에 전문가가 되어 지식을 겸비하는게 필요하겠죠?
그리고 결말이 어떻게 끝날지 모르는 마몬의 계약은 어떤 형태로 진행될지 벌써부터 기다려 집니다.
책을 읽는 내내 한국의 잃어버린 20년을 다시 돌릴 수 있다면 좋겠다는 미련만 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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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글로벌 인재의 조건 - 세계를 무대로 미래의 비즈니스를 펼쳐라
시오노 마코토 지음, 김성수 옮김 / 진성북스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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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서문에 이 책의 목적을 아래와 같이 밝히고 있다.

 

일반적인 능력을 가진 사람들의 비즈니스 능력을 극대화시켜 조직 성과를 올리는데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마음가짐과 실천전략이 필요한데,
평범한 사람이 최고 수준의 글로벌 비즈니스 인재, 자기분야의 제너럴리스트가 되는데
필요한 기술을 한평생 최선을 다해 꾸준히 노력해 배워나갈 것을 당부한다.

 

 첫 직장을 퇴직하면서 인사담당자에게 남긴 나의 퇴직사유를 보는 것 같아 이 책이면 나와 공감하겠다 싶었다.
또한 저자도 다른 책에서 남들의 생각을 인용하지 않고 실제 실무에 사용될 수 있는 스킬과 다른 직장을 이직해서도 최고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전문지식을 자세히 소개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큰 기대를 가지고 part 1. 마음가짐 편을 정독하였다.
그런데 저자의 의도와 다르게 너무 흔한 내용과 다른 책에서 있을 법한 내용을 인용한 것들의 나열로 인해 실망했다.
그래도 part 2. 실전 편이 있으니까 하며 실망한 마음을 추스려 보지만 역시 마찬가지이다.
책을 다 읽을 때까지 설마 이게 끝이야? 할 정도로 대부분의 인용과 전문 지식은 수박 겉핥기 정도의 저급한 내용이다.

 에필로그를 읽으니 저자의 수준을 조금은 이해할 것 같다.

 신입사원으로부터 자주 듣는 '
전문가로 살아가기 위해 무엇을 어디까지 알고 있으면 좋을까?' 
라는 질문에 대한 대답을 책에 담았다.
저자는 40세를 앞두고
세계로 진출하는 비즈니스맨으로서 최소한 알아두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내용을 정리하였다.

 

그랬다.
아직 40을 앞두고 해외 유학경력을 앞세워 투자 및 컨설팅 회사의 임원으로 성장한 저자는
일반적인 회사에 필요한 전문지식이 아니라 자기와 같은 투자 및 컨설팅 회사에 필요한 지식을 정리한 것이었다.
그것도 전문 지식을 다루기에도 부족하고, 일반적인 스킬을 다루기에도 저급한 내용으로, 40이라는 젊은 나이에.
세계의 최고의 인재는 무엇이 다른가? 에 대한 대답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엉망인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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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원 - 하 한국문학사 작은책 시리즈 7
홍상화 지음 / 한국문학사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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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권이 정사용과 리정선과의 만남으로 끝이 난 후 갑작스런 정사용의 죽음으로 하권이 시작됩니다.
정사용은 위암 판결을 받은 후 1개월 만의 갑작스런 죽음과 재산을 매각하여 마련한 40억이 공중에 사라졌기 때문이다.
여기에 군부 수장과 중앙정보부 부장의 완력 싸움이 더 해져 정사용의 죽음이 핫 이슈가 되었습니다.

 김경철은 중앙정보부에서 자리를 옮겨 미국 대사관 영사로 일하다 군부보다 먼저 죽음의 미스테리를 풀라는 정보부의 긴급 명령으로 귀국하게 됩니다. 정사용과는 심문하는 과정에서 그의 호탕한 성격이 마음에 들어 마음을 터 놓고 지낼 정도로 가까워졌습니다.
그런데 갑작스런 죽음이라리......., 문상을 하며 주변을 탐색해 보았지만 특별한 점을 발견할 수 없습니다.
이때 미국에서 걸려 온 아내의 전화에 정희성 이름으로 된 국제우편이 도착했다는 소식을 받습니다.
정사용의 작은 아버지가 보냈을리는 없고 아마도 죽은 정사용이 그에게 보냈으리라 짐작을 하며 그 우편을 대사관에 부탁하여 인계받습니다. 역시 그 편지는 정사용의 유언과 북한의 아내인 최영실의 편지를 무덤에 같이 묻어달라는 마지막 부탁이었습니다.

 김경철은 정사용의 마지막 부탁을 들어주려 그의 유언이 신문지에 공고가 되었는지를 확인하며 유언장의 적힌 인사를 찾아 봅니다.
하지만 별다른 소득은 없었지만 국세청의 도움을 받아 그들이 정사용의 비자금을 관리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됩니다.
무엇보다도 왜 정사용이 죽게 되었는지 단서를 확인하기 위해 리정선과의 관계를 먼저 확인하려 CIA에 접촉하게 됩니다.
하지만 CIA에서 전해 온 소식은 리정선이 미국 망명을 준비하고 있다고 합니다. 만약 망명이 허락된다면 평양에 있는 최영실과 정지숙은 처형을 당할 것이라고 짐작을 하며 정사용을 위해 그들의 죽음을 막겠다고 다짐합니다.

 우선 정사용의 죽음의 원인을 확인하기 위해 정사용의 마지막 한 달의 일정을 추적하며 그와 동일 인물로 행동을 해 봅니다.
정사용이 단식으로 자살을 위장하기 위해 단식원을 이용한 것을 따라 하며 정사용과 일체가 되어봅니다. 
이런 과정 속에 3일 단식과 단수로 잠시 혼수상태에 빠집니다.
그를 찾아온 정보부 차장은 그의 병명이 '이중인격' 일종의 정신병 진단을 받습니다. 

 일단 군부와 중앙정보부가 화해를 통해 정사용의 죽음에 대해 관심이 끊어졌다는 이야기를 들은 김경철은 1달의 휴가를 얻습니다.
그 기간 동안 정사용의 마지막 부탁인 의용군 동기들의 가족에게 생활비를 전달해 주는 역활과 가족과의 짧은 여행, 그리고 전쟁으로 모든 걸 잃은 젊은 여인과의 짦은 사랑을 뒤로 하고 카이로에 있는 리정선을 만나 평양으로 망명할 계획으로 한국을 떠납니다.
리정선을 죽이는 것 만이 아내인 최영실과 정지숙을 살리는 길이라고 굳게 믿으며......
어느덧 김경철의 의식에는 정사용과 한 몸이 되어 있었습니다.

 리정선을 만나 죽이기 전에 우선 정사용을 왜 죽어야만 했는지 그 이유를 물었습니다.
그가 죽어야 했던 이유는 바로 정지숙이 출연한 영화의 내용이 게급투쟁을 주제로 한 것으로 지주에게 핍박을 받던 처녀가 결국 혁명의 길로 나선다는 영화라는 것이다. 이런 역활을 하는 여주인공의 아버지가 남조선 해방을 위해 목숨을 희생한 영웅이 아니라 변절자로 남조선에서 자본주의의 핵심이라는 소식이 좋을리 없어 당에서는 그의 죽음을 종용했다는 것이다.
허탈한 정사용의 죽음의 비밀을 확인 한 순간 김경철은 북에 있는 아내 최영실을 만나고 싶은 욕구가 가득했다.
북한에 망명하여 그녀를 만나 죽은 정사용의 한을 풀어주는게 그의 최종목적이 되었다.
이미 미국에 있는 아내에게서는 이혼 통지를 받았다. 하나 뿐인 딸을 만날 수 없다는 걸림돌이 있지만 이미 그를 지배하는 것은 정사용이었다. 꿈에서도 최영실을 만나는 망상 속에 그의  삶은 빠르게 정사용으로 바뀌어 갔다.

 중앙정보부 국장에서 차장 승진을 앞에둔 김경철의 상사는 망명한 김경철이 승진의 가시가 되었다.
여러 정보원을 풀어 북쪽에서 그의 삶을 추적한 결과 평양 외곽의 정신병원에 있는 것으로 발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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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원 - 상 한국문학사 작은책 시리즈 6
홍상화 지음 / 한국문학사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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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올로기와 한국전쟁을 배경으로 한 소설입니다.
중학교 시절부터 '인터내셔널가' 라는 노래의 "자유란 모든 사람이 향유하지 않는다면 특권에 불과하다"는 구절에 이끌리어 공산주의자가 된 정사용은 한국전쟁으로 서울이 함락되자 민청연맹의일원으로서 의용군에 자원 입대하였다.
그렇다고 정사용의 집은 무산자가 아닌 운전수와 부억일을 도맡아 하는 아주머니를 두고 살 정도로 부자로 자라왔습니다. 이런 책상물림에게 이데올로기와 전쟁은 낭만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닙니다.  
 하지만 전쟁은 광란과 학살의 다른 얼굴입니다. 폭주하는 기관차를 멈출 수 없다면 계속 달리게 하라는 말처럼 현실을 외면하기 위해 정사용이 택한 것이 바로 의용군으로 전쟁에 뛰어 드는 것입니다.
서울을 출발한 의용군은 추풍령에서 북한의 자랑인 105탱크 사단과 마주하게 됩니다. 낙동강 전선에 있어야할 105사단이 북상 중이란 건 무넌가 큰 문제가 발생했다는 것입니다. 뒤이어 인천상륙작전으로 인천이 피탈되었다는 불길한 소식을 접하게 됩니다.
의용군은 105사단에 배속되어 대전으로 북상하며 미군의 공습을 받아 자랑이던 탱크를 잃을뿐 아니라 500여 명이나 되는 사단의  병력중 반은 투항했고 200여 명은 죽음을 맞이하고 나머지 50여명은 유경수 소장을 따라 북상 하는 무리에 정사용도 함께 였습니다.

 정사용은 같은 의용군 출신인 성의식과 신준희와 함께하며 그들만의 언어로 전쟁을 정의합니다.
우리 모두에게 이 전쟁은 어떻게 끝나든 상관 없는 전쟁이었다고. 멋모르는 청춘에게 '인생은 과감한 모험이든지 그렇지 않으면 아무것도 아니다'라는 헬렌 켈러의 말처럼 이들에게는 전쟁은 과감한 도전이자 상관 없는 전쟁이었습니다. 

38선을 넘어 지루한 대치 중 미군의 갑작스런 포격으로 사단이 처참이 파괴되는 중에 성의식과 신준희를 잃고 부상당한 유소장을 엎고 뛰던 정사용은 눈 앞에서 번쩍하는 빛과 함께 땅에 그대로 처 밖히게 된다.  잠시 후 정신을 차린 그는 눈에 통증과 함께 앞을 볼 수 없게 되었지만 부상에서 회복한 유소장의 배려로 후방의 중공군 병원으로 후송되었다. 그에게 유일한 희망은 유소장의 승리와 다시 만날 기약 뿐이었지만 그 마저도 마지막 편지와 함께 유소장의 부고를 받게 된다.
 
 유소장을 구한 경력으로 남한 출신 의용군들이 보내지는 아오지 탄광으로 추방되지 않고 평양대극장의 소품실에 배정되어 평양의 노동자 아파트에 거주하게 된다. 이게 운명일까 북한의 최고의 연극 배우 최영실과 인연이 되어 10년 꿈 같은 결혼 생활을 이어간다. 둘 사이에는 예쁜 딸 하나까지 선물로 받았다. 하지만 운명은 정사용을 놓아 주지 않았다. 당에서는 정사용을 남파 간첩으로 낙점하였다. 그 이유는 작은 아버지가 남한의 국회의원을 거친 정치 거물과 사촌 형제가 경제계의 거물로 성장했기 때문이다. 

간첩이란 성공해야만 대우를 받을 수 있지만 잘못되어 잡혀 공작에 실패하면 가족들까지 탄광으로 추방되거나 탄압을 받게된다.
이런 사면초과의 상황 속에 남한으로 파견된 정사용은 어느 덧 훌쩍 지난 시간을 사죄하기 위해 선산의 부모님 묘소를 먼저 찾아간다.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을 돌아가신 아버지께 아뢰고 제발 살아갈 길을 알려달라고 애원하기 위해......
당의 지시대로 먼저 작은 아버지 집을 방문하지만 사촌들과 작은 어머니 등 집안 사람의 간절한 부탁과 작은 아버지의 배려로 중앙정보부에 자수하는 형식으로 모진 심문과 고문은 생략된 채 남한으로 전향이 결정되었다.  

 20여년 간 북한의 삶에 적응 된 정사용은 남한의 자본주의 사회의 폐단이 먼저 눈에 들어왔다.
그렇다고 북한의 아내와 딸을 드러내 놓고 그리워 할 수도 없었다. 정씨 일가의 안전을 위해 집안에서는 결혼을 통해 완전히 전향했다는 알리바이를 만들기 위해 가난하고 생활력이 강한 노처녀와 결혼을 시킨다. 어쩔 수 없는 결혼이지만 젊은 남녀가 어찌 그냥 지낼 수 있으랴. 둘 사이에 사내 아이가 태어나며 사랑 없는 가정의 버팀목이 된다. 또한 마흔이 넘은 나이에 이 녀석을 장가 보내 생각을 하니 칠십을 넘은 나이라 지금처럼 무력하게 살수는 없는 다급한 현실이 그의 발목을 잡는다.

 국회의원인 작은 아버지를 발판 삼아 경제계 거물의 뒷수습을 해 주며 어느덧 중견 업체의 사장이 된 정사용에게 중앙정보부 심문 담당이 일본 잡지 표지를 건내 준다. 열일곱살의 체코 카를로비아리 국제영호제에서 특별상을 수상한 북한 여배우 사진이 실려 있었다. 사진 속의 여배우 얼굴에 북한에 두고온 최영실의 얼굴이 보였다. 그랬다 바로 자신의 딸 지숙이였다.
북한에 두고온 아내와 딸이 그나마 무사하다는 소식에 안도의 숨을 내쉬지만, 남한에서 결혼하여 아들까지 둔 자신의 모습이 비굴하기만하다. 그래도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항변하기에는 무언가 부족함을 느껴 사업에 성공한 모습으로 보상하기로 마음 먹었다. 이제는 더 열심히 일해야 할 명분이 추가로 더 생겼다. 사업은 날로 번창해 이제는 정사용이 없어도 사업이 굴러갈 정도였다.

 큰 마음을 먹고 혼자만의 해외 여행을 계획하고 제일 처음으로 선택한 곳은 나폴레옹을 배출한 프랑스였다.
설레는 가슴으로 루브르 박물관에 들러 우연히 낯익은 동양인의 목소리를 들었다.
그 우연은 바로 자신과 아내 최영실을 역어준 소련 대사와 결혼한 리정선이었다.
그녀를 통해 아내가 당에서 탄압을 받고 있다는 소식과 지숙은 어느 정도 인정받아 연기를 할 수 있다는 소식을 접해 들었다.
이 우연의 끈을 놓치고 싶지 않았던 정사용은 리정선에게서 다음 만날 약속을 받아내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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