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원 - 상 한국문학사 작은책 시리즈 6
홍상화 지음 / 한국문학사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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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올로기와 한국전쟁을 배경으로 한 소설입니다.
중학교 시절부터 '인터내셔널가' 라는 노래의 "자유란 모든 사람이 향유하지 않는다면 특권에 불과하다"는 구절에 이끌리어 공산주의자가 된 정사용은 한국전쟁으로 서울이 함락되자 민청연맹의일원으로서 의용군에 자원 입대하였다.
그렇다고 정사용의 집은 무산자가 아닌 운전수와 부억일을 도맡아 하는 아주머니를 두고 살 정도로 부자로 자라왔습니다. 이런 책상물림에게 이데올로기와 전쟁은 낭만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닙니다.  
 하지만 전쟁은 광란과 학살의 다른 얼굴입니다. 폭주하는 기관차를 멈출 수 없다면 계속 달리게 하라는 말처럼 현실을 외면하기 위해 정사용이 택한 것이 바로 의용군으로 전쟁에 뛰어 드는 것입니다.
서울을 출발한 의용군은 추풍령에서 북한의 자랑인 105탱크 사단과 마주하게 됩니다. 낙동강 전선에 있어야할 105사단이 북상 중이란 건 무넌가 큰 문제가 발생했다는 것입니다. 뒤이어 인천상륙작전으로 인천이 피탈되었다는 불길한 소식을 접하게 됩니다.
의용군은 105사단에 배속되어 대전으로 북상하며 미군의 공습을 받아 자랑이던 탱크를 잃을뿐 아니라 500여 명이나 되는 사단의  병력중 반은 투항했고 200여 명은 죽음을 맞이하고 나머지 50여명은 유경수 소장을 따라 북상 하는 무리에 정사용도 함께 였습니다.

 정사용은 같은 의용군 출신인 성의식과 신준희와 함께하며 그들만의 언어로 전쟁을 정의합니다.
우리 모두에게 이 전쟁은 어떻게 끝나든 상관 없는 전쟁이었다고. 멋모르는 청춘에게 '인생은 과감한 모험이든지 그렇지 않으면 아무것도 아니다'라는 헬렌 켈러의 말처럼 이들에게는 전쟁은 과감한 도전이자 상관 없는 전쟁이었습니다. 

38선을 넘어 지루한 대치 중 미군의 갑작스런 포격으로 사단이 처참이 파괴되는 중에 성의식과 신준희를 잃고 부상당한 유소장을 엎고 뛰던 정사용은 눈 앞에서 번쩍하는 빛과 함께 땅에 그대로 처 밖히게 된다.  잠시 후 정신을 차린 그는 눈에 통증과 함께 앞을 볼 수 없게 되었지만 부상에서 회복한 유소장의 배려로 후방의 중공군 병원으로 후송되었다. 그에게 유일한 희망은 유소장의 승리와 다시 만날 기약 뿐이었지만 그 마저도 마지막 편지와 함께 유소장의 부고를 받게 된다.
 
 유소장을 구한 경력으로 남한 출신 의용군들이 보내지는 아오지 탄광으로 추방되지 않고 평양대극장의 소품실에 배정되어 평양의 노동자 아파트에 거주하게 된다. 이게 운명일까 북한의 최고의 연극 배우 최영실과 인연이 되어 10년 꿈 같은 결혼 생활을 이어간다. 둘 사이에는 예쁜 딸 하나까지 선물로 받았다. 하지만 운명은 정사용을 놓아 주지 않았다. 당에서는 정사용을 남파 간첩으로 낙점하였다. 그 이유는 작은 아버지가 남한의 국회의원을 거친 정치 거물과 사촌 형제가 경제계의 거물로 성장했기 때문이다. 

간첩이란 성공해야만 대우를 받을 수 있지만 잘못되어 잡혀 공작에 실패하면 가족들까지 탄광으로 추방되거나 탄압을 받게된다.
이런 사면초과의 상황 속에 남한으로 파견된 정사용은 어느 덧 훌쩍 지난 시간을 사죄하기 위해 선산의 부모님 묘소를 먼저 찾아간다.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을 돌아가신 아버지께 아뢰고 제발 살아갈 길을 알려달라고 애원하기 위해......
당의 지시대로 먼저 작은 아버지 집을 방문하지만 사촌들과 작은 어머니 등 집안 사람의 간절한 부탁과 작은 아버지의 배려로 중앙정보부에 자수하는 형식으로 모진 심문과 고문은 생략된 채 남한으로 전향이 결정되었다.  

 20여년 간 북한의 삶에 적응 된 정사용은 남한의 자본주의 사회의 폐단이 먼저 눈에 들어왔다.
그렇다고 북한의 아내와 딸을 드러내 놓고 그리워 할 수도 없었다. 정씨 일가의 안전을 위해 집안에서는 결혼을 통해 완전히 전향했다는 알리바이를 만들기 위해 가난하고 생활력이 강한 노처녀와 결혼을 시킨다. 어쩔 수 없는 결혼이지만 젊은 남녀가 어찌 그냥 지낼 수 있으랴. 둘 사이에 사내 아이가 태어나며 사랑 없는 가정의 버팀목이 된다. 또한 마흔이 넘은 나이에 이 녀석을 장가 보내 생각을 하니 칠십을 넘은 나이라 지금처럼 무력하게 살수는 없는 다급한 현실이 그의 발목을 잡는다.

 국회의원인 작은 아버지를 발판 삼아 경제계 거물의 뒷수습을 해 주며 어느덧 중견 업체의 사장이 된 정사용에게 중앙정보부 심문 담당이 일본 잡지 표지를 건내 준다. 열일곱살의 체코 카를로비아리 국제영호제에서 특별상을 수상한 북한 여배우 사진이 실려 있었다. 사진 속의 여배우 얼굴에 북한에 두고온 최영실의 얼굴이 보였다. 그랬다 바로 자신의 딸 지숙이였다.
북한에 두고온 아내와 딸이 그나마 무사하다는 소식에 안도의 숨을 내쉬지만, 남한에서 결혼하여 아들까지 둔 자신의 모습이 비굴하기만하다. 그래도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항변하기에는 무언가 부족함을 느껴 사업에 성공한 모습으로 보상하기로 마음 먹었다. 이제는 더 열심히 일해야 할 명분이 추가로 더 생겼다. 사업은 날로 번창해 이제는 정사용이 없어도 사업이 굴러갈 정도였다.

 큰 마음을 먹고 혼자만의 해외 여행을 계획하고 제일 처음으로 선택한 곳은 나폴레옹을 배출한 프랑스였다.
설레는 가슴으로 루브르 박물관에 들러 우연히 낯익은 동양인의 목소리를 들었다.
그 우연은 바로 자신과 아내 최영실을 역어준 소련 대사와 결혼한 리정선이었다.
그녀를 통해 아내가 당에서 탄압을 받고 있다는 소식과 지숙은 어느 정도 인정받아 연기를 할 수 있다는 소식을 접해 들었다.
이 우연의 끈을 놓치고 싶지 않았던 정사용은 리정선에게서 다음 만날 약속을 받아내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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