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너
마르틴 부버 지음, 표재명 옮김 / 문예출판사 / 200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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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이 심오한 철학서에 대해 자세한 분석을 하는 것은 내 능력 밖의 일이니 논외로 하고, 이 책에 대한 나의 느낌만을 적으려고 합니다.

'나와 너'라는 제목에서 볼 수 있듯이 저자는 개인주의적 인간관을 배제하고 관계로서 존재를 파악하고자 합니다. '나-너'의 관계의 세계 속에서만 존재를 파악할 수 있다는 것이지요. 만남을 통해 우리는 참된 삶에 다가갈 수 있습니다.

결국 저자는 이 책을 통해 근대 문명을 비판하고 인간 소외 현상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관계에 집중할 것을 이야기합니다. 그리고 그 관계는 인과율의 세계가 아니며, 사람은 그의 관계 능력에 의하여서만 정신 안에 살 수 있다고 합니다.

저자 마르틴 부버는 유대신학을 기반으로 한 종교사상가이지요. 그가 말하는 '나-너' 관계는 기본적으로 신앙 안에서 신을 만나는 체험을 그 바탕에 두고 있습니다. 그리고 거기에서부터 관계라는 것을 이야기합니다. 이는 현재 한국 보수기독교 세계 일부에서 '나-그것'의 물질적인 이득을 추구하는 그릇된 신앙의 모습과는 전혀 다른 모습입니다.

우리는 잘못된 신앙의 모습에 지쳐 종교를 외면하지만, 마르틴 부버는 참다운 신앙을 통해 우리가 신과의 만남 속에서 '나-너'관계를 맺고 현대의 정신적 위기 상황을 극복할 수 있는 방안을 이야기합니다. 우리의 근원은 '나-너'관계에 있으며, 이를 통해 충만한 삶을 살 수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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