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구석 심리학 실험실 - 집에서도 할 수 있는 50가지 초간단 심리실험
마이클 A. 브릿 지음, 류초롱 옮김 / 한빛비즈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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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심리를 먼저 알아차릴 수만 있다면... 그래서 이 책이 더 읽고 싶었나 보다. 심리학자들은 사람에 관한 모든 것, 심지어 과학적으로 연구할 수 없을 것만 같은 대상조차 연구한다. 간단하면서도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50가지 초간단 심리 실험 이야기를 담은 책이 나왔다. 처음엔 기대를 듬뿍 가지고 읽었지만 읽을수록 흥미를 끄는 실험 이야기는 별로 없었다. 약간은 고문 수준이랄까... 그나마 40가지 실험을 넘어서며 조금은 읽을만한 실험 이야기가 나온다.

프레이밍에 당하다

광고주와 정치가, 온갖 분야의 판매원들은 매일 당신을 설득하고 노력하는 중이다. 그들은 당신을 자신들이 바라는 대로 생각하게 만들어서 자신들이 만든 제품을 사거나 다음 선거에서 자신을 뽑게 만들고 싶어 한다. 정보를 제공하는 방식, 즉 어떤 문구로 표현했는지가 심리학자들이 '프레이밍'이라고 부르는 것이다. 이 프레이밍에 따라 어떻게 생사를 가르는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는지 실험을 통해 알아보자.

책에서 제시되는 실험은 그리 흥미롭지 않다. 굳이 이런 실험을... 하는 정도랄까? 이 실험의 의미는 tv 속 누군가가 당신이 돈을 쓰게 만들려고 상품 가격이 '하루 몇백 원꼴'이라고 주장하는 것을 들어본 적 있는가? 이게 바로 프레이밍이다. 이런 것은 어떤가. '하루 커피 한 잔 가격으로 이런 물건을...?' 이것도 역시 프레이밍이다. 프레이밍 효과는 제품을 사게 만들기 위해서든 돈을 기부받기 위해서든 늘 사용된다. 그것이 좋은 선택인지 알아내는 유일한 방법은 '신중하게 생각하기'뿐이다. 그리고 광고주들은 당신이 그러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이 책의 제목 '집에서도 할 수 있는 50가지 초간단 심리 실험' 역시 프레이밍의 일종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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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원으로 산다는 건 - 전현직 임원 20명의 심층 인터뷰를 통한 대한민국 임원의 진짜 이야기
고광모 외 지음 / 플랜비디자인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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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원이 되는 것은 모든 직장인의 꿈이지만, 막상 임원이 되면 로망은 금방 무너진다.

실무자 때와는 달리 모든 것을 혼자서 의사결정을 하고 그 결과에 대해 스스로 책임을 져야 하고 언제 물러날지 몰라 불안해한다. 그래서 임원을 '임시 직원'의 약어이고, 직원들보다 조금 더 받는 연봉은 '생명 수당'이라는 농담을 하곤 한다.

임원은 구성원들의 리더이지만, 그들의 상관인 CEO가 있음을 잊어서는 안 된다. 임원으로서 가장 스트레스를 받는 요인은 인간관계와 성과다. 사실 임원은 조직관리보다 실적이 우선이다. 임원은 위에서 치이고 아래에서 협조 받지 못했을 때 그들은 외로운 존재가 된다.

사원으로 입사해 임원이 될 확률은 단 0.8%, 중견기업에서는 상위 5% 이내라고 한다. 그렇다면 어떤 사람이 임원이 되는 걸까?

전문 지식을 갖은 사람, 성과가 좋은 사람, 여러 분야에 능력이 있는 사람, 성실한 사람 등 다양한 경우가 있다. 그중에서도 경영진이 추구하는 바를 명확히 인식하고, 그에 맞는 성과를 창출해 내는 사람이 가장 먼저 임원이 되지 않을까?

하지만 임원은 실무자로 일할 때와는 완전히 다른 역할을 요구한다.

임원이 되어 조직 전체의 성과를 이끌기 위해서는 자신이 제시한 조직의 목표와 비전을 구성원들이 수용할 수 있도록 설득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구성원들이 역량을 육성할 수 있도록 지원함으로써 모든 구성원이 조직의 성과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임원이 되면 당장은 좋겠지만 그 의무와 책임은 경험해 보지 않고서는 알 수 없다.

거기에 시한부 인생이라는 가혹한 현실 속에 직장에 올인하는 사람들이 많다.

잦은 접대와 많은 업무량으로 건강을 잃기 쉽고, 가정을 등한시하는 경우도 많다.

당연히 임원이 된다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다는 것을 책을 통해 깨달았다.

특히 임원의 위에 군림하는 절대군주 CEO가 있음을, 그리고 그들의 가혹한 질문과 의사결정이 있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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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랜비 디자인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적은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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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로 보는 인사이야기 - People Analytics 가이드북
이중학.Steven Kim 지음, 김성준 감수 / 플랜비디자인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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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팀에서 인사팀 일하는 모습을 보면, 채용 이력서 검토, 급여 계산, 4대보험 신고, 퇴직 처리, 인사 평가 제도 만들기 정도랄까? 그다지 바쁜 일도 없고 매일매일 해야 하는 일이 쌓여 있는 것 같지도 않은 조금은 널널한 팀이랄까? 그렇기에 대기업 아니고서야 많아야 2명이 전부일 정도로 소비형 부서로 전락했다.

그런 업무에 4차 산업혁명에 따른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이 도입된다니... 아마도 일자리가 먼저 없어질 거라 생각이 든다. 이런 변화의 시대 살아남는 사람들의 특성을 분석한 결과, 급격하게 변화하는 시대 속에서도 높은 성과를 내는 사람들은 과거 경험에 안주하지 않고 새로운 것을 배우고 적용하려는 공통된 특성을 갖고 있다. 이러한 변화에 스스로를 바꾸고 환경 변화에 적응하려는 노력도 필수가 된 사회.

40대 이상은 다른 회사로의 이직의 기회가 없기에 이들이 변화에 선두에 서야 하지만 그동안의 경험과 일처리 습관으로 변화하려 하지 않는다. 이와 반대로 20~30대 젊은 층은 단 돈 100원이라도 더 주는 외부 시장으로 눈길을 돌리기에 회사의 인사 업무가 다시 주목받게 되었다.

새로운 기술들은 인간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기능과 수행 수준을 높여주는 협업의 대상으로 인식하게 되었다. 이를 위해 많은 기업들은 직원들의 업스킬링 혹은 리스킬링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인사관리라는 학문에서는 가설을 세우고, 그 가설이 실제와 얼마나 적확하는지를 확인하는 학문이다.

하지만 실제 회사의 상황과 동떨어진 캠퍼스에서 세우는 가설이란 현실과 너무 동떨어져 있기에 그 실효성이 의문시된다. 또한 경영학을 전공하지 않은 독자나 중소기업에서 일하는 사람에게는 인사 업무과 관련된 빅데이터나 통계는 남의 나라 이야기이다.

책을 읽는 동안 근거로 제시하는 미국 페이스북, 아마존, 애플, 구글의 예는 우리와 너무 동떨어진 예이기에 남의 다리를 긁는 겪이란 생각이다. 나만 이런 느낌을 받는 건지, 다른 사람은 어떤 느낌을 받는지 궁금해진다.

더욱이 마지막의 통계 부분은 허걱! 이건... 너무 책과 어울리지 않는다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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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랜비 디자인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적은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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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곁에서 내 삶을 받쳐 주는 것들 - 고전에서 찾은 나만의 행복 정원
장재형 지음 / 미디어숲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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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가지 고전에서 찾은 나만의 행복 정원. 아~! 고전. 안 읽은 책이라면 이해하기 쉽지 않겠는데 하는 생각이 먼저 든다.

헤르만 헤세는 그의 대표작 [데미안] 서문에서 "모든 인간의 삶은 그 자체가 자신을 찾아가는 길이고, 그 길을 가려는 시도이며, 각자 최선을 다해 자신의 본모습을 찾으려는 노력 그 자체"라 말했다. 한 번도 가보지 않은 나의 인생길과 나 자신을 찾는 것, 그래서 나의 30대가 그렇게도 힘들었나 보다. 아직도 나 자신을 찾고 나의 길을 찾느라 정신없지만 하루하루 삶을 버텨내고 있다.

"삶의 목적이 행복이라면, 여행은 팍팍한 일상에서 벗어나 행복해지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그래서였을까? 주말이면 역마살이 낀 것처럼 경기도 내외를 주야장천 달려 사진 찍고, 기사 쓰고, 블로그 포스팅하고, 이젠 유튜브까지 만들고...

우리 삶은 한 편의 아름다운 여정이다. 진정한 여행은 각자의 길을 걸으며 각자가 지닌 세상살이 문제의 해답을 찾아가는 과정이다.

진정한 사랑을 하려면 나부터 사랑해야 한다. 루이스 L. 헤이는 [미러]에서 '타인과의 관계를 치유하고 싶다면 가장 먼저 자기 자신과의 관계를 개선하라'라고 말한다. 타인과 사랑을 기반으로 맺은 관계는 둘이서 아무리 노력한다고 하더라도 마음에 상처를 입을 수 있다. 사랑하는 과정에서 상처를 받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사랑하는 감정이 깊을수록 상처의 골은 더 깊어지기 때문이다. 사랑이란 둘 사이를 가로막는 장벽을 허물고 나아가는 과정이다. 그러므로 슬픔과 후회, 그리고 눈물로 가득 찬 자신의 마음을 치유한 후에 다시 타인과 사랑을 해야 한다. 손상된 사랑의 관계를 치유하기 위해서는 먼저 자신과의 관계를 회복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는 지나가 버린 과거에 대해 후회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앙드레 지드는 "선택을 해야만 한다는 것이 나에게는 언제나 견딜 수 없는 일이었다."라고 말한다. 몇 분 후에 어떤 일이 일어날지 전혀 예상하지 못하기 때문에 이것이냐, 저것이냐를 선택하는 문제는 항상 우리를 괴롭혔다. 게다가 한 번 선택하고 나면 다시 시간을 돌이킬 수 없기에 잘못된 선택을 한 경우 과거에 사로잡혀 평생 후회하며 살게 된다. 선택은 오직 자기 자신만 발견하기 위한 것이고 자기 자신이 책임져야 한다. 만약 잘못된 선택으로 비록 후회한다고 하더라도, 결코 미래에서 과거를 다시 찾으려 하지 말아야 한다. 이것을 선택하면 저것이 아쉽고, 저것을 선택하면 이것이 아쉬운 것이 인생의 영원한 딜레마일 수밖에 없다.

우리가 겪는 고통의 원인은 무엇일까?

이 질문에 대한 해답은 바로 '현재 이 순간'에 있다. 행복은 지금이 순간이 주는 선물이다. 우리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것은 지속 가능한 행복감이다. 따라서 지속 가능한 행복감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현존하는 이 순간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깨닫는 것이 중요하다. 사람들 대부분이 행복이 미래에서 올 것이라며 막연히 기다린다. 그러나 현재의 순간에 감사하지 않고, 과거에 있었던 일에 집착만 한다면 행복은 올 수 없다. 과거에서 벗어나 지금 이 순간에 집중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자유와 행복에 이르는 길이다. 톨스토이는 "과거는 이미 없는 것이며, 미래는 아직 오지 않는 것이다. 시간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것은 단지 현재의 이 순간뿐이다. 그리고 그곳에, 그 순간에 우리의 모든 삶은 존재한다. 그러므로 우리는 이 한순간에 자기의 온 힘을 기울이지 않으면 안 된다"라고 말했다. '카르페 디엠' 이 말은 현재를 즐겨라, 지금 이 순간에 충실하라는 뜻이다.

누구나 영원히 살 것처럼 생각하며 산다. 항상 보다 좋은 것을 꿈꾸며 살기도 하고 동시에 과거에 놓쳐 버린 것들에 대해 후회와 고통 속에 살기도 한다. 하지만 우리 인생은 지금 말하는 순간 영원히 과거 속으로 흘러가 버린다. 생존을 위해, 살기 위해 발버둥을 치다가 결국 대부분 자신의 삶을 즐기지도 못한 채 공허한 삶만 살다가 생을 마감한다. 그래서 쇼펜하우어는 '인간의 생애는 희망에 의해 끊임없이 기만당하면서 죽음의 품속으로 뛰어드는 것'이라고 말한다. 우리의 삶이 슬픈 것은 결국 시간에 얽매인 삶을 살기 때문이다. 어차피 죽음에 이르는 유한한 삶을 살면서 닿을 수 없을 것 같이 요원한 희망을 좇는 것일까? 삶은 따뜻한 봄날에 꾸는 꿈이고, 죽음은 그 꿈에서 깨어나 깨달음을 얻는 순간일지도 모른다. 내가 다른 무엇보다도 특별한 존재라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헛된 것인지도 모른다.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남들이 나의 결심을 비웃고 경멸할지라도, 꿋꿋하게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겠다는 내면에서 나오는 의지에 있다.


사르트르는 "인생은 B와 D 사이의 C이다"라는 명언을 남겼다.

인간은 태어난 날(birth)부터 죽는 날 (death)까지 좋든 싫든 자신의 인생을 스스로 선택(choice) 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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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쩐지 고전이 읽고 싶더라니 - 나답게 살자니 고전이 필요했다
김훈종 지음 / 한빛비즈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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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 삶을 꿰뚫는 촌철살인으로 우리에게 지혜를 주는 책. 하지만 너무 어렵다는 것도 사실이다.

동양 철학, 그 시작은 철기의 보급으로 농업 생산량이 비약적으로 증가하며 시작되었다. 수렵채취에서 농경으로 정착했을 때보다, 청동기에서 철기로 변화할 때 농업 생산력은 극적으로 증대된다. 당연하게도 그에 비례해 인구가 늘게 되고 생산력 증가에 따른 여유 시간은 철학을 잉태하게 된다. 이 시기에 제자백가 사상이 나타나 중국 철학사의 근간을 이루게 된 것이다. 이렇게 '오늘만 살던 세상'에서 '내일을 걱정해야 하는 세상'으로 한 단계 진화한 것이다. 하지만 미래에 대한 걱정과 염려가 창궐하는 순간, 인류는 오늘을 살지 못하고, '내일을 사는' 불행하고 가련한 존재로 전락하게 된다. 한가하다는 의미의 '한閒'은 문 틈새로 달을 쳐다보는 형상이다. 수렵에서 벗어나 농경을 하게 되면, 평화로움이 찾아오고 문 틈새로 실컷 달 구경이나 할 줄 알았다. 그런데 정작 농경이 시작되니 달 구경은커녕 샛별 만 구경하는 신세로 내동댕이쳐진 것이다. 농경이 불러일으킨 우리 삶의 족쇄이다. 순리를 거스르는 인간. 오늘의 자아에 집중하지 못하는 인간. 내일만 걱정하고 욕망에 사로잡힌 인간. 공자는 그 시점에 탄생한 신인류의 문제점을 예리하게 지적했다. 자기를 극복하고 결국 오늘을 제대로 사는 인간이 될 것을 강력하게 주문했다. 역사의 다른 이름은 반성이다. 성찰 없이 앞만 보고 내달리는 경주마는 한순간 무너질 수밖에 없다. 특히나 성찰 없는 권력은 잔혹하다. 독재를 부르고, 피를 부르고, 결과론적으로 역사의 후퇴를 부른다.

공자가 자공에게 준 '일생의 키워드 하나'는 '서恕'였다. '서恕'를 파자하면, '여如 그리고 심心'으로 이루어진다. 결국 같은 마음, 다른 사람과 같은 마음을 품는다는 것, 내가 하기 싫으면 남도 하기 싫으니 강요하지 말라는 것. 즉, 공감과 배려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 서로가 서로를 이해하고 같은 마음이 되어 공감하고 배려하는 것. 이것이 바로 공자가 평생을 바쳐 지켜낼 만하다고 외치는 유고 사상의 핵심 키워드다. 공자가 유독 '서恕'를 죽을 때까지 평생 실천할 개념으로 천명한 건, 자연인 공구로서도 물론 그러하지만 특히나 위정자들이 새겨야 할 덕목으로 적시한 측면이 크다. 권력을 쥐고 백성을 다스리는 자들은 더욱 공감 능력을 발휘해야 한다는 뜻이다. 공자가 그토록 열심히 학문을 닦았던 가장 큰 이유이자 유일한 이유는, 관리로 임용되기 위함이었다. 공자에게 예는 곧 정치다. 정치의 본령은 무엇인가. 백성이 먹고사는 것을 함함하게 만들어주는 것이다.

유학의 유儒는 무엇인가? 사람人이, 머리를 풀어 헤치고而, 비雨 오기를 기원하는 형상이다.

유가는 시체를 처리하는 장례와 기우제를 담당하는 집단에서 시작됐다. 춘추전국시대에 기우제 지내는 사람은 과연 어떤 인물인가?

당시 기우제는 사실상 가장 중차대한 정치 행위이자 고도의 통치 행위였다. 비가 오지 않으면 농사를 망치고, 농사를 망치면 굶어 죽는 것이다. 그러니 기우제를 지내다 비가 안 오면 목숨까지 내놓아야 하는 게, 기우제를 지내는 무당의 임무였다. 유가는 흔히들 오해하는 것처럼 교육부나 문화체육관광부에 해당하는 것이 아니라, 재정경제부나 법무부에 가깝다. 국가의 근간이 되는 규범과 먹거리를 책임지는, 핵심 중의 핵심 부서이다. 그러니 유가의 시조인 공자가 무슨 수를 써서라도 관리로 임용되어 백성들의 민생을 해결하고자 노력했던 것이다.

공자는 덕치를 정치의 기둥으로 삼았다는 것, 백성들이 부끄러움을 아는 것이야말로 정치의 본질이라고 바라봤다. 묵자는 춘추전국시대 당대의 비극을 바라보면서, 이 사회의 혼란이 어디에서 오는지 탐구했다. 혼란의 궁극을 파헤친 결과, 모든 악의 원천은 도덕관념의 오류 때문이란 진단을 내린다. 여기서의 오류는 사람들이 자기 자신만을 사랑하고 남을 사랑할 줄 모른다는 데 있다.

동양 철학은 자기를 자랑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알고 다 함께 잘 살기 위한 학문이었다. 북송의 정호, 정이 형제와 남송의 주희에 이르러 유학이 형이상학적 수준으로 격상되었다. 공자가 죽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정호, 정이 형제와 주희가 죽어야 유학이 제대로 우리에게 전해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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