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평등의 짧은 역사
토마 피케티 지음, 전미연 옮김 / 그러나 / 2024년 8월
평점 :
토마 피케티는 이 책의 제목을 '평등의 짧은 역사'라 하였지만, 사실 이미 춘추전국시대 유가와 노가에서부터 한 사회가 지속적으로 유지되기 위해서는 빈부격차의 해소가 중요함을 인간은 인지하고 있었다. 하지만 동양사회에서나 서양사회에서나 인간이 농경을 시작하고부터는 실질적으로 인간집단은 계급사회를 이루었고, 덕분에 끊임없는 전쟁과 기아가 인간사회에 존재하였다.
그러나 저자는 18세기말 이후부터는 점차 인간 사회는 평등을 향한 장기적인 흐름을 타고 있다고 말한다. 이는 끊임없는 투쟁과 반란의 결과이며, 또한 기술 혁명의 결과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런 흐름은 순차적인, 즉 '자연적 진화'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었고, 결국은 두 차례의 세계대전의 결과로 중위자산계급이 출현하면서 점차 평등에 가까워졌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인간의 역사가 장기적인 흐름 속에서 평등을 향해 나아가고 있음을 밝히며, 앞으로도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서는 불평등의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말한다. 저자는 경제 발전과 인류의 진보를 가져온 것은 평등과 교육을 위한 투쟁이지, 소유와 안정, 불평등의 신성화가 아니었음을 이야기한다. 그리고 사회경제적으로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한 여러 방법들을 말하며 결국은 우리 모두가 보다 평등한 사회를 위해 노력해야 함을 말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특히 최근의 어지러운 국제 사회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미국의 민주주의는 사실상 크게 훼손되었는데, 이는 미국의 극심한 경제불평등이 큰 원인이라 할 수 있다. 특히 나는 미국 정치에서 슈퍼팩이라고 불리는, 즉 정치 기부금의 상한을 없애버린 것이 결국은 미국 민주주의가 망가지게 된 원인 중 하나가 아닌가 싶다. 이것이 바로 금권정치이기 때문이고, 그리하여 보통선거의 원칙이 무너진 것이 아니던가.
또한 한동안 전세계를 뒤흔들었던, 특히 영국의 대처수상이 대표적 인물이었던, 신자유주의에서 대표적으로 추진되었던 공기업 민영화의 경우, 지금 생각하면 사람들은 왜 민간회사가 공기업보다 더 효율적일 것이라고 판단했었는지 의문스러워졌다. 민간회사 또한 견제 장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 오히려 더 비효율적이고 부패하기 쉬운데, 그 문제를 간과하고 필수적인 생활기반시설까지 민영화한 결과, 영국의 공공체계는 그야말로 악몽 그 자체가 되지 않았던가?
예전 중국의 역사에서 주가 망하고 춘추전국시대라는 600여년에 걸친 혼란한 전쟁의 시대가 펼쳐진 원인도 농경기술의 발달에 따른 사회경제적 빈부격차의 확대가 원인이었더랬다. 현 시대도 결국은 사회경제적 불평등으로 인하여 전쟁의 시대로 향해 가고 있다. 옛 중국에서 공자와 노자가 사회불평등의 해소가 혼란한 사회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이라고 말했듯, 2500년 후의 토마 피케티도 같은 주장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