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수 - 장류진 소설집
장류진 지음 / 창비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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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류진은 최근의 젊은 작가 중에서 내가 좋아하는 작가이다. 현대의 젊은 여성의 마음과 생각을 가장 잘 대변하는 작가랄까? 그녀의 여성관과 인간관은 내가 정말 좋아하는 코드고 그래서 그녀의 작품은 늘 즐겁게 읽게 된다.

이번 단편소설집 '연수'도 이러한 그녀의 장점이 유감없이 발휘되는 소설들이다. 특히 표제작인 '연수'는 너무너무 마음에 든다. 운전을 두려워하지만 어쩔 수 없이 운전해야만 하는 한 젊은 여성과 그녀에게 운전연수를 시켜주는 나이든 여성강사 간에 흐르는 여성간의 연대. 프로페셔널한 직장인으로서의 여성과 한 가정의 어머니로서의 여성, 그리고 그러한 삶을 이미 살고 있는 나이든 여성이 세상을 두려워하는 한 젊은 여성에게 세상을 향해 슬쩍 한 발짝 나아가게 격려하는 모습을 운전연수과정을 빌어 너무나 아무렇지않으면서도 아름답게, 그리고 섬세하게 표현하는, 정말 뭐라 말할 수 없이 마음에 든 단편이었다.

그리고 그 외에도 다른 소설들도 MZ젊은이의 애환을 잘 그려내면서, 과거의 여성들과 달리 주체적으로 살아가는 여성상을 그려내었다. 물론 여성간의 다른 사회적 위치와 아직도 우리를 감싼 가부장적 문화에 어려움을 겪지만 그녀의 소설에서는 여성간의 연대가 강하게 드러나, 생을 살아가는 젊은이들이 어떨 때는 고통에 방황할지라도 결국에는 삶을 살아내는 과정이 너무나 사랑스럽게 담겨있다.

아마도 장류진 작가의 나이 때문이겠지만, 그 나이만이 쓸 수 있는 이런 글들을 이렇게 탁월하게 써줘서 나는 너무나 감사하다. 그녀 덕분에 나는 요즘의 MZ여성들에 대해 알아간다. 작가의 다음 작품도 너무나너무나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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