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 강연 3 - 전근대 문화의 안과 밖
임철규 외 지음 / 민음사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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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책은 고전 강연 시리즈의 3권으로 전근대의 고전들을 다룬다. 여기서 등장하는 책은 셰익스피어의 '로미오와 줄리엣',괴테의 '파우스트',주자의 '근사록',이황의 '성학십도', 그리고 마지막으로 정약용의 '목민심서'이다.

이번 책에서 마음에 들었던 것은 서양의 고전 뿐만 아니라 동양의 고전도 포함시켰고, 특히나 이황과 정약용의 도서를 포함시켜 한국 지식인의 지적 세계를 엿볼 수 있게 한 것이다. 특히 이황의 '성학십도'는 역사를 배울 때 외우기만 했던 도서로 그 내용을 잘 알지 못했는데, 이번 기회에 제대로 알 수 있게 되어 좋았다.

사실 나는 요즈음에 들어서 유학이 왜 중요한지 깨닫고 있다. 춘추전국시대는 근대 산업혁명의 시대처럼 농업혁명의 바람이 불어 생산량이 급속도로 늘어난 시대이며, 근대 이후 혼란했던 세계 정세처럼 중국 또한 최소 육백년에 걸쳐 계속 전쟁이 일어나는 혼란스런 시대였다. 그 시대에 공자는 인간이 함께 평화롭게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을 꿈꾸었고 유학은 그 해법 중 하나였다. 그러나 진은 법가사상을 받아들여 강대국이 되고 세상을 통일시켰으나 그 통일왕국은 겨우 15년만 유지되었다.

초한쟁패의 혼란은 한나라의 승리로 마무리지어지고, 한나라의 지식인들은 국가의 이념을 법가 사상이 아닌 유가 사상에 기반하여 통치철학을 수립한다. 이는 진나라 시대를 통해 법가 사상은 사회의 유지와 안녕에 대한 해법이 아님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이는 현대에서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19세기부터 서양은 제국주의를 바탕으로 그 세력을 팽창했고(이는 마치 법가 사상과 비슷하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존재했던 평화는 이제 차츰 무너지며 세계는 다시 혼란속으로 빠져들어가고 있다.

서양의 많은 사상가들은 이런 상황에서 여러 사상적 모색을 해왔는데, 점차 공동체를 중요시하는 사상적 흐름을 보인다. 이것은 결국 동양의 유교 사상의 맥과 동일할 것이며, 과거와는 달리 발달된 네트워크와 경제적 풍요는 무너진 공자의 꿈을 이제는 이룰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한다.

내가 노자의 사상에 대한 책을 읽을 때 놀란 것이, 노자는 국가의 책무를 사회의 약자를 돕는 것에 두었다는 사실이다. 이것은 내가 배운 서양 사상에서는 나오지 않는 주장이다. 즉 노자와 공자는 어떻게 하면 인간의 공동체가 오래 존속할 수 있고, 함께 어우러져 살아갈 수 있는가에 대한 문제에 대한 해법을 주었고, 우리는 이제 동양사상에서 현재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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