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날도 있다
마스다 미리 지음, 이소담 옮김 / 북포레스트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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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전인가, 출판사 편집자 이력이 있으셨던 J님(육아로 잠시 중단 중이셨다가 개인 출판사를 차리심)을 중심으로 글쓰기를 한 적이 있었다. "ㅇㅇ님의 글을 읽으면 마스다 미리나 김보통의 글이 생각나요. 그분들 책도 기회 되면 한번 읽어보세요."라고 이야기를 하신 적이 있다. 죄송하지만, 그분들의 글이 짧고 가벼운 글이라고 생각했었고, 당시엔 선호하지 않는 류의 책이었다. 그리고 잊어버렸다.


며칠 전 스마트 도서관에서 책을 고르는데, 이 책의 저자 '마스다 미리'란 이름을 보고 몇 년 전 J님의 말이 떠올랐다. 바로 이게 책이 나를 부르는 건가?라는 생각에 기꺼이 응했다.


'와!!! 무슨 나 같은 사람이 또 있어?'

완전한 내향형에, 사람 앞에서는 말 못 하고 속으로 구시렁대며 불평하고, 전화보다 문자가 편한 데다가, 스스로 긍정하며 용기를 붙드는 성격까지 똑같다. 그뿐만 아니라, 아침 드라마를 챙겨보는 엄마가 시시한 것을 본다고 생각한 적이 있었고, 고향이라는 친정집보다는 내 집이 더 편한(이건 많이들 그럴지도) 등 사소한 것까지 공감이 된다. 나도 이런데, 오죽하면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에세이스트이자 만화가를 마스다 미리라고 꼽았을까 싶다.


주제마다 호흡이 짧은 글이 가끔은 부담스럽지 않아 좋다. 짧은 집중을 필요로 하는 아이들 방학을 보내는 내게 이 책은 읽기에 딱 좋았다. 나에겐 소소한 즐거움을 나누는 친구와 이야기하는 것 같아서 몰입해서 읽었다.


커피값에 외식비, 치과치료비까지 어찌나 금액은 적나라하게 적으셨는지 금액이 명확하니 작가가 느끼는 체감이 고스란히 확 와닿았다. 그런데 웃긴 건, 이 책이 우리나라엔 2020년에 출간됐지만, 일본에선 2007년에 쓰신 책이라는 거다. 그러니 서른 중후반에 적은 작가님의 이야기가 공감되면서도, 일본도 아무리 가까워도 외국은 외국이라 생소한 문화가 있고, 10년이 넘게 전의 일이라 약간 어리둥절한 느낌을 주었다는 것.



씩씩하고 자신을 존중하려고 애쓰는 저자의 글들이 비슷한 성격의 소유자인 내게도 큰 힘이 됐다.

누군가의 평에는 '나도 에세이를 쓸 수 있겠다!'라는 용기를 준 책이라고 하지만(무슨 말인지 아주 잘 이해는 됩니다 ㅋㅋ), 내겐 '오늘도 파이팅!'하고 외쳐주는 느낌의 책이었다.

재미나고 신선하고 (직업은 다르지만) 나의 마음을 토로해 준 듯한 책이어서 읽기 좋다!


하나 더! 30대 아닌 다른 나이대를 사는 마스다 미리 작가님!

당신의 지금은 어떠신가요? 난 그게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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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곡 2023-02-11 09: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마스다 미리 많이는 못 읽었지만 재미 있었어요 그림도 담백하게 시크했고요 소설도 쓴 걸로 기억하는데 능력자인듯요 뭐든 맘 가면 하는 스타일요 잘 읽었습니다 주말 잘 보내시길 바랍니다!

렛잇고 2023-02-11 12:11   좋아요 1 | URL
서곡님~~ 마스다미리에 대해 말씀 감사합니다. 참고하여 다른 책도 한번 보겠습니다. 뭐든 맘가면 하는 스타일 기억할게요 서곡님도 즐거운 주말 보내셔요^^(그림 영화 연극 다채롭게 쓰시는 책글 잘 보고 있습니다.!!)

서곡 2023-02-11 12:1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렛잇고님 답글 감사합니다~ 위에 김보통 언급하셔서 김보통 작가 책 내용 중에 떠오른 게 있어 페이퍼에 담았답니다 터키 이야기인데요 대지진 때문에 맘이 참 아프네요...넵 뭐든 맘가면 하는!

렛잇고 2023-02-11 12:25   좋아요 1 | URL
안그래도 지금 바로 검색했는데...아무리 찾아도 안 나오는 거에요. ㅋㅋ 뭐든 맘가면하는 스타일이 책 제목인 줄 알았어요. ㅋㅋㅋ 그런 스타일이 마스다미리 스타일이구나 뒤늦게 알았습니다.😅😅
아 그러셨군요 보러가야겠어요. 슝~~=3

서곡 2023-02-11 12:2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ㅋㅋㅋㅋ

모나리자 2023-02-11 22:0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작가의 책이 재밌다는 평이 있꼬 많이 번역되는 것 같아요. 저도 리뷰로만 읽었네요.ㅎ
간혹 출간 때와 너무 동떨어지게 늦게 번역되어 나오는 경우도 있는 것 같아요.
편안한 문체와 공감할 거리가 있어서 많이 읽히는가 봅니다.^^

렛잇고 2023-02-12 18:05   좋아요 1 | URL
아~~ 그런 이유로 늦게 번역출판 되는 거군요! 재미는 있어서 좀더 일찍 알았더라면 하는 좋았을텐데 너무 세월 간극이 크다 싶더라고요. 네 그런 이유로 많이 읽힐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