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지마 마르코폴로의 도서관
그라치아 델레다 지음, 나윤덕 옮김 / 마르코폴로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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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을 때 가장 기쁜 순간은 미처 몰랐던 훌륭한 작가를 알게 된 때다.

이 책 '코지마'는 그라치아 델레다가 죽기 전에 남긴 마지막 소설로 자신의 어린 시절을 회상하는 소설이다. 사실 이 책을 통해 그라치아 델레다를 처음 알게 되었는데 19세기말부터 활동한 이탈리아 작가로 20세기초에 무려 여성으로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대단한 작가인데 나는 이번에 이 작가를 처음 알게 되었다. 그만큼 우리나라에는 잘 알려져 있지 않은 작가인데 이 소설만으로도 대단한 작가라는 느낌이 온다.

사실 작가가 활동한 19세기말~20세기초는 여성들에게 인습적인 굴레가 강하게 씌워져 있는 때였다. 특히나 작가가 살던 곳은 시칠리아의 가난한 시골이었고 그녀의 가정환경은 너무나 척박했다. 그녀는 어린 시절부터 감수성이 풍부했는데 그녀의 환경은 그녀에게 맞지 않은 옷을 강요했고 심지어 그녀는 글을 쓰는 것에 대해 경멸을 당했어야 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칠리아의 아름다운 환경 속에서 그녀는 풍요로운 추억을 가졌고 결국 마음의 빛을 따라간 그녀는 소설가가 된다. 이 책에서는 나오지 않지만 나중에는 남편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게 되어 더욱 훌륭한 작가로 성장하게 되는데, 이 소설은 두 번째 소설로 이름이 유명하게 되기까지의 이야기가 나온다.

특히 이 소설은 한 소녀가 자신의 감수성을 바탕으로 자신의 추억과 삶을 어떻게 문학적 자산으로 만드는지 그 과정이 잘 나타나 있어 흥미로웠으며 인습의 굴레 속에서도 자신의 길을 찾아나가는 그녀의 모습은 경이롭기까지 했다.

그야말로 전혀 몰랐던 뛰어난 작가를 알게 해준 책. 그리치아 델레다의 다른 작품들도 무척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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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프트 - 배신당한 남자들 Philos Feminism 5
수전 팔루디 지음, 손희정 옮김 / arte(아르테)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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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되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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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멸의 신성가족 - 대한민국 사법 패밀리가 사는 법
김두식 지음 / 창비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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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만큼 윤두창 검찰독재정권의 기원을 잘 설명하는 책이 어디 있을까?

이 책은 고 박원순 서울시장이 변호사 시절에 설립한 희망제작소의 연구 프로젝트에서 출발해 왜 일반 국민들이 사법을 불신하게 되었는지를 탐구하는 책이다. 저자는 이 프로젝트를 위해 사법을 둘러싼 여러 층위의 사람들, 즉 사법에 종사하는 검찰과 판사, 그들을 돕는 공무원, 변호사, 사건브로커, 사법체계를 이용한 혹은 피해를 본 일반인들을 직접 면접조사하는 방법으로 깊이 있게 사법체계를 연구한다.

저자는 이 연구를 통해 법조계에 널리 퍼져 있는 잘못된 문화들을 낱낱이 파혜친다. 과거 검찰이나 법원 조직에 만연해 있던 (종사자들은 비리라고 생각하지도 않았던) 비리, 접대 관행, 청탁, 전관예우들을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왜 검사와 판사들이 승진에 목을 멜 수 밖에 없는지 구조적 이유를 말한다. 특히 속칭 '평판이 좋은' 사람들이 출세길에 접어들 수 있는 법조계 관행을 말하면서 결국 서로가 사슬처럼 얽혀 '신성가족화'되는 현상을 분명히 지적하고 있다.

단지 지방교육행정공무원의 하급직으로서도 절절히 체험했던 '평판'의 무서움이 법조계에서도 나타나고 있는 것이 어쩐지 씁쓸했고, 저자가 특별히 이야기하는 술자리 문제는 현재 윤두창의 문제점을 너무나 뚜렷이 보여주고 있어서 윤두창이 갑자기 튀어나온 인물이 아니라 대한민국 검찰의 모든 문제점이 총집결된 문제적 인물임을 다시 한번 느낀다.

이 책은 2009년 초판이 나왔지만 우리는 결국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지 못했고 덕분에 윤두창이라는 괴물을 만들어냈다. 하지만 우리 국민은 두번은 실수하지 않을 것이다. 윤두창을 겪음으로서 우리 국민들이 검찰개혁의 필요성을 충분히 공감했을 것이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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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 스웜 - 가장 단순한 방법으로 세상을 뒤바꾼 가장 영리한 집단
피터 밀러 지음, 이한음 옮김, 이인식 해제 / 김영사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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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네트워크 조직에 대한 통찰력을 주는 책이다.

생물계에서 벌과 개미는 조직으로 승리한 대표적인 생물들이다. 이들은 각각의 개체들은 영리하지 않지만 군체로서는 대단히 영리하게 행동하며 환경에 빠르게 대응한다. 저자는 이 생물들을 주목하며 이들이 군체로서 성공한 이유를 연구한다.

저자가 이들이 군체로 성공한 이유로는 분산제어, 분산문제해결, 다중상호작용을 꼽는다. 이 군체 방식의 핵심은 각 개체들이 국소 정보에 적용하는 단순한 규칙들이라는 것이다. 즉 무리는 지식의 다양성을 가장 잘 활용했기 때문에 제대로 된 선택을 했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이들 생물들을 연구하는 이유는 인간 또한 군체로서 살아가는 생물이기 때문이다. 특히 현대에 들어와 정보화사회로 발전하면서 인간의 군체성을 더욱 두드러진다. 일단 우리가 생존에 반드시 필요한 전력망이 네트워크로 연결된 대표적인 사례 아닌가? 또한 AI시대에 반드시 필요한 빅데이터 학습방법도 이 원리가 이용되고 있다.

저자는 특히 군체로서의 존재에게 매우 위험한 캐스케이드 효과에 주목한다. 극단적인 밀도 하에서는 개인의 움직임과 인식이 집단 움직임과 반응으로 대체되고, 그 군중은 자기조직화하는 능력을 포기하고 물리학과 두려움에 이끌리는 생각 없는 대중이 된다. 그리고 참사가 벌어지는 것이다.(여기서 나는 이태원 참사가 떠올랐다)

그러므로 현대의 네트워크 사회에서는 자연이 군집을 활용하는 지혜를 배워야만 재난을 예방할 수 있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이 책을 읽어야 할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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