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멸의 신성가족 - 대한민국 사법 패밀리가 사는 법
김두식 지음 / 창비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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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만큼 윤두창 검찰독재정권의 기원을 잘 설명하는 책이 어디 있을까?

이 책은 고 박원순 서울시장이 변호사 시절에 설립한 희망제작소의 연구 프로젝트에서 출발해 왜 일반 국민들이 사법을 불신하게 되었는지를 탐구하는 책이다. 저자는 이 프로젝트를 위해 사법을 둘러싼 여러 층위의 사람들, 즉 사법에 종사하는 검찰과 판사, 그들을 돕는 공무원, 변호사, 사건브로커, 사법체계를 이용한 혹은 피해를 본 일반인들을 직접 면접조사하는 방법으로 깊이 있게 사법체계를 연구한다.

저자는 이 연구를 통해 법조계에 널리 퍼져 있는 잘못된 문화들을 낱낱이 파혜친다. 과거 검찰이나 법원 조직에 만연해 있던 (종사자들은 비리라고 생각하지도 않았던) 비리, 접대 관행, 청탁, 전관예우들을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왜 검사와 판사들이 승진에 목을 멜 수 밖에 없는지 구조적 이유를 말한다. 특히 속칭 '평판이 좋은' 사람들이 출세길에 접어들 수 있는 법조계 관행을 말하면서 결국 서로가 사슬처럼 얽혀 '신성가족화'되는 현상을 분명히 지적하고 있다.

단지 지방교육행정공무원의 하급직으로서도 절절히 체험했던 '평판'의 무서움이 법조계에서도 나타나고 있는 것이 어쩐지 씁쓸했고, 저자가 특별히 이야기하는 술자리 문제는 현재 윤두창의 문제점을 너무나 뚜렷이 보여주고 있어서 윤두창이 갑자기 튀어나온 인물이 아니라 대한민국 검찰의 모든 문제점이 총집결된 문제적 인물임을 다시 한번 느낀다.

이 책은 2009년 초판이 나왔지만 우리는 결국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지 못했고 덕분에 윤두창이라는 괴물을 만들어냈다. 하지만 우리 국민은 두번은 실수하지 않을 것이다. 윤두창을 겪음으로서 우리 국민들이 검찰개혁의 필요성을 충분히 공감했을 것이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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