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스필드 파크 시공 제인 오스틴 전집
제인 오스틴 지음, 류경희 옮김 / 시공사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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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스필드 파크'는 제인 오스틴의 후기작이다. 이 당시 그녀는 아버지의 죽음으로 인해 안정적인 거처를 잃고 여기저기 떠돌아다니는 생활을 겪은 후 셋째 오빠 에드워드의 후의로 작은 오두막에 정착할 수 있었고, 그래서 그런지 '맨스필드 파크'의 주인공도 어려운 처지로 부자집 친척에 얹혀사는 밝지 않은 성격의 여성이다. 저자의 전작들에 등장하는 밝고 명랑한 성격의 주인공과는 다른 타입의 여주인공 때문인지 저자 생전에 이 소설은 평판이 좋지 않았지만 20세기 중반부터 이 소설은 재조명을 받게 되어 지금은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사실 나로서는 제인 오스틴의 소설에서의 노골적인 계급관에 대해서는 비판적이지만 저자가 인간의 미묘한 심리를 탁월하게 그려내는 데에는 항상 감탄하고 있다. 더구나 이 소설의 경우 주인공인 패니가 저자의 다른 소설의 여주인공들처럼 자신의 의견을 강하고 발랄하게 주장하지는 않지만(또 그럴 수 있는 처지도 아니지만) 자신의 생각을 확신하고 남에게 휘둘리지 않는 모습은 정말 인상적이었다. 특히 남자가 여자를 좋아하면 여자는 그 뜻에 따라야 한다는 그 시대의 명제에 대해 확고하게 반대하는 모습에서는 상당히 혁신적인 여성관을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이 소설이 저자의 '오만과 편견','이성과 감성'등 다른 소설에 비해 유명세는 덜하지만 내게는 저자의 이전 소설보다 훨씬 성장된 인물상과 시대상을 보여준다는 생각이다. 오히려 조용하고 내성적인 여주인공으로 외유내강의 매력적인 모습을 보여주었고 그 당시 사회에서의 귀족계층과 부르조아 계층간의 관계도 잘 나타나 있다.

그리고 가장 안타까웠던 것은 이렇듯 쓰는 작품마다 명작이었던 작가가 여성이라는 이유로 생활고에 시달렸다는 사실이다. 왜 버지니아 울프가 '자기만의 방'을 썼는지 이해했다고나 할까? 어쩌면 제인 오스틴은 자신의 작품 속에서 자신의 판타지를 실현했던 것이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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