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의사 헤리엇의 개 이야기 수의사 헤리엇의 이야기
제임스 헤리엇 지음, 김석희 옮김 / 도서출판 아시아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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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또한 한마리 반려견과 함께 살고 있는 상황에서, 이 책은 정말 구입을 안할 수가 없었다. 그 사랑스러운 동물을 이렇게나 친근하면서도 매력적으로 쓴 이 책이야말로 '개'라는 생명체에 대한 뛰어난 찬사라 할 수 있다.

저자인 제임스 헤리엇은 제1차 세계대전 이후, 그 누구도 수의사라는 직업에 대해 매력적으로 여기지 않을 때(이 시대는 운송수단으로서의 마차의 시기가 저물 때니까) 개에 대한 사랑만으로 수의사가 되었고, 아름답지만 외딴 요크셔라는 마을에서 개나 고양이보다는 말이나 소, 양들을 치료하는 시간을 보냈다(아직 현재의 반려동물 문화가 발달하기 전이니까).

하지만, 그럼에도, 개와 고양이는 이미 사람들과 함께 사는 존재였고, 요크셔의 시골 사람들은 반려동물과 이미 훌륭한 교감을 하며 그들에게 애정을 주고 있었다. 마치 소위 '츤데레'처럼.

저자는 이 책에서 수의대를 졸업하고 대러비에서 수의사로 살면서 만난 사람과 동물들, 그리고 한 매력적이고 따뜻한 여성과 사랑을 하고 한 가정을 이루면서 그 마을에서 점차 지역명사가 되는 과정을 따뜻하면서도 유머러스한 필체로 그리고 있다. 마을 사람들은 무뚝뚝하지만 따뜻하고, 동물들은 사랑스러우며, 낮과 밤을 가리지 않는 급한 호출에도 생명을 구했을 때의 보람됨이 유쾌하게 서술된다.

이 책을 읽고, 난 다시금 나의 반려견 '아지'를 쓰다듬는다. 저자가 느낀 그대로, 어떻게 이렇게 사랑스러운 생명체가 신뢰 가득한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는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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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밤 숲속의 올빼미
고이케 마리코 지음, 정영희 옮김 / 시공사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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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의 사망, 특히 참척의 경우 나는 박완서 소설가님의 '한 말씀만 하소서'만한 작품을 본 적이 없고, 이번에는 오랜 세월 함께 삶을 살아온 배우자의 사망을 받아들이는 에세이로 이 '달밤 숲속의 올빼미'가 꼽힐 듯 하다.

저자 고이케 마리코와 남편 후지타 요시나가는 같은 글을 쓰는 동업자이자 삶을 함께하는 파트너로 오랜 세월을 살아왔다. 각자 자신들이 글을 쓰는 장르는 달랐지만, 두 사람 다 나오키상을 수상한, 그야말로 같은 꿈을 꾸며 같은 지평을 함께 걸어온 사이였다.

하지만 어느날 남편 후지타 요시나가가 말기암을 진단받으며, 짧은 투병 생활 후 사망하자, 고이케 마리코는 상실 속에서 삶이 붕괴될 상황에까지 이르른다. 그때 어느 잡지사에서 그녀에게 에세이를 청탁했고, 그녀는 자신과는 상관없이 흘러가는 외부의 시간과 자신의 내부에 고여있는 시간의 간극 사이에서 서서히 자신의 슬픔과 애도를 잔잔하게 그려낸다. 남편과 함께 사랑했던 시간들, 그리고 혼자 외로워하던 시간들. 거대한 상실은 극복될 수는 없으나, 그녀는 점차 잔잔하게 흘러가는 시간 속에서 결국 살아감을 선택한다. 세상과 나의 '어긋남'을 받아들이면서.

사실 나는 고이케 마리코의 작품들을 읽어보지는 않았다. 일단 그녀의 주된 장르는 호러이고, 난 일본 호러 소설이라면 질색이니까. 하지만 이렇게 자신의 마음을 담담히 글에 실어보내는 그녀의 글솜씨는 과히 대가이고, 그리하여 감히 박완서 소설가님의 작품과 이렇게 나란히 두었다. 국적과 주된 장르는 달라도 두 분 다 확실히 대단한 명인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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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라하리의 절규
델리아 오언스.마크 오언스 지음, 이경아 옮김 / 살림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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델리아 오언스는 '가재가 노래하는 곳'으로 유명한 소설가이지만, 그 이전에 평생을 생태학자로 살았고, 특히 젊은 시절에 남편과 함께 칼라하리에서 사자와 과거 그 생태가 알려지지 않았던 갈색 하이에나 등을 7년 동안 연구 및 관찰하여 대단히 큰 학문적 업적을 쌓았다.

이 책 '칼라하리의 절규'는 델리아 오언스와 마크 오언스가 자신들이 7년 동안 칼라하리에서 연구하면서 겪은 일을 기록한 연구에세이라 할 수 있다.

일단 나는 이 연구의 시작에 있어 부부의 열정이 너무나도 놀라웠다. 그들에게는 확정된 연구지원금도 없었고 안전도 담보되지 않았다. 연구 초기 그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보면 정말 하늘이 도와 생명을 부지했다고 할 수 있을 만큼 너무나도 위험한 상황이었다. 가장 가까운 마을에서부터 160Km, 물도 없고 식량도 없고 야생동물들과의 안전거리가 확보되지 않은 지역에서 그야말로 언제라도 고장날 수 있는 낡은 지프가 유일한 생명선인 상황에서 분투하는 그들의 모습은, 과연 인간은 자신이 원하는 것이 있을 때 어디까지 행동을 감행할 수 있는가를 깨닫게 한다. 그깟 야생동물의 생태를 알아내는 것이 인간의 삶과 얼마나 직접적인 관계가 있다는 것인가? 하지만 제인 구달로 인해 우리가 침팬지를 이해하게 되고 거기로부터 인간을 또 다른 차원에서 알게 된 것처럼, 델리아 오언스와 마크 오언스의 연구는 결국 우리가 지구에서 제대로 살아가기 위해서는 생태계를 보존해야 함을 알게 된다.

델리아 오언스와 마크 오언스로 인해 나는 사자와 갈색 하이에나, 자칼 등이 얼마나 아름다운 생명체인지 깨닫게 된다. 그리고 우리의 이기심으로 인해 다른 생물들을 멸종시키는 것이 결국은 인간의 생존을 위협하는 것임을 알게 된다. 그리고 이 책을 다 읽은 후의 바램은, 만약 한민족이 통일이 된다면, DMZ 안의 자연은 정말 온전히 보존하기를 바랄 뿐이다. 이 지구상에 DMZ만큼 인간의 손이 닿지 않은 자연은 없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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