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후천론도 결국은 답이 아니었다. 그래서 1987년도에 도덕심리학은 도덕성의 기원에 대해 제3의 대답을 내놓기에 주력하고 있었다. 거기서 나온 답이 합리주의로, 여기서는 도덕이 무엇인지를 아이들이 스스로의 힘으로 알아낸다고 주장했다. 고금을 통틀어 가장 위대한 발달심리학자 장 피아제(Jean Piaget)는 고국 스위스에서 연구를 시작할 때만 해도 연체동물 및 곤충을 다루던 동물학자였다. 동물 연구에서 그가 매료되었던 부분은 동물들이 스스로 발달단계를 거치며 전혀 다른 모습으로 탈바꿈한다는 것이었다(즉, 애벌레가 나비가 되는 모습 등). 그래서 나중에 동물에서 방향을 틀어 아동을 연구하게 되었을 때에도 그는 발달단계에 갖고 있던 그 흥미를 아이들에게 그대로 적용했다. 아이들의 능력은 제한되어 있는데도(단순한 애벌레) 어떻게 거기서 정교한 성인의 사고(인지력이 있는 나비)가 나오는 것인지 그는 알고 싶었다.
그래서 피아제는 아이들이 범하는 여러 오류에 초점을 맞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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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말해, 물의 양이 보존된다는 사실은 선천적으로 이해하는 것도 아니요 어른에게서 배우는 것도 아니라는 이야기였다. 아이들은 스스로 그 이치를 깨치는데, 다만 그러려면 반드시 마음의 준비가 되어야 하고, 더불어 거기에 맞는 적절한 경험이 주어져야 한다.
이러한 인지능력 발달 접근법은 피아제가 아동의 도덕적 사고를 연구할 때에도 그대로 적용되었다.5 그는 아이들 틈에 쪼그려 앉아 구슬치기 놀이를 하면서 때로는 일부러 규칙을 어겨보기도 하고 때로는 바보같이 구슬을 치기도 했다. 아이들은 그의 실수에 반응을 보였는데, 그 과정에서 규칙을 지키고, 규칙을 바꾸고, 차례를 지키고, 싸움을 가라앉히는 아이들의 능력이 점점 발달해가는 것이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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