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견자들
김초엽 지음 / 퍼블리온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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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초엽은 마음이 따뜻해지는 이야기와 SF를 대단히 사랑스럽게 잘 연결하는 작가다. 그래서 그녀의 SF는 하드하지 않고 조근조근히 독자에게 다가선다.

이 소설 '파견자들'도 지구에 외계생명체가 침범하여 인류가 지하에서 사는 상황에서 일어나는 일을 그린다. 특히 여기에서의 외계생명체는 우리가 소위 '균류'라고 칭할 수 있는 생명체로서, 작가는 군집으로서의 생명체가 의식을 가진다는 설정으로 소설을 전개한다. 그리고 서로를 적대하다 결국은 공존하는 두 생명체의 이야기.

다만 이 소설에서 내가 좋아하지 않는 한 가지는 주요 캐릭터의 이상 성격이다. 나는 스릴러나 범죄소설이 아니라면 사이코패스나 정신이상적 성격을 가진 캐릭터를 대단히 싫어한다. 이 캐릭터들은 대부분 아주 쉽게 '데우스 엑스 마키나'가 되거나 혹은 독자를 설득하지 못하는 캐릭터가 되기 쉽다. 그런데 이 '파견자들'의 가장 빌런인 캐릭터가 바로 그런 성격을 가지기에, 이번 소설에 있어서만큼은 김초엽 작가에게 아쉽기 짝이 없다. 뭐, 이 소설도 한동안 베스트셀러이기는 했으나 나로서는 별점을 하나 뺄 수 밖에 없는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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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치다 햣켄 기담집 - 공포와 전율의 열다섯 가지 이야기 ㅣ 글항아리 기담 시리즈 2
우치다 햣켄 지음, 김소운 옮김 / 글항아리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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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여자
아니 에르노 지음, 정혜용 옮김 / 열린책들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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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누구나 책 한권 분량의 사연을 가지고 산다고 한다. 그리고 아니 에르노는 자신과 자신의 가족들이 가진 사연에 주목해 한 인간으로서의 가족에 대해 글을 써낸다. '남자의 자리'에서는 아버지를, 이 책 '한 여자'에서는 어머니를.

소설의 시작에서 화자는 어머니의 죽음을 전해듣는다. 그리고 깊은 슬픔 속에서도 어머니라는 한 여성에 대해 깊게 이해해보려고 한다. 억세고 생활력강하게 살아간 한 여성을, 소시민계층에 사는 한 여성을, 자식을 깊이 사랑한 한 여성을, 그리고 한 여성의 온전한 개성과 그 여성이 살아간 긴 인생을. 그리고 화자는 그런 작업을 통해서 어머니와 서서히 이별을 하게 된다.

예전에 나는 소설가라면 마치 빨간머리앤처럼 풍부한 상상력을 통해서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더랬다. 하지만 지금 시점에서는 소설가란 이야기를 통해서 인간을 이해하려는 노력을 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어쩌면 나를 길러주신 아버지와 어머니에게도 각자 책 한권 분량의 인생사 사연이 있고, 나 또한 그분들의 삶을 깊게 이해해보고 싶다. 아니 에르노처럼 담담하면서도 객관적으로. 그리하여 한 사람을 이해하는 일이 결국은 인간이라는 존재를 조금이나마 이해하는 한 발걸음이 되는 일을 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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