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위에서 하버드까지 (10만 부 기념 스페셜 에디션) - 나의 생존과 용서, 배움에 관한 기록
리즈 머리 지음, 정해영 옮김 / 다산책방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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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리즈 머리는 최악의 유년 시절을 보냈다. 아버지는 전과자였고 아버지와 어머니 두 분 다 심한 마약중독으로 생활 능력이 전혀 없었다. 언니와 리즈는 전혀 돌봄을 받지 못했고 그나마 살던 집은 어머니의 에이즈 감염과 그 치료 과정에서 사라졌다. 그녀는 집이 없었고 말 그대로 친구집을 전전하거나 거리에서 삶을 살았다. 학교도 중퇴했었으나 어느날 좋은 대안학교에 대한 정보를 얻게 되어 결국 그 대안학교에서 공부를 하고 마침내 하버드 대학교에 장학금을 받고 입학하게 되었다.

일단 나는 그녀가 이야기하는 마약중독자의 삶을 읽고 충격을 받았다. 이미 그들의 삶은 인간의 삶이라고 볼 수 없는 비참한 수준이었던 것. 그런 비참함 속에서도 부모의 영향을 받지 않고 제대로 된 삶을 누리기 위해 최선을 다했던 저자의 노력이 가히 존경스러웠다.

그리고 미국의 교육시스템. 물론 미국의 교육시스템에 큰 문제가 있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지만 제대로 된 대안학교가 있고 도움이 필요한 학생들에게 최대한의 지원을 하는 학교가 있다는 것이 부러웠다. 그리고 대안학교에서라도 열심히 공부한다면 명문대에 합격할 수 있다는 사실 또한 부러웠다. 심하게 망가진 삶이더라도 재기를 할 수 있다는 것은 어마어마한 축복이니까.

물론 저자의 노력도 대단했다. 어렸을 적에 제대로 공부를 하지 않았음에도 대안학교를 다닐 때 집이 없어 친구들의 집을 전전하고 다니면서도 그녀는 열심히 공부했고, 큰 언론사(뉴욕타임즈)에서 겨우 5명밖에 주지 않는 장학금을 쟁쟁한 경쟁자들을 물리치면서 받아낸 것도 놀라웠다. 주어진 상황에서 굴복하지 않고 끊임없이 노력하는 그녀의 모습은 가히 감동적이었다.

그녀에 비하면 나는 얼마나 축복받은 존재인가? 나는 건실한 부모 아래에 중산층의 경제력으로 부모님의 든든한 지원 아래 학업과정을 마쳤지 않은가? 저자의 존재는 나 자신을 몸둘바를 모르게 부끄럽게 한다.

한 어린 학생의 놀랍고도 생생한 삶의 기록. 나 또한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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