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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지혜의 시대 시리즈 - 전5권 ㅣ 지혜의 시대
김대식 외 지음 / 창비 / 2018년 9월
평점 :
나는 시사 프로그램을 정말 싫어한다.
다들 자기주장이 맞다고 주장하며 상대를 제압하기 위해 갖은 방법을 동원하기 때문이다.
거기에 정치인들까지 가세한 프로그램은 정말 너 죽고 나 살자는 아비귀환이다.
버스에서 흘러나오는 토론 프로그램도 듣기 싫어 라디오를 꺼달라고 요청할 정도로 토론회나 시사 프로그램을 싫어한다. 그렇다 보니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대해 몰랐다. 요즘 가끔 포털에서 뉴스 검색하다 잠시 몇 번 본 것이 전부이다.
사실 뉴스만큼 국민에게 거짓된 정보를 제공하고, 진실을 차단하는 도구가 없기에 청와대의 언론으로 전락했다고 평가해왔다. 대선 때가 되면 대통령을 만드는 것은 국민이 아닌 '조, 중, 동'이란 말이 회자될 정도니까 말이다. 이런 뉴스를 믿어도 되나? 그렇다고 균형적인 시각을 갖기 위해 여러 신문을 구독하기에는 귀찮고 바쁘기도 하다. 거기에 진짜 같은 가짜 뉴스들이 SNS를 통해 실시간 퍼지다 보니 이젠 각자가 진짜 정보와 뉴스를 찾아야 하는 시대로 전락했다.
역사와 전통이 있는 CBS 방송이지만, 수도권에 거주하지 않는다면 CBS 라디오 방송국이 있는지도 잘 몰랐을 것이다. 그렇다 보니 CBS 방송에서 진행하는 시사 프로그램의 청취율도 단연 최하위였다. 시사 프로그램 진행자의 갑작스러운 공백으로 심야 음악방송의 젊은 김현정 피디가 대타로 진행을 맡았다. 그 이유가 목소리가 시사 프로그램에 어울린다는 단 한 가지. 그녀 역시 잠시 새로운 경험이라 생각하고 승낙했다. 그런데 이것이 계기가 되어 2005년부터 그 시사 프로그램의 진짜 진행자가 되었다. 2008년 획기적인 변화를 위해 기존의 틀을 벗어난 '뉴스쇼'를 기획했지만, 이 시사 프로를 진행할 진행자를 찾는 것이 문제였다.
잘 알려진 방송사가 아니기에 거물급을 초빙할 수 없어 사내 모집 및 추천이 이루어졌다.
잃을 것이 없었던 방송사는 획기적으로 음악방송 경력의 30대의 젊은 여성 피디를 진행자로 결정했다.
그녀는 뉴스를 "나 자신이 상대방과, 나아가 세상과 좀 더 원활히 소통하는 데 필요한 도구"라고 정의한다. 또한 "현재의 기록인 뉴스는 과거의 기록을 참고하여 미래를 예측할 수 있게 도와주는 나침반 역할"이라고 말한다. 그렇다면 뉴스를 제대로 읽고 이해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그에 대한 답은 '궁금증에 대한 질문을 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개인들의 궁금증을 어디에 물어봐야 할까? 그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자신의 일이라고 한다. 이렇게 탄생해 10여 년간 이어온 방송이 'CBS 뉴스쇼'이다.
뉴스쇼에서는 청취자들이 반드시 알아야 하는 뉴스와 가장 궁금해하는 뉴스가 무엇인가를 찾아 방송을 한다. 이 과정에서는 뉴스 당사자 3명을 10분씩 전화로 연결해 사실과 그들에게 궁금했던 점을 질의응답을 받는다. 이들의 주장과 사실에 균형적인 시각을 갖기 위해 뉴스쇼는 사건의 당사자를 모두 연결하여 양쪽의 의견을 모두 전달해 준다. 그렇기에 CBS 뉴스쇼가 끝난 후 다른 매체에서 계속 뉴스를 재 생산하는 이례적인 일까지 발생했다.
뉴스에는 힘이 있다. 대통령을 만들기도 하고, 유력 대선 인사를 파괴하기도 한다.
이런 뉴스가 계속 공정하게 국민들에게 전달할 수 있기를 희망하는 건 너무 낙천적인 생각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