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은 원래 그렇게 태어났다 - 엄마와 남자아이가 함께 행복해지는 관계의 심리학
루신다 닐 지음, 우진하 옮김 / 카시오페아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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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둘을 키우면서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많이 있었다.

조용하고 정적인 나와는 달리

많은 에너지를 주체못해 뭐든 끄집어내고 뒤집어 놓는 아들들...

엄마를 올라타고 넘어뜨리며 좋아하는 아들들..

엄마가 어떻든지 전혀 고려하는 것처럼 보이지 않는 아들들...

뒤는 돌아도 안보고 앞만 보고 뛰는 아들들...


아들들을 조금이나마 그들의 성향을 이해하여 그들을 격려하고 사랑으로 양육하고 싶었다.

또한, 앞으로 이해하기 힘든 부분들이 업데이트 되겠지만, 그에 대비하고 준비하고 싶었다.


그래서 이 책은 나같은 유아의 아이들을 둔 부모가 읽기에는 약간은 거리감이 있어보인다.

초등학교 이후의 아들들을 둔 부모가 읽기에 더 좋지 않을까 싶다. 그래서 대비하고자 한 의도에는 조금 적중을 하기도 했지만, 적용하기는 아직 어렵기 때문에 실제적으로 느껴지지 않았다.


단어들이 구체적이고 실제적이기보다는 추상적이게 느껴지지만 예시와 실천자료들이 이해를 돕는다.

그리고 여자인 엄마가 아들을 이해할 수 있게끔 남자아이의 특성을 잘 이야기해주고 있다.

생각지 못한 아들들의 특성에 또 다시 얼마나 다른지 깨닫게 된다.

그렇게 도대체 왜 그러는지 알 수 없는 아들을 대할 때 그들의 행동을 이해한다면 무작정 부정하고 꾸짖는게 아니라 그들을 존중할 수 있을 것같다. 그러한 존중이 아들들로하여금 더 건강한 자아상과 자신감을 갖게 하고, 그것들은 세상을 살아가는 힘이 될 것이라 생각하며 이책을 통해 아들에게 한걸음 가까이 나아가 본다. 



이 책을 보면서 나는 내가 쓰는 부정적인 단어들을 발견했다.

그것들을 고치기 위해 포스트잇에 어떻게 이야기 해야할지 써 놓았다.

예를 들면 우리 아이들은 신발을 신고 자주 집안으로 들어오는 경우가 많다.

그럴 땐.. "야야야야야야야야야!!!"라고 하거나, "들어오지마!" "더럽잖아 들어오지 말라고!"라고 협박과 고함을 동원하여 이야기하게 된다.

그것을 "신발은 벗어두고 들어올래? 집이 더럽혀지지 않게"라고 써서 붙였다. 급할 때, 경황이 없을 때 그것을 보고 좋게 말하려고 말이다.

물론 구어체로 바꾼다면...

좋게는 "신발은 벗어놓자! 집안이 더러워지거든... "(내가 가능한 최고 친절함의 구어체)

조금 안좋지만 솔직하게는...

"신발은 벗자 얘들아! 집이 더러워져!"라고 하다가 "신발벗어! 집 더러워지니까"라고 할지도 모른다...^^:;;


"하지마!" "안돼 안된다고!" 식의 부정적인 단어를 나도 모르게 급할 때, 마음이 어려울 때 많이 사용하게 된다.

이것이 당장은 아이들에게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 같아보이지만, 아이들에게 무조건적인 강요나 명령이 되어 그들을 무시하는 듯한 태도로 기분이 상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남자 아이가 명령조나 강요조 등의 그런 식의 말에 적절히 반응한다고 해서 그것을 당연하다듯 대하는 것은 옳지 않다. 우리 어른 또한 저런 식으로 상대되어지고 취급받는다면 기분이 상할텐데, 이를 생각하면 함부로 대하는 것은 다시 생각해보고 어른들의 행동과 말을 고쳐볼 일이다. 남자아이의 특성을 고려하여 우리의 언어에 조금 변화를 주는 배려를 한다면 우리가 원하는대로 잘 다룰 수 있을 뿐 아니라 그들에게도 긍정적인 존중감을 느끼게 해주어 바른 성장을 도울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같은 말이라도 관점을 달리하여 이야기하면 좋겠다 싶어서 한마디라도 이야기를 하기 전에 한번 더 생각하게 되었다.

누가 이렇게 어질러 놨어? 가 아니라 어질러진 책들을 치우자!라고 이야기한다던가

다 치울때까지 꼼짝마! 가 아니라 다 치우고서는 무슨일을 해도 좋아!라는 식으로 바꾸면 좋을 것 같다.


이 책이 다른 책과 다른 점이 있다면, 아들들에 대해 특히 중요한 사람을 아버지로 콕 집어 인식시킨다는 점이다. 그런 것은 엄마 혼자 읽지 않고 아빠와 공유하여 아이를 양육하는데 있어서 참고해 볼만하다. 물론 요즘 양육서는 아빠의 역할에 비중을 넓혀가고 있지만 아들들을 다루고 있는 이 책에서는 특히 아버지가 역할모델로써 보여주고 가르쳐야 할 것들에 대해 강조하고 있다.

그리고 외국서적이라 그런지 우리보다는 이혼가정과 편부모 가정이 있을거란 가능성을 염두해 두고, 그런 가정에서 아들을 양육하는 상황을 틈틈히 다루고 있다. 기대할만한 비중은 아니지만, 아예 다루지 않는 국내서적들에 비하면 그러한 상황에서 아들의 양육을 배제하지 않고 다룬다는 점에서 다른 양육서와 비교된다.


이러한 점을 감안하여 우리 아들들을 이해하고 멋진 아들로 키우고 싶다면 읽어볼만한 책으로 생각된다.

요즘 최선을 다해서 아이의 행동을 이해하려 하고 말에 있어 조심하고 있다.

섣부른 감정이나 판단으로 아이를 다루지 않고 이런 책들의 지혜를 빌려 아이들을 양육하는데 도움을 받게 되어 감사하다.

아들들아 잘 해보자꾸나!! 엄마들 화이팅!!



남녀 간에는 타고난 차이점이 있다. 여자아이는 뭔가 불안하면 조용히 움츠러들지만, 남자아이는 반대로 떠들썩하게 뛰고 시끄러운 소리를 낸다. 이런 모습은 사람들에게 '공간을 지배하려는 행동'으로 비치기도 한다. 그렇지만 이는 분명히 불안감의 반영이다. 남자아이를 이해하고 구체적인 활동을 지원하는 우수한 교육기관에서는 이런 성별에 따른 차이가 거의 나타나지 않는다.

-스티브 비덜프<아들 키우는 부모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 Raising Boys> 인용 79p


남자아이는 주어진 일을 생각하고 스스로 결정하기 위해 약간의 시간과 공간이 필요하다. 이것을 '준비시간(take-up time)'이라고 부른다. 아이에게 어떤 일을 부탁할 때는 그 말만 하고 아무렇지 않은 시선을 다른 곳으로 돌리거나 아예 아이를 혼자 남겨두고 필요한 준비시간을 준다. 아이가 자신만의 공간과 시간을 확보했다고 느끼면 쉽게 부탁에 응할 것이다. 만약 아이가 통제당하거나 잔소리를 듣는다고 느끼면 자신도 모르게 반항할 마음이 들게 된다. 아이에게 공간을 내어준다는 의미는 아이를 믿고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다.101p


공정함이란 어떤 면에서는 개인적인 원한을 갖지 않는 모습이다. 일단 남자아이를 꾸짖은 후에는 그 이야기를 더는 꺼내지 않는게 좋다. 화제를 다른 쪽으로 돌리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아래와 같이 말이다.

"자, 그러면 그 이야기는 인제 그만 끝내자." p.103


아이 안에 숨어있는 긍정적인 면을 찾기 어려울수록 긍정적인 성품에 주목해야 한다. 어른에게 예의 없이 구는 아이는 사실 용기 있게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는 아이다. 다툼에 휘말리는 아이는 정의를 날카롭게 의식하는 아이일지도 모른다. ...

모든 성품이나 성격은 이해할 수 있지만 행동만큼은 제약이 뒤따라야 한다. 아이가 문제가 아니라 행동이 문제라는 것을 분명히 하자.139p


아이의 행동에서 동기를 찾다보면 아이를 이끄는 것이 무엇인지 알게 된다. 하고 싶은 것을 말하기 꺼리는 아이는 사실은 무엇을 원하는지 모를 수도 있다. 그럴 때는 스스로 원하는 걸 찾도록 도와주자. 새로운 경험을 원하지 않는 아이라면 실패가 두려운 것일지도 모른다. 자신의 장점을 설명해주면서 자신감을 심어주자. 자기 자랑이 심한 아이는 인정받고 싶은 아이니 먼저 칭찬해주고 장점을 인정해주자.140p


"그러면 이건 어떨까? 네 머릿속에는 분명 또 다른 목소리가 있을거야. 그렇지만 그 목소리를 들으려면 주의 깊게 귀를 기울여야 해. 네 한쪽 어깨 위에서는 작은 악마가 잭을 때리라고 속삭이고 또 다른 쪽 어깨 위에서는 작은 천사가 절대로 그러지 말라고 해. 네가 천사의 말에 더 귀를 기울일수록 그 목소리는 더 커진단다."142p


부모가 자신을 얼마나 자랑스럽게 여기는지 아이가 아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그리고 동시에 자신을 자랑스럽게 여길 격려도 필요하다.

"네가 자랑스럽다."라고 말하는 대신 "너 자신을 정말 자랑스럽게 생각하렴!"이라고 말해보자. "성적이 좋아서 정말 뿌듯하구나. 이번 학기에는 훨씬 나아졌어"라고 하는 것도 괜찮지만 "이번 학기에는 성적이 훨씬 더 올랐구나. 너도 정말 기분이 좋지!"하며 자신을 긍정하도록 도와준다.

아이가 올바른 행동을 전혀 하지 않아 긍정적인 면을 찾기 어려울 수도 있다. 그때는 아이에게 보고 싶은 행동을 이야기한다. 가장 가까운 시점으로 말이다. 예상치 못한 일이 일어나 우리가 원하는 방향으로 아이가 움직이기 시작한다. 155p


어른은 보통 해결책을 제시해서 도움을 주려 노력한다. 그렇지만 아이가 어떻게 느끼는지 감정을 알아주는게 해결책을 제시하는 것보다 큰 도움을 줄 수 있다. 아이 스스로 해결책을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166p


아이가 감정을 나타내는 어휘를 배우는 데는 어른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어른이 먼저 자신의 감정을 이야기하자. 아이가 우러러보는 남자 어른이 그렇게 하는 게 특히 효과적이다. 만일 어른이 표현하는 감정이 진심이고 명ㅇ확한 내용을 담고 있다면 아이에게 도움이 될 것이다. 172p

* 졸려서 도저히 못쓰겠다..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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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언어의 온도 : 말과 글에는 나름의 따뜻함과 차가움이 있다
이기주 지음 / 말글터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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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디오에서 이 작가님을 소개하는데 '이기주의 ㅇㅇㅇ'라는 식으로 이기주의라는 말을 끄집어 내서 한참을 웃었다.

그러면서 관심갖게 된 작가님이었다.

그리고 처음 접하게 된 책은 언어의 온도! 바로 이 책이었다.


그 후에 각 책 소개글이나 서평 등에서 이기주 작가님의 이름을 자주 발견하게 되었는데, 하나같이 호평이었다.


짧막한 주제로 그의 생활이나 현실 상황들에 대해 본인의 사색을 적은 글들이 모인 책이다.


얼핏 책에서 봤을 때, 이 작가님이 과거에 기자생활을 하셨다고 본 것 같은데,, 그 때문인지 각 상황을 급히 지나치지 않고 상황을 재발견하게 된 그의 관찰력과 집념이 엿보인다.


나도 작가님처럼 지하철을 타고 다니고, 병원에서 진찰을 받아보았다. 자동차 정비를 받아보았고 말이다.

하지만 그 상황에서 마치 소설에나 나올 법한 인물들의 이야기가 감동처럼 그의 귀를 통해, 글을 통해 우리에게 전해진다.

혹시 이런 상황을 그의 창작으로 써내어 우리에게 그의 사색을 나누고자 한 것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

내가 보지 못한, 듣지 못한, 느끼지 못한 것들이 그의 오감각은 놓치지 않았다.


깨알같이 작가는 독자들에게 농을 던지거나 떠보며 장난스레 말을 걸기도 한다.

혹시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은 없겠지?

설마 이걸 모르는 건 아니겠지?

등등....


우리 사회에서 일어나고 있는 사건, 상황들이 그의 사색을 거쳐 우리에게 자신의 깊은 생각을 나누어 주고 있다.

그리고 우리에게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어보고 있다.


왜 이기주 작가님의 책 좋죠?

라고 말하는지 알 것 같다.

정제되고 곱게 다져지고 걸러진 단어를, 글을 이루어내어 차곡차곡 쌓아내듯 글을 쓰셨다는 느낌이 든다.

그의 글을 그냥 지나치지 못하겠고,

곱씹어보며 되짚어보며, 시간에 따라 생각해보고 또 보고 싶은 글들이 이 책에 있다.


이 책은 바쁜 와중에 한 템포 쉬며 커피전문점에서 커피를 마시며 펴들고 읽다 멍때리며 생각하다가 하기 참 좋은 책이다.

그렇게 우리를 위로하기도 하고, 우리를 격려하기도 하는 듯한 책이다.

우리의 몰랐던 마음과 행동을 돌이켜보게 만드는 책이다. 짧막한 글들이 부담스럽지 않게 나뉘어져 한숨한숨 골라 쉬며 읽을 수 있을 책이다.

이 책도 휴가 중에 읽으면 딱 좋겠지요?^^

 



"게다가 '할머니' '할아버지' 같은 호칭 싫어하는 분도 많아요. 그래서 은퇴전 직함을 불러드리죠. 그러면 병마와 싸우려는 의지를 더 굳게 다지시는 것 같아요. 건강하게 일하던 시절로 돌아가고 싶은 바람이 가슴 한쪽에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어요. 병원에서는 사람의 말 한마디가 의술(醫術)이 될 수도 있어요." 25p


"이 꽃은, 여기 이 화단에 피어 있어서 예쁜 건지도 몰라. 주변 풍경이 없다면 꽃의 아름다움이 반감될 걸세. 그러니 꺾지 말게. 책상 위에 올려놓는 꽃은 지금 보는 꽃과 다를 거야."59p


"위폐는 진짜처럼 보이기 위해 꾸민 흔적이 역력해요. 어딘지 부자연스럽죠. 가짜는 필요 이상으로 화려합니다.

진짜는 안 그래요. 진짜 지폐는 자연스러워요. 억지로 꾸밀 필요가 없으니까요."72p


주위를 둘러보면 영화 속 마스터처럼 깊은 상처가 있을 법한 사람들은 타인을 향해 섣부른 위로를 하지 않는 듯하다.

그들은 위로를 정제한다. 위로의 말에서 불순물을 걸러낸다고 할까. 단어와 문장을 분쇄기에 넣은 뒤 발효와 숙성을 거친 다음 입밖으로 조심스레 꺼내는 느낌이다.

위로의 표현은 잘 익은 언어를 적정한 온도로 전달할 때 효능을 발휘한다. 짧은 생각과 설익은 말로 건네는 위로는 필시 부작용을 낳는다.86p


"예, 그런데 운전하면서 자동차의 발에 해당하는 타이어를 참 피곤하게 만드는, 피곤한 운전자가 많아요. 운전에 '3급'이라는 게 있어요. 급출발, 급가속, 급정지인데요. 이걸 밥먹듯이 하는 운전자들은 성격이 삐딱하고 과격한 경향이 있는 것 같아요. 그들이 끌고 온 차량을 살펴보면 아니나 다를까 타이어 상태가 엉망이라니까요."

...................

청년의 증언처럼 사람 성격은 아주 사소한 데서 드러나는 법이다. 그건 감추려 해도 감출 수 없고 즉흥적으로 변조(變造)할 수도 없다. 이러한 이치는 우리네 일상뿐만 아니라 사물의 본질과 삼라만상에 꽤 깊이 관여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본질은 다른 것과 잘 섞이지 않는다.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언젠가 의도하지 않은 순간에 엉뚱한 방식으로 드러나곤 한다.94-95p


정해진 길이 없는 곳을 걸을 때 중요한 건 '솔직함'이 아닐까 싶다. 눈치와 코치에만 연연하다 재치 있는 결정을 내리기는 커녕 삶을 그르치는 이들을 나는 수없이 봐왔다.

가끔 마음속에 도사리고 있는 내 욕망과 상처를 끄집어내 현미경 들여다보듯 꼼꼼하게 관찰해봄 직하다.


솔직히 말해, '솔직하기' 참 어렵지만 그래도 시도는 해 봐야 한다. '남'을 속이면 기껏해야 벌을 받지만 '나'를 속이면 더 어둡고 무거운 형벌을 당하기 때문이다.

후회라는 형벌을....119p


질문을 허용하지 않는 문화가 외부로 향하는 건 그렇다 치자. 문제는 그런 태도가 내부로 향할 때다. 질문하는 법을 잃어버린 이들에게 선택지는 크게 두 가지인듯 하다.

순응 아니면 체념이다.122p


맞다. 질문만으로 현실의 문제를 일시에 해소할 수는 없다. 다만 질문은, 답을 구하는 시도만을 의미하지 않을 것이다. 정말 좋은 질문은, 무엇이 문제인지 깨닫게 한다. 그리고 문제를 인식하는 순간이야말로 문제를 해결하는 첫번째 발판인지도 모른다. 124p


한 편의 글을 완성하는 일은 고치는 행위의 연속일 뿐이다. 문장을 작성하고 마침표를 찍는다고 해서 괜찮은 글이 자연 발생적으로 생겨날 리 없다.

좀더 가치 있는 단어와 무장을 찾아낼 때까지 펜을 들고 있어야 한다. 그렇게 지루하고 평범한 일에 익숙해질 때, 반복과의 싸움을 견딜 때 글을 깊어지고 단단해진다.172p


기다림은 그런 것이다. 몸은 가만히 있더라도 마음만큼은 미래를 향해 뜀박질하는 일.

그렇게 희망이라는 재료를 통해 시간의 공백을 하나하나 메워나가는 과정이 기다림이다. 그리고 때론 그 공백을 채워야만 오는게 있다.

기다려야만 만날 수 있는 것이 있다.202-203p


차라리 슬퍼할 수 있을 때 마음에 흡족하도록 고뇌하고 울고 떠들고 노여워하자. 슬픔이라는 흐릿한 거울은 기쁨이라는 투명한 유리보다 '나'를 솔직하게 비춰준다. 때론 그걸 응시해봄 직하다.

'나를 아는 건' 가치 있는 일이다. 나를 제대로 알아야 세상을 균형 잡힌 눈으로 볼 수 있고 내 상처를 알아야 남의 상처도 보듬을 수 있으니 말이다. 220p


'앎'은 '퇴적'과 '침식'을 동시에 당한다.

살아가면서 자연스레 알게 되는 지식이 있지만 시간의 흐름에 따라 깎이고 떨어져 나가는 지식도 많다. 252p


우린 무언가를 정면으로 마주할 때 오히려 그 가치를 알아채지 못하곤 한다. 글쓰기가 그렇고 사랑이 그렇고 일도 그렇다.

때로는 조금 떨어져서 바라봐야 하는지도 모른다. 한 발뒤로 물러나, 조금은 다른 각도로. 소중한 것일수록..

256-257p


우린 어떤 일에 실패했다는 사실보다, 무언가 시도하지 않았거나 스스로 솔직하지 못했다는 사실을 깨달을 때 더 깊은 무력감에 빠지곤 한다.

그러니 가끔은 한번도 던져보지 않은 물음을 스스로 내던지는 방식으로 내면의 민낯을 살펴야 한다.

'나'를 향한 질문이 매번 삶의 해법을 제공하지는 않지만, 최소한 삶의 후외를 줄이는 데는 도움이 되는 것 같다. 살다보니 그런 듯하다.

324-325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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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의 똘똘하고 경이로운 것들 수의사 헤리엇의 이야기 3
제임스 헤리엇 지음, 김석희 옮김 / 도서출판 아시아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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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접하면서는 '수의사 이야기구나!' 그러면 동물들이 등장하겠고, 그에 따라 일반 감동적인 한 소설에 지나지 않겠지 하는 생각이었다.

그리고 헤리엇 시리즈가 있길래 도대체 어떤 매력이길래 시리즈로 나오는지 알고 싶었다.

책표지는 참 따듯하면서도 아늑하고 평온해보인다. 그래서 뭔가 힘겹게 일상을 살아가는 이들에게는 편안함을 기대하게끔 한다.

 

 

그렇게 막연한 기대감으로 잡은 이 책의 시작은 아래와 같다.

뭔가 생명에 대한 진정성과 소중함 그리고 경이로움이 저 4줄안에서 느껴진다.

그리고 기독교인이 늘 그렇듯이 저 안에서 마음에 깊은 울림을 가지고 이 책을 읽어내려갔다.

 

 

 

 

이 책의 저자 제임스 헤리엇은 1916년 출생하여 수의과 대학을 졸업한 후에 수의사 조수를 시작으로 평생을 요크셔 푸른 초원의 수의사로 살았다. 그 중간에 제2차 세계대전에 참전을 위해 공군에 입대하기도 했는데, 이 책에서는 그의 군생활과 수의사로서의 생활이 번갈아가며 이야기되고 있다. 수의사, 군인.... 정말 다른 삶으로 보이지만 그 안에서 느끼는 감정과 소소한 인물들에 대한 묘사를 보면 둘다 인간이 살아가는 곳임을 알 수 있다. 저자가 그것들로 두 곳의 삶을 연결한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그의 재치와 유머러스함으로 상황과 인물을 잘 표현하여 때론 재미있게 때론 감동적으로 때론 사색적이 되게 하는 참 다채로운 매력을 가진 책이다.


이 책이 많은 화이트칼라 혹은 일상을 살아가는 이들이 접하는 직업군을 가진 사람이 아니라 생소할 수도 있겠지만, 그들이 사는 삶 또한 사람이 사는 삶으로써 그가 느끼는 감정과 생각은 많은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개인적으론 남자가 아니어선지 군대이야기는 살짝 따분하게 느껴졌다. 하지만 수의사로써의 이야기를 펼치기 위하여 시작된 이야기가 많아서 신경쓸만큼은 아니었다. 혹여나 남자들은 군대의 향수를 불러일으킬만할지도...^^;


 챕터 1부터 TV 동물농장 뺨치게 감동적인 스토리는 애초부터 내 눈물샘을 자극해서 기어이 눈믈을 빼내었다. 더이상 필요가 없는 늙은 암소를 필요한 만큼 쓰고 가축상에게 팔았는데 나중에 그 암소가 주인의 집으로 달려온 모습은 생각지도 못하게 처음부터 감동적이며 내 마음을 숙연하게 했다.

 또한, 내 자식이 태어나는 과정의 기쁨과 당혹감(챕터 9), 고객 중에 정말 진상고객이 있기도 하고(짠순이 베크부인, 챕터11), 상사와의 미묘한 갈등관계(챕터19) 등은 세대와 상황이 다르지만 묘하게 동질감을 갖게 한다. 예상치 못하는 깨알같은 반전과 소소한 재미를 주는 대목들은 극과 극을 달리는 전개는 아니지만 영화나 드라마 못지 않은 일들로 우리의 삶과 비슷한 그의 삶을 이야기해준다. 그 과정이 묘한 긴장감과 이완을 반복하면서 소설의 매력에 점차 들어갈 수밖에 없게 한다.


그리고 우리와 다른 삶을 다룬 이 책이 주는 앎의 즐거움도 있다.

다른 나라이고 현실과는 달라진 상황일 수도 있겠으나, 우리가 매일 아무 생각없이 먹는 우유가 이런 식의 유통의 과정을 겪으며 우리 입 속으로 오겠다는 생각은 들기도 한다. 내 개인적으론 이런 이야기도 재미있게 느껴졌다. 


큰 낙농회사를 대신하여 우유를 수집하는 운전자들은 모두 난폭하고 거친 사람들이었다. 평소에는 아마 다정한 남편과 아버지겠지만, 잠시라도 기다리게 하면 분노를 폭발시켰다. 그렇다고 그들을 탓할 수는 없었다. 그들은 넓은 지역을 돌아다니며 수많은 농가를 방문해야 해씩 때문이다. 하지만 나는 그들이 화가 난 것을 본 적이 있는데, 그들의 분노는 보기만 해도 간담이 서늘해질 정도였다. p.361

간간히 구제역과 AI 바이러스에 대해 뉴스에서 많이 접하곤 한다. 하지만 그것이 우리 먹거리나 물가에만 영향을 준다고 해서 꺼려지는게 사실이다. 그 구제역에 대해서는 사실 우리 일반인들에게 관심없다. 그냥 우리에게 피해를 주지 않길 바라며 뉴스를 보곤 했는데, 구제역이란 병명하에 가해지는 살처분이 더 큰 피해를 막기 위하여 어쩔 수 없이 강행되어지는 것이고, 그것이 농가에 큰 피해를 보게 하는 것에 대해서는 전혀 고려해보지 않았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 알게 되었다. 자신이 애써 키워온 가축들이 비록 이후에 자신의 생계와 식용을 위해 사용된다 할지라도 심혈을 다해 키우고 돌보아왔을텐데 그 상실감과 허탈감은 말로 할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회복되는 동물도 많습니다. 하지만 구제역은 전염성이 아주 강하거든요. 여기 돼지들을 치료하고 있는 동안 이 일대 가축이 모두 구제역에 걸릴 것이고, 순식간에 전국으로 퍼질 겁니다." p.401

도시에 사는 사람들에게 구제역 발생은 자기와 관계가 먼 이야기, 신문에서나 읽을 수 있는 일일  뿐이다. 하지만 시골 사람들에게 구제역 발생은 조용한 농장과 들판이 납골당과 화장터로 변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것은 곧 단장의 아픔과 파산을 의미한다.

p.404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몇년 동안 한번도 생각해보지 못했던 친정아빠의 삶을 돌아보게 되었다. 비록 헤리엇과 같이 수의사는 아닌 목축업자(?)셨다. 아빠가 가졌던 동물에 대한 애정과 죄책감 등을 어릴 땐 귀담아 듣지 않았었는데, 헤리엇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조금씩 엄마를 통해 주어들은 아빠의 스토리들이 떠올랐다. 헤리엇이 이야기하는 것처럼 동물은 절대 사람의 상황을 감안해 배려하거나 봐주지 않는다. 밤에 함께 자다가 사슴에게 일이 생겨 뛰쳐나가시던 아빠, 사슴의 먹이를 위해 뜨거운 낮에도 땀을 비오듯 쏟아내며 풀을 베던 모습, 새끼가 나왔다며 혹은 역아라며 이야기하시던 모습등이 책을 읽는 내내 오버랩되어 떠올랐다. 숨겨진 분들의 수고를 통해 우리의 밥상에 올라오는 음식들에 대해서 일말의 생각없이 소비 해오던 마음들이 죄송스럽게 느껴진다.


이 책을 읽으며 동물을 통한 생명의 경이로움, 그리고 생각지도 못한 감동, 그리고 여러 과정을 견디고 극복하는 긴장감 넘치는 이야기에 여러 복합적인 감정과 긴장 가져보며 흥미로운 세계에 들어갔다온 기분이다. 또한, 런던만 생각하던 영국에 대한 이미지를 새롭게 하게 되어 초록초록한 그 곳이 머리 속에서 힐링받은 느낌이다. 휴가지에서 읽을 만한 책으로 혹은 분주하거나 따분한 일상을 살아가는 모든 이에게 추천한다. 솔직히 말하면, 그다지 대상을 잡지 않아도 모두에게 사랑받을 만한 고전이라는 이름이 아깝지 않을 책이다. 다른 시리즈도 소장하며 읽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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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서른에 책 3,000권을 읽어봤더니
이상민 지음 / 대림북스 / 2015년 7월
평점 :
절판


대부분의 독서관련한 자기계발서를 보고 나면서 그리고 그 이후의 마음은 '아! 책을 읽어야겠구나!', '책은 정말 최고의 가치를 가진 거로구나!' '책속에 길이 있다(명언)' 결론을 내리게 된다. 그리고 독서를 좋아하는 나 자신에 대해 독서를 목표하고 있는데에 있어 뿌듯함까지 느끼게 된다.

하지만 같은 주제의 책을 읽고 있는데 이렇게 마음이 불편한 적은 없었던 것 같다.
작가가 굳이 내게 물어보지 않았는데 '왜 나는 책을 읽고 있지?'라고 자문하게 된다.

전자의 책들의 경우에는 책의 다양한 장점 뿐 아니라 극단적이기까지 한 장점을 제시한다. 그것이 다른 인물들을 예로 들든, 유명인사들의 경험과 말을 들든간에 책은 절대적인 존재이다. 하지만 후자에 속하는 이 책의 경우 그렇지 않다. 책은 삶을 살아가는데 있어서 한 수단이다. 책 외에도 우리가 살기 위해 도움을 주는 여러가지 다른 수단들이 있다. 그러한 수단들을 통해 우리는 반드시 나뿐 아니라 사회에 나아가서 변화시킬만한 방법과 능력을 모색해야 한다. 하지만, 삶의 부조리 속에서 무조건 책이 답은 아니긴 하다만, 책만한 효용성을 얻을 수 있는 건 얻기 힘들다.

위에서 내가 왜 책을 읽는지 고민하게 하는 책이라고 이 책을 이야기 했다. 이 책에서는 부자가 되기 위해, 대단한 사람이 되기 위한 단편적인 목표를 가지고 하는 독서를 경계한다. 책에서는 읽은 만큼 효과가 없을 수도 있다며 책에 대한 기대를 저버리게 한다. 내가 불편했던 것은 아마 은연 중에 이러한 것들을 기대해서일지도 모르겠다.
 나는 책을 읽으면 생기게 될 지혜를, 조금더 나아질 성품을 기대했고 그 안에서 뭔가 내 미래를 계획해보고 싶었다.
그런데 작가는 책을 통해서 변화되어지는 게 없을 수 있다고 말한다. 그러려면 삶에 뛰어들라고 한다. 우리의 기본은 변하기가 힘들며 우리의 현재 모습에서 조금의 진전은 있을지라도 많은 변화는 기대할 수 없다고 한다. 그것이 책을 통해서라고 할지라도...
정말 낙담이 되었다.

그럼 독서는 나에게 책은 나에게 무엇인가? 계속 이대로 독서를 해야하는 걸까?
포기해야할지도 생각해 보았다.

내가 올해 책 100권을 읽기 목표한 이후로 책을 읽으면서 유익이 있다면 먼저 성취감이 생긴 것이었다.
 나도 책을 많이 읽을 수 있구나! 자신감이 생겼다. 나는 일단 이 점에서는 독서에서 유익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독서를 하면서 몰입을 경험했고, 생각을 하게 되었다.
원체 감정에 충실한 사람이라 나의 결정의 근거는 감정이었다. 하지만 책을 읽으면서 사고를 하기 시작했다. 왜 나는 그렇게 생각하는지 생각해보려고 했다. 책을 통해서 얻은 것은? 생각하는 것은? 무엇인지 정리해보았다. 그러면서 변한 것이 결정의 근거가 꼭 감정이 되지는 않았다. 그런 점에서 나는 너무 치우치지 않고 균형에 많이 가깝지는 않더라도 극단을 피하는 보다 현명한 결정을 할 수 있게 되었다고 생각한다.
 한가지 더, 책을 좋아하게 되었다. 나는 도서관에 자주 갔다. 기억으로는 고등학교때부터였다. 책을 많이 대출했다. 욕심은 있었는데 한 권도 읽기가 힘들었다. 대학 때는 그래도 그보다 조금 나았다. 나는 나도 모르게 고집스럽게 책을 완독을 못하면서도 책을 짝사랑하게 되었다. 요즘 책을 읽으면서 나는 책과 내가 서로 사랑하는 느낌이다. 더이상 동경하고 꿈꾸는 모습이 아닌 책이 나의 삶으로 왔고, 그냥 책으로 살고 있다. 그런 점에서 나는 내가 좋아하는 것을 하나 발견, 추가하게 되었다.

이런 이유로 나는 독서를 유지해야할 필요성을 깨달았고, 독서를 유지하기로 마음먹었다.
이 책을 통해서 고민하고 나서야 내가 독서를 해야할 이유를 알았다.;;

나는 시간이 날 때마다 책을 본다. 20대때 좋아했던 공연, 전시등보다 책 한권을 들고 시간을 보내는게 더 행복하다.
정말 그렇게 책은 나의 행복이고, 삶이 되었다.

책의 이야기로 돌어가서 이 책의 저자는 20대를 책으로 보낸 사람이다. 책에 길이 있다는 말처럼 그는 책에 올인하여 살았다. 공부에도, 대학을 연계한 진로를 통해서도 자신의 답을 찾을 수 없었다. 책을 통해 미래를 찾아보리라며 나아가는 그의 의지는 실로 대단하게 느껴진다. 그 당시는 취업을 위해 스펙과 외국어 공부를 해야했다. 그러다보니 이 책의 저자는 젊(은 듯 하)지만, 독서를 통해 전투적인 사색과 고민에서 통찰에 이른 것이 이 책에 고스란히 담긴 듯하다.

이 책의 남다른 특징인데, 이 책은 다른 책들처럼 다른 사람의 책읽기 방식이나 중요성등을 주요 언급에 두지 않았다. (이 부분이 참 좋았다.) 철저히 자신이 생각하는 독서를 고민해보며 사색함으로 우리에게 독서에 대해 자신의 색깔을 찾게끔 도전을 준다. 또, 책을 읽으면 성공할 수 있다는 막연한 기대감과 함께 책을 신봉하는 것에도 철저히 경계함으로 책에 대한 막연한 동경, 망상등을 피하게 해준다. 책을 통해서 무언가 얻기를 위해서가 아니라 책을 통해 삶에 연계하여 삶을 살아내라는 그의 결론은 현실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더욱 실제적이고 도움이 되는 것 같다. 또한 나 중심적인 아닌 더 나은 사회를 위해 독서를 하라는 그의 발전적인 제안은 독서하는 우리가 꼭 마음에 두어야 할 것이다.

독서에 대해 도전받고 싶고, 독서법에 대한 관심을 갖고 독서자기계발서에 눈을 돌리고 있는 사람이라면 자신의 독서에 대한 고민을 이 책을 통해 해보길 바란다. 다른 책과 달리 독서와 함께 필요한 깊은 사각에 대한 도전을 받을 것이며, 나 자신과 독서의 관계를 고민하면서 책에 한층 가까워질 수 있는 혹은 깨끗이 내 길이 아니라고 접을 수 있는 결단이 생기지 않을까 싶다.



책을 읽을 때는 언제나 본질을 중시하면서 볼 필요가 있다. 구체적인 문장으로 나타난 표현보다는 그 문장 안에서 삶의 본질을 꿰둟는 메시지를 얻어내야 한다.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내 삶의 행복은 무엇일까?", "우리 사회는 어떻게 바뀌어야 하고, 나는 무엇을 할 수 있는가?" "반복되는 역사 속에서 나는 어떤 운명을 만들어갈 것인가?"에 대해 생각해내야 한다. 그것이 책의 역할이고, 책을 읽은 독자가 해야할 일이다.

p.28-29


'노력=결과'가 결코 아니다. 독서도 마찬가지이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노력해야 하고, 독서를 해야 하는 이유는 그것만이 부조리한 현실을 극복할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이기 때문이다. 알베르 카뮈는 <시지프의 신화>에서 이렇게 말했다. "인간은 한계 상황에서의 항복이 아니라 한계 상황에서의 지속을, 삶의 순수한 불꽃 이외의 모든 것에 대한 무관심을, 주어진 모든 것을 필사적으로 불태우며 최대한 성실하게 살려는 노력을 행하며 살아야 한다."맞는 말이다. 부조리는 적극적인 노력으로만 극복할 수 있다.

p.45


책은 그 의미를 변형해서 받아들여야 한다. 저자가 한 말도 나의 상황에 맞게 다르게 받아들여야 한다. 왜냐하면 저자가 의도한 뜻이 비록 A라고 하더라도, 나에게 도움이 되는 것으로 재창조하여 B로 받아들이는 것이 훨씬 더 유익하기 때문이다. 텍스트의 사전적 의미에 집착해서는 안 된다. 공부를 하듯 책을 보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중요한 건 내 삶이다. 내 삶을 중심에 놓고 책을 받아들여야 한다. 나의 삶을 바꾸는 독서, 나아가 세상을 바꾸는 독서를 해야지 형식에 집착하면 안 된다. 인생과 세상을 위한 유연함이 독서에는 반드시 필요하다.

p.48


책만 붙들고 세상 밖으로 나가지 않으면 안 된다. 무조건 세상에서 자신의 생각을 입증해야 한다. 내가 가진 생각들은 책을 통해서 폭을 넓히고 깊이를 키워야 한다. 그리고 유연성을 갖추어야 한다. 또 나만의 방법을 찾아내야만 한다. 내 능력에 맞는, 내 적성에 맞는 방법은 반드시 있다. 아직 발견되지 않았을 뿐, 누구에게나 자신만의 보석은 있게 마련이다.

p.49


독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다음과 같다.


첫째, 독서를 많이 하는 것이다. 일단은 읽어야 알게 된다.

둘째, 많은 생각이다. 많이 생각해보아야 내 것이 된다. 깊은 고민과 성찰이 있을 때 독서는 그야말로 힘을 발휘할 수 있다. 이런 고민이 없다면 큰 의미가 없는 독서가 된다.

셋째, 현장경험이다. 독서는 간접경험으로 어느 정도의 한계를 태생적으로 갖고 있는 것이다. 현장으로 파고들어서 스스로가 미래를 개척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넷째, 다른 매체들을 접하는 것이다. 다큐멘터리, 영화, 드라마, 신문, 잡지도 많은 도움이 된다. 폭넓은 매체를 통해서 진실에 입체적으로 다가서려는 노력은 반드시 응분의 대가를 줄 것이다.

p.50


그러므로 책만 신봉하지 말아야 한다. 독서와 더불어 진짜 인생에 주목하고 다양한 행동을 하면서, 진정한 진실을 깨닫고 인생을 보다 현명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단 한 번뿐인 삶이므로 우리에게는 마땅히 그렇게 해야할 의무가 있다.

p.61


방법론 역시 자기가 해보고 좋은 방법대로 하면 그것이 자기에게 가장 좋은 것이기 때문이다. 남들이 좋다고 해도 나에게 맞지 않으면 아닌 것이다. 그런 주관이 필요하다. 독서는 전적으로 자기 마음대로 해야 한다. 자신에게 맞게 하면 가장 좋은 것이다. 그리고 독서를 많이 한 사람들끼리 여러 이야기와 의견을 나누며 자신만의 스타일을 찾는 것도 답이 될 수 있다. 인생도, 독서도 자신만의 스타일대로 밀고 나가면 된다. 자신에게 가장 좋은 방식대로 하면 되고, 다른 사람의 방식은 참고만 하면 되는 것이다.

p.68

책을 많이 볼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면 많이 읽으면 된다. 읽으면 분명 도움이 된다. 그러나 이후에는 자신의 것으로 만들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해야 한다. 또 책을 읽을 때는 자신의 삶이 달라질 수 있도록 우리 시대와 자신의 현실을 대입하면서 읽어야 한다. 의문점을 갖고 독서를 하는 것이 좋고, 자신이 지금 겪고 있는 문제를 풀려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 그런 식으로 응답을 구하려는 독서가 적극적인 독서를 이끈다. 작가의 입장에서도 책을 읽을 필요가 있다. 그리고 책을 1,000권 이상 읽은 후부터는 내용에서 중복이 되는 부분은 과감하게 뛰어넘어야 한다. 책을 아예 안 읽고 넘어간다는 뜻이 아니다. 1~3초마다 한장 씩 넘기면서 빠르게 읽는다는 말이다. 그렇게 읽어도 충분하다. 때로는 반쯤 읽다가 덮을 수도 있는 것이다.

p.78-79

책도 똑같다. 10권, 100권을 읽더라도 생각을 많이 해서 자신의 것으로 만들고, 자신의 관점을 갖게 되어 나름의 철학을 형성하게 되면 강해진다. 그렇기 때문에 지나치게 독서의 권수에 신경 쓰거나 집착해서는 안된다. 자신의 현실을 충분히 존중하면서 책을 읽으면 된다. 현실을 살아가는 것은 '살아있는 삶'이라는 제목의 책을 읽어나가는 것과 같다.

p.86


1,000권 이상 책을 읽은 사람은 외부 상황의 변화보다 자기 마음의 변화에 주목해야 한다. 그래서 같은 상황에서도 다르게 생각할 수 있는 힘에 주목해야 한다. 자신이 가난하다고 부끄러워할 것이 아니라 '진정한 힘은 가난과 역경 속에서 단련된다'라는 것을 알고 자신을 격려하고 위로하면서 최선을 다하는 방향으로 발전시켜야 한다. 책을 읽어도 인생이 변화되지 않았다고 우울해 해서는 안 된다. 생각을 하기 위해 책을 읽고, 생각이 바뀌면 행동이 바뀌고, 행동이 바뀌면 인생도 바뀐다.

p.120

사람들은 대부분 힘들 때 쓰러진다. 잘나갈 때는 가만히 있어도 사람들이 찾아와 쓰러질 이유가 전혀 없다. 그러나 힘들 때에는 대체로 자기의 중심을 잡기가 쉽지 않다. 그러나 힘들 때에는 대체로 자기의 중심을 잡기가 쉽지 않다. 힘들기 때문에 지치고, 잠도 오지 않는다. 심하면 극단적인 선택도 생각하게 된다. 그러나 나는 이 시기에 인생의 승부가 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왜냐하면 반드시 그 상황을 견디는 사람이 나오기 때문이다. 힘든 시기는 잠룡(潛龍)의 시기이다. 이 시기에 포기를 해버리면 인생이 끝나는 것이고, 이 시기에 절차탁마(切磋琢磨)를 하며 내일을 준비하면 반드시 비상할 수 있다.

p.190

권수에 집착하지 말라는 말과 500권 정도만 읽어도 된다는 말을 계속해서 해오고 있다. 이 말도 틀린 말은 절대로 아니다. 권수에 집착하지 않고 우선은 읽는 것이 중요하고, 또 깊이 있게 읽는 것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또 500권만 읽어도 된다는 말은 500권만 읽어도 일반인의 상황에서는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당연이 더 많이 읽으면 좋다.

p.1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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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좋아하는 일만 하며 사는 법
고코로야 진노스케 지음, 정혜주 옮김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16년 11월
평점 :
판매중지



이 책은 제목만 봐도 딱!!

'에이! 저런게 어딨어??'라는 생각이 들게 한다.

그래서 몇번을 지나쳤다가 도대체 무슨 내용이길래 하는 마음으로 대출했다.

꽤 많은 예약자가 있는 도서로 그 궁금증은 더했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며 살고 싶은지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저자의 해답을 보면서도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이렇게 말해주는 이를 기다렸을까 싶었다.


저자는 먼저 우리가 기본적으로 알고 있는 상식적인 개념에 반론을 제기한다.

노력하면 보상받을 수 있다는 착각에 우리가 살고 있다는 것이다.

당연히 우리는 노력=보상으로 알고 있다. 공부든 직업이든 어떠한 것이든 노력없는 성과는 생각하지도 못할 일이다.

그리고 만약 성과가 없는 노력이라면 방향 등 무언가 방식이 잘못되었다고들 이야기 해왔다.

노력하지 않는 우리의 게으름을 늘 채찍질하고 있었던 우리로써는 반가우면서도 의구심을 감출 수 없다.

먼저 그는 노력하지 않는 나에게도 가치가 있다는 색다른 이야기를 한다. 나의 가치를 위해 노력을 하지만 노력을 한다고 해서 그 노력대로 인정이나 보상이 없다. 나의 가치는 노력이 아니라 나를 인정하는데서 온다. 따라서 노력보다는 나를 먼저 인정하고 가치있게 여기면 보상은 그에 따라온다고 이야기 한다.

관점을 바꾸는 것으로 어떻게 보면 우리 사회에서 가장 듣고 싶어하는 말이 아닐까 싶다.

아마 나를 내가 먼저 인정해줘라는 말은 어찌보면 굉장히 위로가 된다.


그는 그의 경험을 예시로 들으며 그가 노력하지 않고도 오히려 보상이 따랐던 이야기를 한다.

믿는대로 된다고 한다.

어쩌면 자기계발서에서 흔히말하는 긍정의 메세지가 아닐까 싶다.

하지만 이 정도로는 노력이 보상이 되지 않는다는 이야기 혹은 나 자신을 인정하면 보상은 저절로 따라온다는 것이

그다지 납득이 되지 않는다.

그것은 그저 긍정적인 메세지일 뿐이고, 그는 운이 좋았을 뿐이라고 생각된다.


더군다나 그는 우리의 몸이 전기입자로 이루져서 우리가 신이라고 말한다. 그러므로 가치없다고 할 수는 없다고 한다.

그의 논리는 비약이 심한 것 같이 보인다.


하지만 그의 이야기를 잘 걸러서 받아들인다면 받아들이고 우리의 인식을 전환할 필요는 충분하다.

가령 자신을 가치있게 여기며, 하기 싫은 일을 과감히 그만두고 좋아하는 일을 시작하라는 말...

다른 사람에게 조금 신세지고, 혹은 피해를 주더라도 두려워하지 말라는 말...

지금까지와는 반대로 살아보라는 말은

정해져있는 한국사회에서 스트레스 받으며 하루하루를 견디어가는 우리에게 응원의 메세지와 같다.


그의 경험담과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줘도 큰일나지 않는다는 식의 말은 사실 조금 과장된 느낌이 없지 않다.

내가 마음을 놓으니 알아서 되더라...하는 말은 어쩌면 운이 좋아서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그래도 나를 가치있게 여기는 것으로 시작해서 남을 배려하는데 급급하지말고 다른 사람의 도움도 받고 자기에게 솔직해지라는 것은

어쩌면 나 개인에게는 도움이 되었다.


매 파트마다 요약본으로 정리되어있으니 그걸 잘 적용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은 것 같다.

이 책도 있는 그대로 따라할 것이 아니라 나의 상황에 맞게 긍정적인 태도와 인식의 전환으로 나 자신을 존중한다면 정말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혼자 노력하는 '나'를 버리자마자 '남의 힘'이 모여들더군요. 하지만 '남의 힘'을 믿지 못하면 그 힘은 결코 이용할 수 없습니다. '나'를 믿지 못하기 때문에 '남의 힘'또한 의지할 수 없는 겁니다.

'나'를 버리지 못하면 '남의 힘'이 줄어듭니다.

반대로 '나'를 버리면 '남의 힘'이 늘어납니다.

p.56  

 '남의 힘'이 많이 모여 움직일 때, 비로소 노력 없이도 '좋아하는 일'들을 점점 더 할 수 있게 됩니다. 그리고 반대로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이 남의 힘을 움직이는 방법이기도 합니다. 다시 말해 '좋아하는 일'을 하기 위해서는 남의 힘을 이용해야 합니다.

p.60-61


지금 하는 일이 하찮은지 아닌지는 그 일이 그 사람에게 어떤 의미가 있느냐에 따라 달라집니다. 만약 그 일이 하찮다고 생각한다면 그만큼 좋아하는 일이 아닐지도 모릅니다.

p.89


좋아하는 일을 하기로 작정했다면 다른 사람에게 폐를 끼치는 용기와 미움받을 각오가 필요합니다. 안정된 생활을 버린다든가, 벌어놓은 돈을 까먹는다든가, 지금까지 쌓아온 지위나 위치를 내던지는 등 어쨋든 상상만 해도 무섭고 끔찍한 일에 뛰어들지 않으면 좋아하는 일을 하며 살아갈 수 없습니다.

p.96

 타인을 신뢰하지 못하는 사람은 자신만 믿는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사실은 자신을 가장 믿지 못합니다. 왜냐하면 나는 노력하지 않으면 타인에게 인정받을 수 없고, 쓸모없는 인간 취급을 받으며 버려질 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본연의 나, 있는 그대로의 나를 믿지 못하는거죠.

p.133

 '좋은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당신 자신 뿐입니다. 그런데 혹시 알고 있습니까? 좋은 사람인 척하는 사람은 사실 나쁜 사람이라는 것을요. 정말로 좋은 사람은 좋은 사람인 척하지 않습니다. 이미 좋은 사람이니까 굳이 연기할 필요가 없는 거죠.

p.204

제가 여러분에게 바라는 점은 '이 책의 내용을 믿고', '용기'를 내서 '결심'을 하고, 엄청난 손해를 볼 수도 있다고 '각오'하고, 지금까지와는 '반대되는 삶'에 도전해보시라는 겁니다.

지금까지와 반대로 살아가면 현실도 바뀔 겁니다.

p.2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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