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 인문학 수업 - 내 아이의 미래를 위한
김종원 지음 / 청림Life / 2017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도서관에 갔다가 반납코너에 꽂혀있는 책을 보았다. 요즘 유행한다는 '인문학'이라는 단어가 눈길을 끌었다. 그런데 그냥 인문학이 아니라 '부모 인문학'이라고 한다. 여태까지 나는 나 자신을 찾고 자신의 물음을 따라가는 과정에 평생 있어왔다. 그것만 봐도 나 자신이 무척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내가 알고 배우고 익히고 표현하는 그 모든 것이 내게는 의미있다. 하지만 부모가 되고는  100% 나에게 두었던 그 의미가 아이에게로 많이 전가되었다. 그러니 '부모인문학'이란 단어가 굉장히 매력있게 보였다. 

 차례를 보니 '수신제가 치국 평천하'란 <대학>에 나온 글이 나온다. 이를 보니 고전을 대할 때와 같이 뭔가 생각의 회로를 뚫고 거쳐서 나와야 할것 같은 부담감이 든다. 그래서 덮으려다가 내 관심단어인 '질문', '글쓰기' '독서'를 발견하고 읽어보기로 했다.


 기존에 읽었던 책의 저자였다는 걸 알았을 때, 오랫만에 누군가를 만난 느낌이었다. 긴 관계의 공백으로 어색하고 가물하지만, 알고 있던 사이라 무언가 반갑기도 하고 '어떻게 지내나?' 궁금한 그런 지인을 만났을 때와 같다.


역시나 이전의 그 책과 같이 이 책도 술술 읽혔다. 그리고 자기계발서답게 이번에는 부모로써 갖을 수 있는 도전정신을 끌어올려주었다.

저자의 책들을 보니 이지성님과 공동저술하신 책도 있던데 역시나 책의 느낌이 비슷하기도 하다.

부모에 대한 올바른 자세에 대한 그의 주장이 여러 위인들의 삶을 통해 증명이 되었다. 그의 주장이 설득력있고, 그에 따라 '우리 아이를 잘 키워보고 싶다'라는 희망찬 도전이 솟구친다. 또한 어렵지 않게 저술하여 인문학이 친숙하게 느껴지고 각 분야의 거장들의 삶을 통해 그들 또한 가깝게 느껴진다.


어떻게 이 많은 에피소드들을 다 모을 수 있었을까? 싶을 정도로 우리가 쉽게 알고 있는 위인들의 가정사들이 방출된다.

읽으면서 우리 안에 조급했던 마음들을 내려놓게 된다. 남다른 교육방식에 도전을 받는다. 나의 태도와 말을 돌이켜 보며 조금이나마 고치려고 노력한다. 무엇보다도 무작정 어떤 육아방식을 따르는 것을 거슬러 스스로 아이를 양육하는 것에 대해서 한번쯤 생각해 볼 수 있다.


역시나 이 책에서마저 '질문'에 대하여 다시끔 중요성을 깨닫게 해주며, '독서'에 대하여 그리고 '글쓰기'와 관련된 것을 언급하는 걸 보면서 우리 아이들을 어떻게 키워야 할지 고민해보게 된다.


마지막으로 이 책에서 다룬 것은 그 무엇보다도 아이의 도덕성, 그리고 사랑이었다. 부모가 자식을 대할 때 그러하며 자녀들 또한 혼자 살아가는 세상으로가 아닌 다른 이들과 더불어 사는 삶을 살것을 말한다.


"자녀교육의 방향을 고민하고 있는가? 아이를 사랑하는가? 뜨겁게 사랑한다면 방향은 걱정하지 마라. 뜨거운 사랑은 저절로 길을 찾아가기에 길을 잃을 염려도 없으니까." p.361

 

자기 계발서라면 당연히 끝까지 자신이 주장하는 어떤 특별한 것을 반복하거나 강조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 책에서는 의외로 '사랑'에 대한 언급이 잦다. 아마도 인문학을 이야기하는데서 기본은 인간에 대한 사랑일 것이다. 그것을 생각해본다면 저자가 마지막에 사랑을 이야기 한 것이 그다지 무리는 아닐 수 있겠다. '사랑'으로 마무리 된 그의 이 책이 나에게는 무언가 따뜻한 위로의 한마디처럼 느껴졌다. 

오늘도 아이에게 많은 짜증과 염려를 쏟아부었다. 

수차례 다짐을 해도 아이를 사랑하는 것과는 별개로 아이에게서 오는 답답함과 어려운 마음은 기억하리라 다짐한 사랑조차 잊게 만든다.

이게 얼마나 무서운 일인지.. 얼마나 잔인한 일인지...

반성하고 또 미안해 한다.

그리고 또다시 사랑하겠다고 순간에 순간을 다짐한다.

매일같이 무너지는 나약하고 부족한 부모이지만 아이를 위해 아이를 향해 사랑하며 함께 하는 육아의 삶을 나는 사랑한다.

그리고 아이와 더불어 함께 행복하고 싶다. 아이에게 그 충분한 사랑의 물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줄 것이다.

나 자신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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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자를 위한 지식 사전
에반 S. 라이스 지음, 김다은 옮김 / 심포지아 / 2018년 3월
평점 :
절판


 

아주 멀리까지 가 보고 싶어
그곳에선 누구를 만날 수가 있을지
아주 높이까지 오르고 싶어
얼마나 더 먼 곳을 바라볼 수 있을지
작은 물병 하나, 먼지 낀 카메라,
때 묻은 지도 가방 안에 넣고서
언덕을 넘어 숲길을 헤치고
가벼운 발걸음 닿는 대로
끝없이 이어진 길을 천천히 걸어가네
멍하니 앉아서 쉬기도 하고
가끔 길을 잃어도 서두르지 않는 법
언젠가는 나도 알게 되겠지
이 길이 곧 나에게 가르쳐 줄 테니까
촉촉한 땅바닥, 앞서 간 발자국,
처음 보는 하늘, 그래도 낯익은 길
언덕을 넘어 숲길을 헤치고
가벼운 발걸음 닿는 대로
끝없이 이어진 길을 천천히 걸어가네
새로운 풍경에 가슴이 뛰고
별것 아닌 일에도 호들갑을 떨면서
나는 걸어가네 휘파람 불며
때로는 넘어져도 내 길을 걸어가네
작은 물병 하나, 먼지 낀 카메라,
때 묻은 지도 가방 안에 넣고서
언덕을 넘어 숲길을 헤치고
가벼운 발걸음 닿는 대로
끝없이 이어진 길을 천천히 걸어가네
내가 자라고 정든 이 거리를
난 가끔 그리워하겠지만
이렇게 나는 떠나네, 더 넓은 세상으로
-김동률 <출발>

[출처네이버 뮤직 가사]-


여행관련 주제는 흩뿌려졌는데 그 주제에 따른 인용글들이 참 인상적이었다.

나라면 그 글들 중에 김동률의 <출발>이란 곡의 가사를 넣었을 거라고 숟가락을 얹어보았다. 제목은 '여행'이 아닐지라도 저 노래를 들을 때만큼은 어딘가로 여행을 떠나는 기분이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 저자가 말하는 여행이란 것이 저 가사에 잘 담겨져있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은 그야말로 여행에 관해 소소한 것까지 빠짐없이 기록한 글이라고 볼 수 있다.

문장은 덤덤하고 건조하게 보인다.자신의 여행경험을 주관적이지만 객관적인 느낌이 들도록 적었다. 자신이 어떤 나라에서 어떻게 했었다는 예시가 거의 없다. 자신의 경험에 기반한 사실을 서술했다.

일단 각 국에 관련한 세세한 사실(콘센트, 동물, 인사말, 문화, 운전대방향 등등)들이 적혀있으며, 입출국, 비행기 내, 세관, 기후재해까지 자신의 경험을 통틀어서 총체적으로 정리햇다. 아니 이 뿐 아니라 여행에 관하여 '이렇게까지??'라고 생각이 절로 들 정도로 다양한 정보를 이 책에 담았다. 이를 볼 때, 저자가 호기심도 많고 관찰력도 뛰어나다는 것, 그리고 풍부한 정보력을 지니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책을 저술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정보를 접했으며, 주의를 기울였으며, 얼마나 많은 독서와 지식을 섭렵했을지 알만하다.

대체로 정보사실을 다루었다고 해서 무작정 딱딱하지 않다. 작가 특유의 위트와 유머가 있어 지루함이 들지 않는다. 그리고 위에서 언급한 인용글들, 여러 여행가, 수필가 등의 글들이 여행에 관한 인식을 더욱 깊이 있게 한다.


 책의 구성은 기존에 알고 있는 책의 것들과는 많이 상이하다. 일단 차례가 없이 여행에 관련한 주제가 뒤죽박죽이다. 여러 주제가 연관성없는 것이 어디로 튈지 모르는 공과 같아서 독자가 당황할 수 도 있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찾아보기'코너가 있어서 어떤 것을 언급한 것은 찾아볼 수 있어서 도움이 될지 모르겠다.

 구성만큼이나 내용 또한 독특하다.

 인상적인 것은 소매치기를 조심하고, 상인들에게 거절하는데 있어서 비교적 상세하게 다루었던 내용이었다. 나름 사전이고 저자는 '떠나라'고 권유했는데 읽는 동안 긴장이 되었다. '이렇게까지 여행해야할까?, 이런 상황에서 여행에서 즐거울 수는 있는걸까?'라고 생각했다. 정말로 여행을 위한, 여행을 즐기는, 여행을 좋아하는 저자가 가리지 않고 여러 나라를 여행하며 갖게 된 노하우를 책으로나마 읽으며 여행에서 우리가 상상하는 것 이상의 것들을 경험한다는 걸 짐작하게 한다. 그 상상이상이 상당히 다양하고 상세하다.

 

 여행을 계획하면서 이 책을 읽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아쉬움이 들었다. 이 책을 통해 여행을 향한 갈증을 해소하고 싶은 거였는데, 읽으면서 여행을 준비하듯 구름위에 둥둥 떠다니는 느낌이었다.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대로 바로 적용하고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할 자신이 있는데 막상 갈 곳은 없고, 여행을 갈만한 상황은 아니라는 현실을 깨달았을 때 안타까움이란....

자신의 여행지를 한정짓고, 그에 따라 유명한 곳을 가고 경험하게 되는 것을 한정짓게 되는 다른 책의 여행과 확실히 다르다. 이 책은 다양한 경험과 상황들을 공유함으로 여행자가 어느 상황에서도 적절한 대응을 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특히, 한 곳을 여행하는 사람보다는 여러 곳을 계획하고 있는 사람들이 한번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 아니면 나같이 여행을 가지 못하는 상황에 있는 사람에게도 압축적으로 여러 곳을 여행한 듯하게 해줄만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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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온 괴짜 노인 그럼프 그럼프 시리즈
투오마스 퀴뢰 지음, 따루 살미넨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18년 2월
평점 :
절판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란 프로그램이 한 때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었다. 한국에 처음 와보는 외국인들이 한국 여행을 하며 느끼는 문화적인 차이와 한국의 가치있는 모습을 담은 프로그램이다. 그 인기에 힘입어 현재 시즌 2도 방송 중이다.

한국에 처음 와보는 외국인에게 한국이란 나라는 어떤 나라로 다가올까?  

한국은 단일민족국으로 한국민이라면 대체로 고유함에 대한 자부심, 애국심을 가지고 있다. 누군가가 불어넣은 것이 아닌 강대국 사이에 살아남기 위한 원동력이자 우리를 가장 우리되게 하기 위해 지켜온 것들이라 생각한다. 그동안 미국, 유럽 등 선진국을 동경했고, 그 모습을 닮아가려고 해왔다. 이젠 어느 정도의 경제 성장에 따른 자립심과 독립심이 생기면서 이젠 우리에 대한 평가가 어떨지 사뭇 궁금해진다.


 그런 중에 출판계에서는 바로 이 책이 출간되었다. 당시 발매일은 2월 초로 한창 평창동계올림픽의 열기로 뜨거워져 있을 참이었다.

한 미디어 프로가 아닌 책에 거는 기대감은 크다. 왜냐하면 오락성과 대중성을 비중으로 둔 방송에서는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나타내는 면에서 살짝 아쉬움이 느껴지기 때문이다. 그에 반해 책은 미디어가 전해주는 그 이상의 것들을 문자로 표현한다. 그리고 방송보다는 좀더 날 것을 보여주리라는 기대감이 있다.


 이 책에 거는 기대감은 상당히 컸다. 방송에서 이미 한국을 긍정적이고 호의적으로 반응한 외국인의 모습에 이미 익숙해져서 그런 것을 기대한게 아닌지 모르겠다. 역시나 간과한 사실이 있었다. 방송에서의 그들은 젊은 외국인이었다. 이 책에서는 노인인 외국인이다. 그는 핀란드에서 왔다. 하지만 둘다 지인을 통해 오게 한국에 오게 되었고, 익숙하지 않은 한국의 여러가지 것을 경험하고 알아간다.


어쨋든 책으로 돌아가서, 핀란드란 나라가 우리에게 마냥 익숙한 나라는 아니다.

'산타 클로스'의 나라, 복지가 잘 되어있는 나라, 눈으로 덮여있는 나라...정도로 대략 이미지를 떠올리지만, 그 몇 가지로 어떠한 친숙한 인상을 받을 순 없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외국인의 시선으로 본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핀란드라는 유럽의 한 나라에 주목했는데 새롭게 눈여겨 볼만하다.

핀란드는 깨끗하고 평등해보이는 이미지와 달리 러시아의 자치령인 대공국이었던 과거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 지리적으로는 두 강대국인 노르웨이와 러시아의 사이에 위치했던 것을 볼 때 다소 험난한 역사를 거쳤을 것이라 예상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저자가 말하는 바에 따르면 사회가 발전할 수록 자유는 늘어나고 생활 수준은 향상되었으나 그만큼 세대와 계층 간의 소통이 어려워지고 갈등이 커졌다고 한다. 과거부터 현상황까지 핀란드가 우리나라와 공통된 게 의외로 많다는 점이 놀랍다. 그래서 그럼프가 아니 작가가 그의 소설에서 한국이란 나라를 택했는지도 모르겠다.


 그럼프는 무뚝뚝하고, 거칠게 느껴지지만 속 깊은 곳에서 우러나는 정을 가진 사람이다. 그런 그가 자신의 손녀딸을 챙기러 한국을 찾아온 모습에서 한국의 한 기성세대의 모습이 보인다. 또한, 한국에서 이씨와 함께 생각을 같이 하여 이씨와 그녀의 딸, 눔과 대화하는 장면을 보며 우리 사회속에 있는 세대간의 차이를 볼 수 있었다. 그 장면에서 결국 세대의 차이는 있으나 결론은 없고,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지만 함께 하는 식사가 있었다. 가족이라는, 인간이라는 테두리의 관계가 있기에 그들이 결국은 하나인 모습을 보면 안타까우면서도 애잔함이 느껴진다.


 그러면서도 한국이란 나라에서 겪게 되는 그럼프만의 에피소드는 그야말로 빵터지는 상황의 연속이다. 비데에 이어 긴급버튼까지 누르면서 소리에 놀라 기계를 후려치는 그의 모습은 그야말로 빵터지게 만든다. 좋은 음악이 나오고, 상냥하게 엉덩이를 닦아주는 모습에서 우리가 아기냐고 되묻는 접근은 상당히 흥미로웠다. 문화적인 차이가 보이기도 하고 기성세대 특유의 불편함을 감수하는 면도 보였다.

 

이 책은 그럼프 방식의 생각과 말로 쓰였고, 사람들의 직접적인 대사는 거의 없기 때문에 아주 쉽게만 읽히진 않는다. 핀란드의 이야기가 상당히 수록되어있는데다가 그럼프 스타일의 글이라 그것들을 이해하려고 하면 다소 고개가 갸우뚱 기울어질 것이다. 또한, 어떠한 감정적이거나 감상적인 것이 아닌 단순하면서도 건조한 느낌의 문체이기 때문에 핀란드식의 개성이 보이는 글에 적응해야할 필요가 있다.


 책에서처럼 언어의 장벽을 뛰어넘어 같은 세대의 다른 나라 사람이 서로 소통한다면 굉장히 흥미로운 일이 될 것 같다. 젊은 세대의 통역으로 그들의 대화가 이루어지면서 재빠르게 이해하고 인식하진 못했어도, 서로의 문화를 공유하며 한 인간으로써 친밀함을 주고받는데는 언어가 장애가 되지 않는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 알 수 있었다.


계속 이야기한 바와 같이 이 책은 우리와 비슷한 상황이지만 알지 못했던 나라 핀란드에 대해서 새로운 관점과 인식을 갖게 될 수 있는 기회를 준다. 또한 우리나라라는 배경이 한데 어울려서 그것을 접하는 한 외국인 어르신의 엉뚱한 경험과 괴짜스러움을 발견하는 재미도 있다. 마지막으로 세대와 계층에서 서로 이해하고 소통하기 어려웠던 것을 직면하면서 그래도 우리 사이에 포기 하지 않는 끊임없는 소통과 이해가 필요함을 다시끔 깨닫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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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잘 읽는 방법 - 폼나게 재미나게 티나게 읽기
김봉진 지음 / 북스톤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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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찾고, 읽고, 생각하다보면 가끔은 '내가 책을 제대로 읽고 있는 걸까?'하는 자문을 하게 된다.

책을 읽는 것에는 정답도, 가장 뛰어난 방법도 한 마디로 이야기 할 수 없다. 사람마다 자신의 개성이 다 다르듯 책도 읽는 방법에서부터, 책에서 생각을 뽑아내는 것까지 똑같을 수는 없다. 

한 개의 정답이 없다는 것은 정답이 많다는 것이고, 정답이 많다는 것은 그 정답을 스스로가 찾아야 한다는 것 아닐까? 

그러던 중에 이 책을 발견했다.


 저자는 자신을 과시적 독서가라고 칭한다. 책을 사랑하고, 아끼고, 애정을 갖는다는 표현은 자주 봤지만, 자신을 이렇게 표현한 건 생소했다. 기발하면서도 솔직해서 궁금했다. 알고보니 우아한 형제들을 창업하고 배달의 만족을 만든 분! 그것도 그는 자신의 부업이라고 말한다! 

자신의 일에 접근하는 방식이 남다르고, 창의적인 시도와 변화를 즐기는 성향을 볼 때 광고인이면서 작가이기도 한 박웅현 님이 떠오르기도 했다. (외모도 비슷해보이기도..^^;)


 책의 구성면에서 다른 책에 비해 작고 가벼워 한손에 잡힌다. 또한 내용이 한면을 다 채우지 않아서 금새 한 장 한장 넘기게 된다. 그로부터 생기는 성취감으로 독서의 기쁨은 배가된다. 독서를 쉽고 편하게 시작할 수 있도록 책읽기의 입구가 되는 책을 쓰고 싶었다고 한다. 저자의 말처럼 내용은 쉽고, 책과 관련한 방법 또한 짤막하고 포인트있어 효율적이어 보인다.


 무엇보다 인상적인 것은 (그가 책에서 자주 반복해서인지 몰라도) 책은 우리의 삶을 보다 더 낫게 만들어준다는 것이다. 'best'가 아니라 'better than'으로 무작정 독서를 떠받들며 치켜세우지 않고, 정직하게 독서의 효용성을 이야기하고 있다. 참으로 현실적인 표현이라 생각되었다.

또한, '책은 저자의 생각을 읽는 것'이라는 말에 동의했다. 바로 그게 독서의 핵심이자 독서에서 우리가 분명히 기억하고 나아가야할 점이다. 최근에 '독서는 저자의 생각을 따라가는 것'이라던 남편의 말과 비슷해서 기억이 났다. 책을 읽는다는 것은 저자와 독자 사이가 밀접해지는 것이다. 딱딱한 텍스트가 아니라 친밀함으로 누군가와 만나서 이야기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독서에 대한 불편과 부담에서 한결 자유로워질 수 있을 것이다.


주제들이 딱히 체계적인 구성으로 되어있다기 보다는 단편적인 내용들이 뒤섞인 느낌이기도 하다. 하지만 내용자체가 쉽고 디자인 하는 저자의 창의적임이 한껏 적용되어서 읽으면서 뇌가 말랑말랑해지는 기분이었다. 그의 말대로 자신의 독서방법을 이야기한 것이라 이런 방법도 있다고 참고할 만하다.


다만 그가 제시한 추천도서가 독서 입문하는 이들에게는 다소 부담스러운 내용이 아닐까 생각해봤다. 이건 개인차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내 개인적으로는 독서를 시작해본다고 했을 때 쉬워보이지만은 않는 책들이었다. 그러나 책들자체는 너무 괜찮은 책들로 많은 생각을 이끌어내며, 정신적으로 단계적인 도약을 해볼만한 책들이어서 꼭 읽어보고 싶었다. 그리고 차차 도전해볼 생각이다.


나같이 내 독서방식에 브레이크를 걸고 점검해보고 싶다면, 이 책을 통해 저자의 독서법을 참고해보고 그가 추천하는 책에 손대어볼 것을 권유해본다. 그의 추천도서가 굉장히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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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 눈동자에 건배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윤옥 옮김 / 현대문학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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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나 흡인력이 강해서 읽을 때마다 놀라운 작가!

아 어떻게 이렇게 사람을 갖고 놀듯 책에 푹 빠질 수 있는 거지? 어이없이 당해버리는 것같은 작가의 필력에 감탄한다.

역시나 독자들을 위해 쉽게 쓴다고 했던 그의 배려와 더불어 쉽고 가독성있게 읽히도록 쓴 능력이 이 책에도 고스란히 담겨있어 놀랍기도 하고 대단하게 여겨진다.


그간 작가의 책을 몇 권 읽어보았지만, 이번 책은 단편소설이다.

그 짧은 내용안에 탄탄한 스토리와 치밀함은 여전히 그의 소설로써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극적으로 치닫다가 반전으로 상황을 역전하기도 하고 팽팽한 긴장감이 돈다. 그것들이 이 짧은 내용 안에 담긴 것을 보면 장편 뿐 아니라 단편에서도 여지없이 드러나는 탁월한 작가로써의 면모가 돋보인다.


<새해 첫날의 결심>에서는 빨리 사건을 해치우고 싶은 서장과 형사의 태도에 어처구니 없는 실소가 나온다. 하지만 살인 사건이 군수가 죽지 않아 미수가 되고, 신사를 관리하는 구지의 소홀로 생긴 문제임이 밝혀진다. 처음에 살인이라는 긴장감에서 서서히 어이없는 사건으로 종말이 되는데, 새해 첫날의 결심에는 다른 결심이 있었음을 알면서 더없이 허탈해진다. 우리가 보통 영화나 책에서 하나의 사실과 한 방향의 진행에 익숙히 여기하다. 그와는 달리 이 책은 계속 새로운 사실이 나와서 당혹스럽다. 그러나 익숙치 않은 새로운 전개라 흥미로웠다.


<10년만의 발렌타인데이>, <그대의 눈동자에 건배>에서는 작가가 독자들을 자신의 의도대로 이끌어갔다가 뭔가 패대기(?)치는 느낌이다. 작가의 소설들이 대체로 그러하긴 하지만 여러 번을 나는 패대기 침 당했다. 역시 히가시노 게이고! 라 생각한다.(이건 내가 이런 류의 소설을 잘 안 읽어서일 수도...) 생각지도 못한 전개가 신선하고 그럴 때마다 쾌감 비슷한 것을 느끼게 하는 건 작가의 매력이자 그의 책을 믿고 보게 하는 요소이다.


<렌털베이비>의 이야기도 그런 반전이 있지만, 다소 내용은 요즘 저출산,비혼(?)이 만연해진 세태 속에서 다소 공감이 되는 이야기여서 인상적이었다. 정말 이런 상황이 현실로도 적용될 수 있다는 생각에 끔찍스럽기도 하고, 씁쓸하기까지 했다. 얼마나 많은 것들을 가상체험으로 경험해야 할지.... 실패에 대한 두려움과 완벽하고자 하는 사람들의 심리가 엿보이기도 하고 점점 비인간화 되어갈 수 있을 미래에 대해 그다지 반갑지 않은 내용이었다. 어쨋든 그 내용이 상당히 충격스럽긴 했다.


어느 책이나 그 나라와 시대상을 반영하는게 당연하지만, 나는 이 책을 통해서 일본의 인식과 문화에 대해서 조금은 새롭게 알게 된 부분들이 있었다. 워낙 신사를 가까이 두고 있는 등 문화가 우리와는 다소 차이가 있는데서 '아! 여기는 일본이었지?'하고 다시 깨닫는 순간들이 곳곳에 있다. 동물과 사물에 깃든 신비스러움들을 보며 다소는 비현실적이어보여도 그 상황에 대한 간절함과 특별함이 더해지는 것 같아서 기억에 남았다.


짤막한 단편이라 흐름이 끊겨도 부담이 없지만, 가독성이 상당한 히가시노 게이고만의 소설임을 감안한다면 더더욱 그에 대한 걱정이 무색할 것이다. 오히려 손에서 놓지 못하게 만드는 책이라 헤어나오지 못할 것을 염려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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