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아름다운 할머니
심윤경 지음 / 사계절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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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에 무슨 인덱스를 이렇게 많이 붙인단 말인가...
‘소설가니까 당연히 글을 잘쓰지‘를 넘어서
정말이지 글이 너무 좋은 작가님이다.
웃기도 하고, 차분해지기도 하고, 따뜻해지기도 하면서 아이를 이런 시선으로 대하고 싶다란 생각이 든다.

제목이 조금 아쉽다....
이 책은 (작가님은 의도 안하셨을지 몰라도) 마냥 할머니에 대한 이야기라기 보단 아이를 키우는 엄마들이 읽어보고 조금더 느슨하고 여유롭게 사랑스러운 눈으로 양육세계에 임하는데 도움이 참 많이 될 책이기도 해서 그렇다.

나도 ‘저런‘ ‘뒤야써!‘ ‘장하다!‘ 이 단어들을 꼭 써볼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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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뎌진 감정이 말을 걸어올 때
김소영 지음 / 책발전소X테라코타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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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기로 한 건, 저자가 다룬 책이 궁금해서도, 저자의 글에 대한 기대 때문도 아니었다. 단지 최근 추천받아 읽은 소설 <스몰 플레저>을 저자가 다뤘기 때문이었다. 그가 다룬 책들 중 아는 책이 그 책 하나뿐이란 사실은 충격적이면서도 아쉬웠지만, <스몰 플레저>란 바로 그 책이기 때문에 (김소영 저자의) 이 책을 더 읽어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저자는 이 책(스몰 플레저)을 어떻게 읽었으며, 어떤 것을 주목해서 봤으며, 어떤 인상을 받았는지 궁금했다.


도서 에세이지만 '에세이'라는 장르 자체로 보기보다는, 에세이를 리뷰의 장르로 선택했다고 생각하며 이 책을 읽었다. SNS에 올라오는 리뷰를 읽어보기도 하고, 나또한 리뷰를 쓰다보니 리뷰어들이 갖고 있는 대략적인 형식과 글투(?)는 거의 한결같은 면이 보인다. 그러나 리뷰를 읽었던 기억을 되돌려 볼 때, 인상적인 리뷰는 책의 내용을 나열하기보다는 책을 토대로 자신의 이야기와 정리된 생각이 적힌 내용들이 담긴 리뷰인 적이 많다. 그렇다고 내 리뷰는 누군가에게 인상적인 리뷰냐 자문해보면 그렇지 않았다고 확신(?)할 수 있다. 꾸역꾸역 읽어내고야 만 책, 서평단이 되어 의무적으로 리뷰를 써야 했던 책, 읽었으니 리뷰는 남기겠다는 사적인 오랜 기록습관을 따라 억지로 리뷰를 작성한 책 등 이런 책의 리뷰를 쓸 때면 쓰는 나도 억지로 뭔가를 토해내는 기분이었는데, 남들에게도 그와 다르지 않게 읽혔으리라 생각한다. 그러니 그런 리뷰에 내 생각이 얼마나 드러났겠으며, 억지로 읽어야만 하는 책들에서 얼마만큼의 사색을 담을 수 있었을까? 그저 한 달의 몇 권, 일 년의 몇 권을 읽기 위해 흔적을 남기려는 도장찍기처럼 찍고 지나갔을 책들을 스쳐보내며 '나는 얼마나 진실된 리뷰를 썼을까?' 생각해봤다.


이 책은 책을 한 권 한 권 소중히 여기는 저자의 감정과 자신의 삶과 경험에 접목시켜낸 마음들이 간간하게 드러나 있다. 책으로 시작하여 거미줄 같이 확장되는 그녀의 사색들을 읽자니 심연으로 들어간 듯한 깊은 생각, 그리고 책을 통해 비로소 드러나게된 감정들에서 책을 향한 진정성이 느껴졌다. 이런 리뷰라면 팬(블친, 인친)이 되어 꾸준히 읽어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며, 억지로 쥐어짜낸 여태까지의 내 리뷰들이 떠올라 살짝 부끄러워졌다. 물론 책을 내기 위한 그녀의 리뷰는 조금더 생각했을 것이고, 그녀의 생각을 조금더 다듬었을테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역시나 깊이 있게 책을 읽는 사람, 책을 깊이 있게 즐기는 사람, 책과 함께 삶 또한 깊이 있게 음미하는 사람이 써 낸 책으로 김소영 작가의 에세이는 읽힌다.


유일하게 내가 읽은 <스몰 플레저>말고는 전혀 몰랐던 책들, 외면한 책들을 다룬 바로 그 점이 오히려 좋았다. 안 읽을 뻔한 책들을 알았으니 이제는 읽어보고 싶은 마음에 설레인다. 한번쯤 안면이 있으나 나는 외면했었던 책들이 누군가에겐 충분히 좋았던 책이었다는 걸, 이 책에 담을 만큼 독자에게 소개하고 하고 싶었고 이런 내용인데 읽어보지 않겠냐는 저자의 숨겨진(저자는 전혀 제안할 마음이 없었을 수도 있다) 제안에 나는 넘어가고야 말았다. 여기 생소했던 이 책들을 하나하나 읽어볼 준비가 됐다. 책들을 읽고나면 나는 나만의 어떠한 에세이를 쓸지, 나만의 리뷰를 써낼 수 있을지도 궁금하다. 억지가 아닌 진정한 마음이 담긴 책이야기를 나도 이젠 써보고 싶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이 책에 소개된 책들>


PART 1. 결코 사소하지 않은 감정의 말들

1.그리움의 정원에서 ;크리스티앙 보뱅

2.우리 사이엔 오해가 있다 ; 이슬아, 남궁인

3.올리브 키터리지 ;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

4.타키니아의 작은 말들 ;마르그리트 뒤라스

5.트로츠키와 야생란 ; 이장욱

6.친애하는 나의 집에게 ; 하재영

7.책의 말들 ; 김겨울


PART 2. 무뎌진 감정이 말을 걸어올 때

1.행복의 나락 ; E. 스콧 피츠제럴드

2.다정소감 ; 김혼비

3.동급생 ; 프레드 울만

4.우리는 우리를 잊지 못하고 ;김민철

5.스페인 여자의 딸 ;카리나 사인스 보르고

6.스몰 플레저 ; 클레어 챔버스

7.마이너 필링스 ;캐시 박 홍


PART 3. 어쩌면 내가 꺠우고 싶었던 생각들

1.장미의 이름은 장미 ;은희경

2.나는 완벽한 멕시코 딸이 아니야 ; 에리카 산체스

3.기적일지도 몰라 ; 최희서

4.배움의 발견 ;타라 웨스트 오버

5.대불호텔의 유령 ; 강화길

6.H마트에서 울다 ; 미셸 자우너

7.그래서 이런 말이 생겼습니다. ; 금정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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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키우던 때 그 끔찍히 힘들던 생각이 나고,
아이 키우는 지금 아이의 기질을 인정해줘야겠다는 생각이 더욱 든다.

아기 꿀짱아는 거실에서 들리는 소음에 여전히 신경을 쓰고 있었지만 나와 함께 있게 된 것을 다행스럽게여기는 것 같았다. 적어도 내 눈에는 그렇게 보였다. 꿀짱아의 짜증과 까다로움이 박멸하거나 극복해야 할 대상이 아닌 것으로, 다르게 보기로 마음먹었다. 지금 나를 괴롭히는 아이의 예민한 기질은 훗날 섬세한감각으로 발전해 그 아이의 인생을 풍요롭게 할 것이며, 그때가 올 때까지 우리는 아주 많은 관용을 필요로 할 것이다. - P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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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뎌진 감정이 말을 걸어올 때
김소영 지음 / 책발전소X테라코타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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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읽을 독자를 위해 적당히 내용을 보여준 것도 좋았고요. 책을 시작으로 풀어낸 자기만의 에세이 방식에 깊은 사색이 담겨 좋았습니다. 모르는 책들이 많이 소개되어 덕분에 많이 알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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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마음을 다 안다는 착각 - 문제 행동 뒤에 가려진 간절한 마음신호를 알아채는 법
천근아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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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학년 2학기가 되자, 아이의 선생님께 연락이 왔다.

"어머니, ㅇㅇ이가 수업 시간에 자리를 이탈해서 돌아다닙니다."

그날 아이와 차분히 대화를 나눴다. 내일 수업 시간에 자리에 바르게 앉고 선생님 말씀 잘 듣자고 했고, 아이도 알겠다고 했다. 하지만 다음날 선생님의 말씀이 충격적이었다.

"어머님 어제 ㅇㅇ이와 이야기를 잘 나누셨다고 하여 저 또한 기대했으나, 어제와 크게 달라진 점은 없었습니다...."

아이와 이야기 다시 이야기하고 또 이야기했지만, 아이가 뚜렷하게 달라진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며칠 후, 우리 가족은 가족끼리 함께하는 행사에 참여했다. 편지 쓰는 시간이 있었는데, 아이가 우리 부부에게 쓴 편지를 보고 우리는 아이를 안고 엉엉 울었다.

"엄마 아빠에게. 엄마 아빠 잘 돌봐주셔서 고맙습니다. 저도 안 하고 싶은데 잘 안돼요. 그래도 최선을 다할게요."


아이가 일부러 그런 게 아니라, 아이도 자기 스스로 자신이 통제가 잘 안되어 힘들어하고 있다는 걸 우린 왜 이제야 알았을까? 비뚤배뚤하지만 아이의 순수한 진심이 담긴 편지 한 장에 우리 부부는 무너져 버렸다.


병원을 알아봤지만, 500명 대기가 있다는 병원부터 3년간은 예약할 수 없다는 병원까지 유명한 병원의 진료는 하늘의 별 따기였다. 주변에서 추천받은 로컬 병원도 3달 후에나 예약이 가능할 정도였다.

그러다 눈에 띈 책이 바로 이 책이었다. 내가 아이를 데려가고 싶어 했던 바로 그 병원의 교수님이 저자인 책이다.




초반의 문장들에서 마음을 뜨겁게 울리는 느낌을 받았다.

우리 아이들이 그러지 않았을까? 우리 아이들이 힘들지 않았을까? 아이들한테 이런 게 필요했던 거였구나!

아이들의 표정, 말, 그리고 외면했던 내 모습들이 떠올라 마음이 아팠다. 아이의 신호를 알아채지 못했던 엄마여서 미안했다. 아이의 간절히 원하던 그 한마디와 눈빛을 주는데 그다지 많은 시간이 필요했던 게 아니었는데 그러지 못해 후회스러웠다. 아이의 입장에서 그 마음을 이해해 보기, 아이에게 '사랑한다'는 그 한마디 하기, 아이의 재잘대는 그 말을 들으려는 여유를 가져보기 등을 다짐했다. 그리고 문장 하나하나를 마음에 담아 가며 읽고 또 읽었다.

사람이 모두 다 다르듯 아이들 또한 다양한 방식으로 우리에게 자신의 위험을 드러내고 있다는 사실이 안쓰럽다.

이 중에 우리 아이에 해당하는 신호는 무엇일지, 아이의 어려움은 무엇일지 각 진단들을 보고 따져봤다. 부모로서 내가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꼼꼼히 읽어봤다.

내 아이의 행동이 일반 아이들과 다르다고 생각한다면, 이 PART2에 아이들의 행동이 잘 적혀있다. 정신장애로 고통받고 있는 어린이를 대상으로 진료와 상담을 했던 27년간의 경력의 흔적들이 이 책에 고스란히 담겨있다. 정신장애의 특징과 적합한 예시가 있어 각 장애를 이해하기 쉽다. 아이의 행동에 대해 이해해 보거나 알아보고 싶다면, 이 책으로 아이를 도와줄 수 있는 부분은 없을지 (병원을 가기 전에) 아이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겠다.


(1) 해야 할 행동을 하지 않는 것

선택적함구증/ADHD/무대공포증/몽유병과 야경증/신경성 식욕부진증


(2) 하지 말아야 할 행동을 하는 것

적대적 반항장애/아동학대문제/품행장애/인터넷 게임 장애/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강박장애/모발 뽑기 장애/비 자살성 자해


(3) 그 밖의 방식으로 보내는 아이의 신호

신체증상장애/틱장애/자폐스펙트럼장애(1,2,3)/아동기 조증



에필로그에서 또다시 한마디 한마디 마음에 새기며 우리 아이들을 떠올렸다.

아이는 잘못된 행동을 하거나 부모 입장에서 엇나간다고 생각이 들 때면 부모의 마음은 급격히 불안해질 수밖에 없다. ... 나는 이럴 때일수록 부모가 아이를 더욱 헤아리고, 믿어주어야 한다고 말한다. 부모가 걱정하는 것과 달리 사실 아이들은 바르게 행동하고 싶은 마음이 있고, 어떤 행동이 바른 행동인지도 이미 다 알고 있다. 그러나 성장하는 과정에서 아이에게는 변화의 시간이 필요하다. 아이의 두뇌는 아직 발달 중에 있기에, 미숙한 것이 당연하다. 환경과 감정에 쉽게 휘둘려 마음만큼 행동이 따라주지 않을 수도 있다. p.276


아이의 행동을 보고 처음엔 서두르고 불안해 했다. 외면하고 싶기도 했고, 한편으론 빨리 바꿔버리고 싶었다. 아이를 이해하려는 마음보다 이것은 문제니까 급한 불부터 끄고 싶었던 마음이었던 것 같다.

이 책을 읽고 아이가 내게 신호를 보내는 행동이었다는 걸 알았다. 급하고 불안했던 감정들 하나하나를 가라앉혔다. 아이의 행동을 이해하자고 스스로를 다독였다. '아이에게 변화의 시간이 필요하다'라는 문장에서 아이를 이해하기 위해 기다리는 시간을 충분히 감안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빠른 결과를 재촉하는 나의 시계를 내려놓고, 아이의 시간과 발달이 담긴 아이의 시계로 아이를 바라볼 수 있게 해주었다.

(위에 말한) 내가 참석한 행사 이후로 한 언니가 내게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며 나한테 왔다.

"ㅇㅇ야! 결국은 '사랑'이더라!

조금 줘도 많이 줘도 애들은 몰라. 자기가 필요한 만큼 원하는 게 '사랑'이더라!

그러니까 딴 거 없어. 그냥 무조건 사랑해 줘! 그게 다야!"


아이들은 의외로 부모가 자신을 무조건적으로 사랑하고 있다는 사실을 제대로 알지 못한다. 그러하기에 때때로 부모의 사랑을 테스트하기도 한다. 아이는 자신이 '어떤 행동을 해도 버림받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이 확고할 때 비로소 건강하게 행동한다. 그러므로 아이에게 부모의 사랑과 믿음을 늘 알리자. "사랑한다, 널 믿는다...." 지겨울 정도로 반복해서 표현해야 한다. p.277


저자의 이 말을 읽으며, 언니의 말이 오버랩되어 내게 각인되었다.

위의 다양한 장애를 가진 각 아이들의 바람은 결국 하나뿐이다. 부모로부터 '사랑받고 싶다'고 갈구하는 아이들의 각기 다른 행동방식이었던 거였다.

왠지 내가 이렇게 결론을 지은 것 같아 보이지만, 저자의 다양한 경험과 함께 어린이의 삶을 다정히 바라보고 간곡하게 문장 문장을 엮어낸 내용을 짧은 리뷰에 완전히 담아낼 수는 없다. 그래서 이 책을 읽어보시라 추천해 본다.


끝이 보이지 않는 터널과 같은 시기를 지나고 있는 부모님들에게 이 책이 큰 힘이 될 거라 믿는다.

충격을 받으셨거나, 마음이 급해졌을 부모님들에게 이 책을 먼저 읽어보시라고 하고 싶다.

가장 중요한 '우리 아이'의 마음을 이해하고 아이에게 귀기울이는 좋은 기회가 될 테니까.

우리와 아이의 새로운 관계가 시작되는 기점이 될테니까.


출판사 제공도서를 읽고 솔직히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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