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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인의 전쟁 1939-1945 - 편지와 일기에 담긴 2차대전, 전쟁범죄와 폭격, 그리고 내면
니콜라스 스타가르트 지음, 김학이 옮김 / 교유서가 / 2024년 2월
평점 :
제2차세계대전사를 보다보면 어떻게 한 나라의 국민들이 한 미치광이 살인자의 말에 환호하고 그에게 동참해 그 끔찍한 범죄들을 저지르게 되는지 의아하고 이해가 안될 때가 많았다. 역사에서야 사건들이 실제로 일어났으니 그들이 그런 범죄를 저질렀다고 알고는 있어도 도대체 어떤 심리가 그들을 그토록 비이성적으로 만들었는지 정말로 궁금했었다. 그리고 다행히 이 책이 나의 궁금증을 해소시켜주었다.
이 책 '독일인의 전쟁'은 전쟁 기간 동안 쓰여진 독일인들의 편지를 분석해 그들이 가졌던 생각과 심리를 이야기한다. 독일인들이 1차대전의 패전이 남긴 상흔으로 인해 히틀러의 선동에 넘어갈 수 밖에 없었던 사정이라던가 유대인들에 대한 강한 증오(이들은 유대인들의 절멸 또한 옹호했다), 그리고 어떻게 그들이 전쟁의 종말에 이르기까지 끝까지 싸우게 되었는가에 대한 심리의 분석이다.
나는 이 책이 지금 현재 우리가 반드시 읽어야하는 책이라 생각한다. 왜냐하면 독일인들은 결코 우리와 다른 존재가 아니며, 그러므로 그들이 특별히 악한 존재 또한 아니기 때문이다. 즉, 우리 또한 어느 순간에 이르면 독일인들과 똑같은 행동을 할 가능성이 분명히 존재하기 때문이다.
2025년 현재, 팍스 아메리카나의 시대는 저물어가고 세계적으로 극우적 성향을 가진 정당들이 득세하고 있다. 풍요롭던 복지사회는 점차 국가부채의 무거움으로 변해가고, 생활이 어렵게 된 시민들은 이민자들을 향해 증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어쩌면 우리는 새로운 전쟁의 시대로 접얻들어가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렇기에 우리는 과거에서 배워야 한다. 우리가 또 다시 비극을 저지를 수는 않아야 하지 않겠는가?
나는 이 책에서 그러한 희망을 본다. 제2차세계대전 당시 바티칸은 히틀러를 옹호하고 그의 유대인 학살의 죄를 묻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교황 레오14세는 자신의 출신이 미국임에도 트럼프의 이민자 추방과 미국 우선주의 노선에 대해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카톨릭은 지난 과거에서 잘못을 참회하고 중요한 가치가 무엇인지를 배운 것이다.
우리 또한 이 '독일인의 전쟁'을 통해서 독일인들이 왜 그러한 과오를 저지르게 되었는지를 반추하고, 아무리 힘든 삶에서라도 우리가 지켜야하는 가치가 무엇인지, 그리고 어떠한 지도자를 우리가 선택해야 하는지 잊지 말아야 한다. 인간이 위대한 이유는 과거에서 배울 수 있는 존재라서이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