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십의 심리 처방전
김은미 지음 / 믹스커피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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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대, 흔들리는 나를 위한 처방전 - 김은미 저, 『오십의 심리 처방전』을 읽고 #오십의심리처방전 #믹스커피

책 리뷰 전문 블로거로서, 오늘은 믹스커피 출판사에서 펴낸 김은미 작가의 『오십의 심리 처방전』에 대한 리뷰를 공유하고자 합니다.

1977년 1월 생. 우리나라의 풍습에 따라 음력으로 나이를 세니 올해 딱 쉰입니다. 40대 후반부터 몸이 예전 같지 않다는 것을 절감합니다.

자꾸 무언가를 잊어버리고, 방금까지 하려던 일이 무엇이었는지 기억나지 않을 때가 잦습니다. 고혈압, 고지혈증, 약간의 우울증에 고질병인 어깨 충돌 증후군, 허리 통증, 아킬레스 건염까지. 온몸이 종합병원 신세를 지고 있습니다.

문득 돌아가신 부모님을 떠올려 봅니다. 예전의 부모님은 이렇게 아픈 티를 내지 않으셨던 것 같은데, 저는 왜 이리 엄살이 심한지. 타고난 약골임이 틀림없다는 생각에 씁쓸해집니다. 이렇게 나이가 들어가는 제 모습에 슬픔을 느끼면서도, 한편으로는 젊은 시절에는 누리지 못했던 경제적 여유가 있다는 현실에 작은 위안을 얻기도 합니다. 저처럼 예전과 달라진 자신의 모습 속에서 방황하고 있을 다른 50대들의 삶은 과연 어떤 모습일까요?

이런 복잡한 마음을 안고 이 책을 펼쳤습니다.

건양사이버대학교 상담심리치료학과 교수로 재직 중인 김은미 작가는 저보다 연배가 있어 보입니다. 여성 작가이다 보니 남성인 제가 읽기에는 다소 소소한 이야기와 자질구레한 설명이 조금은 지루하게 느껴지는 부분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책 곳곳에 숨어 있는, 50대라면 누구나 공감할 만한 증상과 그에 대한 심리적 처방을 찾아 읽는 재미가 쏠쏠했습니다. 그중 가슴에 와닿았던 몇 구절을 옮겨봅니다.

"융에 따르면, 중년기에 들어선 사람은 새롭게 정립된 가치관을 중심으로 자신의 삶을 수정하는데, 지금까지 외적인 세계에 적응하느라 소비하던 에너지를 새로운 가치에 쏟는다고 한다. 인생에서 외적인 방향으로 향하던 에너지를 지적인 세계, 즉 정신적, 영적인 세계로 전환시키는 것이 가장 큰 과업이다. 이런 의미에서 중년기의 위기는 궁극적인 의미를 찾느라 발버둥 치는 위기라고 할 수 있다. 중년기 때는 자신이 중요시했던 일들을 갑자기 상실해 버린 것 같은 허무함을 느낀다. 자신의 가치 체계가 흔들리는 불안을 느끼고, 이 불안 때문에 사소한 일도 지나칠 법하게 반응하는 경향이 있다."

출처 입력

"오십이라는 시기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아는 나이이기도 하지만, 그동안 지켜왔던 삶의 원칙이 무뎌지는 시기이기도 하다. 그런데 한 번 실수했다고 인생이 끝나는 것도 아니고, 원칙을 안 지켰다고 해서 다른 일들이 무너지는 것도 아니다. 이 평범한 사실을 깨닫는 시기가 바로 오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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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에서 또 다른 고집이 생기는 시기가 바로 중년기가 지나면 서다. 이는 그동안의 경험이 확고한 신념의 근거가 되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타인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 우리가 나이 들어가면서 굳이 듣지 않아도 알게 되는 것들이 있다. 그래서 더 귀를 닫는 게 아닌지 모르겠다. 이런 생각이 들 때, 잠시 하던 일을 멈추고 귀를 기울여보라. 들리지 않은 것들이 들릴 수 있다. 혹시 아는가? 사람들의 마음의 소리를 듣게 될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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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년기에는 인체의 안전 체계가 흔들리기 시작한다. 그동안 익힌 기술과 지식은 새로운 기술의 등장으로 쓸모 없어진다. 고용주는 이들에게 새로운 지식을 얻도록 기회를 주기는커녕, 첨단 지식을 갖춘 젊은이를 채용하는 게 경제적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50대는 실직에 대한 공포심이 있다. 비인간화된 산업사회에서는 풍부한 경험을 갖추고 있다 해도 나이가 든 사람에게는 매우 냉혹하다. 40대 초반 직장을 잃으면 꽤 긴 시간 동안 새 일자리를 구해야 한다. 게다가 가지고 있는 기술이 쓸모 없어지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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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순간순간 최선을 다하면 된다. 그것에 대해 적절하게 설명할 이야깃거리만 있으면 된다.

어느 삶이 옳다고 단정 지을 수 있을까? 우리의 생각과 판단은 끊임없이 움직이는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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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들도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배우고 적응해야 한다. 우리는 이런 시대에 살고 있다. 그래서 50대에 할 수 있는 것을 찾아보면 40대에 하지 않아서 후회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지나간 시간을 후회의 시간으로만 보낼 게 아니라, 지금 하지 않으면 안 될 것을 찾아보고 실행해 보면 어떨까? 적어도 60대가 되었을 때 50대에 하지 않아서 후회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그러니 50대에 반드시 해야 할 것들을 적어보자.

무엇을 해야 하는지, 왜 하고 싶은지, 그리고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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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삶을 항상 통제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때로는 견뎌내야 하는 것들이 있다. 그렇기에 위로의 말이 필요하다. 말의 힘이라는 것은 때로는 너무나 강력해서 용기를 내게도 하고 사람을 살리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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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의 문장들을 곱씹으며 저만의 '오십의 심리 처방전'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첫째, 에너지의 방향을 외부에서 내부로 전환해야 합니다. 지금까지는 사회적 성공, 가족 부양 등 외적인 가치를 위해 에너지를 쏟아부었다면, 이제는 그 에너지를 나의 내면, 즉 정신적, 영적인 세계로 돌려야 할 때입니다.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남은 인생을 어떻게 채워나갈 것인지에 대한 궁극적인 의미를 찾는 과정이야말로 50대의 가장 중요한 과업입니다.

둘째, '괜찮다'라고 말해주는 유연함을 가져야 합니다. 평생을 지켜온 원칙과 신념이 흔들릴 수 있습니다. 경험이 많다는 이유로 자신도 모르게 고집불통이 되어 타인의 말에 귀를 닫을 수도 있습니다. 오십은 완벽해야 하는 나이가 아니라, 실수를 해도 괜찮고 원칙을 조금 어겨도 삶이 무너지지 않는다는 평범한 진리를 깨닫는 나이입니다. 스스로에게, 그리고 타인에게 너그러워져야 합니다.

셋째, 미래를 위한 '오늘의 목록'을 작성하고 실천해야 합니다. 신체적 능력은 저하되고, 내가 가진 기술은 낡은 것이 되어갈 수 있다는 불안감은 당연합니다. 이 불안감을 잠재우는 유일한 방법은 '행동'입니다. 60대가 되었을 때 '50대에 그걸 해볼걸' 하고 후회하지 않도록, 바로 지금, 내가 무엇을 하고 싶은지, 왜 하고 싶은지, 어떻게 할 것인지를 구체적으로 적어보는 것입니다. 그리고 아주 작은 것부터 시작하는 용기가 필요합니다.

마지막으로, 나 자신을 위로하는 말을 건네야 합니다. 통제할 수 없는 일들은 분명히 존재합니다. 젊음이 떠나가고 몸이 예전 같지 않은 것처럼 말입니다. 이럴 때 필요한 것은 자책이나 한탄이 아니라 따뜻한 위로입니다. "지금까지 잘 해왔어", "이만하면 괜찮아", "견뎌내줘서 고마워"와 같은 말의 힘은 생각보다 강력해서, 흔들리는 50대의 우리를 다시 한번 일으켜 세워줄 것입니다.

이 책은 50대라는 인생의 중턱에서 길을 잃고 방황하는 이들에게 따뜻한 길잡이가 되어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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