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들수록, 경험하고 하루이틀 지난 일보다 수년 전에 있었던 일을 더 생생하게 기억하게 된다고 한다. 그 말은 사실인 것 같다. 나는 이 글을 쓰기 시작한 정확한 순간을 더이상 기억할 수 없다. 그러나 잔디 쓰레기봉지를 놓치던 순간의 탈의 표정은 여전히 또렷하게 기억하고 있다. 그것은 일부분 짜증의 표정이기도 했지만, 많이는 두려움의 표정이었다.

5%, 빛과 물질에 관한 이론 중에서

마지막 구급차까지 다 떠나자 어머니는 나를 데리고 집으로 돌아온다. 밤늦게 사람들이 모두 잠든 후에야 눈물이 흐르기 시작한다. 눈물은 멈추지 않는다. 탈의 부모님은 다시는 내게 말을 걸지 않는다. 장례식장에서도 마찬가지다. 만일 그분들이 내게 말을 걸었더라면, 나는, 때로 내가 꾸는 꿈속에서의 진실을 말해주었을지도 모른다. 내가 꾸는 꿈속에서 구멍에 잔디 봉지를 빠뜨리는 것은 탈이 아니라 나라고. 어떤 때는 내가 녀석을 밀어넣는다고. 한번은, 내가 녀석에게 내려가보라고 부추겼다고

그것이 진실이에요, 라고 나는 그분들에게 말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나는 내 꿈의 나머지 부분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을 것이다. 내가 구멍 속으로 들어가고 탈은 살게 되는 그 부분은.


7%, 빛과 물질에 관한 이론 중에서

그러다 결국 내다팔 물건이 남아나지 않게 되자 어머니에게 그냥 대출을 부탁했다. 엄밀히 말하자면 그즈음 부모님은 별거 상태였다고 봐야 하지만, 어머니는 아직도 아버지를 많이 사랑하고 있었고, 그 사랑은 멈추는 법이 없었고, 안되게도, 거의 근시안적으로 아버지의 재능을 믿고 있었다. 어머니는 어쩌면 아버지 자신보다도 훨씬 더 아버지의 성공을 바랐는데, 지금까지도 나는 이것이 어머니의 최대 결점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7%, 빛과 물질에 관한 이론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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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지니아는 가뭄철이다. 이 주째 비가 오지 않았고, 기온은 세 자리 숫자를 기록했으며, 저녁이 되어도 화씨 105도*에 머무를 것이라는 예보가 있었다. 늦은 오후의 공기는 투명하고 가볍고 아주 얇아서 마치 그 속을 움직여 다니는 것이 느껴질 정도이고, 눈을 찡그려 뜨면 쇄석 진입로 위로 물결치듯 솟아오르는 열기가 보일 듯하다.

* 섭씨 40.5도.

5%, 빛과 물질에 관한 이론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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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태양이 1하우스를 지날 때면 ‘나’의 정체성에 대해 집중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러한 경향이 마치 나 혼자됨이 두려워 목동처럼 나를 이리저리 이끌어줄 존재를 찾아다니는 ‘양’의 성질과 같아 보여서 양자리 사인(
)으로 상징한다. 1하우스가 양자리라는 의미가 아니고, 1하우스라는 영역이 양자리 기질과 닮아 있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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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성학은 ‘정답’이 아니라, 별이 지나가는 시간대의 계속해서 반복되는 ‘경향’을 제시함으로써 ‘정답 그 이상의 가치’를 받아들이는 관문이기 때문이다. 한 개인에 대한 본격적으로 세밀한 해석은 반드시 출생차트를 열어본 상태에서의 리딩으로만 가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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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후천론도 결국은 답이 아니었다. 그래서 1987년도에 도덕심리학은 도덕성의 기원에 대해 제3의 대답을 내놓기에 주력하고 있었다. 거기서 나온 답이 합리주의로, 여기서는 도덕이 무엇인지를 아이들이 스스로의 힘으로 알아낸다고 주장했다. 고금을 통틀어 가장 위대한 발달심리학자 장 피아제(Jean Piaget)는 고국 스위스에서 연구를 시작할 때만 해도 연체동물 및 곤충을 다루던 동물학자였다. 동물 연구에서 그가 매료되었던 부분은 동물들이 스스로 발달단계를 거치며 전혀 다른 모습으로 탈바꿈한다는 것이었다(즉, 애벌레가 나비가 되는 모습 등). 그래서 나중에 동물에서 방향을 틀어 아동을 연구하게 되었을 때에도 그는 발달단계에 갖고 있던 그 흥미를 아이들에게 그대로 적용했다. 아이들의 능력은 제한되어 있는데도(단순한 애벌레) 어떻게 거기서 정교한 성인의 사고(인지력이 있는 나비)가 나오는 것인지 그는 알고 싶었다.

그래서 피아제는 아이들이 범하는 여러 오류에 초점을 맞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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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말해, 물의 양이 보존된다는 사실은 선천적으로 이해하는 것도 아니요 어른에게서 배우는 것도 아니라는 이야기였다. 아이들은 스스로 그 이치를 깨치는데, 다만 그러려면 반드시 마음의 준비가 되어야 하고, 더불어 거기에 맞는 적절한 경험이 주어져야 한다.

이러한 인지능력 발달 접근법은 피아제가 아동의 도덕적 사고를 연구할 때에도 그대로 적용되었다.5 그는 아이들 틈에 쪼그려 앉아 구슬치기 놀이를 하면서 때로는 일부러 규칙을 어겨보기도 하고 때로는 바보같이 구슬을 치기도 했다. 아이들은 그의 실수에 반응을 보였는데, 그 과정에서 규칙을 지키고, 규칙을 바꾸고, 차례를 지키고, 싸움을 가라앉히는 아이들의 능력이 점점 발달해가는 것이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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