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자를 위한 지식 사전
에반 S. 라이스 지음, 김다은 옮김 / 심포지아 / 2018년 3월
평점 :
절판


 

아주 멀리까지 가 보고 싶어
그곳에선 누구를 만날 수가 있을지
아주 높이까지 오르고 싶어
얼마나 더 먼 곳을 바라볼 수 있을지
작은 물병 하나, 먼지 낀 카메라,
때 묻은 지도 가방 안에 넣고서
언덕을 넘어 숲길을 헤치고
가벼운 발걸음 닿는 대로
끝없이 이어진 길을 천천히 걸어가네
멍하니 앉아서 쉬기도 하고
가끔 길을 잃어도 서두르지 않는 법
언젠가는 나도 알게 되겠지
이 길이 곧 나에게 가르쳐 줄 테니까
촉촉한 땅바닥, 앞서 간 발자국,
처음 보는 하늘, 그래도 낯익은 길
언덕을 넘어 숲길을 헤치고
가벼운 발걸음 닿는 대로
끝없이 이어진 길을 천천히 걸어가네
새로운 풍경에 가슴이 뛰고
별것 아닌 일에도 호들갑을 떨면서
나는 걸어가네 휘파람 불며
때로는 넘어져도 내 길을 걸어가네
작은 물병 하나, 먼지 낀 카메라,
때 묻은 지도 가방 안에 넣고서
언덕을 넘어 숲길을 헤치고
가벼운 발걸음 닿는 대로
끝없이 이어진 길을 천천히 걸어가네
내가 자라고 정든 이 거리를
난 가끔 그리워하겠지만
이렇게 나는 떠나네, 더 넓은 세상으로
-김동률 <출발>

[출처네이버 뮤직 가사]-


여행관련 주제는 흩뿌려졌는데 그 주제에 따른 인용글들이 참 인상적이었다.

나라면 그 글들 중에 김동률의 <출발>이란 곡의 가사를 넣었을 거라고 숟가락을 얹어보았다. 제목은 '여행'이 아닐지라도 저 노래를 들을 때만큼은 어딘가로 여행을 떠나는 기분이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 저자가 말하는 여행이란 것이 저 가사에 잘 담겨져있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은 그야말로 여행에 관해 소소한 것까지 빠짐없이 기록한 글이라고 볼 수 있다.

문장은 덤덤하고 건조하게 보인다.자신의 여행경험을 주관적이지만 객관적인 느낌이 들도록 적었다. 자신이 어떤 나라에서 어떻게 했었다는 예시가 거의 없다. 자신의 경험에 기반한 사실을 서술했다.

일단 각 국에 관련한 세세한 사실(콘센트, 동물, 인사말, 문화, 운전대방향 등등)들이 적혀있으며, 입출국, 비행기 내, 세관, 기후재해까지 자신의 경험을 통틀어서 총체적으로 정리햇다. 아니 이 뿐 아니라 여행에 관하여 '이렇게까지??'라고 생각이 절로 들 정도로 다양한 정보를 이 책에 담았다. 이를 볼 때, 저자가 호기심도 많고 관찰력도 뛰어나다는 것, 그리고 풍부한 정보력을 지니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책을 저술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정보를 접했으며, 주의를 기울였으며, 얼마나 많은 독서와 지식을 섭렵했을지 알만하다.

대체로 정보사실을 다루었다고 해서 무작정 딱딱하지 않다. 작가 특유의 위트와 유머가 있어 지루함이 들지 않는다. 그리고 위에서 언급한 인용글들, 여러 여행가, 수필가 등의 글들이 여행에 관한 인식을 더욱 깊이 있게 한다.


 책의 구성은 기존에 알고 있는 책의 것들과는 많이 상이하다. 일단 차례가 없이 여행에 관련한 주제가 뒤죽박죽이다. 여러 주제가 연관성없는 것이 어디로 튈지 모르는 공과 같아서 독자가 당황할 수 도 있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찾아보기'코너가 있어서 어떤 것을 언급한 것은 찾아볼 수 있어서 도움이 될지 모르겠다.

 구성만큼이나 내용 또한 독특하다.

 인상적인 것은 소매치기를 조심하고, 상인들에게 거절하는데 있어서 비교적 상세하게 다루었던 내용이었다. 나름 사전이고 저자는 '떠나라'고 권유했는데 읽는 동안 긴장이 되었다. '이렇게까지 여행해야할까?, 이런 상황에서 여행에서 즐거울 수는 있는걸까?'라고 생각했다. 정말로 여행을 위한, 여행을 즐기는, 여행을 좋아하는 저자가 가리지 않고 여러 나라를 여행하며 갖게 된 노하우를 책으로나마 읽으며 여행에서 우리가 상상하는 것 이상의 것들을 경험한다는 걸 짐작하게 한다. 그 상상이상이 상당히 다양하고 상세하다.

 

 여행을 계획하면서 이 책을 읽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아쉬움이 들었다. 이 책을 통해 여행을 향한 갈증을 해소하고 싶은 거였는데, 읽으면서 여행을 준비하듯 구름위에 둥둥 떠다니는 느낌이었다.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대로 바로 적용하고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할 자신이 있는데 막상 갈 곳은 없고, 여행을 갈만한 상황은 아니라는 현실을 깨달았을 때 안타까움이란....

자신의 여행지를 한정짓고, 그에 따라 유명한 곳을 가고 경험하게 되는 것을 한정짓게 되는 다른 책의 여행과 확실히 다르다. 이 책은 다양한 경험과 상황들을 공유함으로 여행자가 어느 상황에서도 적절한 대응을 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특히, 한 곳을 여행하는 사람보다는 여러 곳을 계획하고 있는 사람들이 한번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 아니면 나같이 여행을 가지 못하는 상황에 있는 사람에게도 압축적으로 여러 곳을 여행한 듯하게 해줄만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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