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관에 간 심리학 - 미술관에서 찾은 심리학의 색다른 발견
문주 지음 / 믹스커피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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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의 불친절함, 이 책을 만나고 사라지다

솔직히 말하면, 미술관은 늘 저에게 불친절하고 오만한 공간처럼 느껴졌습니다. 다른 박물관이나 체험관처럼 명확한 해설이 있는 것도 아니고, 유명한 화가의 작품이라는데 저는 도대체 뭘 느껴야 하는지 모르겠는 그 묘한 불편함 때문이었죠. 특히나 유명 작가의 그림이 종종 이해하기 어려운 형태로 표현되어 있을 때, '이게 과연 명작일까? 정신병자가 그린 그림과 뭐가 다르지?'라는 의문이 들기도 했습니다. 비싼 입장권의 가치를 못 느낄까 봐 선뜻 발길이 닿지 않았던 이유이기도 하고요.


하지만 '미술관에 간 심리학'은 이런 저의 편견을 완전히 깨뜨려주었습니다. 이 책은 미술 작품을 심리학이라는 렌즈로 재해석하며, 그림 속에 숨겨진 작가의 내면과 사회적 맥락을 깊이 있게 파고듭니다. 특히 정신질환을 앓았던 작가들의 삶과 작품 세계를 다루는 부분이 가장 흥미로웠습니다.


고통이 낳은 명작들

책을 읽으며,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빈센트 반 고흐나 에드바르 뭉크 외에 앙리 드 툴루즈-로트렉이라는 작가를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그는 사촌 간의 결혼으로 태어난 유전적 영향 때문에 키가 152cm에 불과했고, 평생 우울증, 불안증, 편집증에 시달렸다고 합니다. 독한 술 압생트에 중독되어 환각을 보기도 했고, 실제로는 있지도 않은 거미를 죽이겠다며 친구 옆에서 총을 쏜 일화는 그의 고통스러운 내면을 엿보게 합니다.


아돌프 뵐플리의 비극적인 삶 또한 깊은 인상을 남겼습니다. 다섯 살에 아버지가 집을 떠나고, 어머니에 의해 농장 노동자로 팔려가 어린 시절 내내 육체적 학대와 중노동에 시달렸습니다. 결국 그는 공격적인 성향을 띠게 되었고, 여러 차례 감옥에 드나들다 정신병원에 수감되었습니다.


놀랍게도 이 두 작가는 정신병원에서 치료의 방편으로 그림을 그리고 글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그림은 그들에게 세상과 소통하는 유일한 창구였고, 고통스러운 삶 속에서 탄생한 작품들은 그 자체로 명작이 되었습니다. 이외에도 아우구스트 나테라, 엘제 블랑켄호른 같은 정신질환을 앓았던 작가들의 이야기가 흥미롭게 펼쳐집니다. 이들의 삶과 작품 세계가 궁금하다면, 꼭 책으로 만나보시길 권합니다.


살인마의 색, 초록

이 책에서 또 한 가지 눈길을 사로잡은 것은 바로 색채 심리학입니다. 특히 인류가 무채색을 제외하고 가장 먼저 이름을 붙인 색이 빨강이라는 사실은 정말 놀라웠습니다. 3만 5천 년 전부터 1만 1천 년 전 구석기 시대에 그려진 동굴 벽화에서 붉은 황토(오커)를 사용한 흔적이 발견되었다고 하니, 인류는 언어보다 그림으로 먼저 자신을 표현하려 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색이 늘 아름다움만을 상징하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1775년 스웨덴 화학자 칼 빌헬름 셸레가 발견한 아름다운 초록색은 1세기 이상 유럽을 휩쓰는 유행을 불러왔습니다. 그러나 이 초록색 염료는 비소를 포함한 치명적인 독성 때문에 수많은 사람들의 목숨을 앗아갔습니다. 셸레는 이 독성을 알고 있었지만, 아름다운 색이 주는 수익의 유혹을 뿌리치지 못했습니다. 이 '살인마의 초록'은 19세기 후반에 이르러서야 인기를 잃었지만, 1930년대까지 살충제로 사용되었다고 하니 소름이 돋습니다.


총평

'미술관에 간 심리학'은 미술관에 대한 저의 부정적인 인식을 긍정적으로 바꿔준 고마운 책입니다. 작가들의 정신 세계와 그들이 겪은 고통을 심리학적으로 풀어낸 작가의 통찰력 덕분에, 이제는 미술 작품을 보며 그 안에 담긴 이야기와 감정을 더 깊이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미술이 어렵고 멀게 느껴지는 분들에게 이 책을 적극 추천합니다.


#미술관에간심리학 #믹스커피 #문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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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행동경제학 - 숫자로 움직이는 부동산, 심리로 해석하다
최황수 지음 / 원앤원북스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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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앤원북스 <부동산 행동경제학> 리뷰: 익숙함의 굴레

<부동산 행동경제학>은 최근 부동산 시장의 주요 현상이었던 영끌족벼락거지의 등장을 인간의 심리적 편향에서 분석하려는 시도를 담고 있습니다. 급변하는 시장에서 개인이 어떤 심리적 동기로 의사 결정을 내리는지를 행동경제학의 관점에서 풀어낸 점은 흥미롭습니다.

분석의 깊이와 아쉬움

책은 영끌족이 '나만 기회를 놓칠 수 있다'는 손실 회피 심리에, 벼락거지는 '익숙한 현재 상태가 유지될 것'이라는 현상 유지 편향에 영향을 받았다고 설명합니다. 이러한 분석은 행동경제학의 기본 개념을 부동산 시장에 적용한 좋은 사례입니다. 또한, 정부의 정책 변화가 대중의 집단 심리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부분도 의미 있는 통찰을 제공합니다.

하지만, 부동산 경매 전문가이자 문화사업을 기획하시는 나의 시각에서는 아쉬운 점도 있다. 이미 널리 알려진 행동경제학 이론을 반복적으로 나열하는 데 그쳐, 독창적인 분석이나 깊이 있는 통찰을 발견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책이 사회 현상을 비판적으로 분석하고 저자만의 고유한 시각을 제시했다면, 독자에게 더 큰 감동과 영감을 줄 수 있었을 것입니다. 즉, 현상을 설명하는 데 그치지 않고, 왜 그러한 현상이 반복되는지, 그리고 앞으로는 어떤 현상이 나타날 수 있을지에 대한 저자만의 날카로운 예측과 조언이 더해졌다면, 책의 가치는 한층 높아졌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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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십의 심리 처방전
김은미 지음 / 믹스커피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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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대, 흔들리는 나를 위한 처방전 - 김은미 저, 『오십의 심리 처방전』을 읽고 #오십의심리처방전 #믹스커피

책 리뷰 전문 블로거로서, 오늘은 믹스커피 출판사에서 펴낸 김은미 작가의 『오십의 심리 처방전』에 대한 리뷰를 공유하고자 합니다.

1977년 1월 생. 우리나라의 풍습에 따라 음력으로 나이를 세니 올해 딱 쉰입니다. 40대 후반부터 몸이 예전 같지 않다는 것을 절감합니다.

자꾸 무언가를 잊어버리고, 방금까지 하려던 일이 무엇이었는지 기억나지 않을 때가 잦습니다. 고혈압, 고지혈증, 약간의 우울증에 고질병인 어깨 충돌 증후군, 허리 통증, 아킬레스 건염까지. 온몸이 종합병원 신세를 지고 있습니다.

문득 돌아가신 부모님을 떠올려 봅니다. 예전의 부모님은 이렇게 아픈 티를 내지 않으셨던 것 같은데, 저는 왜 이리 엄살이 심한지. 타고난 약골임이 틀림없다는 생각에 씁쓸해집니다. 이렇게 나이가 들어가는 제 모습에 슬픔을 느끼면서도, 한편으로는 젊은 시절에는 누리지 못했던 경제적 여유가 있다는 현실에 작은 위안을 얻기도 합니다. 저처럼 예전과 달라진 자신의 모습 속에서 방황하고 있을 다른 50대들의 삶은 과연 어떤 모습일까요?

이런 복잡한 마음을 안고 이 책을 펼쳤습니다.

건양사이버대학교 상담심리치료학과 교수로 재직 중인 김은미 작가는 저보다 연배가 있어 보입니다. 여성 작가이다 보니 남성인 제가 읽기에는 다소 소소한 이야기와 자질구레한 설명이 조금은 지루하게 느껴지는 부분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책 곳곳에 숨어 있는, 50대라면 누구나 공감할 만한 증상과 그에 대한 심리적 처방을 찾아 읽는 재미가 쏠쏠했습니다. 그중 가슴에 와닿았던 몇 구절을 옮겨봅니다.

"융에 따르면, 중년기에 들어선 사람은 새롭게 정립된 가치관을 중심으로 자신의 삶을 수정하는데, 지금까지 외적인 세계에 적응하느라 소비하던 에너지를 새로운 가치에 쏟는다고 한다. 인생에서 외적인 방향으로 향하던 에너지를 지적인 세계, 즉 정신적, 영적인 세계로 전환시키는 것이 가장 큰 과업이다. 이런 의미에서 중년기의 위기는 궁극적인 의미를 찾느라 발버둥 치는 위기라고 할 수 있다. 중년기 때는 자신이 중요시했던 일들을 갑자기 상실해 버린 것 같은 허무함을 느낀다. 자신의 가치 체계가 흔들리는 불안을 느끼고, 이 불안 때문에 사소한 일도 지나칠 법하게 반응하는 경향이 있다."

출처 입력

"오십이라는 시기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아는 나이이기도 하지만, 그동안 지켜왔던 삶의 원칙이 무뎌지는 시기이기도 하다. 그런데 한 번 실수했다고 인생이 끝나는 것도 아니고, 원칙을 안 지켰다고 해서 다른 일들이 무너지는 것도 아니다. 이 평범한 사실을 깨닫는 시기가 바로 오십이다."

출처 입력

"인생에서 또 다른 고집이 생기는 시기가 바로 중년기가 지나면 서다. 이는 그동안의 경험이 확고한 신념의 근거가 되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타인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 우리가 나이 들어가면서 굳이 듣지 않아도 알게 되는 것들이 있다. 그래서 더 귀를 닫는 게 아닌지 모르겠다. 이런 생각이 들 때, 잠시 하던 일을 멈추고 귀를 기울여보라. 들리지 않은 것들이 들릴 수 있다. 혹시 아는가? 사람들의 마음의 소리를 듣게 될지도."

출처 입력

"중년기에는 인체의 안전 체계가 흔들리기 시작한다. 그동안 익힌 기술과 지식은 새로운 기술의 등장으로 쓸모 없어진다. 고용주는 이들에게 새로운 지식을 얻도록 기회를 주기는커녕, 첨단 지식을 갖춘 젊은이를 채용하는 게 경제적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50대는 실직에 대한 공포심이 있다. 비인간화된 산업사회에서는 풍부한 경험을 갖추고 있다 해도 나이가 든 사람에게는 매우 냉혹하다. 40대 초반 직장을 잃으면 꽤 긴 시간 동안 새 일자리를 구해야 한다. 게다가 가지고 있는 기술이 쓸모 없어지기도 한다."

출처 입력

"우리는 순간순간 최선을 다하면 된다. 그것에 대해 적절하게 설명할 이야깃거리만 있으면 된다.

어느 삶이 옳다고 단정 지을 수 있을까? 우리의 생각과 판단은 끊임없이 움직이는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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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들도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배우고 적응해야 한다. 우리는 이런 시대에 살고 있다. 그래서 50대에 할 수 있는 것을 찾아보면 40대에 하지 않아서 후회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지나간 시간을 후회의 시간으로만 보낼 게 아니라, 지금 하지 않으면 안 될 것을 찾아보고 실행해 보면 어떨까? 적어도 60대가 되었을 때 50대에 하지 않아서 후회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그러니 50대에 반드시 해야 할 것들을 적어보자.

무엇을 해야 하는지, 왜 하고 싶은지, 그리고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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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삶을 항상 통제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때로는 견뎌내야 하는 것들이 있다. 그렇기에 위로의 말이 필요하다. 말의 힘이라는 것은 때로는 너무나 강력해서 용기를 내게도 하고 사람을 살리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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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의 문장들을 곱씹으며 저만의 '오십의 심리 처방전'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첫째, 에너지의 방향을 외부에서 내부로 전환해야 합니다. 지금까지는 사회적 성공, 가족 부양 등 외적인 가치를 위해 에너지를 쏟아부었다면, 이제는 그 에너지를 나의 내면, 즉 정신적, 영적인 세계로 돌려야 할 때입니다.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남은 인생을 어떻게 채워나갈 것인지에 대한 궁극적인 의미를 찾는 과정이야말로 50대의 가장 중요한 과업입니다.

둘째, '괜찮다'라고 말해주는 유연함을 가져야 합니다. 평생을 지켜온 원칙과 신념이 흔들릴 수 있습니다. 경험이 많다는 이유로 자신도 모르게 고집불통이 되어 타인의 말에 귀를 닫을 수도 있습니다. 오십은 완벽해야 하는 나이가 아니라, 실수를 해도 괜찮고 원칙을 조금 어겨도 삶이 무너지지 않는다는 평범한 진리를 깨닫는 나이입니다. 스스로에게, 그리고 타인에게 너그러워져야 합니다.

셋째, 미래를 위한 '오늘의 목록'을 작성하고 실천해야 합니다. 신체적 능력은 저하되고, 내가 가진 기술은 낡은 것이 되어갈 수 있다는 불안감은 당연합니다. 이 불안감을 잠재우는 유일한 방법은 '행동'입니다. 60대가 되었을 때 '50대에 그걸 해볼걸' 하고 후회하지 않도록, 바로 지금, 내가 무엇을 하고 싶은지, 왜 하고 싶은지, 어떻게 할 것인지를 구체적으로 적어보는 것입니다. 그리고 아주 작은 것부터 시작하는 용기가 필요합니다.

마지막으로, 나 자신을 위로하는 말을 건네야 합니다. 통제할 수 없는 일들은 분명히 존재합니다. 젊음이 떠나가고 몸이 예전 같지 않은 것처럼 말입니다. 이럴 때 필요한 것은 자책이나 한탄이 아니라 따뜻한 위로입니다. "지금까지 잘 해왔어", "이만하면 괜찮아", "견뎌내줘서 고마워"와 같은 말의 힘은 생각보다 강력해서, 흔들리는 50대의 우리를 다시 한번 일으켜 세워줄 것입니다.

이 책은 50대라는 인생의 중턱에서 길을 잃고 방황하는 이들에게 따뜻한 길잡이가 되어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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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충격파 - 성균관대 김장현 교수의 AI 인사이트
김장현 지음 / 원앤원북스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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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충격파? 글쎄, 충격보다는 실망이…

책의 제목, 'AI 충격파'를 처음 마주했을 때 저는 당연히 인공지능이 우리 삶에 미친 지대한 영향과 그로 인해 펼쳐질 미래를 심도 있게 예측하는 책이리라 생각했습니다. 알파고의 충격 이후 우리 사회에 스며든 AI 기술의 현주소를 짚어보고, 다가올 미래에 대한 통찰을 얻을 수 있으리란 기대감에 부풀었죠. 하지만 저자의 소개를 보는 순간, 기대감은 고개를 갸웃거리는 의문으로 바뀌었습니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테크 전문가나 공학자가 아닌, 문과 출신의 저자였기 때문입니다. 물론 전공이 그 사람의 모든 것을 말해주지는 않지만, AI라는 최첨단 기술 분야를 다루는 데 있어 전문성에 대한 일말의 의구심과 함께 솔직히 살짝 실망감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었습니다.

핵심 없는 진단, 길 잃은 독자

책은 총 5장에 걸쳐 AI 시대의 다양한 현상을 진단하려 시도합니다. 저자는 나름의 시각으로 AI가 가져올 변화의 단면들을 보여주려 노력하는 듯 보입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그 내용이 독자의 마음을 사로잡기에는 역부족이었습니다. AI 기술에 대한 깊이 있는 분석이나 날카로운 통찰보다는, 다소 지루하게 느껴지는 설명이 이어졌습니다. 정작 독자들이 가장 궁금해할 'AI가 그래서 우리 삶에 구체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가' 그리고 '상상보다 빠르게 진화하는 이 시대를 우리는 어떻게 대비해야 하는가'에 대한 꼭 필요한 정보는 찾아보기 어려웠습니다. "상상보다 빠르게 진화하는 AI 시대를 대비하라"는 거창한 부제목이 무색해지는 순간이었습니다.

실망감을 넘어 짜증을 유발한 '이것'

사실 이 책을 읽는 내내 저의 눈살을 가장 찌푸리게 만들었던 것은 내용보다도 편집 디자인, 바로 '폰트'였습니다.

각 파트의 제목에 사용된 폰트인데, 유독 'ㄹ' 받침을 'ㅈ'처럼 보이는 괴상한 형태로 디자인해 제목이 한눈에 잘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가독성을 심각하게 해치는 이 디자인 요소는 책의 내용에 집중하려는 노력을 방해했고, 솔직히 말해 가장 짜증 나는 부분이었습니다.

결론적으로 'AI 충격파'는 제목과 부제목이 주는 기대감과는 너무나도 다른 책이었습니다.

내용은 AI라는 거대한 주제를 다소 문과적인 시선에서 두루뭉술하게 짚는 데 그쳤습니다.

결정적으로 독자가 AI 시대를 어떻게 대비해야 하는지에 대한 실질적인 방법론은 전혀 제안하지 못했다는 점이 가장 큰 실망으로 다가왔습니다.

솔직한 심정으로, 만약 누군가 이 책을 제 돈 주고 사겠다고 한다면 뜯어말리고 싶습니다.

AI 시대에 대한 깊이 있는 통찰이나 실질적인 대비책을 찾고 계신 분이라면, 이 책은 아쉽지만 정답이 아닐 것입니다.

#원앤원북스 #AI충격파 #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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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하고 단단하게, 채근담 - 무너지지 않는 마음 공부
홍자성 지음, 최영환 엮음 / 리텍콘텐츠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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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를 초월한 지혜, 혼란한 삶의 중심을 잡는 법 | #리택콘텐츠 #고요하고단단하게,채근담 서평


고요하고 단단하게, 채근담

바쁘게 돌아가는 현대 사회 속에서 마음의 평온을 잃고 방황하고 있지는 않으신가요?

수많은 정보와 관계 속에서 삶의 기준이 흔들릴 때, 우리는 오래된 지혜에서 길을 찾곤 합니다.

오늘 소개해 드릴 책은 바로 그런 분들을 위한, 수백 년의 시간을 건너 우리에게 깊은 울림을 주는 고전,

리택콘텐츠의 <고요하고 단단하게, 채근담> 입니다.

400년 전의 지혜가 오늘 우리에게 말을 거는 이유

『채근담』은 지금으로부터 약 400여 년 전인 중국 명나라 말기, 홍자성이라는 인물이 쓴 책입니다.

유교, 불교, 도교 사상을 아우르며 자연의 이치와 세상살이의 지혜, 마음을 다스리는 법에 대해 이야기하는 동양 고전의 정수라 할 수 있죠.

‘채근(菜根)’이란 ‘나무뿌리를 씹는다’는 뜻으로, 소박하고 평범한 일상 속에서도 참된 맛을 느낄 줄 아는 삶의 태도를 의미합니다.

과거 수많은 문인과 지식인들이 『채근담』을 ‘인생의 지침서’로 삼고 곁에 두며 읽었던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화려한 성공이나 권력이 아닌, 일상의 평온함과 내면의 단단함을 지키는 지혜가 담겨 있기 때문입니다.

이 책을 더 깊이 음미하는 저만의 방법

리택콘텐츠에서 출간한 <고요하고 단단하게, 채근담>은 독특한 구성으로 독자에게 생각할 여백을 줍니다.

각 장은 [제목] - [작가의 견해] - [채근담 원문과 해석] 순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대부분은 책을 순서대로 읽겠지만, 저는 조금 다른 방법을 추천해 드리고 싶습니다.

페이지 하단의 [원문과 해석]을 먼저 읽어보세요. 군더더기 없는 원문의 지혜를 먼저 마주하며 ‘나라면 이 문장을 어떻게 해석할까?’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보는 겁니다. 그 후, 작가가 붙인 [제목]과 깊이 있는 [견해]를 읽으면, 마치 지혜로운 스승과 대화를 나누듯 더 풍성하고 입체적인 독서를 경험할 수 있습니다.

마음을 흔드는 문장들, 잠시 멈추어 음미하다

이 책에는 주옥같은 문장들이 가득하지만, 제게 특히 깊은 감동을 주었던 세 구절을 여러분과 나누고 싶습니다.

채근담 본문

"풀과 나무가 시들어 떨어지면, 그 뿌리 밑에서는 이미 새싹이 움트고 있습니다. 계절이 아무리 얼어붙어도, 결국 따듯한 기운은 재 속에서도 다시 피어오릅니다. 엄숙하고 삭막한 가운데서도 생명의 뜻은 끊임없이 살아 있습니다. 그 안에서 우리는 천지 자연의 마음을 엿볼 수 있습니다."

작가의 견해

겉으로는 쇠퇴해 보이는 순간에도 생명은 이미 다시 시작되고 있습니다. 잎이 떨어지고 가지는 앙상해질 때, 뿌리는 다시 숨을 고르며 새로운 생장을 준비합니다. 이는 단순한 자연의 이치가 아니라 인간 존재에 대한 은유이기도 합니다. 외로움과 절망, 상실의 시기에도 우리 안에는 다시 시작할 씨앗이 자라고 있습니다. 이 순환의 심연에서 우리는 천지의 깊은 의지, 곧 '살고자 하는 뜻'을 발견하게 됩니다.

출처 입력

가장 혹독한 절망의 순간에도 우리 안에는 새로운 시작의 힘이 숨 쉬고 있다는 이 구절은, 마치 따뜻한 위로처럼 다가왔습니다.

채근담 본문

"꽃은 반쯤 피었을 때 바라보는 것이 가장 아름답고, 술은 약간 취했을 때 마시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그 속에 큰 즐거움이 있습니다. 만약 꽃이 지나치게 피고, 술에 흠뻑 취하면 오히려 흉한 경지가 되고 맙니다. 가득 차고 넘치려는 사람은 이 점을 깊이 생각해야 합니다."

작가의 견해

꽃의 가장 아름다운 순간은 언제일까요? 그것은 만개한 꽃이 아니라, 막 피어나는 반쯤 열린 꽃봉오리일지 모릅니다. 술잔도 마찬가지입니다. 흥취는 약간의 취기에서 나오지, 정신이 흐려질 만큼 취한 뒤엔 기쁨은커녕 후회만 남습니다. 삶의 모든 즐거움은 넘침이 아니라, 부족함에서 비롯되는 깊이와 여운에서 자랍니다. 무엇이든 지나치면 오히려 본래의 의미를 잃는 것입니다. 자신의 욕망이 넘치려 할 때, 이 구절을 떠올려야 합니다. 중도와 절제의 미학은 일상의 가장 깊은 품격입니다.

출처 입력

늘 최고를 향해, 더 가득 채우기 위해 달려가는 우리에게 ‘절제의 미학’과 ‘여백의 즐거움’을 알려주는 대목입니다.

채근담 본문

"어떤 일이 일어나면 반드시 해가 따릅니다. 그래서 세상에서는 일이 없는 것이 오히려 큰 복이라 여겨집니다. 옛사람의 시에 이런 말이 있습니다. '그대여, 공을 세워 후작이 되는 일은 말하지 마오. 한 장군이 공을 세우는 그 뒤에는 만개의 백골이 말라가나니,' ... 이런 시를 읽고 나면, 아무리 가슴속에 웅대한 포부가 있어도 저절로 싸늘하게 식어버리는 것이 느껴집니다."

작가의 해석

크고 뜻있는 일을 이루려는 욕망은 언뜻 고귀하게 보이지만, 그것이 반드시 공덕이나 복을 가져다주는 것은 아닙니다. 역사 속의 수많은 업적 뒤에는 셀 수 없는 희생이 있었고, 그 화려한 승리의 문턱에는 이름도 남기지 못한 무수한 이들의 고통이 묻혀 있습니다. 우리는 아무 일 없는 평온한 삶, 그 자체가 얼마나 귀중한 축복인지 종종 잊습니다. 조용한 일상은 무위 속에서 가장 큰 가치를 품습니다.

출처 입력

큰 성공만이 가치 있다고 여기는 세상 속에서, ‘무사한 하루’가 얼마나 큰 축복인지를 깨닫게 하며 겸손한 마음을 갖게 합니다.

고요하지만 단단하게, 내 삶의 뿌리가 되어줄 책

책을 덮으며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전기나 인터넷도 없던 그 시절, 선조들은 어떻게 이토록 깊은 시선으로 삶과 인간을 관조할 수 있었을까.

그들의 지혜는 시대를 관통하여 오늘날의 우리에게도 여전히 유효하며, 오히려 더 절실하게 다가옵니다.

만약 당신이 삶의 소음 속에서 길을 잃었다면, 더 단단한 내면을 가꾸고 싶다면, 이 책 <고요하고 단단하게, 채근담>을 펼쳐보시길 바랍니다.

한 문장 한 문장 곱씹을수록, 당신의 삶은 분명 더 고요하고 단단해질 것입니다. 강력히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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