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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식
히라노 게이치로 지음, 양윤옥 옮김 / 문학동네 / 2009년 6월
평점 :
이 소설은 무엇보다도 저자인 히라노 게이치로가 겨우 22살에 썼다는 것이 놀라운 소설이다. 저자는 이 소설로 아쿠타가와 상 사상 첫 대학생 수상자가 된다. 나 또한 이 정도 완성도의 소설이 22살 대학생에 의해 쓰여졌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는다.
이 소설은 16세기 유럽을 배경으로 초로의 수도사가 젊은 수도사 시절에 겪은 비밀스런 기적을 회상하는 형식이다. 즉 중세의 학문 흐름과 종교적 지식의 변화를 깊게 이해해야 이 소설을 쓸 수 있다는 거다. 더욱 아이러니한 것은 일본이 종교와 거리가 먼 국가라는 거다. 이 소설은 기본적으로 예술지상주의자의 성스러운 문학이라 할 수 있는데 가장 비종교적인 리본에서 자란 작가가 오히려 깊은 성스러움을 이야기하는데서 나는 아이러니함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더랬다.
일단은 낭만주의적 소설로 분류할 수 있는 소설이지만 이 소설을 완성하기 위한 방대한 지식을 생각해본다면 그야말로 천재의 탄생이 아닐까 싶다. 나보다 겨우 한 살 위의 소설가인데 정말 그 재능이 너무너무 부럽다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