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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돈나
오쿠다 히데오 지음, 정숙경 옮김 / 북스토리 / 2007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오쿠다 히데오는 '마돈나'에 대해 어떤 소설을 썼을까?
막연히 궁금했고, 작가의 이름을 보고 덥썩 집어왔다.
5개의 단편소설을 보니, '마돈나'는 딱 한 소설의 제목이며 딱 한번 나오는 단어였다.
마돈나와 같이 매혹적인 건 아니지만, 마돈나의 이름에 걸맞게 매력적인 여성이 등장한다.
도모미! 마돈나와 같은 여성이 부서에 등장함으로 남자들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그녀를 둘러싼 남자들의 유치하고 기막힌 티격태격 충돌기가 재밌게 그려졌다.
마음은 은밀한 거라 남들은 모르는 중년 아저씨의 발칙한 마음을 드러낸 이 소설이 신선했다.
그이유인 즉슥, 쌩판 배나온 아저씨같은 중년도 자기도 모르게 사랑을 빠지는구나!라는 (남들은 다 아는데 나만 모르는 것 같은?) 사실을 알아서?
5개의 단편 소설의 주인공들은 40대 중반으로, 하나같이 대기업에서 자신의 자리에서 성실하게 살아온 가장들이다. 굳이 MBTI로 말한다면 ISTJ !!
그들의 성실함과 착실함을 깨부수는 주변인물들이 등장하며 소설은 다채롭게 중년 남성들의 삶을 그려냈다.
이 책이 출간된 게(그것도 우리 나라에) 2007년이기 때문에 다소 현실의 간극(회사문화, 성차별, 성희롱을 대하는 태도 등)은 시대적인 느낌이 남아있다. 여성에게 차 심부름을 시킨다거나, 아내에게 여행을 가지 못하게 하고, 무시하는 듯한 말투는 2022년을 사는 여성으로써 보기에 거북스럽긴 하다. 오히려 그 보수적인 문화를 깨어보려는 시도들이 이때부터 하나하나 있었겠구나 싶다. 별생각없이 읽었는데, 오쿠다 히데오스러운 쉬운 문장, 묵직한 현실을 살짝 꼬집어 유쾌하게 돌려 그려낸 이야기에 몰입해 읽었다. 단편 드라마 5편을 재밌게 본 것 같았다.
마지막 작품인 파티오를 읽으면서는 오효이 씨 그리고 노부히사의 아버지와 비슷한 연배인 친정아빠가 많이 생각이 났다. 아버지에게 전화를 주저하는 노부히사의 모습은 나와도 같았고, 자식에게 혹은 누구에게도 피해주지 않으려고 자기 보호하는 아버지나 오효이 씨의 모습이 친정아빠와 비슷해 보였다. 그럼에도 이와 같은 모습으로 우리 친정아빠도 당신의 삶을 잘 살아내시겠구나 안도하기도 했다.
나는 보수적인가? 아니면 나는 기존의 문화와 달리 내가 생각하는 생각으로 살 것인가?
나는 누구와 비슷하며 어떤 삶을 살 수 있을까? 이들처럼 기존의 문화와 대치해서 살아볼 용기는 있을까?
생각해보기도 한 책이었다.
아무튼 가독성은 끝내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