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레이드 오늘의 일본문학 1
요시다 슈이치 지음, 권남희 옮김 / 은행나무 / 2005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모두들 각자의 내면속에는 다른 이들이 모르는 다른 내가 존재한다.

다만 특정공간안에서는 그 공간에 어울리는 나를 연기하고 있을 뿐이다. 그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또 다른 모습을 들켜서는 안된다.

우연히 아파트에서 동거를 시작하게 된

스기모토 요스케, 오코우치 고토미, 소우마 미라이, 고코보 사토루, 이하라 나오키

그들의 동거 생활을 특이하다. 어느 정도 같이 지내게 되면 서로에 대해 깊이 알아가게 되고

이해하게 되어 결국은 우정이나 애정같은 것이 생겨지게 마련인데 그들은 철저히 자신을

드러내지 않는다. 모두들 웃고 떠들고 어울리지만 각자의 내면을 들여다보면 공허하기만 하다.

그들의 동거생활은 인터넷 채팅과 비슷하다.

쉽게 웃고 떠들며 즐기다 언제 나가버려도 아무 아쉬울 게 없는 것처럼 말이다.

현대의 인간관계의 극단적인 면을 보여주는 것이 아닌가 싶다.

모두들 서로에게서 자기가 바라보고 싶은 면만 바라볼 뿐 그 외의 감정들은

거추장스럽고 부담스럽기까지 하다.

그렇게 서로 서로 경계를 짓다 보니 인간관계는 점점 삭막해져가기만 한다.

나와 감정을 공유하는 사람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만큼 서글픈 일이 있을까. 


댓글(1)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비로그인 2007-08-18 00: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함께하고 있지만 혼자 살아가고 있는 현대의 인간관계를 섬뜻하게 보여주는 책이었지요. 마지막이 굉장히 인상적인 소설이었어요.
 
선물
스펜서 존슨 지음, 형선호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3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처음에 책을 접했을 때의 느낌은

'뻔한 내용인데 이걸 책으로 내다니......'였다.

이런 류의 이야기는 지금까지 수없이 접해왔다.

대다수의 사람들이 과거에 대한 후회와 미래에 대한 막연한 불안으로 현실에 만족하고 못하고

현재에 충실하지 못한 삶을 살아가고 있다. 나 역시도......

언제나 문제는 실천이다.

도대체 현재의 어떤 기준에 맞춰 관심을 갖고 집중해야 하는 걸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시간의 옷
아멜리 노통브 지음, 함유선 옮김 / 열린책들 / 2003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이런 방식으로도 글을 쓸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은 처음부터 끝까지 오로지 두사람의 대화만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대화라기 보다는 토론이라는 것이 더 어울릴 것 같다.

계속해서 서로의 의견을 좁히기 위해 반박하고, 논증하고, 또 일치가 되기도 하고

끊임없는 말, 말, 말......

솔직히 물리학의 복잡한 논리나 고고학, 철학 등의 전문적인 논거들은 잘 이해되지 않지만

두 사람의 대화패턴에 따라 내 자신도 긴장되고 화가 나고 급박해지기도 하고

정말 숨가쁘게 마지막까지 읽었다.

지적 유희를 즐기는 자극적인 책이었던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밤을 사냥하는 자들 그리폰 북스 4
바버라 햄블리 지음, 이지선 옮김 / 시공사 / 2003년 12월
평점 :
절판


인간의 피를 취하는 존재들을 칭하는 여러 단어들 중 뱀파이어란 단어는  공포와 함께 왠지 모를

마력이 깃들어 있는 것 같다.

그 종족 자체가 인간을 유혹하기 위해 뿜어내는 거부할 수 없는 마력처럼 말이다.

이 책은 뱀파이어를 다루고 있지만 공포나 호러로 보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는 것 같다.

내가 생각하기에는 미스테리 스릴러와 판타지의 결합정도로 봐야할 것 같다. 그렇다고 해서

그리 경박한 느낌의 책도 아니다. 뱀파이어 자체가 현대보다는 중세의 풍취를 자애내는

존재라서인지는 몰라도 왠지 고풍스럽다.

이 책에서는 인간의 피를 빠는 혐오스런 뱀파이어의 특성보다 그들의 고통이나 권태, 허무등을

더 부각시켜서 읽는 이로 하여금 연민과 함께 애정을 느끼게 만든다.

그중에서도 이지드로는 단연 발군이다.

연약하고 섬세하면서도 우아함을 간직한 옛 스페인의 귀족.

런던에서 갑자기 벌어지는 뱀파이어의 살해범을 찾기 위해 이지드로에게 고용된 애셔교수.

수사를 하면서 여러 명의 뱀파이어를 만나지만 그들 중 희열에 가득차서 인간을 사냥하는

이들은 거의 없었다. 그들은 영생을 얻었지만 정신은 시간이 지날수록 쇠퇴해지고 점점

소멸되어 가고 있었다. 안식을 원하는 뱀파이어...

이 책에서는 뱀파이어를 어떤 바이러스에 감염된 질병이라 보고 그 백신을 만들고자 하는가 하면

그들의 피를 연구해 강한 힘을 소유하려 하는 인간도 나온다. 모든 현상을 과학으로 해결하려는

인간들의 오만이 여기에서도 드러나는 것 같아 웬지 씁쓸했다.

미스테리의 마지막의 결말은 조금 엉뚱하다.

다른 사람들이 뱀파이어와의 인터뷰와 유사하다는 의견이 많지만

지성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탐욕스런 흡혈귀의 모습보다는 고풍스런 분위기와 매력적인 모습에

더 끌리는 것이 당연지사 아니겠는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냉정과 열정사이 - 전2권 세트
에쿠니 가오리.쓰지 히토나리 지음, 김난주.양억관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00년 11월
평점 :
절판


'츠지 히토나리'가 쓴 [BLUE]는 의외로 남성작가임에도 불구하고 풍부한 감성이 묻어나는

문체로 책 전반에 걸쳐 남자주인공 쥰세이의 아오이에 대한 그리움과 안타까움을 절실하게

느낄 수 있다. 

이 책에는 사랑과 증오 용서 등 다양한 감정들이 가득차 있다.

매미와의 육체적인 격렬한 사랑,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을 대신하는 스승 죠반나에 대한 존경,

안젤로의 쥰세이에 대한 사랑 등 쥰세이의 열정적인 사랑을 잘 표현해 내고 있다.

반면 '에쿠니 가오리'가 쓴 [ROSSO]는 상당히 절제된 느낌이다.

여주인공 아오이의 성격탁인지 차갑고 냉정하다못해 도무지 감정이라곤 묻어나지 않는다.

쥰세이가 끊임없이 그리워하고 후회하는 동안 그녀 역시 아파하고 괴로워하지만

오히려 마음의 문을 닫아버린다.

언제나 냉정하고 차가웠던 그녀가 쥰세이의 편지와 전화로 인해 막아놓았던 감정의 덩어리가

봇물터지듯 터져나온다.

서른살 생일날 피렌체의 두오모에서 만나기로 한 두 사람.

만나기만 하면 모든 것이 제자리를 찾을 거라 생각했던 그들에게 10면이란 세월의 공백은 결코 

가벼운 것이 아니었다. 3일간의 뜨거웠던 만남을 뒤로 하고 아오이는 밀라노행 기차에 오른다.

하지만 그런 그녀를 아오이가 따라 나선다.

 

두 책이 서로의 감정 뿐만 아니라 사건도 별개로 다루고 있는 부분이 있어 내용면에서 

약간 번거로운 점은 있었지만 두 책이 두 사람의 마음속인양 들여다보는 재미도 있었다.

그래서 책을 읽는 독자는 두 사람의 오랜 사랑을 지켜보는 친구의 입장이 되어 같이 아파하고

안타까움을 느끼기도 했다.

어쨌든 하나의 이야기를 두 작가가 집필한다는 것 자체가 참신한 시도였던 것 같다.

일본소설 특유의 잔잔하고 절제된 사랑이 잘 표현된 책인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