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잘 읽는 방법 - 폼나게 재미나게 티나게 읽기
김봉진 지음 / 북스톤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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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찾고, 읽고, 생각하다보면 가끔은 '내가 책을 제대로 읽고 있는 걸까?'하는 자문을 하게 된다.

책을 읽는 것에는 정답도, 가장 뛰어난 방법도 한 마디로 이야기 할 수 없다. 사람마다 자신의 개성이 다 다르듯 책도 읽는 방법에서부터, 책에서 생각을 뽑아내는 것까지 똑같을 수는 없다. 

한 개의 정답이 없다는 것은 정답이 많다는 것이고, 정답이 많다는 것은 그 정답을 스스로가 찾아야 한다는 것 아닐까? 

그러던 중에 이 책을 발견했다.


 저자는 자신을 과시적 독서가라고 칭한다. 책을 사랑하고, 아끼고, 애정을 갖는다는 표현은 자주 봤지만, 자신을 이렇게 표현한 건 생소했다. 기발하면서도 솔직해서 궁금했다. 알고보니 우아한 형제들을 창업하고 배달의 만족을 만든 분! 그것도 그는 자신의 부업이라고 말한다! 

자신의 일에 접근하는 방식이 남다르고, 창의적인 시도와 변화를 즐기는 성향을 볼 때 광고인이면서 작가이기도 한 박웅현 님이 떠오르기도 했다. (외모도 비슷해보이기도..^^;)


 책의 구성면에서 다른 책에 비해 작고 가벼워 한손에 잡힌다. 또한 내용이 한면을 다 채우지 않아서 금새 한 장 한장 넘기게 된다. 그로부터 생기는 성취감으로 독서의 기쁨은 배가된다. 독서를 쉽고 편하게 시작할 수 있도록 책읽기의 입구가 되는 책을 쓰고 싶었다고 한다. 저자의 말처럼 내용은 쉽고, 책과 관련한 방법 또한 짤막하고 포인트있어 효율적이어 보인다.


 무엇보다 인상적인 것은 (그가 책에서 자주 반복해서인지 몰라도) 책은 우리의 삶을 보다 더 낫게 만들어준다는 것이다. 'best'가 아니라 'better than'으로 무작정 독서를 떠받들며 치켜세우지 않고, 정직하게 독서의 효용성을 이야기하고 있다. 참으로 현실적인 표현이라 생각되었다.

또한, '책은 저자의 생각을 읽는 것'이라는 말에 동의했다. 바로 그게 독서의 핵심이자 독서에서 우리가 분명히 기억하고 나아가야할 점이다. 최근에 '독서는 저자의 생각을 따라가는 것'이라던 남편의 말과 비슷해서 기억이 났다. 책을 읽는다는 것은 저자와 독자 사이가 밀접해지는 것이다. 딱딱한 텍스트가 아니라 친밀함으로 누군가와 만나서 이야기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독서에 대한 불편과 부담에서 한결 자유로워질 수 있을 것이다.


주제들이 딱히 체계적인 구성으로 되어있다기 보다는 단편적인 내용들이 뒤섞인 느낌이기도 하다. 하지만 내용자체가 쉽고 디자인 하는 저자의 창의적임이 한껏 적용되어서 읽으면서 뇌가 말랑말랑해지는 기분이었다. 그의 말대로 자신의 독서방법을 이야기한 것이라 이런 방법도 있다고 참고할 만하다.


다만 그가 제시한 추천도서가 독서 입문하는 이들에게는 다소 부담스러운 내용이 아닐까 생각해봤다. 이건 개인차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내 개인적으로는 독서를 시작해본다고 했을 때 쉬워보이지만은 않는 책들이었다. 그러나 책들자체는 너무 괜찮은 책들로 많은 생각을 이끌어내며, 정신적으로 단계적인 도약을 해볼만한 책들이어서 꼭 읽어보고 싶었다. 그리고 차차 도전해볼 생각이다.


나같이 내 독서방식에 브레이크를 걸고 점검해보고 싶다면, 이 책을 통해 저자의 독서법을 참고해보고 그가 추천하는 책에 손대어볼 것을 권유해본다. 그의 추천도서가 굉장히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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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 눈동자에 건배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윤옥 옮김 / 현대문학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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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나 흡인력이 강해서 읽을 때마다 놀라운 작가!

아 어떻게 이렇게 사람을 갖고 놀듯 책에 푹 빠질 수 있는 거지? 어이없이 당해버리는 것같은 작가의 필력에 감탄한다.

역시나 독자들을 위해 쉽게 쓴다고 했던 그의 배려와 더불어 쉽고 가독성있게 읽히도록 쓴 능력이 이 책에도 고스란히 담겨있어 놀랍기도 하고 대단하게 여겨진다.


그간 작가의 책을 몇 권 읽어보았지만, 이번 책은 단편소설이다.

그 짧은 내용안에 탄탄한 스토리와 치밀함은 여전히 그의 소설로써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극적으로 치닫다가 반전으로 상황을 역전하기도 하고 팽팽한 긴장감이 돈다. 그것들이 이 짧은 내용 안에 담긴 것을 보면 장편 뿐 아니라 단편에서도 여지없이 드러나는 탁월한 작가로써의 면모가 돋보인다.


<새해 첫날의 결심>에서는 빨리 사건을 해치우고 싶은 서장과 형사의 태도에 어처구니 없는 실소가 나온다. 하지만 살인 사건이 군수가 죽지 않아 미수가 되고, 신사를 관리하는 구지의 소홀로 생긴 문제임이 밝혀진다. 처음에 살인이라는 긴장감에서 서서히 어이없는 사건으로 종말이 되는데, 새해 첫날의 결심에는 다른 결심이 있었음을 알면서 더없이 허탈해진다. 우리가 보통 영화나 책에서 하나의 사실과 한 방향의 진행에 익숙히 여기하다. 그와는 달리 이 책은 계속 새로운 사실이 나와서 당혹스럽다. 그러나 익숙치 않은 새로운 전개라 흥미로웠다.


<10년만의 발렌타인데이>, <그대의 눈동자에 건배>에서는 작가가 독자들을 자신의 의도대로 이끌어갔다가 뭔가 패대기(?)치는 느낌이다. 작가의 소설들이 대체로 그러하긴 하지만 여러 번을 나는 패대기 침 당했다. 역시 히가시노 게이고! 라 생각한다.(이건 내가 이런 류의 소설을 잘 안 읽어서일 수도...) 생각지도 못한 전개가 신선하고 그럴 때마다 쾌감 비슷한 것을 느끼게 하는 건 작가의 매력이자 그의 책을 믿고 보게 하는 요소이다.


<렌털베이비>의 이야기도 그런 반전이 있지만, 다소 내용은 요즘 저출산,비혼(?)이 만연해진 세태 속에서 다소 공감이 되는 이야기여서 인상적이었다. 정말 이런 상황이 현실로도 적용될 수 있다는 생각에 끔찍스럽기도 하고, 씁쓸하기까지 했다. 얼마나 많은 것들을 가상체험으로 경험해야 할지.... 실패에 대한 두려움과 완벽하고자 하는 사람들의 심리가 엿보이기도 하고 점점 비인간화 되어갈 수 있을 미래에 대해 그다지 반갑지 않은 내용이었다. 어쨋든 그 내용이 상당히 충격스럽긴 했다.


어느 책이나 그 나라와 시대상을 반영하는게 당연하지만, 나는 이 책을 통해서 일본의 인식과 문화에 대해서 조금은 새롭게 알게 된 부분들이 있었다. 워낙 신사를 가까이 두고 있는 등 문화가 우리와는 다소 차이가 있는데서 '아! 여기는 일본이었지?'하고 다시 깨닫는 순간들이 곳곳에 있다. 동물과 사물에 깃든 신비스러움들을 보며 다소는 비현실적이어보여도 그 상황에 대한 간절함과 특별함이 더해지는 것 같아서 기억에 남았다.


짤막한 단편이라 흐름이 끊겨도 부담이 없지만, 가독성이 상당한 히가시노 게이고만의 소설임을 감안한다면 더더욱 그에 대한 걱정이 무색할 것이다. 오히려 손에서 놓지 못하게 만드는 책이라 헤어나오지 못할 것을 염려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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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보, 나도 흠모해! - 전경숙 사모의 사랑 이야기
전경숙 지음 / 교회성장연구소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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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 전 이맘쯤 나는 결혼을 앞두고 있었다.

그러면서 남편과 교회를 어디로 정할지 이야기 했다.

그 땐 무슨 생각으로 기싸움을 하려고 한건지, 여자만 남자가 다니는 교회로 따라갈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나도 친정교회(평택)에서 옮길 테니 당신도 현재교회에서 옮겨 제 3의 교회로 가자고 강력히(?) 주장했다.


어쩌다 데이트 때문에 우연히 남편의 교회에 갔다.

그리고 담임목사님의 설교를 듣게 되었다. 목사님의 설교에서 그리스도인의 지성을 보았고, 충실한 복음을 보았다. 그날의 말씀을 따라 결혼 이후 다니게 될 교회를 결정했다. 그리고 그 교회가 현재까지 다니는 교회가 되었다.


신혼 때 내가 속한 젊은 교구모임에 들어가는데 그 날 담임 목사님 사모님의 강의가 있다고 했다.

사모님은 앞에 앉아서 강의하셨고 우리는 그 곁에 편하게 둘러앉아 그분의 강의를 들었다.

'무슨 사모님이 저렇게 재밌고 유쾌하시지?' 하는 생각으로 들었는데,  그 사모님은 청년 때부터 아시는 지체라며 강의에서의 피력하려는 바를 한명한명의 이름을 부르며 권면하셨다. 어떻게 중대형교회 사모님이 개인을, 그것도 젊은 사람들의 이름을 저렇게도 잘 알고 친근히 부르시는지 참 인상적이었다. 그 사모님이 바로 이 책의 저자 전경숙 사모님이셨다.


그 이후에 난 사모님께서 강사로 계신 '마더와이즈'도 적극 참여해 들었다.

사모님은 각 차수마다 모든 학생들의 이름을 다 외우셨다. 그리고 강의에 열정적셨고, 은혜스러웠다. 사모하지 않을 수 없었다.

어떠한 날씨의 상황에도, 그리고 둘째 임신의 몸으로 첫째를 유모차로 태워 전철을 타고 걸어가서 강의를 들었던 그 시기를 나는 잊을 수가 없다.


지금도 예배 후 많은 성도들 속에서 사모님은 빛처럼 눈에 띄신다. 환하게 웃으시며 한명한명 손을 잡으며 인사하는데 유쾌하고 반가운 표정부터 안쓰러워 하는 표정까지 진실함이 보인다. 보는 것만으로도 은혜가 된다.


그런 사모님의 책을 정말 기대했다. '이 책을 어떻게 살까', '정말 읽고 싶다.'하며 기도반 바램반 있었을 바로 그 때, 친구가 책 두권이 생겼는데 내가 생각났다며 이 책을 읽어보겠냐고 했다. 사모하는 책에서 이렇게 은혜로운 인도하심이 있음에 정말 감사하고 감격이 되었다.


내가 책을 선물 받게 된 인도하심과 같은 일들이 그리고 감격이 사모님의 삶에 풍성하게 자리하고 있었다. 그분의 인도하심이, 하나님의 주도하심이 그분의 삶을 통해 드러남을 이 책을 통해 나누고 있다. 하나님 앞에 순수하고 솔직했던 믿음과 신뢰가 하나님 보시기엔 얼마나 예쁘셨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


'천국에 지장없다면 다 해라'

이 말씀은 마더와이즈 때도 본인의 교육철학이라고 하셨던 말씀이었다.

이 문장은 듣는 학생들에게 상당히 충격으로 다가왔다. 그간 아이들을 향해 은밀한 욕심이 바람이 있었던 모습에서 우리가 추구하던 것이 무엇이었는지, 그리고 우리가 그리스도인으로서 진정 추구해야할 것이 무엇인지 강하게 도전하는 말이었다.

지금까지 아이를 낳아 키우고 있는 입장에서 나는 아이에게 거의 욕심이 없다고 여겨왔다. 그런 입장에서 나는 아이에게 딱 세 가지만큼은 아이들을 양육하는데 중요시 여겨야겠다고 했다. 첫번째는 신앙이고 두번째는 성품, 그리고 세번째는 독서였다. 하지만 딱 세 가지라고 하는 것이 과연 하나님이 보시기엔 어떠할까?사모님의 교육철학을 보며 나는 셋 중 그 하나의 토끼도 잡기 어렵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리고 내가 정한 세가지가 과연 하나님으로부터 왔을까? 세 가지의 것들이 충돌할 때 나는 어떤 걸 우선해야할까? 하는 생각도 했다.

같이 다니고 있는 친한 친구들과 사모님의 그 교육방식이 우리도 적용해야 할 것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쉽지만은 않다고 토로하곤 한다.


 

이 책을 보면서 하나님과 너무나도 친밀한 사모님의 신앙을 보았다.

나는 어떻게 하고 있을까? 절로 떠올리는 부분이었다.

사실 살갑지 않은 아버지와의 관계 때문인지 몰라도, 하나님께 기도로 상황을 보고하거나 성경읽기를 숙제같이 하거나 하는 경우가 많았다.

무언가를 해야한다는 의무감으로 하기도 했고, 때론 하나님을 사랑해서 한다는 일들이 본질을 잃고 내 자신을 드러내기 위해서 의도적이지만 치밀하게 숨기며 한 적도 있었다.

그 상황에서 이런 나를 진실되게 성령가운데 비추며 하나님께 나아가지 못했었다.

좀더 친밀하고 싶었다. "하나님 이건 아니잖아요.~" "하나님 진짜 이러면 어떻게요~~"라고 어리광도 부리고 따지기도 하며 하나님께 툭 터놓는 사모님의 모습을 보며, 하나님은 경외해야할 분이지만 진정한 우리 아버지이시고 그런 친밀함을 그 누구보다도 하나님 그분이 원하신다는 것을 깨달았다.


하나님 앞에 진실했고, 예수 그리스도를 닮아가려고 한 사모님의 모습에서 진정한 그리스도인의 모습을 발견한다.

그 와중에 성령의 열매를 하나하나 준비하고 계시는 모습도 본다.

사모님 특유의 타고난 성품과 성향이 있지만, 그를 만지시고 사용하시고 높이신 분은 오직 하나님 한분 뿐이라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녀의 삶을 통해 드러난 예수 그리스도는 사람의 힘이 아니었다. 그가 구하고 기대했던 성령님의 만지심과 일하심이 그녀를 통해 이루어졌음을 알 수 있다.


그리스도인으로서 살아가노라면 자주 현실의 무게와 분주함이 나를 파묻고, 숨통을 막아버릴 때가 있다.

그것을 인식할 순간 조차 잃어버리고 내가 가고 있는 길의 방향조차 어떠한지 생각할 여력이 없어 분별을 잃고 능력을 잃은 그리스도인으로 살아갈 때가 얼마나 많은가?

예수님을 만났던 처음을 잊어버리고, 신앙은 비현실이라 여기며, 예수님이 내 안에 오시길 은연 중에 거부하고 잇는 모습을 본다.

그러고나니 불안함, 허무함, 분명하지 못한 미래에 대한 두려움이 나를 사로잡았다.

우리의 소망은 무엇이었을까? 우리가 가고 있는 방향은 어디일까?

사모님의 책에서 나는 '예수 그리스도', '사랑'과 더불어 '천국'이란 단어에서 그 답을 찾았다.

예수 그리스도와 천국에 대한 소망을 잃은 그리스도인은 무능력하고 무절제하고, 영혼에 대해 무관심할 수 밖에 없다는 걸 사모님의 삶과 지금의 내 삶에서 알게 되었다.  


그제서야 나는 두려움에서 해방되었다.

나보다 더 크신이와 더불어 살아가며 또한 나에게 있는 천국을 기대하니 그동안 암담하고 무서웠던 것들이 아무것도 아닌 것이 되었다.

울며불며 속이 상해하고 끔찍했던 그 당시의 상황들도... 아무것도 아닌게 되었다.

더욱 사랑해야겠고, 더욱 그분의 복음을 전해야겠고, 천국을 소망해야겠다는 생각과 더불어 자유함에 대한 희열과 기쁨이 넘쳤다.


하나님은 살아계시다.

그리고 예수 그리스도가 아니면 그분께 나아갈 수 없다.

마지막으로 천국은 반드시 있다.


정말로...사랑하는 이들에게 이 책을 정말 선물하고 싶다.

이 글을 쓰면서 주고 싶은 사람들이 생각났다. 설레인다.

나와 같은 마음을 공유할 수 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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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지 뉴욕의 맛
제시카 톰 지음, 노지양 옮김 / 다산책방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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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중의 도시 뉴욕!

미국의 수도로 착각될 만큼 미국하면 바로 생각나는 도시이다. 세계경제, 무역,증권,상업의 중심지로 맨하튼이 연상된다.

그만큼 번잡하고, 분주하며, 하늘을 찌를 듯한 건물들이 즐비한 최고의 도시인 뉴욕의 맛은 과연 어떨까?

제목에 '맛'이란 단어가 언급된 만큼 이 책은 '음식'과 관련되어있다.

또한 뉴욕이란 도시에 걸맞게 젊고 유행에 민감하며, 경쟁적이고, 치열한 모습이 시고 달고 쓰고 짜고, 매운 맛의 여러 형태로 드러난다.

 

티나는 예일대를 졸업하고, 뉴욕대학원생으로 음식에 관련하여 글쓰기를 좋아하고 그를 통해 자신의 입지를 확대시키고 싶은 이 책의 주인공이다.

티나에겐 우상이 있다. 우상인 그녀의 책을 10권이상 보유하고, 그녀의 음식을 만들기를 좋아한다. 그 우상은 헬렌 란스키이다.

그런 그녀를 미끼로 마이클 잘츠란 인물이 등장해 티나에게 유혹의 손길을 내민다.

 

티나는 평범한 인물이었다. 사람에게 있어서 그럴 듯하게 보이는 겉모습보다는 자체의 본질과 의미를 중요하게 생각했다.

하지만 그런 그녀에게 뉴욕이란 도시의 모습과 자신을 비교하게 되고, 화려한 명품 옷과 파인 다이닝을 경험하면서 그런 뉴욕의 삶에 매력을 느낀다. 그 결과 마이클 잘츠의 거래에 가담하기로 한다.


마이클의 접근은 어이없고, 무례하고 황당하지만 한 젊은이가 자신의 꿈을 향해 조급해 한다면 거뜬히 받아들일만하기도 하다. 푸드 비평가가 미각을 잃었다?? 그리고 내가 그 자리를 대신한다? <뉴욕 타임즈>에 내 글이 실린다? 엄두도 못내는 기회가 내게 왔을 때는 비록 남의 이름으로 인정받더라도 황홀하게 느껴질 것이다. 하지만 그것이 언제까지나 유지될 수 있을까? 독자들은 암시적으로 불안을 느낀다. 


 만약 주인공처럼 제안을 받는다면 나라면 그걸 수락할까?

티나보다 10년이상은 살아온 나로써는 섣불리 위험을 무릅쓰는 제안을 수락했을 것 같지는 않다. 일단 만남부터 불쾌했던 시작부터 매몰차게 거절하지 않았을까? 그러기엔 너무 현실적인 것인지? 아니면 꿈을 향한 열정이 사라진건 아닐지? 씁쓸하면서도 티나의 입장을 온전히 받아들일 수는 없었다. 다만 티나는 정말 열정많은 꿈을 갖고 있는 젊은 여성이구나 라는 식으로 이해했다.


 주인공은 뉴욕의 맛에 서서히 매료되기 시작한다. 패현, 음식을 통해 감추어졌던 그녀의 욕망이 서서히 일어난다. 버버리, 프라다, 에르베 레제, 발렌티노.... 패션을 1도 모르는 나조차도 그녀의 선물꾸러미를 저자의 글로 훑으며 즐거운 상상에 빠졌다. 여자로써인지 인간으로써인지 무언가 나를 특별하게 만들어주는 옷과 악세서리의 존재감을 발견한다. 살아가는데 그동안 큰 불만은 없었지만 그 옷들에서 나오는 남다름 때문에 시시하고 초라해보이는 내 현재를 마주하는 씁쓸함.... 그리고대조적으로 느껴지는 명품의 환상적인 매력은 더욱더 깊이 우리의 본능을 따라 빠져가도록 이끈다. 남들에게 보이지 않는 란제리라도 명품이라면 자기만족을 누리게 해줄 뿐 아니라 어디서 나오는지 모를 당당함에 더욱 자신감이 고취된다.

 또한, 나 자신을 특별하게 해주는 파인 다이닝에서 식사를 대접받는 느낌과 독특함이란.... 똑같은 판에 박힌 서비스가 좋지 않은 음식들을 당연히 여겼던 삶에서 갑자기 접한 파인 다이닝은 '나도 이런 세계에 있고 싶다.'라는 바람을 갖게 한다. 그 특별함을 놓치고 싶지 않을 것이다.


그녀로 좌우되는 평판 높은 레스토랑의 운명, 그리고 로맨스 등의 스토리로 긴장끈을 쥐락펴락하게 한다.

하지만 주인공 티나의 행동은 단지 이해하기만은 어렵다. 3자라서 보이는 건지 몰라도 유혹에 그것도 몇 차례나 쉽게 무너지고 당하는 모습 실망스럽기도 하다. 또한, 수시로 거짓말로 감추고 속이는 행위는 그녀가 가진 생존 본능이자 능력일지 모르겠으나 답답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그런 현실에서 자신이 되로 속고, 그에 합당한 결과를 마주하고 나서 티나는 비로소 거짓에 대한 환멸을 느낀다. 그리고 상황을 분별하여 삶의 자리를 되찾아가기는 한다. 오히려 남들보다 빠르게 손쉽게 가려고 했던 행동이 어리석었고, 순리와 기본대로 따라갔던 삶이 그녀의 진정한 꿈과 답을 찾아가는데 더 적합한 코스였다는 것을 저자는 말하고 싶어하는 걸까? 허영과 속임수에 속지말고 자신의 꿈을 향해 천천히 전진하라고...


흙수저와 금수저의 구분, SNS 등 매체로 빨라진 선진문화 답습속도, 빈부간의 심해진 격차 등의 여러 요소가 이 시대를 사는 젊은이로 하여금 성공을 부추기고 있는 듯하다. 그와 더불어 평판, 경쟁, 유행에 민감한 현 상황들이 뉴욕이란 도시의 한 모습으로 잘 반영되어 나타났다고 생각한다.

나(내 레스토랑) 못지 않게 영리하고 상당한 스펙을 가진 이는 많다. 하지만 기회는 한정적이고, 일시적이다. 그 기회를 잡기 위해 누군가가 내미는 검은 유혹은 상당히 매력적일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분별을 잃고 모종의 뒷거래를 이용해 경쟁에서 이겨보리라 한다.

하지만 그 덫에 내가 걸렸다면? 그로인한 손실이 더 크다면?  


누구나 티나가 될 수 있다. 하지만 또 다시 쿨하게 아픔을 딛고 일어나보는 티나가 될 수도 있다.

그리고 그 극한 상황에서 티나로 살아가고 있다.

경쟁과 최고의 것들, 그리고 여러 인종과 경제, 문화가 활개치는 최고의 도시 뉴욕이라는 현세계에서 우리가 부딪히고 매료되고 즐기게 되는 것과 동시에 자신을 찾고, 그 꿈을 향해 충실히 나아가는 과정을, 한 젊음을 잘 그린 책. <다만 뉴욕의 맛>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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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업주부입니다만 - 지금, 여기에서 자기 자신으로 살아가기
라문숙 지음 / 엔트리(메가스터디북스)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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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하세요?"

"아니요? 그냥 집에 있어요."

"아이들 보내셨으면 취업준비하시나요...?"

"아니요. 저 그냥 이게 좋은데요? 앞으로도 이렇게 지내려고요."

 

아이 둘을 어린이집에 보내고 어르신들부터 주변 사람들에 이르기까지 일하는게 당연한 듯한 말을 듣곤 한다.

요즘은 대출과 육아로 가정지출이 상당하니 어느 정도의 육아가 끝나면 당연히 워킹맘으로 돌아가는게 당연해진 듯 보인다. 하지만 철이 없는건지, 정말 나 자신의 분수를 너무 잘 파악하고 있는건지, 나는 일로 돌아갈 생각이 별로 없다. 첫째는 유리멘탈 소유자인 나를 위해서고, 둘째는 그런 멘탈로 감당할 그릇이 적으니 온전히 에너지를 아이와 가정에 바치겠다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주부'다.

 

'아.....! 나도 나중에 이런 책을 쓸 날이 있을까? 쓰고싶다!' 라고 막연히 생각했는데, 제목부터가 '이건 전업주부가 주부이야기를 썼지롱(?)~'하는 뉘앙스의 책을 보며 신선한 분야에 욕망을 품던 내 생각은 차분히 내려놓았다. 제목에서부터 전업주부의 삶을 고스란히, 제대로 담았을 것 같은 예감이 든다.

저자는 주부로써의 일상과 더불어 소소한 기쁨과 꿈을 품고 살아가는 자신의 삶의 모습을 수필형식으로 적어내려갔다.

 

문장이 간결하고 깔끔한데, 내용마저 감성내가 풍긴다. 평범할지 모르는 삶이지만, 감정과 일상을 섬세하고 의미있게 정갈하게 글로 옮겼다.

 

감동을 주는 글, 설득력있는 글, 도전을 주는 글,,,, 글은 모습과 목적은 각기 다르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 주부로써 공감을 자아내는 것과 더불어 착착 감기는 글의 라임(?)을 느낄 수 있는 글들을 볼 수 있다. '아 내가 이런 문체를 좋아했지!'라는 생각을 하며, 저자의 글은 내겐 그냥 딱 좋은 글이었다.  같은 주부로 격하게 공감이 되어선지 개인적으로는 너무 좋아서 늘 담아 읽고 싶을 정도로 읽을 때마다 그냥 읽으며 행복했다.

 가족들과 있을 수 있는 미묘한 신경전 또한 유머러스하게 풀어낸 것이 아주 신선했다. 또한, 주부인 자신을 인정하면서도 늘 다른 곳을 동경하는 모습, 그리고 그 사이에서 늘 집안일 혹은 주부라는 위치로 비겁스레 도망치는 모습을 표현한 것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주부들이 자신의 내면에 누구나 숨겨두면서도 못내 자책하는 소심한 솔직함을 제대로 표현한 것같아 귀엽기도 하고 나또한 공범이 된 느낌도 갖었다.

 

 주부외에 특별한 다른 직업이 없다할 저자가 단순히 가정일을 한 것만 적었다면 그냥 가볍게 공감가는 것으로 끝났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즐겨 읽은 책들이 소개된 것과 함께 주변을 표현한 글을 보면 깊이 있고, 사색적인 그의 면모를 볼 수 있다. 이런 면이 전문작가는 아닌 주부란 위치라도 또다른 그녀만의 개성을 잘 드러낸 게 아닐까싶다. 같은 가정일을 관찰하며 표현하더라도 저자의 표현을 보면 조금더 감성적이고, 인생의 의미를 담뿍 담은 덕에 일상에서 색다른 삶의 철학적인 부분을 발견할 수 있다.

 

저자가 이야기하는 서양요리부터 토속적인 음식이야기는 또 어디서나 보기는 힘들 주부 고유의 이야기이다. 주부의 입장과 한 사람의 입장으로 음식재료와 요리를 소개하는 면은 재료와 음식에 대한 의미를 다시금 생각해보게 된다. 또한, 현실에서 틈틈히 드러나는 모습은 주부인 자신의 일상을 사랑함과 동시에 가족을 향한 사랑이 애틋하게 드러나보여 읽으면서 참 흐뭇했다.

 

여기서 이 책의 장점이자 주의할 점은 꼭 짚고 싶다.

워낙 요리를 다루는 부분이 많은데, 그 점이 이 책을 읽는 독자, 특히 주부라면 이 책은 이를 놓고 독자를 부엌으로 뛰어들어가게 할 것이다. 나 또한, 계란장조림을 하고, 세탁기 세탁을 기다리고, 나의 식사 조리시간을 오가며 이 책을 읽었다. 하지만 마치 그래서 배려한 것마냥 제목에 따른 내용이 비교적 길지 않다. 그래서 중간중간 가정일을 겸해도 책을 읽는데 또한 무리가 없을 것이다. 독서에 방해가 될 것 같지만, 그렇다고 흐름이 끊어질 것에 대한 걱정은 안해도 될 것이다.

 

이 책을 보면서 그냥 보내기 바빴던 나의 일상을 돌아보았다. 나도 주부인 동시에 내가 욕심내는 일들에 기웃거리기도 했다. 그다지 헌신적이지만은 않은 주부였지만, 요령과 수단을 재어보며 가정일을 놓치지 않으려고 애썼다. 그러면서도 틈틈히 나로 살아가는 나를 보고 느끼며 행복하게 살고 있음을 자부한다. 이러한 점에서 저자의 표현과 생각의 많은 부분 동의한다. 마치 주부라는 동호회의 일원으로 대화한 느낌으로 즐겁게 읽었다.

현재의 모습을 변경할 생각은 없었지만, 이 책을 통해 '주부'로써의 삶을 기쁘게 누리고 지금처럼 최선을 다해야겠다고 더욱 다짐했다.

 

주변의 전업주부들에게 적극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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