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밍웨이, 글쓰기의 발견 - 헤밍웨이, 글쓰기의 '고통과 기쁨'을 고백하다!
어니스트 헤밍웨이 지음, 래리 W. 필립스 엮음, 박정례 옮김 / 스마트비즈니스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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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대전의 정점을 살았던 작가, 저널리스트, 그리고 두 번의 참전. 전쟁만큼 치열한 글쓰기를 한 작가죠. 바로 어니스트 헤밍웨이입니다. 그는 노벨 문학 수상자이며, 20세기 소설에 영향을 미친 위대한 소설가로 누구나 우러러보는 작가이기도 하죠. 이 책은 헤밍웨이가 여러 곳에 기고하거나 썼던 인터뷰, 칼럼과 편지에서 글쓰기 부분이 담긴 내용을 엮었습니다. 하드보일드 기법으로 사실적인 굉장히 무심해 보이는 문체의 소유자이지만, 글쓰기에 진심이었고 열정이 가득했던 헤밍웨이. 그의 작가로서의 삶을 엿볼 수 있는 글 모음집입니다.


헤밍웨이는 어떤 사람보다도 진실한 글을 쓰고 싶었고, 그의 글에는 진실을 담고 싶었던 사람으로 보입니다. 편지의 구문 구문에서 '진실'이란 단어가 수도 없이 발견되는 걸 보면 알 수 있죠.


산문작가가 자신이 쓰고 있는 것에 대해 잘 알고 있다면 자신이 아는 것을 생략할 수 있다. 작가가 정말로 진실한 글을 썼다면 독자는 작가가 경험했을 때만큼 강렬한 감정을 느낄 수 있다. p.53


도스토옙스키는 있음 직해 보이는 이야기도 썼고 도무지 믿기지 않는 이야기도 썼다. 하지만 그의 글은 모두 진실해서 글을 읽는 사람을 변화시킨다. 의지박약과 광기, 사악함과 숭고함 그리고 도박의 광기에 대해서까지 알게 해준다. ... p.84


좋은 글은 진실한 글이다. 누군가 이야기를 만들어내야만 그 이야기의 진실성은 작가가 지닌 삶에 대한 지식의 양과 진지함의 정도에 비례한다. 그래서 작가가 이야기를 창작할 때, 그 이야기는 작가만큼 진실해진다. p.99


후대에 관하여: 글을 진실하게 쓰는 것에 대해서만 생각합니다. 후대의 일은 후대가 알아서 하겠지요. p.172


만들어지는 이야기가 아니라 될 수 있는 한 진심을 끝까지 파는, 진짜 이야기를 그는 바랐습니다. 거짓되고 그럴듯한 이야기, 작가가 자신이 아는 이상으로 아는척하는 일을 작가로서 경계한 것 같습니다. 진실에 대해서는 그 어느 것과도 타협하지 않고, 아는 그 이상의 이야기를 쓰지 말기를 스콧 피츠제럴드에게 보내는 편지에서도 당부하고 있어요. 그 또한 작품에서 다루는 인물에게 경험, 지식, 취향 등에 있어서 진짜를 담아냈는데요. 가령 화가 세잔의 그림에 대한 생각을 편지에 적은 것과 그의 작품에 적은 것의 거의 일치합니다. '진실에 이렇게까지 진심일 수가!'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가 작품에서 추구했던 진실함은 작품에 '올바른 단어'를 사용하려 했던 의지에서도 엿보이죠.


헤밍웨이는 글을 쓰기 위해 전쟁을 나간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전쟁에도 글쓰기 못지않게 진심이었던 걸로 보였어요. 그에게 전쟁이란 경험은 그의 글쓰기를 더욱 위대하게 만들어주었죠. 하지만 그도 전쟁의 복잡 미묘함을 인정했어요. 그렇기에 자신의 작품 속에 온전하고 진실하게 담아내기란 어려운 일었다고 고백도 합니다. 참전에 자부심이 있었던 걸로 보이는 헤밍웨이지만, 자신의 한계를 순순히 인정하는 면모도 보입니다. 그렇게 복잡다단한 전쟁이기에 그 누구보다 인간과 삶을 깊이 있게 고민했을 거고, 헤밍웨이라면 최대한 순수하고 진실하게 전쟁이란 소재를 다루었을 것 같습니다. 그에 따라 글의 깊이도 더했을 거고요.


그는 위대한 작가들을 인정하면서도 가차 없이 비판하기도 했어요.(권투에 비유해 각 작가들과 결투한다는 설정의 글은 흥미로웠습니다.) 헤밍웨이의 무작정 우러러보는 것이 아니라 작가별로 어떤 점에 있어서 인정할 수 있고, 인정할 수 없는지, 자신의 생각을 솔직히 남겼어요. 무엇보다 동시대를 살던 작가인 스콧 피츠제럴드에게 충고한 글이 인상적입니다. 우리는 두 작가를 대단하다 칭송하지만, 두 작가가 이렇게 친근한 편지를 나눴는지 글로 직접 보고 나니 친근한 느낌이에요. 피츠제럴드의 글쓰기에 있어서 칭찬을 아끼지 않으면서도 정곡을 찌르며 기본적인 것을 강조하는 헤밍웨이입니다. 그가 작가로 읽기에도 쓰기 못지않게 매진했으며 많은 작품을 비판적인 사고와 냉철함으로 바라봤다는 생각도 듭니다. 그가 읽어보라고 받아 적기도 벅차게 쏟아낸 책들도 읽어보고 싶어집니다. 어떤 책인지는 이 책으로 확인하세요^^


그의 습관, 글쓰기의 방식이나 노하우가 무엇인지 사람들의 관심을 끄는 게 당연해 보입니다. 아마도 이 책을 선택하는 사람이라면 그런 생각과 기대가 분명 있을 테죠? 마치 팬심으로 스타에게 다가가는 듯 헤밍웨이가 살던 당시에 그에 대한 관심과 시선이 굉장했나 봅니다. 많은 사랑과 관심을 받는 당사자에게 어느 정도는 좋은 일이긴 합니다. 하지만, 과하게 선을 넘은 평가나 말은 당사자를 너무 힘들게 할 것 같은데요. 글을 보면 헤밍웨이도 그랬던 것 같아요. 작품에서 정치적 성향을 정해놓고 해석하려 들고, 작품을 과도하게 내려깎거나 작가의 일거수일투족에 심리적으로 분석하려 했던 당시 비평과 보도에 헤밍웨이가 많이 시달렸던 것으로 짐작이 됩니다.


그럼에도 그의 글쓰기는 (위에서 말한 대로) 진실하고자 하는 고집을 이어갔고, 글을 쓰기 위해 철저히 혼자가 되어 작가의 길을 갔습니다. 대중을 의식하기도 했겠지만, 인물과 이야기를 진실되게 이끌어 내고자 고군분투했으리라 생각합니다. 세계대전을 참전한 그지만, 그의 내면에서도 작가로서 평생 끊이지 않는 전쟁에 시달렸겠죠? 글쓰기를 너무나 사랑한 사람이었지만, 글쓰기로 창작과 비평의 사이에서 아슬아슬하게 줄타기를 해야 했던 작가로서의 삶을 생각하면 안타깝기도 합니다. 그러면서도 자신의 가족을 책임져야 했던 헤밍웨이의 가장으로서의 무게도 보이네요.

편지글이다 보니 그 어느 글보다 헤밍웨이 마음속의 진심이 느껴졌어요. 그 어느 대사나 글 못지않게 호소와 부르짖음이 들리는 것 같달까요? 그 누구보다 '진실'을 캐고 보이려 했던 헤밍웨이였기에 그의 편지글에는 한자 한자에 진심이 느껴집니다. 저 또한 진실, 진심이란 단어를 계속 쓰게 되네요.


이 한 문장이 그에게 있어서 글쓰기란 무엇인지를 말해줍니다.


나의 삶은 글쓰기가 되고, 나의 글은 영혼이 됩니다. p.250


글쓰기의 노하우보다 글쓰기에 있어서 어떤 자세로 나아가야 할지, 어떻게 자기의 중심을 세워야 하는지가 눈에 띄었습니다. 내 글쓰기는 어디까지 진심이고, 얼마나 진실한가를 가장 많이 돌아보게 만든 글들이었어요. 헤밍웨이가 결코 내려놓지 않고 붙든 확고한 신념과 의지가 그를 대작가로 만든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고요. 그의 작품을 다시 혹은 더 많이 읽어보고 싶어졌습니다.


헤밍웨이는 자신의 편지 같은 개인적인 글이 출판이 되길 바라지 않은 것 같아요. 그런 면에서 이 책을 읽는 게 다른 이의 사생활을 염탐하다 들킨 듯해서 (이 책을 읽으면서는) 그를 아는 즐거움이 꽤 유쾌하지만은 않았던 것 같습니다. 그가 무덤 문을 두들기며 '내가 하지 말랬잖아!!' 하며 분노하는 모습이 상상되기도 했어요. 그래도 말이죠. 이렇게나마 헤밍웨이를 친숙하고 진실되게 안 것은 제게 영광입니다. (죄송합니다 헤밍웨이 씨^^;) 이 책이 그에게는 어떨지 몰라도 저에게는 고이고이 읽고 담아두고 싶은 글들이 담겨있어 소중했어요.





#글쓰기

#헤밍웨이글쓰기발견


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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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곡 2024-03-29 12:3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리뷰 잘 읽었습니다 마침 최근 헤밍웨이 단편 읽어서 더 반갑습니다 얼마 안 남은 삼월잘보내시길요!!!

렛잇고 2024-03-29 13:58   좋아요 1 | URL
어머 그러셨어요? 정말 반갑습니다. 조만간 헤밍웨이 포스트 기다리겠습니다.^^ 서곡님도 3월 잘 마무리 하셔요!! 감사합니다!!^^
 
갈매기에게 나는 법을 가르쳐준 고양이 8세부터 88세까지 읽는 동화
루이스 세뿔베다 지음, 유왕무 옮김, 이억배 그림 지음, 이억배 그림, 유왕무 옮김 / 바다출판사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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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심코 본 인터넷 서점에서 순위를 보던 중에

눈에 띄었던 책입니다.

작가님 이름이 익숙하다 했는데,

<연애소설 읽는 노인>을 쓰신 작가님이시네요.

책 표지 상단을 보면

8세부터 88세까지 읽는 동화라고 했는데요.

읽고 보니 맞는 말인 것 같습니다.


간단히 내용을 이야기하면요.

갈매기 떼들은 비행 중에

청어 떼들을 발견하고 바다로 몰려듭니다.

갈매기 무리 중 한 마리인

켕카라는 갈매기도 청어를 세 마리째 맛나게 먹고 있었죠.

그때 바닷속에 머리를 처박고 있느라

위험신호를 듣지 못한 켕카는 사고를 당하게 됩니다.

유조선의 기름이 어떻게 유출되었는지

켕카의 온몸에 묻어있었던 거죠.

그때 한 소년과 함께 5년째

살아가던 중인 소르바스란 고양이가 있었죠.

온 힘을 다해 빠져나오는 데 성공했지만,

삶을 지속할 순 없었던 켕카는

마침 만난 소르바스에게 자신의 알을 키워달라고

세 가지 부탁을 합니다.


알을 먹지 않는다.

새끼가 태어날 때까지 알을 보호한다.

새끼에게 나는 법을 가르쳐 준다.


소르바스는 그에 약속을 하고,

켕카는 죽습니다.

소르바스가 켕카를 살리기 위해

나간 사이에 말이죠.

그리고 소르바스는 알을 품으며

주변의 도움을 받아 키웁니다.

과연 소르바스는

고양이이면서 어떻게 아기 갈매기에게

나는 법을 가르칠까요?

아니,

소르바스가 알을 품을 수나 있을까요?

또 아니!

앞에 놓인 먹잇감 앞에

본능을 이겨낼 수 있을까요?






이 책 속 고양이의 세계는

인간 세계와 흡사합니다.

규칙과 법이 존재해요.

약속은

반드시 지키죠.

'부두 고양이 한 마리가 한 약속은

항구 고양이 전체와 관계있다는 사실을.

그러니까 이 알에는 손대면 안 돼.

절대로 안 돼!'p.64

또한,

고양이들은

인간과 말을 섞는 것이

금기사항입니다.


귀여운 고양이들이

똘똘하고 야무지게

지킬 것은 지키며 살아가는 면모가

귀엽고 사랑스럽죠.


고양이들은 백과사전을 많이 의지했습니다.

어쨌든 지적 능력이 있다는 것이고,

글을 읽을 줄 아는 문해력도 있다는 뜻이죠.


자기들끼리

의사를 주고받으며

끼어들지 말라고 여러 번 제지하는 모습도

피식 웃음이 나는 부분입니다.


그리고 사람처럼

자신의 죽은 친구를

짧게 만났더라도

무덤에 묻어주며 애도할 줄 아는 고양이였죠.

(정말 감동적인 장면이지만,

목놓아 우는 고양이들의 모습은 너무 사랑스럽습니다.)

나와 달라도 약속은 지키는,

자기가 소중하듯 남도 소중히 여기는

기특한 고양이들 세계를 엿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상반된 모습이 있죠.

바로 인간의 모습입니다.

참 부끄러워집니다.

내 주변이 깨끗하면

다른 곳은 어찌 되는지,

거기까지 상상하지 않았거든요.

우리의 무심한 행동이

다른 이들은 고통받는 상황까지

불러일으킨다는 점을

일깨워주는 부분입니다.


인간은 그런 점에서

매우 이기적이고,

무지한 것 같습니다.



"이런 오징어 먹물 같은 일이 있나! 지금 바다에서는 너무나 끔찍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어. 나는 종종 인간들이 전부 미쳐 버린 게 아닌가 하는 의문을 품는다네. 인간들은 바다 전체를 거대한 쓰레기통쯤으로 생각한다니까. 한번은 엘바 강바닥을 청소한 적이 있었는데, 얼마나 많은 오염 물질이 파도에 쓸려왔는지 아마 자네들은 상상도 할 수 없을 걸세. 세상에, 거북이 등 껍데기 같으니라고! 살충제, 화학물질, 고무 타이어, 플라스틱, 음료수 병 ... 모두 하나같이 인간들이 쓰고 버린 것들이었지. 그런데 그 양이 얼마나 어마어마한지. 기가 막힐 노릇이었어." p.107



반성과 함께

소르바스가 어떻게

아기 갈매기 아포르 뚜나다를 책임지는지 볼까요?



"넌 갈매기란다. 그건 침팬지의 말이 옳아. 그러나 아포르뚜나다, 우리 고양이들은 모두 너를 사랑한단다. 너는 아주 예쁜 갈매기지. 그래서 우리는 너를 더욱 사랑한단다. 네가 고양이가 되고 싶다고 했을 때, 우리들 중 그 어느 누구도 반박하지 않았지. 네가 우리처럼 되고 싶다는 말이 우리들을 신나게 했기 때문이야. 그러나 너는 우리와는 달라. 하지만 네가 우리와 다르다는 사실이 우리를 기쁘게도 하지. 우리는 불행하게도 네 엄마를 도와줄 수가 없었어. 그렇지만 너는 도와줄 수 있단다. 우리들은 네가 알에서 부화되어 나올 때부터 지금까지 줄곧 너를 보호해 왔단다. 우리들은 네게 많은 애정을 쏟으며 돌봐왔지. 그렇지만 너를 고양이처럼 만든다는 생각은 추호도 없었단다. 우리들은 그냥 너를 사랑하는 거야. 네가 우리를 사랑하고 있다는 것도 잘 알아. 우리들은 네 친구이자, 가족이야. 우리들은 너 때문에 많은 자부심을 가지게 됐고, 많은 것을 배웠다는 것도 알아줬으면 좋겠구나. 우린 우리와는 다른 존재를 사랑하고 존중하며 아낄 수 있다는 사실을 배웠지. 우리와 같은 존재들을 받아들이고 사랑한다는 것은 아주 쉬운 일이야. 하지만 다른 존재를 사랑하고 인정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지. 그런데 너는 그것을 깨닫게 했어. 너는 갈매기야. 그러니 갈매기들의 운명을 따라야지. 너는 하늘을 날아야 해. 아포르뚜나다, 네가 날 수 있을 때, 너는 진정한 행복을 느낄 수 있을 거야. 그리고 네가 우리에게 가지는 감정과 우리가 네게 가지는 애정이 더욱 깊고 아름다워질 거란다. 그것이 서로 다른 존재들끼리의 진정한 애정이지." p.118



소르바스도

남다른 고양이로 태어나

잡아먹힐 뻔한 위기를 넘기면서

소년에게 구해졌죠?

자신도 그렇게 누군가를 구하고,

키워내는데 최선을 다합니다.

약속이 소르바스를 붙들었고,

소르바스는 그 약속을 반드시 지켜내죠.

아기 갈매기를 끈질기게 설득하고,

그 어느 갈매기들처럼 날아다니는 기쁨을

알도록 해내고야 말았어요.


인간의 삶 속에서

가장 기본적인 이야기를 하는

동화일지도 모르겠어요.


그러면서도

소르바스 자신도 그 안에서 성숙해져가는

모습 또한 감동이 됩니다.

아이들과 함께 읽어보기

너무 좋은 동화입니다.


개인적으론

기후에 관심이 많은 작가님이

기후 이야기를 잘 적용해

이야기로 담아냈다는 점에서도

훌륭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나라의 동화 <긴긴밤(루리)>과

결이 비슷한 책이기도 했어요.


추천합니다. 이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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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곡 2024-03-28 13:3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마지막 그림 너무나 사랑스럽네요 ㅎㅎㅎ 리뷰 잘 읽었습니다!

렛잇고 2024-03-28 13:53   좋아요 1 | URL
그쵸!?? 저도 저 그림에서 푸근하고 기분 좋았습니다. 서곡님 감사합니다^^

오후즈음 2024-03-28 22:3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우와 읽고 싶어지는 따뜻한 저 그림

렛잇고 2024-03-28 22:37   좋아요 0 | URL
오후즈음님 댓글까지 감사합니다! 저도 저 그림에 이끌렸어요. 마음에 남는 장면입니다.^^
 
기후 위기를 막아라, 유튜브 스타 금은동 작은거인 61
임지형 지음, 정용환 그림 / 국민서관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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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도 강렬하고 아이가 재밌게 읽으면서도 기후위기에 대해 생각해보게 된 책이었어요. 여러가지 실천방법도 알 수 있어 유익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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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 위기를 막아라, 유튜브 스타 금은동 작은거인 61
임지형 지음, 정용환 그림 / 국민서관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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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은동이 이번에는

기후위기를 막으려는 유튜버로 돌아왔네요!

요즘 아이들 장래희망 중

다섯손가락에 꼽히는 하나가

크리에이터인 거! 알고 계시죠?

저희 아이들도 한때 유튜브를 찍는다고

저한테 조용히 하라고

오늘은 무얼 찍을까 하면서

난리였는데요.

그만큼 다양하고 기발한 컨텐츠를 가진 유튜브니,

그 인기와 매력에 따라

아이들도 민감하게 반응하는 듯 해요.

아이들의 장래희망도

그렇게 트렌드를 따라가는 것 같죠!



'금은동'이라는 크리에이터의 이야기가

중심인 이 책,

금은동 책에

엄마인 제가 먼저 관심을 가졌어요.

아이들의 흥미를 유발하고

아이들의 마음을 공감할 요소들이

많아 보였거든요.

역시 아이들 책은

아이들이 관심갖고 있는 주제로

골라주는 게 최고입니다.^^


금은동은 이미 시리즈가 된 듯

유튜브 스타 금은동으로

이미 두 권의 책이 나온 상태입니다.

<유튜브 스타 금은동(2018)>과

<돌아온 유튜브 스타 금은동(2021)>이

바로 그 두권이고요.

물론 저희 아이도 이미 다 읽었어요.

금은동 시리즈는 말할 것도 없고

임지형 작가님의 팬까지 되었답니다.

그래서 이번에도 보게 된 책입니다.

<기후위기를 막아라, 유튜브 스타 금은동>

이번 책이 2024에 나왔으니

3년에 한 권씩 내신 셈이네요.^^



줄거리는 대략 이렇습니다.

자전거로 유튜브를 찍고 난 후

은동, 정우, 주은은 햄버거를 먹으러 갑니다.

햄버거 가게 안 TV에서 아이들은

프랑스에서 시작되어 스페인까지 번진 산불 소식을

접하게 되는데요.

요사이 40도가 넘었던 폭염과

가뭄이 심했던 유럽의 상황을 기억하며

산불이 그 원인인 것을 알게 되요.

아이들은 유튜브 컨텐츠 주제를 어떻게 하면

구독자를 끌어들일 수 있을지가 고민이었는데요.

은동이는 학원에서 집에 가는 길에

청소년 기후 활동가 강소은 누나의 기후위기 시위를

보게 됩니다.

그리고 소은 누나에게서

은동이는 유튜브 컨텐츠 팁도 얻게 되죠.

은동이는 그 모습을 영상에 담아

자신의 채널에 올렸어요.

생각보다 구독자들의 좋은 반응에

은동은 '기후위기' 주제에

조금씩 더 관심을 갖게 됩니다.

그리고 기후위기를 위해서

어떤 행동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하며 찾아가는데,

여기에 임지형 작가님도 까메오로 나오셔서

은동이에게 도움을 주십니다^^

그렇게 탄생한 것이 정우, 주은, 은동이가 만든

지구환경 지킴이 '씨벤저스'입니다.

이 아이들이 환경지킴이로

지구를 지키기 위해 어떻게 행동에 옮기는지

책으로 확인하세요!!


저희 아이한테 이 책을 읽고 어떤 걸 생각해봤냐고 하니

기후 위기를 막기 위해 할 할수 있는 일들을 떠올렸다고 해요.

제가 여기에 적으면

이야기를 노출하는 것 같아서 쓰진 않겠지만요.

아이들이 기후 위기에 대해 생각해보고,

자신은 편하게 누렸던 물건이나 습관들을 떠올리며

고민도 하고,

자신의 행동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되는 책이었어요.


책을 그저 재미로만 읽는 게 아니라

아이들에게 이렇게 생각할 거리를 주고,

아이들이 자신이 사는 환경에 관심을 갖게 하면서

아이들이 자신이 살아갈 세상을 어떻게 가꿔가야할지

고민도 하게 됐어요.

아이에게 능동적인 행동과 생각을 이끌어낸 책이어서

만족스러웠습니다.


아이 개인적으로는

임지형 작가님의 금은동 시리즈 중

마지막 권을

자신이 읽었다는 팬부심 또한

뿜뿜일게 하는 책이었습니다.

환경에 대해

아이들이 쉬우면서도

공감이 갈만한 내용이면서

행동으로 연결지어 읽을 책을 찾으신다면

이 책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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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 9 - 박경리 대하소설, 3부 1권
박경리 지음 / 다산책방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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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독 이번 권은 두꺼운 느낌이다 했는데, 500여 페이지였다. 페이지수 백의 자리가 달라지는 것이 예민한 독자인 사람이다. 그래도 서희의 화끈한 한 방이 있었고, 사람 간의 애정과 애증과 탐욕이 마구 섞인 이 서사가 있어서 두껍다는 느낌보단 감정이 훅훅 불어내어지며 감정이 요동쳐 댔던 9권이었다.


만세운동과 그에 대한 일본의 철저한 감시로 독립군들은 죽은 듯이 활동하고, 동학인들은 그들대로 분열로 다툼과 갈등에 있다. 언제 독립이 오기나 할지 희망도 바라기 어렵고 절망도 감당하기 버거운 시대였다. 사람들은 그저 하루하루 살아낼 뿐이다. 길상을 뒤로 한 서희는 용정을 떠나 진주로 왔다. 많은 이들이 기대했던 하동 최 참판 댁으로의 귀환이 아닌 진주에 정착한 것이다. 본격적이라 할지 아니면 여러 고생 끝에 지친 모습으로라야 할지 서희는 결국 폭삭 망해버린 조준구를 대면한다. 최 참판 댁 집을 사고 싶다는 뜻을 전해 들은 조준구는 진주의 서희를 찾아온다. 서희가 조준구에게 건낸 마지막 양심의 기회(5천 원을 집을지 말지)를 두고 둘 사이에 벌어지는 팽팽한 긴장감 그리고, 살짝은 저울이 한 쪽으로 기운 상황에서 둘은 대면했다. 결국, 조준구는 자신 앞에 놓인 5천 원 지폐를 들고 쫓기듯 뛰쳐나온다. 기쁨의 술을 마시려던 데서 조준구는 다시 한번 만인에게 제대로 망신을 당하고 쫓겨나왔다. 풍을 맞은 데다 임이네의 탐욕으로 남편 대접도 받지 못하는 용이는 (서희의 도움으로) 다시 찾아온 최 참판 댁에서 여생을 지낼 수 있게 된다. 함께 온 아들 홍에게 용은 월선의 묘를 이장하는 부탁을 하고, 부자는 화해한다. 서희는 겉으로는 친일이지만, 관수로 그리고 한복이를 통해 용정으로 군자금을 보낸다. 한복이는 자기 가족의 죄를 사죄하는 마음으로 군자금을 전달할 각오를 하고 하동을 떠나 용정에 도착해 지내게 된다. 그리고 마침내는 형 두수를 만나게 되는데...


조준구에게 어떻게 화끈한 한 방 먹일지 궁금했다. 역시 서희식으로 깔끔하고 잔인하게 거하게 한 방을 내어줬다. 조준구의 능글맞고 징그러운 탐욕에 피 터지는 잔인함을 쏟아 붓길 바랐지만, 그건 서희의 방식이 아니기도 했고, 역시나 그래서 약간 아쉽기도 했다. 말로써, 거하게 돈으로, 굴욕과 망신을 주는 복수가 어쩌면 단출해 보일지라도 뒤끝 없이 마무리 지은 것도 같아 보인다. 그런데 주점에서 술을 즐기려던 조준구가 혈기 넘치는 데다 아버지의 복수로 이를 갈던 석이에게 걸렸으니, 결국 넘어가지 못하고 석이가 조준구를 또 한방 먹인다. 서희의 의도가 아니었음에도 어쨌든 일어난 일을 서희의 또 한방인 듯 뒷수습하는 연학의 뒤처리는 믿음직스러웠다. 조준구에게 줄 한 방 더 없나요? 내가 괜히 아쉽...


자기를 친자식같이 길러주던 월선네는 용정에서 죽고, 진주로 돌아왔으나 아버지는 풍으로 누워있으며, 자신을 낳아준 여자(임이네)는 이자놀음에 용을 보는 듯 마는 듯하다. 그런 그 여자 임이네(홍이가 절대 엄마라 부르지 않음)는 홍이를 볼 때마다 못 잡아먹어서 난리인 집안에서 도저히 마음을 붙이지 못 하고 방황한다. 해결되지 않은 것만 같은 현실에 석이가 힘을 쓰면서 용은 거취를 최 참판 댁 네로 이동한다. 그리고 부자(용과 홍)는 그곳에서 그동안의 일을 용서하고 마음을 푼다. 홍이는 이제 정신차리고 제대로 된 삶을 살 수 있을까? 세 여자 때문에 바람 잘 날 없던 용과 달리 홍이는 좀 번듯하게 살아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거복(두수)의 잔인성은 정말 말해 뭐해? 수준이다. 결국 금녀를 납치하는 데 성공했다. 여러 번 그녀를 놓치고 가장 마지막 하얼빈에서 잡았으나 금녀가 장바구니에 넣은 권총으로 허벅지를 쏘이고도 두수는 살아남았다. 하아... 잔인함뿐 아니라 김두수는 생명력까지 끈질기다. 그런 그녀를 몇 년간 포기하지 않았고, 상대가 안심할 즈음에 그녀를 잡고야 만다. 함께 그녀를 납치하는데 함께한 이가 거슬려서 그의 아내를 탐하고, 금녀에게서 복수를 잊지 않을 뿐 아니라 독립군의 정보나 끄집어내려고 죽지 못해 살게 발악하는 두수는 정말이지 인간 같지 않다. 그럼에도 자신을 찾아온 동생을 살뜰히 챙기지 않았느냐고 최서기에게 난리 치는 건 정말... 그에게 가족에 대한 사랑은 과연 남아있을지 의구심이 든다. 다음 권에 나오겠지...

악은 왜 세월과 반비례하지 않고 꼭 비례해서 잔인함이 극에 달하는 거지? 그래도 끝은 있겠지?


최서희의 통쾌한 한방으로 그래도 읽을 만했다. 사실 독립군과 동학당이 나오면 시대가 시대인지라 우울하기도 하고 자기들끼리의 밥그릇 싸움만 같아서 책장을 마구 넘겨버리고 싶을 때가 많았다. 용이와 홍이의 부자간의 어쩔 수 없는 핏줄의 진한 사랑에서 감동이 느껴지기도 했다.

<토지>안의 인생을 보면 참 인생이란 거 별거 없구나! 인생사가 폭풍 같기도 하면서도 허무해지기도 한다. 그러면서도 한 마디로 단정할 수도 설명도 안 되는(전래동화나 명작 만화처럼 선악이 뚜렷하지 않은) 미묘한 인간의 감정과 행동들을 보면 이게 인생이었지... 싶어 공감이 가기도 한다. 그게 또 <토지>의 매력이기도 하다. 박경리 작가님에게 한없이 존경심이 들기도 하는 면이기도 하고 말이다. <토지>의 거의 반을 와간다. 이제 끝을 꼭 가보고 말겠다는 결의(?)와 자신감이 든다. 그리고 그 끝이 기다려지기도 하고 말이다.

장대한 서사만큼 오르고 쉬고 또 오르고 헉헉대는 등산 같은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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