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는 남자 - 상 열린책들 세계문학 85
빅토르 위고 지음, 이형식 옮김 / 열린책들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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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공연 정보를 보다 빅토르 위고의 '웃는 남자'가 뮤지컬로 나오게 되는 것을 보았다. 즉 작품의 생명력이 아직까지 이어진다는 것의 확실한 증표이겠다.

하지만 내 솔직한 감상은 작품이 가진 힘에 비해 스토리의 뒷심이 조금 약하다는 느낌이다.

물론 글 자체는 대단하다. 일단 저자가 빅토르 위고 아닌가. 레미제라블 때도 느꼈지만 빅토르 위고는 영국의 17세기 역사와 문화를 너무나 생생하게 그려냈다. 제임스 2세가 폐위되고 그 딸인 메리와 윌리엄 3세가 왕위를 이어받는 명예혁명을 배경으로, 왕실과 귀족 간의 권력다툼과 숨겨진 비화, 그리고 그 당시 인기가 폭발한 서커스를 위해 자행된 비인간적인 행위로 인해 영구 장애인이 된 주인공 그윈플레인의 사연 등, 정말 그 시대를 그리기 위해 엄청난 자료조사를 했음을 분명히 드러낸다. 또한 호방한 필체로 그 시대의 모순을 너무나 통찰력있게 그려낸다.

하지만 사실 웃는 남자, 그윈플레인의 서사는 소설의 분량에 비해 그렇게 많지 않다. 저자는 17세기 영국의 귀족사회와 하층민의 생활을 그려내는 것에 더욱 많은 분량을 할애하고 있으며, 그윈플레인이 어떠한 이유로 대귀족의 유일한 후계자에서 어린이매매단에 납치되어 기형의 얼굴을 가지게 된 것인지의 과정이 1권하고도 2권 초반까지 나오고, 그윈플레인에게 닥치게 되는 불행에 대한 스토리는 앞 부분의 힘있고 호방한 필체에 비해 조금 아쉽다고 할 만큼 충분히 다루지는 않은 느낌이 들었다. 즉 작가가 인물의 이야기보다는 주제에 더욱 집중했다는 것이 나의 감상이다.

물론 저자가 빅토르 위고이고, 그러니 작품의 질은 대단히 높은데, 다만 나로서는 이 소설보다는 '레미제라블'이 더욱 감동적이었다는 개인적인 생각이다. 하지만 저자가 의도한 주제 '인간을 인간답게 하는 것이 무엇인가'는 대단히 잘 그려졌다고 장담한다. 역시 빅토르 위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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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5-02-28 23: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릴 때 장발장 읽고 다 읽었다 생각하며 레미제라블도 안본 저에요. 요즘 빅토르 위고 막 추천하는 분들이 있으니 봐야지싶네요. 물론 생각은 늘 합니다만 역시 분량이.... ^^

노을 2025-02-28 23:36   좋아요 1 | URL
저도 그래서 겨우 몇년전에 레미제라블 민음사편 읽었는데 어릴 적 장발장과는 차원이 다른 감동이었습니다. 대단한 작품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