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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상 위에 차려진 역사 한 숟갈 - 역사 속 한 끼 식사로 만나는 음식문화사의 모든 것
박현진 지음, 오현숙 그림 / 책들의정원 / 2018년 9월
평점 :
과거 선조들이 살아온 이야기를 역사라 부르는데, 그 속에 재미있는 일도 많지만 인간이
살아가는데 꼭 필요한 음식이야기는 어떨까? 식품공학을 전공하여 미국에서
후학을 가르치고 있는 저자가 이야기하는 음식은 아이러니하게도 우리 전통음식이다.
김치 1g에 108개의 유산균이 들어있다. 더욱이 김치 유산균들은 장내 소화 과정에서 살아남아 대장까지 도달할 수 있어 장내 세균총의 패턴을
좋게 하는 프로바이오틱 효과가 있다고 한다. 또 묵은지에는 머리를 좋아지게 하는 가바(GABA) 물질이 대량으로 함유되어 있다.
다량의 고지방과 고 콜레스테롤이 함유된 치즈 버터 달걀 고기
등을 주식으로 하는 프랑스인들이 건강식을 하는 미국인보다 심장질환에 걸릴 확률이 낮아 의료인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그 원인이 음식과 함께
레드와인을 마시기 때문이라 보도되며, 프랑스인들의 역설, 즉 프렌치 패러독스(French Paradox)가 시작되었다. 그런데 놀랍게도 막걸리에는 프랑스인들의 역설을 뛰어넘을 건강 증진 물질이 다량 함유돼 있다는
사실이 과학적으로 규명됐다.
막걸리를 빚는 누룩에서는 급성 및 만성
위궤양 억제, 혈전 감소, 혈중 콜레스테롤 저하, 염증 억제, 암세포 전이 억제 등의 효과가 밝혀졌고, 주름 제거 및 미백 효과와 항암물질로
알려진 파네솔이 포도주보다 10~25배 더 많이 들어 있다. 이런 결과를 볼 때 머지않아 프렌치 패러독스를 뛰어넘어 '코리안 패러독스'가
만들어질 것이다.
와인은 외국에서 생산된다고 생각했는데,
우리나라 고려 시대 때부터 전통적으로 담아 오던 술이다. <양주방>에 의하면 고려 시대의 포도주는 포도 즙과 찐 찹쌀, 소맥 가루를 섞어
만들었다고 기록되어 있다. 이는 쌀 막걸리를 만들 때 포도 즙을
혼합하여 만드는 방식으로 쌀 포도주를 말하는 것이다. 한국의 전통
쌀 포도주는 세계의 포도주 제조 방법 중 가장 독특하고 유일한 방법으로 제조 된 고유의 포도주이나, 쌀 포도주의 제조 방법이 잊혀 있는
실정이다.
이렇게 음식의 기원을 알고 또 역사 속에 어떻게
기록으로 남아 있는지를 읽다 보면 그 재미도 쏠쏠하다. 청국장,
주꾸미, 장어, 민어, 전복, 굴비, 과메기, 도루묵, 대방어, 감자, 고구마, 포도, 감귤, 꽃게, 홍게, 떡국, 홍어, 비빔밥, 김밥, 곰탕과 설렁탕, 국수, 순대, 식해 등 다양한 음식에 대한 이야기가
진행된다. 너무 흔한 음식들이지만 우리 역사 속에 기록된 면면의
기록들을 보며 재미와 함께 음식의 효과를 배울 수 있어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